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en by the Hero King, the Second Life of the Illegitimate Child RAW novel - Chapter (52)
52화. 조직
조준 미숙 그리고 만족스럽지 않은 위력을 확인한 나는 쓰러진 까마귀를 들어 올렸다.
“이게 웬 고기냐?”
[…..그걸 먹을 건가?]“이곳은 식량이 귀하니까. 이거 손질해서 내일 먹으면 딱이겠네.”
백골이는 어처구니없는 얼굴로 까마귀의 다리를 가리켰다.
[까마귀는 예로부터 똑똑해서 전서구 역할을 많이 시켰다. 뭔가 전달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거라도 확인하고 손질해야 하지 않겠나?]“전달?”
백골이의 앙증맞은 손가락이 가리킨 다리를 확인하자 그곳엔 작은 종이가 하나 걸려 있었다.
‘쪽지?’
아무래도 이 까마귀는 누군가한테 쪽지를 전달하기 위해 온 것 같았다.
까마귀 다리 안에 있는 쪽지를 건드리자, 예상치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이 발동됩니다.]“아티펙트?”
-띠링!
『【로케이션 로드】
효과) 1 : 위치 안내』
즉, 이 쪽지는 무언가 내용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 자신이 있는 쪽으로 부르기 위함인가.
“대충 누군지 알 것 같네요.”
“조직 사람이겠죠. 며칠 있다가 조직이 저를 부를 거라고 콜로렌스가 편지에 적어놨거든요.”
나는 종이를 까마귀 발에서 떼어내며 이리저리 살폈다.
“그래서 이건 어떻게 사용하는 거예요?”
영웅왕님의 말에 따라 종이를 잡은 손에 자연의 기운을 가져와 봤다.
-화르르륵!
그러자 종이가 불타오르기 시작하더니, 이내 눈앞에 한 줄기의 빛이 만들어졌다.
“백골아 가자.”
[근데 그냥 그렇게 갈 건가? 적이면 어떻게 하려고?]조직이 부르는 거라고 확장은 없었기에 백골이의 말도 일리가 있었지만.
“돈 없어. 무기 없어, 장작이라도 들고 가야 하나?”
[…..불쌍한 놈.]“정 안 되면 너도 있으니까. 뭐….. 여차하면 무기로 사용하면 되겠지.”
[……]백골이의 썩은 표정을 뒤로하고 나는 빛줄기를 따라갔다.
***
빛이 나를 안내한 곳은 어제 갔었던 공작가 뒷산이었다.
사냥꾼의 허락을 받을까 했지만 최대한 몰래 들어가야 했기에, 알리지 않고 그냥 들어갔다.
아니, 애초에 사냥꾼은 이미 알고 있을 수도 있었다.
아무튼 빛줄기가 이어지는 곳으로 계속 걸어가니 갑자기 귓가에 날카로운 바람 소리가 들렸다.
-휘익!
곧바로 내 어깨에 있는 백골이의 꼬리를 덥석 잡았다.
[응? 뭐냐…… 으아아악!]-탱!
백골이를 휘둘러 날아오는 무언가를 쳐냈다.
마치 쇳덩이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고, 백골이와 부딪쳐 땅바닥에 떨어진 화살 하나를 발견했다.
‘딱히 죽일 생각은 없었나 보네.’
능력이 발동되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활이 아닌 작은 석궁으로 쏜 곳인지 위력이 그리 강하지 않았다.
[꼬리 잡자 마라! 차라리 몸을 잡아! 꼬리 잡으면 힘이 안 들어가서 기분 안 좋다고 몇 번을 말하냐!]“미안미안. 급해서 잡을 게 없었어.”
근데, 생각보다 그립감이 괜찮네?
아무튼 백골이 몸이 다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기에, 나는 땅에 떨어진 작은 화살을 주워 들었다.
“그래서? 이건 환영 인사입니까? 그냥 공격당한 거라면 저도 조금 화가 나는데요?”
