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en by the Hero King, the Second Life of the Illegitimate Child RAW novel - Chapter (51)
51화. 검은색 보석
로크가 가지고 있는 보석 중 검은색 보석이 하나 있었다.
푸른색 보석을 가진 이들만이 알고 있다는 검은색 보석의 능력은 위치추적기와 비슷하다고 한다.
“위치추적기랑 비슷하다니?”
[우물우물우물.]앙증맞은 양손으로 오이를 잡고 먹던 백골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생명의 힘으로 작동하는 추적기다. 쉽게 부술 수 없을 거다.]“부술 수 없다니?”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 너는 왜 밥 먹는 나를 건드는 거냐?]“명령해줄까?”
[순순히 말하겠다. 그러니 그거 쓰지 마라. 명령받을 때마다 느낌이 이상하다.]“이상하다니?”
[마치 인간한테 복종하기 위해 배를 드러내는 개가 된 느낌이다.]“그렇게 말하니까 이해되네? 너 말 잘한다?”
[진짜 그런 느낌이니까 웬만하면 쓰지 마라. 순순히 말해줄 테니.]정말로 그 느낌이 싫은가 보다.
[검은색 보석은 생명이 유지되어야만 존재하는 거다. 생명이 사라지면 자동적으로 분해되어 사라지지.]‘그러고 보니 영웅왕님이 검은색 보석이 먼지처럼 사라졌다고 했던가?’
백골이는 한 번 죽은 다음에 푸른색 보석 안에 있던 영혼이 가까스로 깨어나며 새로운 몸을 얻었다고 한다.
‘영혼보다는 육체 활동이 멈추면 사라지는 건가?’
하얀 남성일 때 영혼이 거의 사라지기는 했지만 일부 남아있었으니, 육체 활동이 멈추어서 검은색 보석이 없어진 게 더 맞는 말일 것이다.
“그럼 넌 이미 죽은 걸로 기록되어 있을 수 있겠네?”
[그럴 가능성이 크지. 그리고 저년도 마찬가지다.]오이를 다 갉아 먹은 백골이는 이번에 당근을 향해 손을 뻗었다.
갉갉갉갉갉갉-!!!
당근을 맛있게 갉아 먹는 모습을 보니 저 몸을 이제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았다.
물론 나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루나가 끼고 있는 보석은 그대로 있는데?”
[우물우물….. 꿀꺽. 저년이 끼고 있던 검은색 보석은 노란색 보석의 영혼에만 작동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년의 몸에서 보석이 벗어난 순간 나한테 2142호 처리에 실패했다는 정보가 온 것이다.]“아….. 그래서.”
[지금 네가 가지고 있는 보석은 쉽게 부서질 것이다. 하지만, 2142호의 몸에 있는 보석은 이미 영혼과 장착하여 쉽게 부서지지 않겠지.]“잠깐만. 그럼 사냥꾼의 몸에는 그게 아직 있다는 거야?”
그 말에 백골이는 당근을 볼에 저장하며 말했다.
[당연하지 않은가? 우리는 어린 시절 납치당하자마자 검은색 보석을 몸에 주입 당한다. 나도 그렇고, 2142호도 그렇겠지. 그리고 천천히 검은색 보석은 몸 안에 장착하며 생명의 파동을 기운 삼아 기생한다.]“음….. 그럼 너하고 루나는 일단 안전하지만, 사냥꾼은 안전하지 않다는 거네.”
이미 루나를 통해서 침입을 했다.
그리고 푸른색 보석을 가지고 있는 자가 실패를 했다.
이 정보는 이미 그쪽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너흰 대체 뭐야? 뭔데 이런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거야?”
[모른다. 우리도 그냥 명령을 받는 존재일 뿐이니까.]“……진짜?”
[이름을 걸고 맹세한다. 나조차도 많은 정보를 받지 못하는 집단이니까.]“……”
백골이는 강하다.
아이젠 공작이라 할지라도 그의 대처법을 알지 못한다면 쉽게 저지할 수 없을 것이다.
‘치료소 할아버지가 말했지, 백골이를 본 적이 없다고.’
백골다람쥐가 언제 멸종했는지 모른다, 아니 애초에 이 행성에 없었을 수도 있었다.
전 우주에 깔려 있는 행성들 사이에 존재했었는지, 아니면 그냥 문헌조차 없는 것인지도 몰랐다.
‘루나나 사냥꾼처럼 이 세상에도 존재하는 생명체라면 어떻게든 대처할 수 있겠지.’
