Chosen by the Hero King, the Second Life of the Illegitimate Child RAW novel - Chapter (45)
45화. 일원신무 (2)
백골 다람쥐의 능력 중 가장 성가신 건 충격을 흡수하고 자유자재로 방출한다는 것이다.
「금강(金剛)의 격(格)」은 고작해야 대지의 기운을 빌리는 방법이었지만, 새롭게 각성된 「금강(金剛)의 체(體)」는 신체의 외부와 내부를 더욱 단단하게 해주는 능력이라고 생각된다.
「태극신무(太極神武)」는 무술이기 이전에 몸에 대한 순환을 반복하였고, 「금강(金剛)의 체(體)」는 내부와 외부를 막는 굳건한 신체를 만드는 능력이었다.
서로 상극이기에 새롭게 만들어진 「일월신무(日月神武)」는 이 두 가지의 단점을 서로의 장점으로 보완하며 채워졌다.
-쿠우우우우우우우우웅-!!!!!!
대지가 계속해서 파도를 일으키고 부서진 내 검은 하얀 남성의 목에 계속 붙어 있었다.
흡수된 충격을 다시 방출하여 나한테 충격이 들어오면, 나는 「일월신무(日月神武)」로 몸을 순환시키고 다시 되돌려주기를 반복했다.
단단해진 내부는 하얀 남성이 방출시킨 충격을 충분히 버틸 수 있었지만, 전부 버틸 수는 없었는지 일부가 대지로 흘러들어 갔다.
흘러들어 간 대지가 파도를 계속 일으켰지만 로크는 멈추지 않았다.
‘생물이라면 분명 한계라는 게 존재한다. 필시 그럴 것이다.’
콜로렌스 또한 생물이라는 것은 한계에 한계를 부딪치고 이겨내야 강해진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백골 다람쥐의 능력을 가진 이 녀석도, 인간의 몸으로 더욱 강해졌다고 할지라도 분명 한계가 존재할 것이다.
-쿠우우우우우우우우웅-!!!!!
충격, 흡수, 방출, 순환, 방출, 흡수를 계속해서 반복했다.
자연을 굳건하게 지켜준다는 대지의 존재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나무와 풀, 작은 벌레들까지 주변에서 사라졌으며 지금 있는 곳이 농부가 일구는 밭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초토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로크는 하얀 남성한테서 검을 때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달라붙었다.
남들이 보면 오해할 정도로 하얀 남성의 품에서 빠져나오지 않은 로크는 절규하듯 소리쳤다.
“제발 좀 뒤져-!!!!!”
[이 발동됩니다.] [가 발동됩니다.] [이 발동됩니다.] [가 발동됩니다.]-쿠우우우우우우우웅-!!!!!
남아있는 체력의 한계의 한계까지 모두 끌어올리며 계속해서 충격을 순환하고 흡수하였다.
“…..쿨럭.”
한계의 한계까지 다다른 내 귓가로 굵직한 기침 소리가 들렸다.
시야에 남성의 입에서 흘러내린 것으로 피를 볼 수 있었다.
그제야 경악 어린 얼굴로 있는 하얀 남성을 볼 수 있었다.
“너어……!”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나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
영웅왕이 백골 다람쥐를 죽일 수 있었던 이유는, 백골 다람쥐가 흡수할 수 있는 충격의 최대량을 웃도는 공격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로크는 지속되는 공격으로 그의 한계치를 아주 천천히 바닥부터 채워갔다.
무식한 방법이지만 로크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했다.
자신의 몸 또한 그 충격을 버텨야만 했기에 웬만한 용기가 없으면 불가능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로크는 이겨냈고, 그로 인해 71호는 아주 작지만 내부에 충격을 입었다.
‘체력 때문에 쓰러진 건가…..’
붉은 눈으로 쓰러진 소년의 신체를 탐색했다.
부상이 있기는 했지만, 그 부상보다도 체력이 다해 쓰러진 것 같았다.
“……위험한 녀석이군.”
하지만 결국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안쓰럽군. 가련한 생명이여.”
쉽게 강해지는 방법이 있는데, 이 소년은 여러 힘을 가지고 와서 돌탑을 쌓았다.
그 능력들을 한계까지 끌어올려 대응하였지만 결국에는 인간이라는 생명체의 범주에 머물 뿐이었다.
돌탑은 너무도 쉽게 무너졌다.
-스윽.
