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quering Murim with future technology RAW novel - Chapter 125
125화. 마도천하
신혁의 답변에 마안 13호가 시험의 통과를 알렸다.
“81번 지원자, 유신혁. 그대를 마안천이대의 분석조에 배속하겠다.”
“감사합니다.”
“모든 시험이 끝날 때까지 대기하도록.”
“네.”
지원자가 없는 천기신전과 마안천이대의 시험이 종료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진조가 시험관의 역할을 수행중인, 강마혼천대와 진마강위대의 시험뿐이었다.
‘그냥 기다리기는 무료하니 구경이나 할까?’
신혁이 진조가 있는 비무대에 도착해보니 크게 두 무리로 참가자들이 나뉘어 있었다.
“끄윽…….”
“부러진 거 아니야?”
“……부러지진 않았구만. 근육이 상한 것 같네.”
어디 한군데 부상을 당한 자들이 모여있는 쪽과 비무에 앞에 한 줄로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자들이었다.
“하아아아앗!”
비무대 위에서 우렁찬 기합 소리가 들렸다. 신혁이 고개를 돌려 비무대를 보니 나름대로 파괴력 있고 빠른 속도의 초식을 펼치는 응시자가 보였고 뻐억 소리와 함께 도전자가 손목을 부여잡고 검을 떨궜다.
“좋아, 다음.”
검을 뽑지도 않고 검집째로 도전자의 손목을 내려친 진조가 무심한 표정으로 다음 응시자를 호명하였다.
“62번 입교예정자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들어와라.”
진조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젖 먹던 힘까지 끌어올린 62번 응시자가 도를 뽑아 진조에게 달려들었다.
“이야아아압!”
휘익~ 휘익! 콰앙! 뻐어억!
도전자의 혼신의 힘을 다한 일격이 진조를 가르지 못하고 땅에 꽂혔다. 그리고 진조의 검병에 명치를 가격당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이제 절반 남았나? 다음.”
‘빅토리노.’
[예, 사령관님.]‘전조가 상당한 발전을 이룬 것 같은데? 현재 전조의 PEF가 몇이나 되지?’
[예, 전투원 전조의 현재 PEF 수치는 1,920,000입니다.]어느 정도 발전이 있을 거라 생각하긴 했지만, 신혁의 예상보다 훨씬 높은 PEF 수치였다.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한 훈련이 꽤 효과가 있었구나. 수고했다, 빅토리노.’
[감사합니다.]신혁이 빅토리노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강마혼천대의 시험도 슬슬 끝이 보였다. 수십에 달하는 응시자가 있었으나, 응시자들이 비무대에 올라와서 내려가기까지의 시간은 길어야 1분 남짓한 시간이었기에 빠르게 시험이 종료되었다.
“수고하셨습니다 대주님.”
마안 13호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대답과 인사를 대신한 진조가 그대로 등을 돌려 자리를 떴다.
“주목, 시험 결과를 발표하겠다.”
마안 13호에게 참가자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두 발로 서있는 응시자들은 진마강위대, 정신을 잃지 않은 자들은 강마혼천대, 기절한 놈들은 탈락이다. 이상.”
아주 깔끔한 결정이었다. 내가 왜 떨어졌냐고 따질 놈들은 기절했으니 따질 수도 없었고, 강마혼천대나 진마강위대에 합격한 자들도 일단 입교는 확정된 것이었으니 말이다.
“교관들은 기절한 자들을 의무실로 옮기고 정신이 들면 약간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돌려보내도록.”
“충!”
“나머지는 숙소에서 푹 쉬고 내일 정오에 다시 연무장으로 모이도록. 간략한 입교식이 있을 것이다.”
“충!”
마안 13호의 명령에 이제는 당당한 마교의 교인으로 인정받은 합격자들이 우렁차게 복창하며 해산하였다.
“유신혁은 남도록.”
신혁도 자연스럽게 숙소로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마안 13호가 그를 멈춰 세웠다.
“예?”
“나를 따라와라.”
마안 13호가 등을 보이며 거침없이 어디론가 향했고, 신혁이 묵묵히 그 뒤를 따랐다.
