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vil Servant in Romance Fantasy RAW novel - Chapter (605)
로판 속 공무원 605화(606/945)
오늘두 때부 집에 놀러가게 댔따.
“필요한 게 있으면 대부에게 말하려무나.”
“웅!”
“화장실이 가고 싶으면 가고 싶다 솔직하게 말하고.”
“웅!”
“담요는 시녀장한테 줬으니 추우면 덮고.”
“웅!”
“페디가 피곤한 거 같으면 너무 괴롭히지 말고.”
“안개롭혀!”
아빠의 말에 쪼끔 화가낫다. 뻬디는 내 동생인데, 내가 왜 개롭혀? 동생 개롭히는 사람이 어디따고.
“그래, 그럼 됐다.”
하지만 아빠가 머리를 쓰다듬어줘서 기분이 풀렸다.
아빠 손! 크고 따뜻해! 조아!
“그리고 또─”
“폐하. 시녀장과 장관이 어련히 잘 돌보겠지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옵소서.”
“화, 황후. 그렇지만 혹시 모르지 않소.”
“장관도 다섯이나 되는 아이를 가진 아비입니다. 어찌 보면 저희보다 더욱 능숙한 부모라고 할 수 있겠지요.”
엄마의 말에 아빠는 아무런말도 하지 모탯다.
신기해! 다른 사람들한태는 잘 말하는 아빠지만, 엄마 앞에서는 아무말도 못해!
“샤를로테.”
“웅!”
“잠깐만 뛰어보렴.”
“으엣…”
그 말에 눈을 이리조리 굴렸다.
“어서.”
엄마의 말대로 몇 번 뛰자 여기저기 숨겨뒀던 초꼴릿이 떨어졋다.
“오늘 먹을 거랑 페디가 먹을 거 빼면 전부 압수란다.”
“아, 아냐! 뻬디말고 동생들 더 이써!”
“그 아이들도 초콜릿을 먹을 수 있니?”
“힝…”
때부랑 같은 말을 한 엄마는 하나둘 쪼콜릿을 가져갔따.
엄마 미워! 맨날 들고가야 따른 동생들이 먹을수 있을때 줄수 있딴 말야!
“대신 다른 과자들을 가져가렴.”
“과아-자?”
엄마가 손짓을 하쟈 시녀장이 바구니를 들고 왔다.
“우와아아!”
그리고 바구니 안에는 알록딸록한 물건들이 잇썼다.
“저택 사람들이랑 같이 나눠 먹으면 된단다. 알겠니?”
“웅!”
엄마! 최고!
시녀장이랑 멍멍이둘이랑 가치 때부 집으로 갔다.
“어서 오십시오, 전하.”
“웅! 때부, 안녕!”
“어째 어제보다 더욱 커지신 것 같습니다.”
“졍말!?”
때부의 말에 시녀장을 쳐다밨따.
“나 진쨔 커져써!?”
“예, 전하.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고 계십니다.”
“와아!”
때부도 시녀장도 내가 커졌다고 해줬다!
커지는거! 좋아!
“엄마가 더 크면 초콜릿 더 먹어도 됀댔어!”
이제 다섯개씩 먹을거야!
“지금보다 훨씬 더 크셔야 합니다.”
“에엑.”
때부의 말에 안좋아졌다.
나, 이미 큰데. 여기서 얼마나 더 커져야대…?
“때, 때부만큼 커져야 대…?”
그러면 몇 밤을 자야대는 거야? 백밤을 자도 안될 것같은데.
“흠, 글쎄요.”
때부가 아빠처럼 웃더니 나랑 가치온 멍멍이를 쓰다듬어줬다.
“이 아이 정도면 괜찮겠군요.”
– 멍!
“히잉…”
시른데… 그것도 백밤은 걸릴거 같은데…
“대신 많이 먹고, 많이 놀고, 많이 자면 금방 자라실 겁니다.”
“지, 진짜?”
“물론이지요. 아, 이건 비밀입니다만.”
그렇게 말한 때부는 내 귀에다 작게 말했다.
“부모님과 대부 말을 잘 들으면 에넨께서 더 빨리 자라게 하십니다.”
“나! 말 잘 드러!”
엄청 잘드러!
밤에 자기전에 시녀들이랑 이도 딱구, 멍멍이들 보러가면 할아부지한테 인사도해!
그리고… 그리고…
“아무튼 잘드러!”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벌써 이만큼이나 자라신 거겠지요.”
“히히.”
때부의 손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줫다.
때부 손! 아빠처럼 크고 따뜻해! 그래서 죠아!
“시녀장.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전하는 이제 제가 안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각하.”
날 안고이떤 시녀장이 때부에게 나를 내밀었다.
웅! 때부 품 넓고 따뜻해! 이것도 죠아!
“자, 안으로 드시지요. 동생들과 동물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웅!”