[가 발동됩니다.]몸에서 붙어 뿜어져 나오는 대상을 가리키지 않는 순수한 살기가 이 화살을 날린 사람을 향해 쏟아졌다.
“그만 나오시죠? 그렇게 어설프게 숨으실 거면.”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상대는 또다시 화살을 쏘았다.
[이 발동됩니다.]아까와는 다르게 살기가 담긴 화살들, 그리고 그 숫자는 마치 폭풍 속에서 내리는 소나기와 같았다.
-우수수수수수수!
눈앞까지 날아온 화살을 향해 나는 손가락을 뻗었다.
[이 발동됩니다.]화살들은 실로 엉켜있었고, 그 안에 붉은색 점들이 곳곳에 보였다.
-사르르르……
손가락에 자연의 기운을 불어넣으며 붉은색 점을 찌르자, 눈앞까지 내려온 화살들은 순식간에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짜증 나게……”
가뜩이나 수련을 하고 있는데 방해를 받아서 짜증 나는데 거기에 묻지도 않고 공격까지 받으니 더 열이 받았다.
“백골아.”
[몸을 잡아라.]이걸 진짜 사용할 줄은 몰랐지만, 상대가 저렇게 나온다면 나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백골이의 몸을 잡자, 살랑거리는 꼬리가 마치 무기처럼 보였다.
“이걸 진짜 해볼 줄은 몰랐는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보기에는 이래도 최고의 무기일 것이다.]‘왜요?’
‘……그런 점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최고의 무기는 맞지만 아무래도 약점이 존재했다.
그래도 지금처럼 무기가 없는 상황에서는 크나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오지 않는다면……”
[가 발동됩니다.]“내가 먼저 가야지.”
-크롸롸롸롸롸롸롸롸!!!!!
폭풍의 힘을 가득 담은 나는 순식간에 화살이 날아온 곳으로 향하였다.
그곳에는 검은색 로브를 뒤집어쓴 인간이 있었다.
‘몸이 왜소하네? 여자인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여자한테 백골이의 꼬리를 휘둘렀다.
-채앵-!!!
“…..!”
하지만 내 공격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갑자기 여성의 곁으로 두 명의 여성이 나타나더니 서로의 검을 포개어 공격을 막았다.
“가면?”
한쪽은 가느다란 레이피어를 들고 있었고, 또 한 명은 무거운 중검을 들고 있었는데 둘 다 가면을 싸고 있었다.
‘아. 설마 신고식인가?’
하긴, 나도 삼류 용병이 되고 처음으로 파티에 들어갔을 때 지독한 신고식을 맛보았다.
신입의 근성을 알아보게 한다면서 술을 대체 얼마나 마시게 하던지, 그때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술 마시다 죽는다고 생각까지 할 정도였다.
“둘은 곤란한데……”
“…..”
“…..”
상대한테서 느껴지는 마나의 농도를 보자, 그녀들이 상당히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상대해볼 만하네.’
과거라면 몰라도 지금의 나한텐 그렇게까지 벅찬 상대는 아니었다.
다만, 둘을 상대하는 건 아무래도 귀찮았다.
[그래서 어떻게 하려는 거지?]“네가 저년 맡아.”
나는 가벼운 레이피어를 들고 있는 상대를 향해 백골이를 던졌다.
갑자기 다람쥐가 날아오자 여성은 당황한 듯 백골이를 향해 레이피어를 찔렀다.
-까앙~!!!!!
배가 관통당해 죽을 거라 생각한 날다람쥐는 오히려 레이피어를 튕겨내었다.
당황한 여성을 향해 백골이는 꼬리를 휘둘렀고, 갑작스러운 사태에 중검을 들고 있던 여기사는 그녀를 돕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려 했지만.
“한눈팔면 안 되지?”
[가 발동됩니다.]폭풍의 힘을 가지고 순식간에 앞으로 다가온 나를 보며 발걸음을 멈추고 검을 휘둘렀다.
오러를 사용할 수 있는 실력자답게 판단이 빨랐다.