그게 바로 삼류 용병들이 5명만 희생한다면 루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였다.
고양이의 행동을 닮았으니까.
‘하지만 정보가 없다면?’
특이한 능력들을 가지고 있는 푸른색 보석의 동물들.
아무리 강자라 할지라도 그 안에 있는 능력을 인지하지는 못할 것이다.
‘영웅왕님.’
‘……’
영웅왕님은 신을 싫어하지 않았나?
치느님은 뭐고, 신이라면서 그걸 어떻게 먹는 거지?
‘예전에 아스텔이 그러지 않았어요? 신의 파편이라고.’
불의 조형이라고 했던가?
온몸을 갖가지 생물로 바꾸며, 타오르는 불꽃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다가 아스텔한테 참교육을 당해 죽었던 녀석이 생각난다.
‘푸른색 보석이 신의 파편은 아니겠죠?’
‘예?’
그냥 혹시나 해서 말해봤는데 영웅왕님으로부터 생각보다 진지한 소리가 들렸다.
즉. 신의 기운을 받은 동물이라면 신의 파편이라고 불러도 되지만, 그게 아닌 것들도 있다 보니 완전한 신의 파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건가.
“도련님! 고기 다 익었어요! 골골이랑 함께 오세요!”
“…..골골이?”
[찌익?]사나의 외침에 양파에 손을 뻗던 백골이도 행동을 멈추었다.
[골골이라니! 골골이라니! 백골이라는 이름도 촌스러운데 골골이라니! 내가 골골이라니!]성질을 부리는 백골이를 뒤로한 채, 고기가 구워지고 있는 화롯불로 다가갔다.
“골골이라니?”
“헤헤. 만져주면 고양이 마냥 골골하거든요!”
“아…..”
[기뻐서 골골한 게 아니다! 그만 만지라고 한 거다!]알고 보니 나 같은 경우 영혼이 이어져서 백골이의 생각이 들리기에 외부적인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 편이었다.
가끔가다 쥐처럼 찍찍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오지만, 다른 사람한테는 골골거리는 소리로 들리는 것 같았다.
입에 뼈를 물고 있는 걸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골골거려서 백골다람쥐라는 이름이 붙은 것일 수도 있었다.
“이름이 따로 있어요?”
“백골이라고 불러.”
“네!”
어차피 진명을 알아봤자 사역마 계약이 되어 있는 나만이 백골이한테 명령할 수 있기에 상관없을 것이다.
“그나저나 고기 맛있네. 더 구워봐.”
내 말에 테스런은 접시에 고기를 얹어주었다.
“요리해 먹지 않아도 되겠습니까?”
“에너지가 필요해서 말이야. 몸 회복에도 좋고, 무엇보다 이렇게 먹어도 충분히 맛있는 고기잖아?”
“그렇긴 하죠.”
부엌에서 하는 요리는 한계가 있었고, 오로지 고기만 먹고 싶었기에 그냥 구워 먹기로 한 것이다.
“연무장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경우는 어딜 가도 없을 겁니다.”
메이드장의 말에 나는 상관없다는 듯이 갈비를 들었다.
“여기 있네. 아무튼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둬, 언제 또 먹을 줄 모르니까.”
“그건 맞는 말씀입니다.”
메이드 장도 어차피 고기를 마음껏 먹지 못했다 보니, 연신 포크를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고기를 먹으며 몸 안에 에너지를 점점 축적했다.
‘아무튼 이제 해야 할 게 분명하게 생겼네요.’
‘【일곱 개의 죄악】 사용 방법을 취득해야죠.’
한 번 사용했기에 사용 방법만 알 수 있다면 든든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게 영웅왕님의 신체를 아주 일부지만 소환하는 것이니, 적들과의 싸움에서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다.
‘저번에 제가 기절하고 능력이 발동되었다고 하니….. 아마 그때 제가 뭔가를 했겠죠?’
‘그럼 제가 기절했을 때 발동되는 능력일까요?’
‘…..그건 아니죠. 아무튼 지금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네요. 그것 말고도 해야 할 건 많고.’
우선 가장 먼저 내 몸에 있는 부작용을 확인하는 게 좋을 것이다.
시간을 잠깐 동결시킨 것으로 몸에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과 마지막으로 적산의 기억에서 봤던 격권(激拳)의 사용법을 취득해야 한다.
‘일단 고기나 먹으며 생각하죠.’
***
실비아는 창문 밖 저녁이 되어가고 있는 노을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제를 기점으로 자신의 인생은 크게 바뀌었다.
