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eric Academy's Shaman RAW novel - Chapter 137
제137화
“너희가 보기에 저 학생은 어때. 좀 평범한 것 같나?”
문요셉은 병원을 나오자마자 담뱃불을 댕겼다. 연기를 길게 한 모금 빨아 마시며 부하들에게 물었다. 부하들은 질문의 의중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댔다.
“……평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장래가 아주 유망한 학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예,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간 활약한 것도 그렇고, 오늘 말하는 걸 들어도 참 비범한 학생입니다.”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아니야, 됐네.”
문요셉은 못마땅하다는 듯 혀를 차며 말을 이었다.
“넘어가고. 정인아, 그 학생은 어때. 아직도 상태가 별로인가?”
“회복은 빠른데 아직 상태가 온전하지는 않습니다. 기억이 흐릿하다고 하는데, 아마 흑마법의 영향 같습니다. 장기간 마기에 노출되기도 했구요.”
“기억이 흐릿하시다.”
문요셉은 부하들의 대답이 여전히 못마땅한 듯, 담배만 쭉쭉 빨아댔다.
그는 담배 하나를 다 피우자마자 다음 담배를 꺼내 물고, 불을 댕겼다. 찡그린 얼굴에 희뿌연 담배 연기가 덧씌워졌다.
“흐릿하다. 흐릿하다……. 보통 기억이 흐릿하다는 표현을 쓰나? 기억이 안 난다는 표현을 쓰는 게 정상이지. 흐릿하다는 건 일단 뭐가 있기는 있다는 말인데.”
“예? 무슨 말씀이신지…….”
“왜 흐릿하다는 표현을 썼을까. 신조어는 아닐 것이고…….”
문요셉의 중얼거림은 한참이나 이어졌다. 부하들은 약간 겁에 질린 표정으로 문요셉을 쳐다보았다.
멀거니 허공을 쳐다보고 있던 문요셉의 눈동자에 순간 이채가 돌았다.
“정인아, 그 친구는 내일 다시 한번 보러 가야겠군.”
“예? 흑마법으로 기억이 날아가서 찾아가도 의미가 없지 않습니까?”
“기억이 날아간 건지, 아니면 날아간 척을 하는 건지. 그걸 확인할 필요가 있어. 구준혁과 아주 친한 사이였다고 들었는데, 그때까지 사탄교도라는 걸 몰랐다는 것도 좀 이상하고.”
문요셉은 그렇게 말하며 꽁초를 바닥에 버렸다.
“마유현. 그 아이는 아직 협업할 의사가 없다고 했지?”
“예. 그냥 학교나 계속 다니고 싶다는 것 같습니다.”
“미치겠군……. 그 아이가 조금만 도와주면 전국에 있는 사이비 프락치들을 다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담배를 하나 더 꺼내려던 문요셉의 손이 갈 길을 잃었다. 담뱃갑에 더 이상 담배가 들어 있지 않았던 탓이었다.
방금 피운 것이 마지막 담배였던 모양이다. 쓴웃음을 지으며 하늘을 보았다.
해가 나날이 쨍쨍해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제 여름이었다.
“이번 사건은 좀 특이해. 아무리 수사를 해도 딱 메워진다는 느낌이 없어. 아니, 아예 껍데기만 있고 속은 텅 비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야.”
문요셉은 지금까지 만나고 온 모든 학생들을 떠올렸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자신이 만난 사람들의 이름과 얼굴, 그리고 특징을 되새기는 버릇이 있었다. 아주 작고 사소한 특징이라도 기억해두고 있으면 수사를 할 때 아주 중요한 단서로 작용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모르겠군.”
그러나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도 윤곽이 잡히지 않았다. 윤곽은 희미한 그대로 남아 있었다.
정인아는 흑마법으로 기억이 날아갔고, 아직 몸이 다 낫지 않아서 치료를 받는 중이다.
여민서는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다. 한수련은 사건 당일 내내 2학년 건물에 갇혀 있었다고 한다. 학생회실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나.
마유현은 사건에 대한 협조를 일체 거부하고 있고, 이는 김진서도 마찬가지다. 강대만과 성하연은 아는 게 많지 않은 것 같았다.
그나마 도움이 되고 있는 학생이 도선우밖에 없었다. 애초에 구준혁이 사탄교도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학생이 도선우밖에 없기도 했고.
교사들에게는 구준혁이 사탄교도라는 사실을 밝혔다. 하예진과 김복동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었으나, 이들도 아는 게 많지 않았다.
