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en by the Hero King, the Second Life of the Illegitimate Child RAW novel - Chapter (91)
91화. 프라츠 왕국의 진실 (2)
업적이 몸에서 떠나가는 가장 큰 이유는 몸의 노쇠화였다.
“보통 자손이 소드 마스터에 오르면 업적을 얻게 된다.”
역대 위디아 공작들 중에서 아이젠은 가장 특출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소드 마스터에 오른 재능뿐만 아니라, 그 이상을 추구하며 이윽고 그랜드 소드 마스터에 올랐다.
위디아 공작가 역사상 최고의 재능이라 불렸고, 이후 최연소 공작이 되어 현 위디아 공작가를 최강으로 만들었다.
“소드 마스터가 되는 순간 아버지한테 있던 업적이 내 몸으로 들어왔다. 이후 그랜드 마스터에 오르고 업적은 내 몸에서 떨어지지 않으니, 미하엘은 내가 직접 물려줘야겠지.”
“그게 가능합니까?”
“불가능하지는 않다. 일시적으로 내 경지와 육신을 약하게 만들면 되니까.”
소드 마스터도 늙는다.
아무리 생물의 기준점을 뛰어넘은 인간들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들보다 노화가 느릴 뿐 죽지 않는 건 아니다.
젊은 소드 마스터와 늙은 소드 마스터. 업적은 이 둘 중 더욱 미래가 있고 오래 머물 수 있는 젊은 소드 마스터를 선택한다.
하지만 인류 역사상 10명도 이루지 못했다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에 오른 아이젠은 기준이 다르다.
이미 육체 자체에 노화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기에, 미하엘한테 업적을 직접 하사해야 했다.
“나한테는 이미 업적이 필요하지 않다.”
아이젠은 그저 미하엘이 업적을 감당할 수 있는 소드 마스터가 될 때까지 기다릴 뿐이다.
“이 말을 한 이유는, 케빈이 숱한 전쟁으로 소드 마스터에 올랐다는 것이다.”
자손들 중 소드 마스터가 된 이는 케빈이었고, 이후 공작한테 있던 업적이 케빈으로 향했다.
“거기에 케빈은 성지가 없음에도 업적의 힘을 단번에 다룰 수 있었다.”
“그런 재능이 있던 겁니까?”
“아니. 굳이 성지가 없더라도 업적 발현은 가능하다. 주마등을 볼 정도로 죽기 직전까지 간 순간 업적의 힘을 깨달았다고 남아 있다.”
케빈은 같은 소드 마스터와 싸우다 죽을 뻔한 위기에 처했고, 이후 업적을 다루는 힘을 깨달아 더욱 큰 힘으로 노예들을 이끌었다.
“케빈이 절대로 죽으면 안 됐다.”
업적을 가지고 나간 자손을 다시 불러들여야만 했다.
그렇기에 위디아 공작가는 특단의 방법을 취했다.
“노예들 사이사이에 위디아 공작가에서 파견한 기사들을 심어 놓았다. 이후 나라가 건립될 때까지 케빈을 돕게 하였고 위디아 공작가는 노예 왕국 건립과 노예 해방 지지를 첫 번째로 승인한 가문이 되었지.”
“……”
위디아 공작가가 노예들을 위해 가장 먼저 나섰다는 사실은 처음 듣는 것 같았다.
아무리 기둥이 되었던 업적이 사라질지언정, 위디아 공작가의 힘은 사라지지 않았다.
업적의 비밀을 모르는 가문들은 위디아 공작가의 눈치를 슬금슬금 보며 노예 해방에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여기서부터 프라츠 왕국과의 거래가 시작되었다.”
케빈을 다시 이곳으로 불러들여야 한다.
그리고 그 자질에 맞는 여성과 결혼시켜 아이를 낳게 해야 한다.
그렇기에 위디아 공작가는 케빈을 설득하고 프라츠 왕국과 거래를 하였다.
“왕국이 건립되었고, 고아탄 제국은 그걸 승낙했다. 이후 고아탄 제국의 실버 블러드를 가진 방계 자손 중 한 명을 케빈과 결혼하는 척하게 했다. 왕이 된 이후 케빈은 노예였던 아이를 비밀리에 입양하였고, 그 입양된 아이가 결국 왕이 되었다. 입양된 아이가 고아탄 제국의 방계와 결혼하여 낳아 만들어진 게 현 프란츠 왕국의 족보고, 케빈 또한 비밀리에 다시 공작령으로 돌아와 아이를 낳았다는 거다.”
“……복잡하네요.”
결국 프라츠 왕국은 애초부터 케빈이 건립했지만, 왕은 고아탄 제국의 피가 흐르는 자가 되었다는 건가.
“이 비밀을 지켜주고 프라츠 왕국의 미스릴 지분 30%를 가지는 대가로 위디아 공작가는 프라츠 왕국의 부탁을 하나 들어주기로 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이 머나먼 옛날에 맺었던 계약으로 최고의 재능이라 평가받았던 아이젠 공작의 씨를 원했다는 것인가.
“근데 고아탄 제국은 왜 프라츠 왕국을 그렇게 적대하는 겁니까?”
그 말에 아이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적대가 아니다. 그냥 혐오하는 거다. 제국의 황제는 이 사실을 알고 있겠지만 단지 그뿐이다. 우방이라 칭하지만 황제의 생각일 뿐. 백성들의 생각은 다른 거겠지.”
“……노예.”
“그래. 그들이 노예의 후손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혐오하는 것이고, 자신의 아래라고 생각하는 것이겠지.”