‘루나…..’
언니 같던 루나가 떠나갔다.
다행히 공작가에서 내쫓기지는 않았지만, 그곳은 너무나 구석진 곳이라 만나기 힘들었다.
‘그리고 그 녀석…..’
마나를 익힐 수 없는 신체를 가지고도, 압도적인 무력을 보여주었던 소년이 생각난다.
처음에는 그저 시건방진 녀석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강자 앞에서 맞설 수 있는 가장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에리나와 비교해도, 아니 어쩌면 에리나보다도 강할 수 있는 그 녀석이 있는 곳으로 루나가 보내졌다.
‘잠깐만….. 그곳도 일단 공작가잖아?’
위치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곳을 가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버림받은 자들만 가는 곳이었다 보니, 사용인들도 웬만하면 가지 않으려고 하는 곳이었다.
그렇기에 공작가 혈통인 자신이 그곳으로 갈 수는 없었다. 아니, 애초에 허락도 안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면 창피하지만 로크한테선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실전 감각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실비아한테, 강자를 만나도 물러서지 않는 로크는 오히려 대단하게 보일 정도였다.
‘어머니가 허락하지 않을 거야.’
버림받은 자들만 가는 곳에 가면 정신상태가 좋아지지 않는다며 극구 반대할 것이다.
루나를 만나러 가고 싶다고 해도, 좋지 않게 헤어졌기에 허락하지 않을 게 분명했다.
‘……몰래 가면 되지 않을까?’
평소에 엄마의 말을 잘 듣는 실비아라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단 하루 동안 계속해서 구석으로 밀려진 실비아는 예전과는 다른 마음이 몸 안에 꿈틀거렸다.
아니, 죽을 수도 있다는 곳에서 살아남았다는 그 현실감이 실비아를 조금이지만 바꾼 것일 수도 있었다.
‘저녁이니까…..’
갈 수 있지 않을까?
실비아는 창문을 열고 밑을 확인해봤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라 위치만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도 가고 싶다는 마음이 몸을 이미 지배하고 있었다.
창문에서 바닥까지 높이가 있었지만, 마나 사용자인 실비아한텐 아무렇지 않은 높이였다.
‘가자.’
저녁이니 금방 갔다 오면 되지 않을까?
곧 사용인들도 잠들 시간이고, 몰래 갔다 오면 아무도 모를 것이다.
‘가자.’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실비아는 허리춤에 검을 장착하고 창문 밖으로 몰래 뛰어내렸다.
‘근데 올라갈 때 어떻게 올라가지?’
내려오고 나니 올라갈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
고기를 다 먹고 메이드들은 서둘러 연무장을 청소했다.
불에 그을린 자국이 남았지만, 어차피 좋은 연무장이라는 걸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었기에 상관없었다.
로크는 조용히 주먹을 들어 올렸다.
“검이 부서진 게 크네요.”
스피릿 브레이크는 정제되지 않은 과격한 자연의 기운을 담아야 하기에, 사용하는 무구의 질이 좋아야 한다.
미스릴이 섞여 있던 검이었기에 지금까지 견뎠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후우….. 그리고 이것도 쉽지 않네요.”
새로 생긴 「일월신무(日月神武)」를 활용하면 어떻게든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는걸요?”
로크는 정면에 있는 나무통을 바라봤다.
테스런이 장작으로 쓰려고 가져온 나무 중에서 가장 큰 것이었지만, 아직까지도 멀쩡했다.
“본래라면 내부가 폭발해야 하는데, 그냥 멀쩡하잖아요?”
“그렇게 말하시니 이해가 되네요.”
아무튼 다시 한번 해보기 위해 마음을 가라앉혔다.
‘적산은 기운을 내부에 압축시켰지, 그걸 공기 중에 한 번 퍼트렸고, 다시 몸에 있는 기운을 뻗었어.’
여기서 핵심은 공기 중에 퍼트린 기운에 충격을 줘서 파동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쿠웅.
대지의 기운을 모으자 몸은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서서히 압축되는 기운을 느끼며 로크는 나무통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파앙!
옷소매가 터져나가며 주위에 있던 공기에 퍼진 기운들은 파동을 일으키며 주변에 터져나갔다.
-까아아아악!
그 순간 어디선가 나타난 까마귀가 나무통에 앉더니.
-까아아아아…..!
쿨럭!
피를 토하면 쓰러졌다.
“…..응?”
지금까지 안 된 이유가 조준 실패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