김창원과 소도진에게 협조를 구하기에는 그들의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소도진은 그나마 낫고 있다고 하지만, 김창원은 끼니때마다 각혈을 하고 있는 데다가 나날이 상태가 악화되고 있었다.
“여기까지 의도한 건가…….”
구준혁은 이곳저곳에 굵직한 사건들을 동시에 터트렸다. 전파 및 연락 수단을 전부 차단하여 핵심 인물들의 결집을 막았고, 그 탓에 사람들 사이에 정보의 격차가 생겼다.
서로 알고 있는 바가 다르니 교차 검증을 통해 정보를 조탁(彫琢)할 수도 없었다.
때문에 사건의 후처리에 난항을 겪은 것은 물론, 부두교와 사탄교를 향한 시민들의 공포심이 커지면서 혼란만 가중되었다.
구준혁, 이놈은 이러한 사회적 파장까지 전부 예측하고 일을 벌였을 것이다. 보기와 다르게 제법 머리를 쓸 줄 아는 놈이었다.
“잘만 하면 사탄교랑 부두교, 둘 다 줄줄이 뽑혀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처럼 쉽게는 안 되는구만.”
“그래도 흑마법에 대한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는 제법 성과가 있지 않았습니까? 도선우 학생이 도움을 많이 준 덕분에─”
“그래, 성과가 없지는 않았지. 하지만 아직 부족해. 빈 부분이 너무 많아.”
문요셉은 스스로를 꾸짖듯 강한 어조로 말하고 있었다.
“참, 그리고. 도선우도 덮어놓고 믿기에는 꺼림칙한 부분이 너무 많아. 그 학생 말을 너무 과신하지 말게.”
사탄교도 대응 매뉴얼 작성을 위한 흑마법 연구에서, 도선우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은 사실이었다. 허나 그럼에도 문요셉은 아직 도선우를 믿지 못하고 있었다.
도선우와 대화를 하고 있으면, 종종 그의 흐름에 휩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조나 강세, 목소리의 톤에서 표정에 이르기까지. 이단 심문관인 문요셉조차 놀랄 만큼 그는 높은 수준의 말솜씨를 가지고 있었다.
남을 속이는 것은 물론, 마음만 먹으면 다른 사람이 자신을 추종하게 만드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나이에 비해 여유가 지나치다.
제아무리 죄 없는 사람이라도 이단 심문관쯤 되는 사람과 대화를 하다 보면 지레 겁을 먹기 마련인데, 도선우는 겁을 먹거나 당황하는 기색을 전혀 내비치지 않고 있다.
의심을 하기에는 막연한 근거지만, 경계를 해서 나쁠 것은 없었다.
“……그러고 보니, 도선우 그 친구. 조만간 퇴원 일정이 잡혀 있던데, 왜 그렇게 빨리 퇴원을 하려는 거지?”
“글쎄요?”
“이것도 수상한데.”
도선우는 얼핏 보면 신실한 로마니카교인이자, 장래가 유망한 피렌체 학생처럼 보였다.
그러나 도선우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하나하나 분해해서 보면 어딘가 위화감이 들었다. 겉보기에는 번지르르하지만, 실상 그 속은 텅 비어 있는 느낌이다.
“뭘 하려고 그렇게 빨리 퇴원을 하려는 걸까……. 피렌체는 사실상 무기한 휴교 중이니, 그렇게 서둘러 퇴원할 필요는 없을 텐데.”
“너무 깊게 생각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선배님. 나가서 친구나 만나려는 거겠죠.”
“그런가…….”
“예, 딱 봐도 인기 많을 것처럼 생기지 않았습니까. 나가서 여자친구나 만나고, 그게 다일 겁니다.”
문요셉은 도선우의 외모를 떠올렸다. 조금 날카로운 구석이 있기는 하지만, 객관적으로는 호감이 가는 얼굴이다.
말도 유창하게 잘하고, 자선의 성호이기도 하니 학교에서 제법 인기가 많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부하의 말이 맞는 것도 같았다.
“……나도 내가 너무 깊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긴 해. 직업병인지, 별것도 아닌 걸로 사람을 의심하고 경계하게 된단 말이지.”
도선우는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결백한 학생이었다.
사탄교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도, 부두교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도 도선우는 아주 모범적이고 올바른 답변만을 내놓았다.
다만 말투나 어조, 그리고 분위기에서 꺼림칙한 느낌이 들 뿐이다. 문요셉은 그저 직감에 의존하여 도선우를 의심하고 있었다.