때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내 동생들! 빨리 보고 시퍼! 가치 먹을 과-자도 가져왔써!
“때부 때부!”
“예, 전하. 말씀하시지요.”
“나 동생들 줄 과자 가져왓서!”
“오, 과자를요?”
“웅! 나랑 뻬디랑 하얀애들이랑 분홍애랑 다 가치 먹을 쑤이써!”
시녀장에게 손을 내밀쟈 시녀장이 들고 이떤 바구니를 때부에게 보여줫따.
“과연. 같이 먹을 수 있을 만큼 많군요.”
“그치?”
“하지만 아직 페디 말고는 과자를 먹을 수 없습니다.”
“히잉…”
과자… 마싯던데…
오기 전에… 먹어보니 진쨔 마싯섯는데…
“진짜 못머거?”
“예.”
기분이 안 조았다.
다시 기분이 조아졌다!
“마죠옹-공! 마죵공!”
“예, 전하. 여기 있습니다.”
“와아!”
마죵공의 하얀 머리카락을 잡았다.
“하얀색! 예뻐!”
“후후, 하얀색을 좋아하십니까?”
“웅! 할아부지랑 가치 있는 꼬꼬! 꼬꼬랑 가튼 색이야!”
“…꼬꼬요?”
아. 마죵공은 꼬꼬를 모르는구나.
그럴수이써! 꼬꼬는 할아부지 친구니까!
“꼬꼬! 할아부지 친구! 하얗고! 빠르고… 엄청 빨라!”
“아… 예. 그렇군요.”
꼬꼬에 대해 들은 마죵공은 웃었다. 때부도 마죵공의 어깨를 토닥엿따.
역시 둘도 조아할줄 알았어! 꼬꼬는 대단해! 엄청 멋찐 친구야!
“꼬꼬… 내 머리가 닭…”
“전하는 동물을 좋아하시잖아. 전하 입장에서는 극찬인 거야.”
“그렇… 겠지?”
때부랑 마죵공이 머라고 말했지만 잘 들리지안았따.
치사해! 나만 빼고 둘이서만 얘기하구!
“동생 만드려구 그러지!?”
“예?”
둘이서만 말하던 때부가 바로 대답해졌다.
내 말이 마자써! 아빠랑 엄마도 둘이서만 얘기하더니, 자고 일어나니까 동생 생길거라 했었어!
“나도 동생만드는거 보고시퍼! 둘만 얘기하지마!”
“아니, 그건 남한테 보여줄 만한 게 아닙니─”
“보고시퍼!”
그러자 때부가 옆에 있던 멍멍이들을 내 앞으로 데려왔다.
“전하. 멍멍이들은 전하와 놀고 싶어 하는데, 어찌 다른 곳에 관심을 보이십니까?”
“우웅…?”
“보십시오. 멍멍이들뿐만 아니라 저희 집 친구들도 전하를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까.”
때부의 말에 때부의 손을 따라 고개를돌렷다.
“…?”
“누가 기다려요? 우리가요?”
“주인. 제발 우리한테 이러지 마라.”
말을 할 줄아는 신기한 친구들이 잇섯다.
“저 친구들은 과자를 먹어도 됩니다.”
“지, 진짜!?”
“물론입니다. 말을 하는데 당연히 과자도 먹을 수 있지요.”
기분이 죠아졌다! 엄마가 준 과자, 다 같이 머글 수 있어!
***
성수들과 우당탕탕 놀고 있는 황태녀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황태녀에게 닭 같다는 말을 들은 트릭시가 스턴 상태에 빠져 위로를 한 것이 고작인데, 갑자기 동생을 만드는 거냐는 말이 튀어나왔을 때는 머리가 굳는 기분이었다. 도대체 황제와 황후는 애 앞에서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그래도 아직 황태녀가 어려서 다행이다. 어린 만큼 변덕이 심하고, 그만큼 관심도 빠르게 돌릴 수 있다. 존재하지도 않는 동생 대신 말하는 동물들에게 관심을 돌리는 것 정도는 간단하다.
“아우!”
아무튼 황태녀에게 달달 볶이는 성수들, 그 옆에서 함께 양팔을 파닥이며 즐기는 페디, 또 그 옆에서 헥헥거리는 티티를 보며 흡족히 미소를 지었다.
‘천사가 따로 없어.’
아기를 기르는 건 힘든 일이라고 하던데, 놀랍게도 우리 아이들과 황태녀는 순하고도 순했다. 걸어 다닐 수 있는 페디와 기어다닐 수 있는 세쌍둥이가 있음에도 저택에서는 아무런 사건사고도 터지지 않은 것이 그 증거지 않나.
그저 아이들의 넘치는 체력을 감당하지 못할 뿐이지.
“그에에에에엑…!”
“와! 늘어나!”
“늘어나는 게 아니라아악… 찢어집니아아악!”
