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en by the Hero King, the Second Life of the Illegitimate Child RAW novel - Chapter (97)
97화. 깨달음
처음 11호가 보석을 이식받았을 때 꼬리는 단 하나였다.
보석을 하나 흡수했을 때 꼬리가 2개가 되었고, 보석을 10개 흡수했을 때 꼬리가 3개가 되었다.
100년의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미호 일족보다 더욱 강한 보석, 더욱 많은 보석을 흡수할수록 11호의 꼬리는 금세 많아졌다.
하지만 그것도 두 자리 숫자에 오른 이후로 진전이 없었다.
‘이길 수 없다.’
자신보다 약한 보석을 흡수해봤자 꼬리는 더 자라지 않았다.
그렇다고 강한 녀석한테 덤볐다가는 그날로 자신이 죽을 거라고 생각했다.
두 자릿수 녀석들은 호시탐탐 기회를 넘보고 있었기에, 함부로 상대할 수도 없었다.
그렇기에 11호는 꼬리가 5개와 6개 사이에서 멈춰 있었고, 자신의 온 힘을 다했을 때만이 6개의 꼬리가 재생되었다.
[카오오오오오오오오-!!!!!]11호의 하울링에 로크는 서둘러 머리에 뿔을 없애면 새로운 뿔을 만들어냈다.
《수룡의 수염 – 독룡(毒龍).》
마치 가젤의 뿔처럼 매끄럽게 쏟은 뿔이 돋아남과 동시에, 로크의 입 주변에는 수염을 상징하는 문신이 새겨졌다.
《이 검 – 강이 흘러간 길.》
전체적으로 휘두른 검과 하울링에서부터 시작된 진동이 부딪치자 거대한 중압감이 공간 속을 침투했다.
-우우우우우우우우웅-!!!
평범한 사람이라면 고막이 찢어졌을 정도로 강한 진동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로크는 날카로워진 검을 들어 그대로 바닥에 꽂았다.
[가 발동됩니다.]진동은 내 몸을 그냥 통과하며 적응하고 파쇄했다.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아이젠의 마나를 적응했던 내 몸이다. 금세 진동은 파쇄되었고 공간은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너를 인정한다.]“네 인정 따위 필요 없어.”
-뿌득!
다리에 힘을 주자 근육이 팽창하며 힘줄이 지렁이처럼 튀어나왔다.
[가 발동됩니다.]-콰앙!
있던 자리에 강한 먼지가 일어나며 로크의 신형은 공간 속으로 사라졌다.
-콰앙!
중간중간 무언가가 폭발하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11호는 귀를 기울이며 꼬리를 살랑거렸다.
[제3 꼬리.]꼬리 하나가 촉각을 세우듯 살랑거렸다.
[물의 술, 여우놀이]그 말과 동시에 주변에 있던 자연의 기운이 동화되기 시작하더니 주변에 물의 웅덩이를 만들어냈다.
주변을 뛰어다니던 로크의 발밑에서 결국 물이 차올랐다.
‘다리가 무거워진다.’
보통의 물과는 다른 자연의 기운이 농축되어 있어서 마치 진흙처럼 무거웠다.
그 기회를 11호는 놓치지 않았다.
[제4 꼬리.]붉은빛으로 물들어 있는 꼬리는 서서히 커지기 시작했다.
[불의 술, 불여우]-카우!
여우의 형상을 한 불여우 한 마리가 튀어나와 커다란 입을 벌리며 나를 향해 달려왔다.
《사 검 – 물방울이 떨어진 길.》
-포옹!
빗방울이 몸에서 쏟아져 나왔다.
하나하나가 강력한 기운을 품어져 있었기에, 다가오는 여우의 몸을 계속해서 두들겼다.
[이 발동됩니다.]-콰앙!
「매직미사일」과 물방울들이 섞이며 여우의 몸을 계속해서 두들기자, 여우의 크기가 점점 작아졌다.
[제5 꼬리.]노란색으로 빛나는 꼬리가 서서히 꿈틀거리더니 빠른 속도로 내 앞까지 다가왔다.
‘늦었…..’
번개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업적으로 인해 민감해진 기감으로 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해도 피할 수가 없었다.
검에 대지의 힘을 불어넣으며 꼬리를 향해 휘둘렀다.
《일 검 – 바위가 굴러간 길.》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정면으로 부딪치면 위험한 걸 알기에 검을 최대한 비스듬히 들어 공격을 흘렸다.