“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지. 도선우, 정인아 두 학생에 대한 인적 사항…… 아니, 도움 될 만한 정보라면 뭐든 모아서 정리해서 나한테 보내.”
“예, 알겠습니다. 메일로 보내드리면 됩니까?”
“무슨 소리야? 출력한 다음 파일에 끼워서, 내 책상 위에 올려놔. 컴퓨터는 믿을 게 못 돼.”
문요셉이 뒷짐을 진 채 느릿느릿 걸으며 말을 이었다.
“참, 도선우 그 친구 혈액형이 뭐라고 그랬지?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예? 그게 왜 도움이 됩니까?”
“왜긴 왜야, 이 사람아. 혈액형으로 대략적인 성격을 알 수 있으니까 그러지. 수사 하루 이틀 해?”
그렇게 말하는 문요셉의 얼굴은 진지했다. 부하들은 어안이 벙벙하다는 듯 입을 반쯤 벌린 채 문요셉을 쳐다보고 있었다.
* * *
“그러니까…… 일단 지금은 상태가 괜찮으시다는 건가요?”
“그럼! 얼마 전에는 의식도 찾으셨고, 몸도 점점 나아지는 중이시지. 너희 아버지가 생각보다 아주 정정하시니까 걱정할 것 없어.”
웃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하는 의사의 말을 온전하게 믿을 수 없었다. 이 의사는 일전에도 김진서에게 거짓말을 한 적이 있었다.
괜찮다, 다 괜찮으니까 집에 가서 얼른 쉬어라. 그렇게 말했을 때 아버지는 죽어가고 있었다. 입을 통해 들어가는 밥보다 토해내는 피의 양이 더 많았다.
김진서는 날카로운 눈매로 주치의의 표정을 살폈다.
“그럼, 직접 만나서 얘기를 좀 나눌 수 있을까요? 그래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응? 아, 아하……. 미안하지만 지금 치유사제가 안에서 치료를 하고 있어서 말이다. 다음에 오는 건 어떻겠니?”
“그럼, 치료 끝나고 다시 오면 되겠네요. 치료가 언제 끝나죠?”
“어, 아마…… 그래, 내일이나, 아니면 모레…… 아, 그래. 모레 다시 오렴. 그때쯤 되면 아마 치료가 끝나 있을 것 같으니까.”
“무슨 치료가 이틀이나 걸려요?”
“단순 외상이면 기껏해야 한 시간이면 끝인데, 아버님은 아무래도 옛날부터 몸이 안 좋으셨잖아? 그러니까, 지금까지 누적된 증세를 치료하느라고 시간이 좀 많이 걸린다는 것 같아.”
의사는 청산유수처럼 말을 쏟아냈다.
김창원의 경우 선천적인 체질로 병마를 얻게 된 케이스라, 다른 환자보다 치료하는 데에 시간이 훨씬 많이 걸렸다.
허나 김진서를 병실 안으로 들일 수 없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김창원은 의식만 멀쩡하다뿐이지 상태가 아주 위독했다. 자신의 가족들이 혹시라도 충격을 받을 것을 염려한 그는, 가족들의 병문안을 일체 거부하고 치료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것이다.
가족들을 온전히 맞이할 수 있는 몸 상태가 되면 그때 병문안을 받겠다고.
“정말 미안하구나, 진서야. 걱정하는 마음은 알지만, 병문안 때문에 치료를 미룰 수는 없는 거니까…….”
“네, 알겠어요.”
김진서는 의사의 얼굴을 멍하니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을 찌르는 듯 날카로운 그 시선에 의사는 짐짓 겁을 먹었다.
김진서는 시선을 의사의 얼굴에 고정한 채로 말을 이었다.
“모레 다시 올게요. 그때도 못 보게 하지는 않겠죠.”
“……그럼, 그때는 치료도 다 끝나 있을 테니까 당연히 병문안도 하게 해줘야지. 못 보게 할 이유가 뭐가 있니? 하하…….”
“네, 그때 봬요.”
그녀는 그렇게 홀연히 원장실을 나가 버렸다. 의사는 그곳에 홀로 남아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걱정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만나게 해줄 방법이 없었던 것과, 아무리 힘들어도 힘든 기색을 전혀 내비치지 못하는 저 아이의 미숙함이 안타까웠다.
“내 탓이다, 내 탓…… 하아…….”
의사의 얼굴은 침통했다.
