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en by the Hero King, the Second Life of the Illegitimate Child RAW novel - Chapter (63)
63화. 미스릴
드워프는 모습부터 행동, 성격까지 다른 종족들과 확연히 다르다.
고집불통에, 키는 작으면서 몸매는 통이고, 어렸을 때부터 털이 나며, 사교성이 없어서 남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꺼린다.
‘나도 드워프를 본 적은 없는데.’
사람을 만나는 걸 극도로 꺼리다 보니 세상이 멸망하고 있는 와중에도 본 적이 없었다.
물론 순혈 엘프들도 만난 적이 없지만, 드워프들은 높은 손재주로 인해 사람들과 교류를 하고 있다 보니 만나지 못한 게 오히려 이상했다.
‘불과 철의 신인 헤파로스티아노스를 말하는 거죠?’
여행을 하다가 알게 된 신이다.
당연히 인간은 믿지 않은 신이지만, 드워프들은 헤파로스티아노스를 섬기며 무구를 만든다.
‘아무튼 간에 혼혈이 인간한테 정중하게 인사하는 것도 웃기네요.’
성격이 안 좋다 보니 다른 종족들과도 친하게 지내지 않는다.
애초에 수많은 종족들 중에서도 외모 감각이 가장 좋지 않은 종족이다 보니, 다른 종족과 아이를 낳았다고 쉽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내 생각을 알아냈을까, 헨브레드는 허허 웃으며 말했다.
“드워프 혼혈은 처음 보시나 보군요?”
“예….. 하프 엘프는 많이 봤지만, 흔치 않은 종족이라 조금 당혹스럽네요.”
“그럴 수밖에요. 그저 머나먼 과거에 특이 취향을 가진 드워프가 있었다고만 생각하시길.”
헨브레드는 거기까지만 말하였다.
드워프도 엘프와 같이 장수종이기에, 하프인 헨브레드 나이도 상당히 많을 것으로 생각난다.
“로크 도련님은 무엇을 부탁하러 오셨는지요?”
“검집을 만들려고 왔습니다.”
“검집….. 호오? 그 검입니까?”
“네.”
아까부터 내 허리춤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던 헨브레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오실 때부터 검집 없이 허리춤에 검을 차고 계셔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날이 없는 검인가 보군요?”
“그래서 허리춤에 계속 매달고 다니는데, 아무래도 시선이 신경 쓰여서요. 이 털을 넣은 검집을 만들어 주실 수 있으실까요?”
품에서 털을 꺼내자 헨브레드는 고개를 갸웃했다.
“어깨에 올라가 있는 다람쥐의 털 같군요?”
“네. 뭐. 사역….. 아, 아니 애완동물을 얻은 기념 삼아.”
백골다람쥐의 정체는 다른 사람한테 알려지면 안 되기에 말을 둘렀다.
“흐음.”
헨브레드는 내 손에 올려져 있는 털 뭉치를 한참 동안 유심히 보더니 입을 열었다.
“만져봐도 되겠습니까?”
“물론이죠.”
조심히 털을 들어 올린 헨브레드는 조물조물 만져보더니, 결국에는 털을 입 안으로 넣었다.
[으엑!]그 모습에 기겁을 한 백골이였지만, 너무나 진지해 보이는 헨브레드의 얼굴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물오물….. 퉷.
헨브레드는 한참이나 털을 씹더니 다시 뱉어냈다.
“죄송합니다 도련님. 이건 제가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네?”
“너무 단단하군요. 철을 녹여 그 안에 넣어도 오히려 털이 녹지 않고 그대로 있을 겁니다.”
“그럼 그냥 그렇게 만들어 주세요.”
애초에 저게 정답이었다.
하지만 헨브레드는 또다시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해드릴 수 있지만 추천 드리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드워프의 피가 그렇게는 절대 하지 말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그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검집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나무로 만든 검집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상당한 무게를 가지고 있고, 피가 덕지덕지 묻으면 내부를 청소하기가 힘들다.
가죽으로 만든 검집 또한 가격은 나무보다 비싼 편이지만, 가벼운 무게를 가지고 있고 처리가 간단하지만 내구성이 그리 좋지 않다.
철로 만든 검집은 가격이 비싸고, 무게도 상당하지만 관리가 용이하다.
하지만 나무와 가죽으로 만드는 검집은 사용할 수가 없다 보니, 백골이의 털을 녹인 철로 만든 검집이 필요하다.
‘어차피 털이 철 안에 퍼져 있으면 알아서 충격을 흡수해주지 않을까요?’
‘아…..’
‘그게 뭔데요?’
‘그래서 드워프들이 장인이라고 불리는 거군요…… 그나저나 그럼 어떻게 해야 돼요?’
‘…..통짜 미스릴?’
아무래도 털이 전체적으로 분포되었다 보니, 미스릴이 통으로 필요한가 보다.
“미스릴은 가격이 얼마나 합니까?”
“미스릴….. 흠. 확실히 미스릴 정도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하군요. 물론 감이라 확신은 없습니다. 그럼 미스릴을 통으로 쓰실 생각이십니까?”
“네. 그래야죠. 그래서 얼마입니까?”
그 말에 말한 건 헨브레드가 아니라 에리나였다.
“그 크기의 검 전체를 덮을 정도면 못해도 10만 골드는 나올걸?”