《삼 검 – 계곡이 흘러간 길.》
충격에 몸이 흔들렸지만 계속해서 검을 휘두르는 걸 멈추지 않았다.
-스스슥!
자연의 기운을 폭식한 꼬리는 베어지지 않았지만, 계곡처럼 꼬리를 타고 흘러가며 11호의 눈앞에 도착했다.
《삼 검 – 모래가 흘러간 길》
검을 휘두르는 내 머리에는 소의 뿔이 돋아났다.
《지룡의 비늘 – 압룡(壓龍).》
모래처럼 상대의 내부를 부숴버리는 무거운 중검은 11호의 머리를 향해 뻗어나갔다.
[위험한 능력이다.]아직 업적이라는 것을 모르는 11호는 그저 내 능력 중 하나라고 치부했다.
애초에 육신에 격을 가지고 행동하는 미호 일족도 아니었다 보니, 업적의 힘은 그저 위력뿐이었다.
-까앙!
5개의 꼬리는 마치 손처럼 자유롭게 움직였다.
검을 부딪침과 동시에 꼬리가 공격을 시작했다.
손톱과 꼬리.
하나의 몸에 손이 엉켜지지 않는 것처럼, 공격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지속되었다.
‘크윽……’
검에 있는 자연의 기운을 흡수해도 이제 11호의 몸에서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 느낌 어디선가 느껴봤는데…..’
두들겨 맞는 느낌은 당연히 공작한테서 느꼈던 거겠지만, 내가 느끼는 건 오미호의 능력이었다.
11호의 꼬리를 맞으며 충격을 몸에 흡수할수록, 그 꼬리 안에 깃들어 있는 기운이 어딘가 익숙했다.
[드디어 포기한 것인가?]땅에 처박혀 무력하게 꼬리에 맞는 나를 보며 11호는 코웃음을 지었다.
[인간은 강해지기 위해 무기를 들지만, 결국 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차라리 육신을 단련시키지 그랬나? 그랬더라면 조금은 더 버틸 수 있었을 텐데.]이 말을 나는 어디선가 많이 들었다.
대장장이를 찾아가던 백골이한테서도 들었던 기억이 있지만, 정신이 멍해지는 지금 더욱 깊숙한 기억 속에서도 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나는 무구를 쓰지 않는다.」
대지로 이루어진 하크의 머리말이 뇌리에 울려 퍼졌다.
「무구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그저 무구를 사용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강한 육신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무구라는 개념을 배울 필요가 없었다.」
하크는 자신의 주먹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적들의 수준은 높아져 갔고, 나는 내 육신을 더욱 단련해야만 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생명 근원의 힘을 다루는 기술, 강체술이다. 그렇기에 난 내 육신을 무구로 삼아 단련한다. 무구란 별 게 아니라 그냥 나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게 무구다.」
이후 하크의 머릿속에서 사라지며 연기로 이루어진 아리스가 나왔다.
「육신의 힘은 미약하다.」
하크와는 달리 수많은 검법을 연구하고 재창조한 아리스는 육신이 미약하다고 평했다.
「아무런 수련도 하지 않은 인간이 무구를 드는 것으로 맹수를 이기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생물은 무구를 가져갔을 때 몇 배의 힘을 낼 수가 있다.」
일만 개의 검법으로 하늘에 도전했던 아리스는 무구의 힘을 믿었다.
「무에 뜻을 둔 사람은 힘을 70% 무술의 힘을 30%를 사용한다. 무구에 뜻을 둔 자는 힘 10% 무술 10% 그리고 검술 80%를 익힌다. 허나 경지에 이룬 자는 검술에 100%의 힘을 사용한다.」
아리스는 천천히 검을 들어 올려 쭉 뻗었다.
「그 검의 진리가 라잔 검법의 극의. 몸을 이동시키는 것도, 몸을 회전시키는 것도 아니다. 그저 휘두르며 극강의 공격력으로 모든 것을 커버하는 것뿐. 검은 방패가 아니다, 막는 것이 아닌 공격하는 것이다.」
이후 아리스의 몸이 천천히 사라지며 콜로렌스의 말이 떠올랐다.
‘마나는 피를 통해서 전신으로 이동합니다. 그렇게 자연의 기운을 걸러내어 자신에 맞는 마나를 만든 뒤에 저장하는 것이죠.’
콜로렌스는 마나를 저장하는 방법을 이렇게 정의했다.