“긴장할 거 없다.”
긴장 같은 건 전혀 하지 않은 신혁이었지만, 마안 13호는 신혁이 긴장했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절정고수이자 마안천이대의 부대주인 자신과 단둘이 길을 걷고 있으니 말이다.
“우연이라고 생각하지만, 자네는 운이 아주 좋은 사람이야.”
“무슨 말씀이십니까?”
오랜만에 들어오는 마안천이대의 신입이 반가웠는지 마안 13호가 신혁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분석조를 택한 것 말일세. 보통 같은 기수에서 조를 편성할 때 조장의 역할은 분석조의 요원이 담당하니까.”
분석, 첩보, 암살, 공작으로 이루어진 4개의 부서에서 1명씩 인원을 차출하여 1개의 조를 만든다. 그 상황에 첩보조는 정찰을, 암살조는 대상의 암살 혹은 요인의 경호를, 공작조는 침투와 탈출 경로의 확보를 주임무로 한다. 이에, 자연스럽게 분석조의 요원은 작전을 수립하며 전체적인 흐름을 조율하는 조장의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이었다.
“그건 몰랐습니다.”
“나중에 자네가 실전에 투입될 때의 이야기이긴 하지. 다시 말하자면, 분석조의 요원은 분석뿐만이 아니라 조장을 겸해야 해서 나머지 3개 부서의 무공과 임무도 숙지해야 한다는 걸세.”
“예.”
“고생길과 출셋길이 동시에 열렸다고 생각하면 될 걸세.”
“알겠습니다.”
“다 왔군. 여길세.”
마안 13호를 따라 신혁이 도착한 것은 마안루라 이름 붙여진 마안천이대의 거점이었다. 3층 전각의 건물이었고, 생각보다 크진 않았다.
“생각보다 작지 않나?”
“마안천이대의 인원이 그리 많지 않은 겁니까? 아니면 외부로 나가 있는 인원이 많아서 굳이 큰 건물이 필요가 없어서입니까?”
“클클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네.”
마안 13호가 의미심장한 말투로 신혁에게 말했다.
“본교 내부의 감사와 감시까지 겸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마안천이대라네. 그렇다면 요원들이 눈에 훤히 띄는 곳으로 돌아다녀서야 되겠나. 여러 비밀통로가 지하의 거점과 이어져 있다네. 지상에 드러난 것은 지하 거점의 3할밖에 안 되지.”
“놀랍군요.”
사실 마안천이대의 거점에 도착하자마자 이미 오페라는 주변의 지형을 스캔 중이었고, 전각의 지하에 거대한 공간과 여러 갈래 길이 있다는 것을 실시간으로 신혁의 CEC에 표시하는 중이었다.
“자네가 머무를 곳은 2층일세. 앞으로는 여기서 머물면 될 걸세. 그럼 오늘은 푹 쉬고 내일 보기로 하지.”
“수고 많으셨습니다.”
마안 13호와 헤어진 신혁이 오페라에게 명령했다.
‘오페라.’
‘지금 확보한 마안루의 지도와 비밀통로 등의 자료를 전부 루시아에게 전송하도록.’
[Copy that.]* * *
“확실히 무식한 무부들보다는 자네같이 머리 좋은 사람이 대우받는구만.”
다음 날 아침 입교식을 위해 모인 자리에서 이자성이 신혁을 보며 반갑게 인사하며 말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허허, 자네는 벌써 임시숙소에서 벗어나 마안천이대의 거점에 자리를 잡았지 않은가. 그에 비해 내가 있는 진마강위대는 개털이라고 할 수 있지.”
“그거야 새로 창설될 조직이니 아직 거점이 마련되지 않은 게 아닐까요?”
“그런 건가?”
“그렇겠죠. 좋게 좋게 생각하십시오 ”
“그래야겠지. 그래도 동기 중에 마안천이대의 분석조에 속한 자네가 있어서 든든하네그려.”
“하하하……. 글쎄요. 별 도움은 될 것 같지 않습니다만.”
저는 곧 떠날 거거든요. 라는 말을 가슴속에 꾹 눌러 담은 신혁이 머쓱한 미소로 답했다.