그 와중에 뱀의 육체를 가진 절제가 황태녀에게 양 끝을 붙잡히며 거열형을 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물리적으로 길어지고 있던 절제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촉촉한 눈망울로 간절히 쳐다봤다. 아마 마음속으로 살려달라 외치는 중일 터.
“전하. 그러면 그 아이가 아파합니다.”
“아- 파?”
“예. 그러면 더 이상 전하와 놀아줄 수 없습니다.”
내 설득에 황태녀는 순순히 절제를 놓아주었다.
우리 황태녀, 그래도 상대가 아파하면 그만둘 정도의 선량함은 가지고 있구나. 리브노만의 어느 또라이 하나는 남이 아파하든 말든 자기 즐거운 것만 우선시하더라고. 지금은 죽어서 없지만.
“흑흑, 죽는 줄 알았습니다…!”
해방된 절제는 빠르게 내 다리 뒤로 숨었다.
애잔하다. 땅의 정령왕도 요정들에게 쥐어뜯겨 역소환당했었는데. 뱀은 어린아이들 손에 죽는다는 징크스라도 있나?
“때부.”
“예, 전하.”
그런 절제를 멀뚱히 쳐다보던 황태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멍멍이들. 꼬리 잡아도 갠찮던데?”
타당한 의문이다. 황태녀 입장에서는 인절미들의 꼬리를 만지작거리는 수준으로 잡은 걸 텐데, 정작 절제는 처절한 비명을 질러대니 무슨 일인가 싶었겠지.
이 의문점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게 어른과 아이의 상호 관계다. 아이가 모르는 상식을 알려주고 올바른 사회성을 주입한다. 그것이 어른의 의무다.
“그 아이들은 크지 않습니까.”
“크면 안 아파?”
그렇다고 말하려다 잠시 입을 다물었다.
만약, 만약 여기서 그렇다고 대답하면? 황태녀의 사고관에 ‘큰 사람 = 때려도 안 아픔’이라는 공식이 박혀버리면?
‘안 돼.’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이 귀여운 황태녀에게 폭군의 씨앗을 심는 거잖아.
“그건 아닙니다. 커도 아프지만, 더 오래 참을 수 있는 거죠.”
그러자 황태녀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그, 그럼… 멍멍이들, 지금까지 아파써…?”
– 멍?
– 끼이잉?
그 말을 알아들었는지 인절미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치 전혀 아프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처럼.
허나 황태녀의 눈에는 그렇다고 대답하는 것처럼 보였나 보다.
“흐에에에에엥!”
“저, 전하?”
보라색 눈망울에 눈물이 그렁거리더니, 이윽고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멍멍이들! 할아부지 친군데! 나 친구 개롭혀써!”
아예 드러누워 버둥거리는 황태녀의 모습에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황태녀가 우는 건 긍정적인 일이 아니나, 그 이유를 아니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솔직히 어린아이답고 귀엽잖아.
“전하. 저 아이들이 전하의 괴롭힘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면 전하와 함께 하지 않았을 겁니다.”
일단 바닥에서 자유형 중인 황태녀를 들어안아 다독였다.
“저 아이들도 전하를 좋아합니다. 전하를 좋아하기에 조금 아프더라도 참는 것입니다.”
그렇게 한참을 위로하고 나서야 황태녀의 울음이 멈추었다.
황태녀가 다시 바닥을 아장아장 걸어다니기 시작한 후.
“때부.”
“예, 전하.”
“하얀애들. 귀 만져도 대?”
눈을 반짝이는 황태녀의 요구에 스스륵 시선을 돌렸다.
“뺘아!”
바닥에 주저앉아 장생이를 주물거리는 마리아.
“부우우.”
장생이의 앞발을 매만지는 세실리아.
“뱌붑.”
장생이의 귀를 오물거리는 카틀레아까지.
트릭시의 장발에 흥미를 가졌던 황태녀가 기어코 세쌍둥이의 귀에도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어쩌지.’
당혹스럽다. 엘프들의 귀를 만지는 건 인간 입장에서 그렇고 그런 일인데, 이걸 황태녀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전하.”
“웅!.”
“저 아이들은 귀를 만지면 아파합니다.”
결국 마땅한 변명을 찾지 못하고 만능 방패 ‘애들이 아야함.’을 꺼냈다.
“아, 안아프게 만지면 안대…?”
내 말에 황태녀는 한층 누그러든 모습으로 눈치를 살폈다.
기특한 모습이라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제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성군 주니어가 되었구나.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되지만.
“전하. 저 아이들의 귀는 전하보다 길지요?”
“웅! 신기해! 만지고 시퍼!”
“만지면 떨어집니다.”
황태녀의 눈이 다시 동그랗게 떠졌다.
“그럼 많이 아프겠지요?”
“안만질께! 절대 안만져!”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황태녀를 다시 쓰다듬어줬다.
우리 황태녀는 성군이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