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vil Servant in Romance Fantasy RAW novel - Chapter (1081)
로판 속 공무원 1081화(1082/1083)
사탕 마시써.
셋째 언니가 만드러준거라 더 마싯써!
“인내두 마싯찌?”
“네! 저한테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히히, 가치 먹어야 더 마싯써!”
큰오빠 집애서 온 인내한테두 셋째 언니가 준 사탕을 나눠졋다.
인내랑 다른 애들! 늘 나랑 놀아주고 태워주고 잇짜나! 매번 고마어! 사탕 나눠먹어도 안 아까워!
게다가 인내, 나보다 큰대 나보다 쪼금 먹어! 그래서 내가 더 마니 먹을쑤 잇써!
“인내인내!”
“네, 아가씨!”
“바끄로!”
“알겠습니다!”
내 말애 인내는 집 바까트로 나갓다.
인내, 폭씬폭씬하고 말랑말랑해서 죠아. 등에 타고다니면 편하구 따뜻해!
엄마눈 인내가 힘두니까 자주 타지말라구 하지만, 인내는 조아하는걸? 엄마도 타고시픈대 못타니까 나 막는거야! 치사해!
“오늘도 훈련장으로 갈까요?”
“우웅!”
인내 말애 고개를 끄덕엿따.
우리 집 아져씨들이랑 아쥼마들 잇는곳! 거기 가면 아빠도 볼쑤잇써!
“맞따. 몰래 가야대?”
그치만 아빠, 나 오면 위험하다구 오는거 막아. 아져씨, 아쥼마들 노는거 보면 신기하고 조은데, 아빠두 치사해.
그러니까 인내! 조심해서 가야대! 아빠랑 다른 아져씨, 아쥼마들한태 안 들키게 몰래! 조용히!
“제 덩치로 몰래 가는 건 좀 힘든데.”
“안대…?”
“까짓것 뭐 해봅시다!”
“와!”
인내 채고!
인내 별로 안 채고.
“테레사. 여기는 위험하니 오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 놀 곳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왜 매일 여기로 오는 것이냐.”
인내 바부. 해보겟따면서 아빠한태 바로 들켯어.
“수련 중에 검이 부러져 너한테 날아올 수도 있다. 혹여나 기사들이 넘어졌다가 지나가던 너를 덮칠 수도 있어. 그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 줄 아느냐?”
“인내 이쓰니까 갠차나! 인내 강해!”
아빠 말애 인내 머리를 만지면서 말햇따.
인내랑 가치 오면 안 위험해! 인내 강해! 인내가 저기 아져씨, 아쥼마들이랑 싸워도 이겻짜나!
“그래도 안 된다. 인내는 하나지만, 이곳의 위험 요소는 셀 수도 없이 많으니까.”
“히잉…”
아빠 말애 인내 귀를 막앗따.
인내 듣찌마. 인내는 엄청 강해. 인내는 나 지켜줄쑤잇서. 아빠가 나쁜말 하는거야.
“그보다 인내. 테레사가 여기에 온다고 했으면 말렸어야지, 어째서 데려온 것이냐.”
“아닙니다! 아가씨가 아니라 제가 오자고 했습니다!”
“음?”
“아가씨는 이곳에 있을 때 가장 즐거워합니다! 아무래도 주인님과 주인님 동생, 그리고 큰 주인님의 피를 이어 검에 흥미를 가지신 모양입니다!”
“허어.”
인내 말애 아빠가 내 머리를 만졋다.
아빠 손 커서 조아. 따뜻해서 포근해.
“검에 흥미를 보이기에는 너무 이르거늘.”
아빠 말애 아빠 허리에 잇는 막대기를 봣다.
저거 아빠랑 아져씨들, 아쥼마들이 가지고 다니는거야. 가끔 큰오빠랑 자근오빠도 들고잇는거 봣서.
그래서 나두 저걸로 놀고시픈데, 안대는거야?
“압빠.”
“말하거라.”
“나두 아빠랑 가치 놀고 시퍼.”
아빠가 더 만이 내 머리를 만졋다.
아빠 손도 조치만! 지금은 손 말고 저 막때기 만지고 시퍼! 나도 막대기! 검!
“나두! 나두 아빠랑! 막대기!”
