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vil Servant in Romance Fantasy RAW novel - Chapter (0)
제 0화
프롤로그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꽤나 유명한 문장이며, 개인적으로 요 몇 년 심금을 울리는 문장이기도 하다. 지금 내 공무원 생활이 그래.
멀리서 보면 무소불위의 공권력을 휘두르는 깡패로 보이나,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위에서 쪼이고 아래에게 치이는 가련한 중간관리자에 불과하다. 제국 공무원의 권한이 막강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런 공무원이 주변을 둘러보면 널리고도 널렸다. 음, 개같은 거.
아무리 가문 좋고, 직급 높으면 뭐하나. 그 위에 나 공작이오, 나 장관이오 하는 것들이 버티고 있는데. 만약 능력, 천운, 인맥 삼위일체를 이루어 공무원의 정점에 이르더라도 방심할 수 없다. 그 위에는 황실이 존재하니까. 그렇다고 황실을 젖혀? 삼족이 천상에서 강제 미팅하기 딱이군.
그렇기에 공무원 생활은 서글프다. 쪼기만 하는 상관, 승진 경쟁하는 동기,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부하. 그 상황 속에서 일처리를 잘해도 본전이고, 못하면 당연히 두들겨 맞는다. 아, 너무너무 무섭다!
“부장님. 장관 각하가 당장 튀어오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답니다.”
지금도 그렇다. 흉악하기 짝이 없는 직속 상관은 가엾고 허약한 일개 공무원에게 협박성 발언도 서슴치 않는다.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사임하겠다고 전해드려.”
“그거 저번에 써먹지 않으셨습니까? 그때 잉크통 날아오고 장난 아니었습니다.”
“그게 그때였나?”
슬쩍 창문 밖을 바라본다. 휘몰아치는 비바람이 무너진 억장을 표현하는 것 같다. 이상하다, 기후 조작 마법사는 희귀한데…
“많이 화나셨냐?”
“평소하고 같습니다.”
“존나 화나셨다는 거네.”
가끔 보면 안타까울 정도다. 그렇게 화가 많으면 일찍 죽을 텐데. 작은 중얼거림에 장관의 현황을 알려주던 차장도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메신저 역할하는 너도 고생 많다.
“다녀올게. 과장들 다 소집하고.”
“살아돌아오십쇼.”
“그래.”
차장의 배웅을 뒤로하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도 나름 부장이라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야하는 입장은 아닌데, 하필 부르는게 장관이네. 제발 그 양반이나 나나 둘 중 하나는 빨리 은퇴했으면.
“넌 씨발 일을 어떻게 하면!”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아악!”
터덜터덜 장관실에 입장하자마자 들려오는 샤우팅, 그리고 본능적인 대가리 박기.
오늘도 언제나와 같았다.
음, 개같은 거.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처음 뵙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