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en by the Hero King, the Second Life of the Illegitimate Child RAW novel - Chapter (59)
59화. 검집
“역시 마스터급한테는 밀리네요.”
공기조차 베어버릴 듯 날카롭게 예기를 서 있는 칼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다.
“흡수한 충격이 방출되지 않는 거겠네요.”
사용자의 몸에 부담이 가지 않게 충격이 함부로 방출되지 않았다.
이거 하나 얻은 것만으로 이번 공격은 참 의미 있었다.
‘격검(激劍)은 마스터한테도 효과적인 공격이라는 것도 얻었지.’
아직 미숙해도 너무 미숙하지만,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공격임은 분명했다.
“아무튼 실비아는 더 이상 못 올 것 같네요. 새벽에 얻어간 게 있으면 운명 비율 청산 때 바뀐 게 있겠죠.”
아무튼 이번 일은 여기까지 하고, 떠나가는 실비아를 뒤로한 채 일단은 검을 진정시키기로 하였다.
“검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용자의 몸을 상처 입히지 않는다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애석하게도 그런 능력은 없을 확률이 높았다.
물론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좋은 방법 없나요?”
“털?”
백골이의 몸을 만져보면 털이 마치 솜털처럼 부드러웠다.
단단한 몸과 대비되는 부드러운 털.
물론 그 털이 단단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가위로 자르면 오히려 가위가 부서질 정도로 강도가 강했다.
살아있는 생털은 핀셋으로 뽑을 수도 없는데 그렇게까지 부드럽다니, 참으로 요상한 털이었다.
“어느 정도 필요하나요?”
“한 주먹….. 다람쥐도 털갈이를 하나요?”
“…..그건 조금 잔인하긴 하네요.”
“하긴 그것도 그렇네요.”
검집을 평범하게 가죽으로 만들면 안 될 것 같고, 전문적인 대장장이한테 맡겨 철로 만들어야 할 것 같았다.
공작가에 무기를 납품하는 대장장이가 있다고 들었는데, 테스런한테 물어보면 될 것이다.
“뭐가요?”
기억력이 뛰어나신 영웅왕님이 기억하지 않는 거면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닐 것이라 생각된다.
아무튼 날카로워진 검을 그냥 들고 가기엔 위험하지만, 딱히 뭘 어떻게 할 방법도 없어서 최대한 조심스럽게 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로, 로크님!”
그렇게 시야에 정문이 들어올 때쯤, 치마에 숨겨놓은 꼬리를 바짝 새운 루나가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배, 백골님이…..! 백골님이……!”
“응? 백골이가 왜?”
“죽었어요!”
“…..!”
-쨍그랑!
그 말에 들고 있던 검을 떨어트렸다.
***
백골이는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죽지는 않았다.
“숨은 쉬네.”
불규칙적이기는 하지만 가슴이 조금씩 움직였다.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두 다리 쫙 펴고 있는 모습을 말씀하시는 것 같으셨다.
‘왜 살아있는 거죠?’
‘그래도 살아 있어서 다행이네요.’
위아래로 움직이는 백골이의 말랑한 뱃살을 꾹꾹 눌렀다.
말랑한 뱃살이 꾸욱꾸욱 들어갔지만 일어날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한동안 건드리면 안 되겠네요.’
‘그래야죠.’
로크의 곁으로 루나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말씀하신 대로….. 만들어 왔는데 괜찮을까요?”
루나는 보자기로 만든 가방을 하나 가져왔다.
아기를 넣어놓는다기보다는 그냥 가벼운 짐 같은 것을 담기에 좋아 보였다.
“응. 한동안은 여기에 넣어놓고 다녀야지.”
백골이를 들어 가방 안에 넣었다.
“딱 들어가네. 근데 시간이 생기면 내부 보수는 더 해야겠네. 아무튼 고마워.”
“뭘요. 그보다….. 실비아 아가씨는 크게 혼나셨나요?”
“글쎄? 혼날 것 같은 얼굴로 돌아가긴 했는데 잘 모르겠네, 앞으로 오진 못하겠지 뭐. 아카데미 가면 볼 수 있으려나?”
“아카데미? 아. 그러고 보니 로크님도 아카데미로 가시죠?”
“얼마 안 남았지? 아무튼 그때까지 학문이나 몸을 조금 더 키워놓을 필요가 있겠네. 나는 귀족가의 이름을 말하지 않을 생각이었으니까.”
“네? 왜요?”
“……그런 게 있어.”
내가 위디아 공작가의 혈통인 것을 숨기는 건 부끄러워서가 아니다.
정체가 드러나지 않아야 움직이기 편한 것도 있었고, 무엇보다 조직 활동을 하기가 편해서다.
“아무튼 간에 귀족의 자제들은 아카데미에 사용인을 한 명 데려갈 수 있다고 했었지? 루나 네가 따라와.”
“네? 저를요? 아….. 하긴. 그렇겠네요.”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루나와 테스런이다.