아빠한테 말하면서 인내 머리를 두드렷다.
인내! 인내두 아빠한태 말해! 나랑 놀아달라구! 나한태두 저 막대기 달라구!
“크, 큰 주인님. 피는 아무리 억눌러도 숨길 수 없습니다. 게다가 아가씨 성격이라면 막아도 계속 훈련장에 오실 테니, 차라리 큰 주인님의 감독 아래에 검을 만지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마자!”
인내 말애 고개를 끄덕엿다.
잘 모르겟지만 맞는거 가타! 아빠가 막아두 계속 올꺼야!
“나, 아빠랑 가치 노는게 조아! 놀아져!”
아니면 큰오빠 불러져! 큰오빠, 나랑 날 놀아줘!
자근오빠는 갠차나. 나랑 마니 안놀아져.
***
에리의 우당탕탕 황궁 시녀 교육도 점점 끝을 향해 달려가던 무렵.
– 당분간 타일글레헨에서 지내줄 수 있겠느냐?
“예?”
아버지가 다소 의외의 부탁을 꺼내셨다.
– 아니, 말을 이상하게 했구나. 지낼 것까지는 없고 점심 정도에 왔다가 저녁 전에 돌아가도 충분하다. 잠깐만 머물러주면 돼.
내가 고개를 기울이자 황급히 말을 덧붙이기도 하셨다.
점심 정도에 와서 저녁 정도에 돌아가는 거. 타일글레헨 백작령이 제도 바로 옆에 붙어있는 영지인 데다, 텔레포트로 인해 이동이 용이하다는 걸 고려하면 어려운 부탁은 아니다.
다만 갑작스러운 부탁이라 당황스러울 따름이다. 아버지가 이렇게 구체적인 부탁을 하신 건 처음인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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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 있나?’
혹시 영지에 무슨 일이 터진 건가 싶었지만 그건 아닐 거다. 주기적으로 집사장을 통해 영지 상황을 확인하고 있으니까.
설령 문제가 터졌더라도 집사장이 보고할 일이지 아버지가 연락을 주실 일은 아니다. 아버지는 나에게 작위를 물려주신 이후로 모든 공적 업무에서 손을 떼셨잖아. 오히려 집사장이 아버지에게 대신 전해줄 것을 부탁하면 단호히 거절하실 분인데?
‘가문 일인가?’
대신 영지의 일이 아닌 가문의 일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무리 내가 가주라도 아버지는 전대 가주이자 현 가주의 아비이며, 현존하는 크라시우스 가문원 중 가장 어르신인 분. 심지어 크라시우스의 본거지인 타일글레헨에 거주 중이시니, 가문 관련 일이라면 나에게 무언가 부탁이나 제안을 하셔도 이상하지 않다.
“저야 하는 일도 없으니 언제든지 갈 수 있습니다만, 무슨 일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그래서 잠시 턱을 매만지다가 직설적으로 물었다. 무슨 이유로 나를 소환하려는 거냐고.
– 그게 말이다.
아버지는 지금 생각해도 착잡하고 복잡한지 작게 한숨을 내쉬었고,
– 테레사가 검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아.”
상당히 곤란하고도 난감한 대답이 돌아왔다.
‘결국 그렇게 됐나.’
짙고도 짙은 크라시우스의 피에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사실 테레사가 검에 관심을 보인 건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지금 보다 더욱 어렸을 때도 은근히 검에 시선을 보내고 관심을 가졌지. 그저 관심을 가지되 검을 휘둘러 보겠다며 투정을 부리지 않았고, 자기도 검사의 길을 걷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지 않았을 뿐.
그런데 아버지께서 테레사가 검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고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단순한 관심 수준을 넘어 더욱 높은 단계에 이르렀다는 말 아닌가.
‘너무 이른데.’
각오한 일이기는 하다. 아버지, 나, 에리히. 크라시우스 가문의 피를 짙게 이은 셋은 명실상부한 검사지 않던가. 그런 아빠와 두 오빠를 둔 테레사도 검사의 길을 택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다만 테레사가 올해로 5살에 불과하다는 것이 문제다. 조기 교육이 중요하더라도 5살에 검을 드는 건 좀. 한창 무럭무럭 먹고 자고 놀면서 성장해야 할 시기잖아.