* * *
팔에 난 상처가 거슬렸다.
도선우가 죽었던 날, 아니 죽은 줄 알았던 날.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을 만큼 혼란스러웠을 때 손톱으로 팔을 긁었다가 난 상처였다.
상처가 생각보다 깊어서, 치유로도 말끔히 낫지 않아 딱지가 앉았다.
김진서는 이따금 무의식중에 그 딱지를 뗐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기면 속이 답답해서 숨이 막혔고, 이어서 딱지가 앉은 부분이 간지럽기 시작했다.
딱지를 떼다가 피가 나면 멈추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자리에 다시 딱지가 앉았다.
이대로면 영영 상처가 낫지 않겠다 싶어, 그녀는 자신의 팔에 붕대를 감았다. 이제 반팔을 입을 날씨이기도 해서, 팔의 상처를 가리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
그녀는 방금 막 붕대를 새로 감은 뒤 도선우의 병실로 가는 중이었다.
그리고 병원 복도에서 도선우의 치료를 맡은 전담 치유사제와 마주쳤다. 치유사제는 방금 막 도선우의 병실을 나오는 중인 것 같았다.
“도선우, 일어났어요?”
김진서는 지체하지 않고 치유사제에게 물었다.
그녀는 아직 도선우가 의식을 차렸는지 여부도 잘 모르고 있었다.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서워서 도저히 병문안을 갈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치유사제는 김진서의 물음에 곤란하다는 듯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니까, 음……. 어? 자, 잠깐! 가지 말아봐요. 잠깐, 잠시만요.”
도선우의 병실로 들어가려는 김진서의 걸음을 치유사제가 황급히 막았다. 김진서의 얼굴이 굳었다.
“왜요?”
“그, 어, 지금 말하기는 조금 그런데요…….”
“혹시 죽었어요?”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설명이 조금 필요할 것 같아서, 어? 자, 잠시만요. 가면 안 된다니까─!”
치유사제의 말을 무시하고 도선우의 병실로 성큼성큼 들어갔다. 그러는 동안 김진서의 머릿속에는 오만 가지 생각이 떠돌고 있었다.
설마, 진짜 죽었나? 그럴 리가. 아니, 가능성이 아예 없는 얘기는 아니다.
도선우는 다른 누구보다도 부상이 심했다. 아무리 몸이 튼튼하다고 한들, 기적적으로 죽었다가 살아났다고 한들, 그만한 부상을 안고서 아직까지 살아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아니면 상태가 너무 위독해서, 외부인에게 보여줄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다.
상처가 괴사했거나, 장애를 얻었을지도 모른다. 또는 죽지는 않았지만 당장이라도 죽을 수 있는 상황일 수도 있다…….
콰앙!
그녀는 문을 거칠게 열어젖히며 막무가내로 병실에 들어갔다. 그 뒤를 치유사제가 종종걸음으로 쫓으며 그녀를 말리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김진서는 붕대 위로 팔에 난 상처를 긁으며 침상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이불을 들췄다.
“…….”
침상에는 이미 도선우가 없었다. 김진서는 자신이 병실을 잘못 들어왔나 싶어 이름을 확인했다.
그러나 분명 도선우의 병실이 맞았고, 도선우의 침상이 맞았다. 그런데 도선우는 없다.
왜?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았다.
“어디, 어디 갔어…….”
뒤따라온 치유사제가 숨을 고르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을 때, 그제야 그녀는 팔을 긁기를 멈추었다.
치유사제는 숨을 고르다가, 곤란하다는 듯 입술을 달싹거리면서 한참이나 뜸을 들였다. 그러고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입을 열었다.
“이래서 말린 건데……. 내가 다 설명할 테니까 일단 진정해요. 놀라지 말고 들어요.”
“이 새…… 얘 어디 갔어요? 지금 어디 있어요?”
김진서는 차마 치유사제의 말을 끝까지 듣지 못하고 연신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설마 진짜 죽었나? 이미 장례를 치르고 있다거나, 그런…….
“음…… 도선우 학생은 어제 퇴원을…… 했답니다!”
“…….”
“나는 말렸는데, 도선우 학생이 고집이 엄청 세더라구요, 알다시피…… 네, 아무튼 그렇게 됐네요…….”
김진서는 텅 빈 침상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휴대폰을 확인했으나, 도선우로부터 온 연락은 없었다. 기자나 피렌체 재단 관련인, 혹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남자애들에게서 온 연락만 쌓여 있을 뿐이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