「네가 익힌 강체술의 방식은 마나를 익히는 방식과 비슷해. 차라리 그걸 역이용해 보자고.」
하크는 내가 익힌 스피릿 브레이크 방식이 마나를 익히는 방법과 비슷하다고 했다.
‘마나는 ‘자연의 기운을 가져오는 것’이지만, 스피릿 브레이크는 ‘자연의 일부를 흡수하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마나와 성질이 같으면서도 완전히 다르기에 혈맥이 단단해야만 하지요.’
콜로렌스의 말에 의하면 나는 혈맥이 단단하여 제대로 마나가 들어간 피가 흐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연의 기운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자연의 일부를 흡수하는 것이다.
「자연의 기운을 정순하게 만드는 방식은 마나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달라. 더욱 ‘자연’을 가져와야 해.」
하크가 그 말을 꺼냈을 때 나는 그 의미를 알지 못했다.
더욱 ‘자연’이라는 건 자연의 기운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의미를 말하는 것이었다.
자연의 일부를 흡수하는 것, 마나와 비슷한 방식이지만 확연히 다른.
몸에 맞게 변환되는 자연의 기운이 ‘마나’라면, 하크가 보여준 건 자연의 기운은 ‘자연을 흡수’하여 나오는 정순한 정기라는 것이다.
그 정기를 만들려면, 내 몸은 ‘자연을 흡수하는 거름망’이 되어야 했고 혈관뿐만 아니라 신체 여러 부위를 「적응」시켜야 했다.
‘…..그런가.’
하크의 뜻과 육신의 힘 그리고 아리스의 진리가 머릿속에 계속 감돈다.
영웅왕님의 소리가 더욱 확실하게 들리며, 「파천신무(破天神武)」로 가까스로 버티던 덜렁거리는 육신 속에서 고통이 느껴졌다.
허나, 버겁지는 않았다.
그저 고통은 촉각에서 느껴지는 신기한 감각이라고 몸이 인지했다.
회광반조치고는 감각이 너무 뚜렷하며 휘둘러 오는 꼬리가 느리게 보인다.
‘너 또한 같구나.’
오미호 또한 하크가 창조한 강체술과 비슷하게 자연을 정순하게 만든다.
다만, 그 방식은 마나와 비슷했다.
자연의 기운을 흡수하고, 자신의 몸에 맞게 정순하게 바꾸는 방식은 마나와 똑같았다.
그리고 그 방식은 내가 익힌 스피릿 브레이크와 똑같은 방식이었다.
‘바꿔야 한다.’
지금 이대로라면 더 높은 경지로 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자신의 몸에 맞게 자연의 기운을 변화시키는 게 아니다. 그저 걸러내는 것뿐, 자연의 기운은 더욱 강한 힘을 사용할 수 있게 가지고 있는 힘 그대로 내가 흡수하는 것이다.
“너한테 굳건한 대지의 기운과 사나운 폭풍의 기운, 잔잔한 물의 기운이 느껴져. 다만, 자연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활용만 하고 있어.”
아스텔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 어느 존재도 자연의 힘을 막지 못해. 자연은 순환이 아닌 순응하는 거야. 그 무엇보다도……”
자연의 힘은 순환이 아니다.
그 거대한 힘을 순환시키는 것이 아닌, 그저 자포자기로 순응하는 것이다.
나는 무엇을 따라가는가.
답은 이미 나와 있지 않은가.
-띠링!
[「드루이드의 육신(미완)」이 사용자의 뜻에 따라 변화를 보입니다.] [아직 (미완)입니다.]눈앞에 떠오른 창에 영웅왕님이 화들짝 놀라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한계까지 다다른 내 몸은 눈앞에 떠오르는 창에 집중하는 것만으로 힘들었다.
[몸안에 깃들어 있는 과 의 업적이 「드루이드의 육신(미완)」을 지탱해 주며, 사용자의 몸에 더욱더 많은 자연의 기운을 공급시켜 줍니다.] [영웅의 서사에 기록됩니다.]-띠링!
[영웅의 서사 2장 『생명을 구원하고자 하는 길목에 있는 소년』이 【아카식 레코드】에 기록됩니다.] [기록 보상 【자연신검】이 영웅의 근본에 스며듭니다.] [영웅의 서사 2장(외전)에 『영웅을 동경하는 소년』이 【아카식 레코드】에 기록됩니다.] [『영웅』을 『동경』하며 그 『영웅』의 기억에 나타납니다.] [외전 보상 【일곱 개의 죄악】 【나태】가 영웅의 근본에 스며듭니다.]그 순간.
내 육신이 재조립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