만약 중요하고도 중요한 성장기에 검을 만지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그보다 가슴 아픈 일은 없다.
‘눈이 뒤집히겠지.’
미래가 보인다. 테레사가 검 때문에 다쳤다는 보고를 듣고, 눈이 뒤집혀서 타일글레헨 전역의 날붙이 수거를 명하는 내 모습이.
상상만 해도 머리가 뜨거워지면서 가슴이 옹졸해지는 미래다. 사랑스러운 막둥이가 다친다면 제정신을 유지할 각오가 없으나, 그 결과가 날붙이 수거령이면 너무 추하지.
– 아무튼 검을 만지고 싶다며 떼를 쓰는데, 너도 알다시피 테레사가 한 번 마음을 먹으면 말릴 수 없지 않더냐. 게다가 말리는 것에 성공하더라도, 어릴 때의 기억 때문에 영원히 검에 대한 흥미를 접으면 그도 곤란한 일이다.
“그건 그렇지요.”
아버지의 말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염려하는 건 5살 테레사가 검을 만지다가 다치는 상황이지, 테레사가 검사의 길을 택한 것 자체가 아니다. 크라시우스의 막둥이가 검사가 되는 게 뭐 어때서. 진정으로 그 길을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지지할 의향이 있다.
그러니 곤란하다. 순순히 테레사의 염원을 들어주기에는 다칠 위험이 크고, 그렇다고 이 악물고 저지하기에는 미래의 대검호 테레사의 출현을 막는 게 아닐까 우려된다.
– 그래서 네 손을 빌렸으면 하는구나. 나 하나보다는 너도 함께 테레사 곁을 지켜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을 테니.
“지금 바로 가면 되겠습니까?”
– 그래, 부탁한다. 다행히 인내가 테레사와 놀아주고 있어서 시간을 벌고 있지만, 언제 다시 훈련장으로 올지 알 수 없다.
속으로 눈물의 재롱 잔치를 펼치고 있을 인내에게 애도를 표했다.
호기심에 불이 붙은 테레사를 혼자서 저지하고 있다니. 곰 아니랄까 봐 참 듬직하고 강인하구나.
‘고맙다…’
다른 성수도 하나 데려갈 테니 좀 쉬고 있어. 테레사가 평화를 제법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으니 평화를 데려가면 되겠지.
졸지에 곰과 호랑이가 한자리에 모인 환웅 메타가 되기는 했지만, 아무렴 어떤가 싶다. 우리 막둥이랑 잘 놀아주기만 하면 그만이니까.
오른손에는 평화, 왼손에는 간식 바구니를 든 채 타일글레헨 백작성으로 이동했다.
이왕 막둥이를 만나러 가는 김에 아이들도 데려갈까 싶었지만, 테레사의 돌발 행동과 부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방문하는 것이지 않나. 그런 상황에서 돌봐야 할 아이들이 늘어나는 건 악수 중의 악수다. 우리 아이들을 돌보면서 테레사까지 관리하기는 많이 버거워.
“혹시 테레사가 검을 배우다가 흥미를 잃으면 바로 달라붙어. 인내는 체력을 전부 소진했을 테니, 너한테 모든 게 달려 있다.”
그렇게 타일글레헨 백작성에 발을 들이자마자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평화의 역할이 참으로 크다. 테레사가 검을 만지고 노는 것에 집중한다면 평화는 훈련장 구석에서 숨만 쉬고 있어도 되지만, 도중에 흥미를 잃고 이탈한다면 바로 테레사 옆에 붙어서 전속 놀이 상대가 되어야 한다.
인내의 눈물의 재롱 잔치를 보며 눈이 높아지고, 검을 가지고 놀며 몸이 예열되었을 테레사를 홀로 감당해야 하는 어마어마한 임무. 성수가 아니라면 감히 부여하기도 힘든 퀘스트다.
“내가 죽으면 따뜻한 남쪽에 묻어다오…”
다행히 평화는 나름의 농담을 하며 의지를 다잡았다.
아주 믿음직스럽다. 곰이 든든하고 강인하다면 호랑이는 용맹하고 당당한 이미지가 있지.
‘믿는다.’
평화를 안고 있던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나, 아버지, 평화. 이 셋이 대검호 테레사의 첫 발걸음을 지켜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