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en by the Hero King, the Second Life of the Illegitimate Child RAW novel - Chapter (57)
57화. 검
온몸에 체력이 소진되고, 온몸 여기저기가 근육통과 여러 잔 상처 때문인지 실비아는 그날 하루 정말 오래간만에 푹 잘 수 있었다.
자고 있는 실비아를 루나가 상처를 포션으로 치료해주고 있었기에 곧 상처들은 서서히 사라지고 매끈한 피부가 드러났다.
그렇기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실비아의 눈이 번쩍 떠졌다.
“아, 아가씨!”
루나는 실비아의 헝클어진 몸을 닦아주기 위해 젖은 수건을 들고 있었다.
“……루나?”
“아가씨 정신이 드세요?”
“내가 왜 여기에…..”
잠시 방 안을 둘러보던 실비아는 이내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진정시키고 주변 상황을 살폈다.
허름하고 낡은 방. 관리는 되어 있었지만 그래도 그 특유의 낡은 기운을 없앨 수 없었다.
어제저녁에 보았던 루나가 눈앞에서 수건을 들고 있었고, 루나뿐만 아니라 어제저녁에 잠옷을 입고 있던 메이드들이 어느새 제대로 된 복장을 하고 있었다.
“지금 몇 시야…..?”
창문 밖 하늘 위에 떠올라있는 태양을 보며 실비아의 얼굴은 굳어졌다.
***
나는 자지 않았다.
‘사람은 극한의 상황에 몰릴 때 한계를 부순다.’
실비아가 들어가고 계속해서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몸은 이미 땀으로 범벅이었지만 검을 휘두르는 걸 멈추지 않았다.
‘슬슬 감이 잡히는 것 같기도 하고…..’
나는 영웅의 기억 속에서 보았던 글자를 모르기에 격(激)이라는 글자가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다.
그렇기에 영웅왕님한테 물어보려고 했지만, 주무시고 계셨고 결국에 적산의 몸에 들어갔을 때 느꼈던 감각을 토대로 학습할 수밖에 없었다.
‘흐르는 기운을 쉽게 제어할 수가 없어.’
아마 격(激)이라는 글자는 ‘흐르는 무언가’, 혹은 ‘흐르다가 부딪치는 무언가’를 뜻하는 말이 아닌가 싶었다.
흐르다가 부딪쳐야 하는데, 파동이 흐르는 곳에 무언가 부딪치지 않으면 충격은 나아가다가 소멸된다.
그렇다고 그 흐르는 물결 같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마치 거세고 난폭한 파도에서 작은 보트를 움직이는 느낌이야.’
공격이라는 배를 파동이라는 물결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게 하는 건 역시 어려웠다.
특히, 마지막에 흘러가는 배를 강제로 부딪쳐야 하는데, 문제가 이것 또한 어렵다는 것이다.
“감을 잡긴 했지만…… 실전에서 쓰기 위해서는 상대가 움직이지 못하고 묶어놓는 수밖에 없네.”
적산 또한 상대가 방심하고 있을 때 사용하지 않았던가.
능숙해진다면 모를까, 실전에서 사용하는 건 아직 무리일 것 같았다.
‘거기에 위력도 생각보다 강하지 않고.’
난 손질되어 처마 밑에 매달려 있는 까마귀를 바라봤다.
물론 먹기 위해서 손질한 것도 있지만, 그 이전에 내부를 확인하기 위함도 있었다.
어떤 식으로 공격을 당하여 무엇 때문에 죽었는지 알기 위해서 말이다.
‘아마 적산은 마스터 급 근처거나 그 이상이었을 거야.’
실력이 대등하지는 않았을 테지만, 적산이 나와 비슷한 수준은 아니었을 것이라 본다.
‘혈관은 다 터졌지만 내장은 비교적 멀쩡한 편이야.’
어쩔 수 없이 죽은 까마귀지만, 그래도 도움은 되었다.
아무튼 간에 이걸로 하나 더 알아낸 게 있다면.
‘이거 멀리서 쓰면 맞히기 어려운데, 근거리에서 사용하면 쉽게 맞히겠는데?’
그냥 배 타고 나가자마자 난파한다고 생각하면 무슨 의미인지 알 것이다.
위력도 더 강할 것이고, 몸에 있는 「일월신무(日月神武)」를 활용한다면 더욱 강한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이쪽 방향으로 다시 수련해보는 게 좋겠어. 아카데미에 갈 때까지 일단 이것에 집중하기로 하자.’
아이젠 공작이 주고 간 검을 바라봤다.
멋들어진 장식이 있지만, 쥘 때마다 뭔가 묘한 기운을 내는 검이었다.
“콜로렌스가 이런 검을 들었던 것 같은데……”
똑같은 검이 아니라 그냥 비슷한 느낌의 검을 들었던 것 같았다.
“이것도 차차 알아내야지.”
무슨 능력이 있는 게 분명하니 앞으로 알아가는 게 좋을 것이다.
“아. 일어나셨어요?”
“뭔가 집중력이 좋아져서요.”
아마 「일점집중」의 부가적인 효과겠지.
“그리고 슬슬 자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과외 수업은 하루 정도 미뤄도 되겠죠 뭘.”
물론 하루가 아니라 벌써 며칠째 빠지고 있지만.
‘슬슬 들어가서 자긴 해야겠네.’