71호의 부상은 금세 치료되었다.
사냥꾼이나 루나의 신체보다도 더욱 빠르게 재생되었다.
“네 신체는 우리한테 도움이 될 것이다.”
71호는 로크를 들어 올리기 위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의 손은 로크의 몸을 잡지 못했다.
-오싹!
태생적인 본능.
동물의 영혼을 흡수했기에, 동물한테 박혀있는 근원적인 생태 피라미드의 꼭대기를 만난 듯한 공포가 몸을 순간적으로 잠식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당황하지 않았던 71호의 몸에 식은땀이 비 오듯이 흘러내렸다.
-띠링!
71호의 귓가에는 들리지 않는 시스템창이 기절한 로크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일곱 개의 죄악】 【분노】가 해금됩니다.] [영웅왕의 일부가 강림합니다.]쓰러져 있는 로크의 근처로 분홍빛이 가득한 오로라가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저건…..”
71호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쑤욱!
일렁이던 오로라로부터 작은 팔 하나가 나타났다.
분홍색의 형체를 가지고 있지만 너무나 투명한 팔.
공기와 같이 자연의 일부인 듯, 아무런 생명의 기척도 느끼지 못했다.
-푸스스스스슥!!!
본능에 가까운 반응이었다.
투명해서 잘 보이지도 않는 여자아이 같은 팔에 71호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꼈던 그 어느 죽음의 공포보다도 두려움을 느꼈다.
71호의 몸이 서서히 부풀어지며 커지기 시작했다.
실패작인 사냥꾼은 오우거의 능력을 전부 가지지 못했고, 인간을 초월하는 육체 정도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영혼만 들어왔고 근본적인 동물의 영혼 능력을 잠깐 빌리기만 했던 루나의 신체 또한 육체적으로 약간의 변이만 있었을 뿐이다.
71호는 백골 다람쥐가 깃들어 있는 영혼석을 사냥꾼처럼 어중간하게가 아닌, 100% 전부 흡수하였다.
[크롸롸롸롸롸롸롸롸-!!!!!]융화된 71호의 몸은 하얀색 털에 오우거보다 거대해졌다.
얼굴에는 눈이 6개가 달려 있었으며, 자신의 몸보다 몇 배는 기다란 꼬리가 대지를 헤집어놨다.
변화된 몸은 백골 다람쥐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능력의 몇십 배는 더욱 강화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실패작이 아닌 성공작.
그것도 몬스터나 일반 동물이 아닌, 신수(神獸)라 불리는 존재의 영혼을 가지고 있는 71호는 가히 콜로렌스가 온다 할지라도 막을 수 없는 강자였다.
하지만.
[어째서! 어째서냐!]능력이 더욱 올라가 감각이 예리해 졌기에 알 수 있었다.
저 자그마한 손은 자신 따위가 어찌할 수 있는 그러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사르륵…..
손은 서서히 움직였다.
아무것도 들려 있지 않은 손은 아주 부드럽게 움직였다.
아무런 행동도 아니라고 착각할 정도로, 나비가 풀에 내려앉듯 부드럽게 움직인 손에는 인지할 수 없는 무형의 기운이 숨겨져 있었다.
거대한 대산조차도 일격에 무너트릴 것만 같은 중압감이 71호의 몸을 감쌌다.
[……어?]이 세상에서 오직, 대면한 71호만 인지할 수 있었던 무형의 기운은 그 무엇도 파괴하지 않았다.
그저 알 수 있었다.
파괴된 건 오직 자신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가.]나는 이미….. 죽어있었던가.
[허무하군…..]손이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부터 공격은 이미 시작되었던 것이다.
71호는 가루처럼 사라지는 몸을 느끼며 서서히 신형을 눕혔다.
마지막으로 보이는 로크를 기억 속에 담으며 눈을 감았다.
-툭.
71호가 사라진 파괴된 대지에 두 가지 보석이 떨어졌다.
하나는 루나한테서 보았던 검은색 보석이었고, 또 하나는 처음 보는 푸른색 보석이었다.
-쨍그랑!
검은색 보석은 갑자기 부서지기 시작하더니, 먼지도 남기지 않고 소멸되었다.
전투의 마지막을 알리는 파괴된 고요한 대지 속, 푸른색 보석과 쓰러진 로크만이 처절했던 전투의 흔적을 보여줄 뿐이었다.
***
영웅왕은 일순 자신의 팔을 바라봤다.