물론 테스런도 다 믿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곳에 있어야 하는 테스런보다는 루나를 데려가는 게 훨씬 좋았다.
“너도 힘을 좀 길러야지.”
“……저도요?”
“응.”
강제긴 하지만 루나도 어찌 됐든 이쪽 세계로 발을 들였다.
조직 또한 루나의 정체를 이미 알고 있을 것이고, 루나를 어떤 식으로든 이용할 것이다.
그렇기에 루나 또한 스스로의 힘을 기를 필요가 있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그 몸에 익숙해졌나 보네?”
“네. 이상하리만큼 밤눈이 밝아지고, 소리에 민감하지만요. 서서히 익숙해지고 있어요.”
“아무튼 일단 나는 잠을 잘 테니까 내일부터 제대로 훈련에 돌입하자고, 더 이상 방해할 사람도 없을 테니까.”
나는 하품을 쩌억 하며 방으로 들어갔다.
“하암….. 일단 나는 잠 좀 잘 테니까 무슨 일 있으면 깨워.”
그 길로 나는 침대에 누워 잠에 빠져들었다.
***
시간은 계속해서 평범하게 흘러갔다.
그사이 나는 공작가에서 붙여준 과외를 받으며, 수련에 힘을 쏟았다.
수련의 주제는 격검(激劍)과 【일곱 개의 죄악】의 사용 방법이었다.
‘격검(激劍)은 나름 성과가 있지만……’
문제는 【일곱 개의 죄악】의 사용 방법을 아무리 연구해봤지만 도저히 모르겠다는 것이다.
영웅왕님도 두 손 두 발 들며 이런 건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며 그냥 기다려보라고 말할 정도였다.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만 있다면 큰 힘이 되는 건 분명하였기에 어떻게든 해보려 별 지랄을 다 해봤지만 결국에는 알아낼 수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찍?]백골이가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
[찌지지직! 찌직!]“사람 말 해 인마.”
[찌직….? 아…… 나 살아 있는 건가?]백골이는 일어나자마자 앙증맞은 손으로 온몸 이곳저곳을 더듬었다.
[정말 위험했다. 잠시 잠에 빠져들었는데 영원히 자게 될 줄이야…..]“…..”
[후우….. 한순간 지적 능력이 퇴화하여 다람쥐 수준으로 돌아갔을 정도였다.]앞뒤 안 재고 나간 내 잘못도 있다 보니 나는 백골이한테 뼛조각 하나를 내밀었다.
[…..이건 뭐냐?]“물고 있어. 기분 좋을 거야.”
[…..인간. 드디어 미쳤나? 다람쥐라는 존재를 모르는 건가?]“뭘 몰라? 다람쥐가 다람쥐지.”
[다람쥐가 뼛조각을 물고 있는 걸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지적 생명체는 나뿐인가?]그렇다 해도 다람쥐는 상당히 무서운 존재다.
용병 시절에 뱀을 물고 있는 다람쥐를 본 뒤로 머릿속에 있던 이미지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시끄럽고 물고 있으라면 물고 있어.”
아무래도 백골이는 하프노스트가 좋아하는 행동을 모르고 있던 것 같았다.
나는 강제로 들고 있던 뼛조각을 백골이의 입에 물려주었다.
[무, 무슨…..!]입에 커다란 뼈다귀가 물리자 잠시 당황했지만, 갑자기 혀를 날름거리며 뼈다귀를 핥기 시작했다.
[…..나는 육식을 못할 텐데?]그러면서 뼈다귀를 안정적인 자세로 물기 위해 여러번 자세를 바꾸더니, 앙증맞은 자세로 뼈다귀를 물었다.
[어째서인지 모르지만….. 마음이 차분해진다. 모든 감정이 다 사라지고, 그냥 이대로 영원히 살고 싶다. 이게 인간이 말하는 쾌락이라는 건가?]-골골골골골골골골골골!
귓가에 들릴 정도로 백골이는 왠지 모르게 흥분하고 있었다.
‘그래야겠네요.’
루나한테 고양이 귀와 꼬리가 있자 사나가 흥미 삼아 계피 나무의 가지를 가지고 왔었는데, 그때 루나가 기절하듯 몸을 부들부들 떨었었다.
아무리 인간의 모습이라 해도 동물의 세포가 많다 보니 그 습성이 강하게 남은 것 같았다.
“아무튼 슬슬 일주일이네요. 운명 정산 비율 부탁드릴게요.”
그렇게 잠깐의 시간이 지나자 눈앞에 창이 떠올랐다.
-띠링!
[운명이 5.171% 변하였습니다.] [C급 영웅 카드 2장을 획득하였습니다.] [A급 영웅 카드 3장을 획득하였습니다.]‘A급 3개….. 그리고 C급 2개.’
현재 【능력 저장】안에 C급이 3개가 있었다.
‘잘하면 B급을 하나 만들 수 있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