그렇게 검을 다시 갈무리하고 있을 때 갑자기 영웅왕님으로부터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거요? 어제 영웅왕님이 주무시러 간 뒤로 조직이 주고 갔어요.”
“…..예?”
이게 백골다람쥐 육신으로 만들어진 거라고?
***
황녀 아탈리네의 말에 따르면 현재 아티펙트의 기준은 할리덴슨의 생활 마법을 토대로 만들어졌다고 들었다.
그렇기에 현 행성의 아티펙트 기준은 할리덴슨의 전후로 나뉘며, 전에 나왔던 아티펙트를 현재 고대 아티펙트라고 표기한다.
일단은 고대 아티펙트도 아티펙트이기에 「생활의 지식」이 발동되지만, 할리덴슨 시절에 없었던 고대의 재료들로 만들어졌기에 능력을 알 수는 없었다.
‘이 행성에는 백골다람쥐가 없는 줄 알았지만 있었지.’
문헌은 많이 남아있지 않았지만 분명히 있었다.
그렇기에 외계에서 온 것들이 아니더라도 「생활의 지식」은 발동되지 않을 수 있었다.
‘영웅왕님도 백골다람쥐의 육신으로 만든 무기가 최고라고 말하기도 하셨고.’
죽어서도 그 육신의 힘이 그대로 유지되기에 무기로 만들면 최고라고 말씀하셨다.
즉, 이 검은 고대의 것이고, 백골다람쥐로 만들어진 건 분명하다는 것이다.
“당연한 거라뇨?”
‘……위험하겠네요.’
‘육신의 일부라고 그러셨는데, 어느 정도일까요?’
‘즉, 엄청 단단하다는 거네요?’
‘그럼 방출을 아예 안 한다는 건가요?’
‘흠…..’
일단 마법검이고, 부가적인 효과가 뭐든 간에 단단하다는 것 자체만으로 충분히 만족했다.
‘잠깐만요. 그럼 이건 자연의 기운을 흡수하지 않겠죠?’
전에 백골이한테 자연의 기운을 흐르게 할 수 없다는 말을 들어서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도 그건 아니었다.
‘확실히 영웅왕님의 말만 들으면 오리지널들과 비교했을 때 만만한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충격을 흡수하는 건 맞지만, 오리지널과 다르게 그 충격을 흡수하는 데 한계가 존재하다 보니 어느 정도 검을 부딪친 이후라면 자연의 기운을 흡수하지 않을 것 같았다.
애초에 충격 흡수가 오리지널과 다르게 미미하다 보니, 처음부터 사용한다고 해도 큰 손해는 없을 것 같았다.
‘스피릿 브레이크는 검이 단단해야 하니 일부러 이 검을 준 것 같기도 하네요. 이 검이라면 백골이도 나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물론 현재 수준에서는 미스릴이 함유된 검이라도 스피릿 브레이크를 견딜 수 있을 것이다.
그냥 백골이의 싸움에서 부서졌기에, 미스릴이 조금만 함유되도 불평불만 안 하려고 했는데 예상치도 못한 큰 선물을 받았다.
‘그만큼 푸른색 보석을 지닌 자들의 힘을 경계하는 거겠지.’
고대 아티펙트들은 몰라도 이 정도 수준의 검이면 상당히 뛰어난 편일 것이다.
하지만 그걸 서슴없이 준다면, 내가 백골이를 잡은 것이 상당히 큰 업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뭐 해, 결국 실비아 때문에 높은 등급의 영웅 카드를 받지 못했는데.’
뭐, 실비아의 성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이 부분은 나중에 기대하도록 하고.
“하암….. 이제 슬슬 들어가서 자야겠네요. 백골이도 아직 자고 있고, 해가 뜬 지 오래됐고. 밥은….. 쩝 무리겠네요. 이거라도 먹어야지.”
나는 품 안에 있던 육포를 꺼내 질겅질겅 씹었다.
먹고 자면 부대낀다고 하지만, 나 같은 경우 먹고 자면 몸이 상당히 회복되는 편이었기에 지금 먹어두는 편이 좋았다.
‘확실히 고기가 에너지 비율이 높아.’
우적우적 입안에 각종 향신료가 들어가 더욱 에너지가 높아진 육포를 집어넣었다.
그렇게 입안에 집어넣고 있을 때 문이 열리며 집 안에서 은색 머리카락을 가진 여성이 나타났다.
“잘 잤냐?”
“…..당신!”
“왜? 이년은 하룻밤 재워줬으면 고맙다고 해야지 일어나자마자 눈을 치켜뜨네?”
그 말에 실비아는 눈썹을 치켜떴지만, 이내 진정하고 서둘러 말했다.
“당신 이럴 시간이 없어요! 얼른 집 안으로 들어가세요!”
“안 그래도 그럴 건데, 뭐가 그리 심각해?”
“어서요!”
그 실비아가 저런 말을 하니 뭔가 큰일이 일어난 것 같기는 하였다.
하지만 로크는 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 발동됩니다.]대놓고 살기를 들어내며 이 집으로 오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초직감」 사이로 2명 정도가 다가오고 있었는데, 그중 한 명한테서 보이는 자연의 기운에 나는 식은땀을 흘렸다.
다른 사람들보다 압축되어 있고 가지런히 뻗어있는 자연의 기운은 도저히 오러 사용자로 보이지 않았다.
‘마스터…..’
최소 마스터급이 집으로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