그게 무슨 느낌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간에 복잡한 건 사실이었다.
“그래서 프라츠 왕국과…..”
“맞다. 기록을 없애려고 했지만 아직 군데군데 기록이 남아 있다 보니 케빈이 위디아 공작가의 자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아직 남아 있다. 허나, 프라츠 왕국은 결국 노예들이 왕이 된 나라다.”
입양한 아이 또한 한때 노예였기에, 노예가 국민이고 노예가 왕이 된 나라였다.
‘프라츠 왕국 기밀문서에나 적혀 있을 법한 이야기겠지. 너무 오래된 이야기라 프라츠 왕국이 위디아 공작가의 머나먼 친척 관계라는 걸 아는 사람도 적을 테니까.’
애초부터 친척 관계도 아니었고, 실론 또한 이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아이젠과 결혼하여 실비아를 낳았다.
“불쌍한 여자다. 이용당하기 위해 태어난 씨받이 같은 여자였지.”
“……”
“그렇기에 나는 실론한테 기회를 주었다.”
그녀를 포섭하고자 했고, 자신의 아이가 아님을 알지만 둘째인 로디릭을 자식으로 받아들였다.
마지막의 마지막으로 그녀한테 도망가라고도 했지만 결국 그녀는 모든 것을 포기한 채 붙잡혔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프라츠 왕국에 대한 복수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궁금했던 이야기가 풀리기는 했는데, 그리 저한테 이득이 되는 이야기는 아니었네요.’
영웅왕님의 따끔한 말에 일단 이 이야기를 머릿속에 보관해놓기로 했다.
“실비아는요?”
“몸이 전부 치유되고, 안에 있는 영혼 또한 사라졌으니 곧 괜찮아질 거다.”
“아카데미에 가기 전에 봤으면 좋았겠네요.”
곧 있으면 아카데미로 출발해야 할 시기가 온다.
앞으로 며칠 남지 않았기에 얼굴이나 한번 보고 가려 했는데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았다.
“실비아는 현재 실버 블러드의 힘을 억제하느라 힘을 쓰고 있다. 어중간한 녀석이 근처에만 가도 얼어붙을 뿐이다.”
“뭐. 알겠어요.”
어차피 나는 다가가도 적응 때문에 상관없지만 말이다.
그래도 웬만하면 다가가지 않는 편이 좋겠지.
“기사들은요?”
“아직 깨어나지 못했다. 실베스타는 특히 상태가 더욱 안 좋아서 사태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실베스타가요?”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실베스타는 소드 마스터인 데다가 ‘정신강화’라는 능력 또한 가지고 있어서 어떻게든 몸을 움직였지만, 이미 심장까지 얼어붙은 상태였다. 살아있는 것도 다행이지.”
“……”
“아무튼 간에 미스릴로 이미 검집을 만들어 두고 있는 상태다. 아카데미에 가기 전까지 완성될 테니 기다려라.”
“그래야…..겠죠.”
백골이의 털은 이미 대장장이인 헨브레드한테 있었으니 어떻게든 될 것이라 생각됐다.
“그럼 이제 일어나라.”
“……예?”
“수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말에 내 얼굴은 썩어갔다.
***
[조사해놨다. 그나저나 정말 죽을 정도로 두들겨 맞더군.]“……”
나는 아이젠이 주고 간 포션을 피부에 발랐다.
아까 전 내가 건든 건 기적이라는 듯이 아이젠은 미친 듯이 나를 공격했고, 죽기 직전에 해가 져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지껄여봐.”
[일단 전에 네가 있던 집 또한 동대륙 사람이었던 아내를 위해 만들어주었다고 하더군.]“그 집이? 하긴, 구조 자체가 신기하다고 생각하긴 했지.”
백골이의 말대로 보통 한 집에 부엌, 거실, 방이 있는 서대륙 양식과는 달리, 내가 전에 있던 집은 방을 이동하려면 밖으로 나와야만 했다.
[여자의 이름은 설린이라고 하더군. 전 집 같은 경우는 설린이 메이드로 있을 때 지어준 거라고 하더군.]백골이의 기록은 굉장히 세세했다.
설린이라는 메이드를 위해서 집을 한 채 지어줄 수는 없다 보니, 메이드들이 사용할 집이라는 핑계를 대고 동대륙 건축법으로 집을 지었다고 한다.
“근데 넌 그런 세세한 정보를 어디서 얻은 거냐? 동물들이라도 그건 모를 것 같은데?”
[나도 그게 궁금해서 허니 버드 녀석들한테 물어보니, 전에 내가 집 만들어준 새가 말해줬다더군.]“걔가? 아니 애초에 설린인가? 그 사람과 공작이 결혼한 게 최근은 아닐 거 아니야?”
[100년 전쯤이라고 하더군.]“…..대체 어떻게.”
그렇다면 그 새는 100년 전부터 이곳에 있었다는 말인가?
‘그 새가요?’
‘…..그럼 그때 그 새가 전설 속에 나오는 불사조라는 건가요?’
‘근데 왜……’
‘…..아. 그래서.’
남편이 뒤졌다는 거구나.
‘다행이네요.’
아무튼 그 파르체마 새는 생각보다 많은 걸 알고 있었다.
[근데 그 설린이라는 녀석은 ‘도술’이라는 걸 사용했다고 하더군.]“도술?”
[그래. 그걸로 자신만의 집을 지었다고 한다. 그게 바로 지금 있는 곳이고.]“……”
그게 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