“……”
1골드가 대략 성인 남성의 한 달 월급 정도이다.
조직한테 말하면 해줄 가능성도 있지만, 아마 꺼지라는 말이 먼저 나올 것이다.
“물론 네가 그냥 평범한 귀족이었으면 말이지. 근데 우리는 외가 쪽이 있잖아?”
“외가?”
“뭐야? 몰라? 미스릴은 오직 북부에서만 나오잖아. 위디아 공작가는 외가 쪽에서 미스릴을 싸게 가져온다고? 그래서 기사들의 무기에 조금이지만 미스릴이 함유되어 있는 거고.”
“…..그걸 왜 지금 말해?”
“솔직히 미스릴 조금 들어간 것 가지고 실력이 올라가거나 하는 건 아니잖아? 그냥 보여주기식 같은 거지 뭐.”
[아까전부터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신체를 강화시키는 파인 백골이는 이번만큼은 에리나의 말을 인정했다.
조금 들어간 것만으로 명검이라 불리게 만들 수 있는 광물이 바로 미스릴이다.
기사들의 실력은 좋아지지 않더라도, 그들의 공격력은 충분히 올라갔을 것이다.
“그럼 얼만데?”
“그래도 5만 골드 정도인데….. 돈이 있더라도 공작가가 그 정도의 미스릴을 너한테 줄 것 같지도 않은데? 애초에 그 정도 미스릴을 시중에서 구하는 건 불가능하니까 나도 모르겠네.”
“……”
5만 골드도 굉장히 큰 액수인데, 거기에 돈이 있다고 해도 구매할 방법도 없다고 한다.
“다른 방법 없어?”
“아니면 조금 저렴한 광물을 써보든가.”
‘미스릴도 언젠가 깨질 거 아니에요?’
‘그래요?’
미스릴에 그런 능력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왕 하는 김에 미스릴로 하는 게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너무 어려웠다.
“그럼 뭐야. 아이젠 그 양반은 결국 미스릴이 필요해서 결혼한 거야?”
“그건 아닐걸? 애초에 미스릴이 있든 없든 위디아는 강하니까.”
옆에 있던 헨브레드도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위디아는 미스릴이 있든 없든 강하다.
미스릴 광산을 통으로 가져온다면 모를까, 아니 애초에 그게 없더라도 레이젠 제국에서 가장 돈이 많은 귀족가였다.
그렇기에 다른 귀족들보다 위디아 공작가의 멸문은 세상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거겠지.
“결국 구하려면 방법이 하나밖에 없다는 거네?”
“뭐가?”
“실비아 외가 쪽하고 협상해봐야지 뭐. 별 다른 수가 있어?”
“협상? 어떻게?”
“…..잘.”
진짜 어떻게 하지?
***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에리나가 잠들게 한 병사는 우리가 왔을 때 크게 혼나고 있었는데, 다행히 에리나가 중재해줘서 더 이상 혼나지 않았다.
이후 집으로 돌아온 내 머릿속은 온통 미스릴에 관한 생각뿐이었다.
‘영웅왕님 다른 방법 없나요?’
‘…..현실 적으로 다른 금속은 안 되나요?’
‘끄응….. 그렇겠죠.’
그렇게 한참을 앉아 있는데, 누군가 방문을 두들겼다.
-똑똑!
“들어와.”
어차피 집안에 사용인이 몇 없기에, 누구든 상관없었다.
“오래간만입니다. 도련님.”
“응? 베르아?”
근데 문을 열고 들어온 건 뜻밖의 인물이었다.
“최근에 보이지 않던데 어디 갔었어?”
“…..이야기 못 들으셨나요? 분명 테스런님한테 말하고 갔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궁금하지 않았던 것이다.
베르아가 있으면 편안히 있지 못하다 보니, 그냥 언제 오나 기다리기로 하고 따로 묻지는 않았다.
“뭐. 요즘 바빠서…..”
그러자 베르아는 한숨을 쉬며 대충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유가 있어요. 일단 곧 아카데미로 출발하시는 건 알고 계시죠?”
“곧?”
“오늘부터 딱 다음 달에 입학이에요. 아카데미는 위디아 공작가와 달리 조금 날씨가 쌀쌀해요.”
“근데 그게 왜?”
그 말에 베르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도련님의 예법 교육이 오래 걸릴 것이라 판단되어, 저 또한 그곳에 같이 들어가게 되었으니까요.”
“응? 그게 가능해?”
“허락을 받기 위해 아카데미에 갔다 온 길이에요. 다른 과목은 몰라도 예법과 제왕학 같은 허락이 돼요. 물론 입학하기 전에 사전에 말을 해놓아야 하니 오늘 갔다 온 거고요.”
“……”
“못 본 새에 자세가 굉장히 흐트러졌네요. 또 할 게 많을 것 같아요.”
그러면서 베르아는 들고 있던 작은 가방 안에서 편지 두 장을 꺼냈다.
“그건?”
“하나는 아카데미 입학 통지서예요. 한 번 읽어보시고 교칙 같은 걸 숙달하세요. 그리고 또 하나는 콜로렌스 경이 보내온 거예요.”
“콜로렌스가?”
“네. 오다가 테스런님을 만났는데 대신 전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흐음?”
베르아가 건네주는 입학통지서는 대충 협탁 위에 던져 놓고, 콜로렌스가 준 편지를 뜯어서 읽어봤다.
“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