“크크크……. 겸손하기는. 이것도 인연인데, 앞으로도 잘 부탁하네.”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신혁과 이자성과 같이 입교가 확정된 64명의 신입교도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하였고, 그들이 다 모였을 때 즈음, 외총관 탁지원과 진조 그리고 마안 13호가 나타났다.
[경고, 카테고리 등급 초절정고수로 분류되는 미확인 개체가 접근 중입니다.]‘대기. 내 명령 없이 사이오닉 에너지를 운영해서는 안 된다.’
[Copy that.]“주목.”
탁지원이 교도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대들의 입교식을 위해 이례적으로 부교주님께서 참석하시기로 하였다. 모두 영광으로 알도록.”
“오?!”
“부교주님께서?”
“응? 그런데 마교에 부교주님이 계셨던가?”
부교주의 참석이라는 말에 신입 교도들이 술렁였다. 기존의 관례대로라면 천마교, 창천명교, 암흑밀교의 교주 중 한 명이 돌아가며 참석하는 것이었는데 난데없이 부교주라니?
“부교주님께서 입장하십니다.”
웅성거리는 신입 교도들의 귓가에 내력이 가득 담긴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곧이어 혼세혈불단의 호위를 받으며 혼마 사군악이 등장하였다.
“부교주님을 뵈옵니다!”
처억!
혼마 사군악이 거만하게 한 손을 들며 단상에 중앙으로 이동하였고, 좌중을 둘러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그렸다.
“이 자리까지 오느라 고생이 많았다. 본좌는 대 천마신교의 부교주 사군악이다.”
“혼마 사군악이라면 암흑밀교의 교주가 아니던가? 어째서 부교주가 된 것이지?”
“마교 내부에 뭔가 변고가 있었던 건가?”
사군악의 등장과 소개에 신입 교도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갈!”
사군악의 웅혼한 내력이 담긴 일갈에 장내가 고요해졌다. 조용해진 주변을 둘러보며 사군악이 힘 있는 목소리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대들은 참으로 운이 좋다. 새로운 마교에 발을 들인 첫 번째 교도들이니 말이다.”
새로운 마교라는 말에 어리둥절해 하는 신입 교도들에게 새로운 사실이 전파되었다.
“그동안 삼대세력으로 나뉘어 있던 본교는 이제 천마신교라는 새로운 이름 아래 하나로 통합되었노라.”
‘오페라.’
[예, 사령관님.]‘사군악이라는 대상의 PEF를 측정하도록.’
[Copy that.]삐삐삐삐.
[PEF 측정 완료. 현재 대상의 PEF 수치 3,040,000.]‘흐음. 저 자도 초절정의 영역에 발을 들인 개체라는 거군. 지금까지 초절정고수들이 그래왔듯 아스트랄 에너지를 운용할 수 있다는 말이겠지?’
새로운 강적의 등장에도 신혁의 얼굴에는 호기심과 흥미로움만이 가득했다.
“이 자리에서 선언하겠다. 천마신교는 중원 무림을 마도천하로 만들 것이니, 너희들은 그 위대한 걸음의 첫걸음이 되리라. 강해지고 강해져라. 중원이 너희의 것이 될 것이다!”
“와아아아아!”
사군악의 연설에 신입 교도들의 사기가 끓어올랐다. 자신들이 입교하자마자 중원 통일의 꿈을 내비치니 무인들이라면 누구나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이 당연했다.
연설을 마친 사군악이 몸을 돌려 함께 등장한 혼세혈불단과 함께 사라졌다.
입교식이 끝나고 본격적인 인사이동이 시작되었다. 진조에게 뽑힌 진마강위대가 제일 먼저 연무장을 벗어나 그들의 거점으로 이동하였고, 그 뒤를 외총관 탁지원의 지휘 아래에 새롭게 뽑힌 강마혼천대의 인원들이 움직였다.
“우리도 가지.”
“예.”
마지막으로 마안 13호와 신혁이 연무장을 벗어났다.
‘그나저나 위지현오는 어디서부터 찾아봐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