제약에 묶여 있던 자신의 팔이 ‘형체’뿐이지만 일단 지상에 강림했다.
아주 짧은 시간.
고작 팔 한 번 휘저은 것으로 팔의 형체가 사라질 정도로 연약했지만 가능했다.
분홍빛 소녀는 작게 웃음 지었다.
***
아이젠 공작은 갑자기 집무실로 들어온 사냥꾼으로 인해 습격자가 나타났다는 것을 듣고 직접 몸을 이끌었다.
물론 혼자는 아니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고스트 문을 대기시켜 놓았기에, 그들과 함께 갈 수 있었다.
“안내해라.”
“알았다.”
어째서 알몸인지는 모르겠지만 루나와 함께 쓰러진 실비아를 힐끗 바라봤다.
무언가의 충격에 의해 기절한 게 아닌 공포가 겹치고 겹쳐 실신한 것이었다.
자신의 딸이 기절했다는 것보다 아이젠이 몸을 움직인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 녀석이 분명한가.”
“그렇다. 작은 기척. 아니다. 크다.”
“…..위험하군.”
그 녀석들이라면 공작령 자체가 위험할 수도 있었다.
“에반.”
“예.”
“그대는 남아서 기사들을 대기시켜 놓도록.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마탑에 연락도 해놔라.”
“알겠습니다.”
에반은 굳어진 아이젠의 얼굴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툭!
아무것도 없던 아이젠의 손에 그저 평범한 가죽으로 되어 있는 검집이 들려 있었다.
“근데 너희는 어떻게 도망친 거지?”
“로크라는 꼬맹이. 막고 있다. 홀로.”
“……”
그 말에 근처에 있던 고스트 문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얼굴이 아주 잠깐 굳어졌다.
“이미 죽었겠군.”
“……그럴 것이다. 강하다. 하지만 약하다.”
로크는 강했지만 그 녀석을 이길 정도로 강하지 않았다.
기껏해야 기사보다 조금 강해진 로크가 그 녀석들을 전면으로 싸우는 건 무리였다.
-쿠우우우우우우우우웅-!!!!!!
그때 저 멀리 있는 산으로부터 작은 파동음이 들려왔다.
시야에 보일 정도로 산의 일부가 요동을 치고 있었다.
“안내는 필요 없겠군. 너는 여기서 몸을 회복하고 있어라.”
“…..알았다.”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무리하게 달려왔다 보니 사냥꾼의 몸은 상당히 심각한 상태였다.
고스트 문 대원 중 몇 명이 포션을 주었고, 사냥꾼은 주체하지 않고 포션을 몸에 끼얹었다.
“간다.”
“예.”
아이젠이 본격적으로 다리를 움직이자 저 멀리 있던 산이 순간적으로 가까이 보일 정도였다.
-우우우우우우웅!
가까스로 아이젠의 뒤를 따라오던 고스트 문 대원들은 산에서부터 흘러나오는 기파에 식은땀을 흘렸다.
마나가 아니다.
자연이 괴로워하고 있다는 걸 계속해서 알려주고 있었다.
“속도를 올린다.”
“예!”
이미 고스트 문 대원들은 숨을 헐떡이고 있었지만 아이젠은 그와 상관없이 속도를 더욱 올렸다.
시간이 너무 지체하였다.
살아 있을 가능성이 없다고 배제한 아이젠은 ‘그’ 녀석들의 흔적이라도 찾고자 마음먹었다.
-뚝.
어느새 기파가 사라지고 산이 멀쩡해졌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전투가 끝이 났다면 그 녀석들은 서둘러 흔적을 지우고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아이젠은 고스트 문 대원들을 뒤로하고 더욱 빠르게 앞으로 나갔다.
-카르르륵!
그가 본격적으로 움직이자 공간이 휘어지며 신형이 화살처럼 앞으로 쏟아졌다.
-후웅!
아이젠은 파동이 번진 곳에 도착하자마자 이질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대지가 터진 듯이 파괴되어 있는 넓은 공터에 죽은 줄 알았던 로크가 쓰러져 있었다.
“이건….. 무슨 생명체지?”
그리고 그 로크의 얼굴 옆에 붉은 눈을 가지고, 자신의 몸 몇 배에 해당되는 기다란 꼬리를 가진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같이 쓰러져 있었다.
-고롱고롱고롱~
너무 잘 자고 있어서 건들기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