무거운 중검에는 오러가 담겨 있었고, 중검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내 목을 향해 다가왔다.
나는 중검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피식.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럴 것이다, 오러가 둘린 검을 향해 맨주먹을 들이밀었으니 말이다.
자연의 기운도 없는 그저 평범한 주먹이라고 생각할 테지만, 그건 정말 큰 오산이었다.
[가 발동됩니다.] [이 발동됩니다.]중검에는 검은색 점이 보였고, 나는 그 점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콰앙!
“……!”
중검이 내 주먹에 튕겨 나가며, 일순 여성의 몸을 뒤덮고 있던 오러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크롸롸롸롸롸롸-!!!!!
오러가 사라지자 여성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나는 순식간에 그녀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죽이진 않을게.”
-퍼어억!
“커헉…..!”
복부를 제대로 가격당한 여성은 잠시 몸이 공중으로 떠오를 정도로 충격을 받으며 대지에 풀썩 쓰러졌다.
‘자. 나는 끝났고…..’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고개를 돌리자마자 땅이 파헤쳐진 상태로 몸을 축 늘어트리고 있는 여자가 보였다.
검사의 자존심이라는 검은 이미 부서져 있었고, 그녀의 목을 백골이가 꼬리로 감고 있었다.
[이런 식의 공격도 가능하군. 흠. 좀 더 이 몸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겠어.]“죽이진 마라.”
[나도 눈치가 있다. 걱정하지 마라. 내부가 진탕이 됐지만 이 정도 육질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라면 죽진 않을 것이다. 그보다 너는 아예 속을 진탕으로 만들었지 않은가?]“힘 조절 잘못했어.”
아무튼 쓰러진 여기사를 내버려 두고 나는 아직까지도 검은색 로브를 쓰고 있는 여성을 바라봤다.
“그래서….. 조직이 부른 거야? 적이 부른 거야 뭐야?”
내 말에 로브를 쓰고 있는 여성은 고개를 갸웃했다.
“듣지 못한 건가요?”
“뭘?”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튼 로브라도 벗겨서 얼굴이라도 확인하자는 생각에 그녀한테 발걸음을 옮겼지만.
[이 발동됩니다.]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살기가 내 몸 전체에 펼쳐졌다.
나를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 생각인 것 같았지만.
“뭔데?”
[가 발동됩니다.]아무렇지 않게 자유롭게 발을 옮겨 그녀한테 다가갔다.
다른 능력들과 다르게 「자유를 향한 용기」는 죽기 직전에 가장 좋은 능력이었다.
즉, 정말로 죽을 수 있다고 경고하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서 정말로 다가오면 죽는다.”
귓가에 사신의 목소리와 같은 스산한 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돌려보니, 60대 정도 되어 보이는 할아버지가 검 하나를 내 목에 대고 있었다.
‘다가오는 걸 느끼지도 못했다라…..’
나는 들어 올렸던 발을 다시 내려놓았다.
이 상태로 싸우면 정말로 죽을 수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싸우지 않을 건가요?”
내가 발을 내려놓자, 지금까지 조용히 있던 여자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뭐. 나를 죽이기 위해서 부른 건 아닌 것 같으니까?”
“네? 까마귀가 전달하지 않았나요?”
“까마귀? 아아….. 우리집에 왔을 때 이미 습격을 받아 가지고 죽어 있더라고. 그래서 발에 묶인 쪽지만 가지고 이쪽으로 온 건데?”
그 말에 로브를 뒤집어쓰고 있던 여자는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재밌네요. 제가 누군지 모르나요?”
“몰라.”
그러자 여자는 로브를 벗어던졌다.
“아직도 제가 모르시나요?”
나는 그녀의 모습을 오래 보지 못했다.
옆에 있던 할아버지가 뒤통수를 강제로 잡아 누르며 자리에 엎드리게 하였다.
“네놈! 언제까지 서서 가만히 있을 것이냐! 황녀께 얼른 고개를 조아려 예를 올리지 않고 뭐 하는 것이냐!”
조직의 보스가 나를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