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quering Murim with future technology RAW novel - Chapter 130
130화. 수색
“도착했군.”
진마강위대를 통솔하여 푸른 깃발이 꽂힌 지점에 도착한 전조가 최대한의 속도로 경공을 펼치느라 숨을 몰아쉬는 대원들을 보며 무표정하게 말했다.
“1각 동안 휴식을 취하도록.”
“존명!”
천마진천대 출신 대원들과 전조를 제외한 대원들이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으며 물을 마시며 퍼졌다.
“부대주.”
“예.”
전상필이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전조에게 다가왔다. 여기까지 오면서 마안천이대가 은신할 만한 곳을 그냥 지나친 곳이 한두 곳이 아니었다. 아직 훈련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그런 곳에 대원들 몇을 남겨놓고 왔어도 일이 아주 수월해졌을 텐데 왜 모든 인원을 결승점에 집결시킨단 말인가.
“지금부터 작전을 하달하겠다.”
전조가 전상필을 바라보며 눈에 힘을 주었다.
‘후우. 참자. 중요지점은 대충 파악했으니, 최대한 빨리 쥐새끼들을 잡아내고 복귀하는 게 좋겠지.’
전상필이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나와 그대를 포함한 절정고수 1개 조는 이곳을 지킨다.”
“예?!”
아니 이게 무슨 병신같은 짓이란 말인가. 마안천이대에 절정고수가 많은 것도 아니고 끽해야 한두 명일 텐데 이렇게 인력을 낭비하겠다고?
“그리고 나머지 절정고수 4개 조가 각 10명씩의 대원을 차출하여 동서남북으로 퍼져서 수색을 지휘하라. 이곳 탈출목표지점부터 대마봉의 입구까지는 내가 지키도록 하겠다.”
이어지는 전조의 말은 점입가경이었다. 자신과 진조를 포함하여 5명의 절정고수와 절반에 가까운 일반대원들을 이곳에 묶어놓고 인력을 낭비하겠다는 한심한 작전이었다.
“아니, 대주! 지금 그걸 작전이라고…….”
한시라도 빨리 본단으로 복귀하여 천마교주의 수색과 탈출 경로를 찾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모자랄 판에 이게 무슨 시간 낭비란 말인가. 분노한 전상필이 전조를 향해 따지려는 순간, 봉화가 피어올랐다. 훈련의 시작을 알리는 붉은 연기의 봉화가 말이다.
“첫날은 나의 지시대로 하도록. 그리고 절정고수들을 제외한 나머지 대원들은 이곳을 거점으로 하여 여섯 시진마다 거점 수비와 수색 임무를 교대한다.”
“…….”
더 듣다가는 답답함에 속이 터질 것 같았지만 진마강위대의 총수는 진조였기에 차마 따질 수가 없었다. 물론 따진다고 자신의 의견을 수렴해 줄 것 같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점점 수색 인원의 비율을 늘리며 수색 범위를 확장한다. 이상.”
“존명.”
“시작하라!”
전조의 명령과 함께 진마강위대가 그의 작전대로 움직였다. 일반대원들은 희희낙락하며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고, 천마진천대 출신의 절정고수들의 얼굴은 험악하게 변해갔다.
‘첫날은 즐기도록. 다음 날부터 아주 놀랄만한 일들이 가득할 테니 말이다.’
* * *
자정이 넘어간 새벽. 대마봉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의 한 부분에서 무언가가 조심스럽게 나타났다. 흑색 일색의 마안천이대의 복장을 한 신혁의 모습은 어두운 밤하늘에 일부분처럼 자연스러웠다.
“명심해라 오페라. 발각의 위험이 있으니 절대 위성의 사이오닉 에너지를 사용해선 안 된다”
[Copy that.]현아진의 알 수 없는 감지 능력으로 인하여 용신주에 내재된 가드 위성의 자체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동하자.’
[Copy that.]신혁의 CEC에 지도가 나타났다. 목표는 훈련 시작 전 전조가 알려준 부교주의 거처. 혼마 사군악이 있는 암흑밀교전이었다. 칠흑 같은 밤하늘을 가르며 신혁이 구름 속에 몸을 숨겼다.
[도착했습니다 사령관님.]‘내부 스캔. PEF 수치 위주로 탐색하도록.’
[Copy that.]가드 위성을 이용해서 PEF 수치를 탐색한다면 보다 넓은 범위의 수색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신혁의 CEC를 활용하여 스캔해야만 되는 상황이었기에, 그 범위가 100M로 한정되었다.
[암흑밀교전에 확인되는 PEF 반응은 두 개의 개체입니다. 둘 모두 카테고리 등급 절정고수입니다.]‘부교주가 아니야. 아마도 혼세혈불단이나 호법원의 고수들일거야. 일단 사군악이 암흑밀교전의 내부에 있는지를 탐색해보자.’
[Copy that.]신혁의 고도가 다시 상승하였다. 암흑밀교전의 의약당과 연무장, 대장간 등의 많은 건물들을 수색하였으나 어디에도 사군악이나 위지현오로 추측되는 PEF 수치는 발견되지 않았다.
‘오페라.’
[네, 사령관님.]‘30분만 잠복해보자. 그때까지도 아무 소득이 없다면 위험하지만 천마전을 수색할 수밖에 없겠어.’
[알겠습니다.]구름 뒤에 모습을 감춘 신혁의 눈이 날카롭게 암흑밀교전의 곳곳을 주시했다. 용신주에 설치된 카메라 기능을 활용하여 오페라와 함께 암흑밀교전 전체를 감시하였으나 아무런 소득이 없이 30분의 시간이 지났다.
‘어차피 대마봉의 은신처는 전조의 방해로 인하여 누구도 접근하지 않을 테니 서두를 것은 없다.’
신혁의 생각대로 서두를 건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많지도 않았다. 스텔스 모드를 사용할 수 없는 지금, 동이 튼 이후에는 발각될 확률이 아주 높았다.
‘오페라.’
[예, 사령관님.]‘천마전으로.’
* * *
쿠구구구구구.
심상치 않은 소리와 무시무시한 기의 파동이 용솟음치듯이 흘러나오는 곳. 마교 사상 두 번째 통합 교주인 현아진이 폐관 수련을 명목으로 몸을 숨긴 곳. 굳게 닫힌 폐관수련장의 거대한 철문 앞에는 호법원의 전력이 집중되어 있었다.
마교 서열 20위권 내의 강자들인 대호법과 좌호법, 그리고 우호법이 3교대로 문 앞을 지켰으며 그들의 앞 10장 거리에는 1장마다 절정상급 이상의 무위를 지닌 호법원의 고수들이 길을 막고 있었다. 거기에 더불어 기혼마진이라는 천고의 절진이 이중으로 설치되어있었다.
기혼마진의 외진이 다시 닫히며 내진이 열리는 기운에 지하 연공실의 문을 지키던 초로의 무사가 감고 있던 눈을 떴다.
“기혼마진의 외진(外陣)이 해지되었군.”
“대호법님.”
“그래, 사군악 부교주님인가?”
호법원 소속 무사의 보고에 대호법 섭무영이 물었다.
“예, 부교주님께서 오셨습니다.”
“길을 내드려라.”
“존명!”
흑의의 법복에 황룡이 수놓아진 화려한 복장으로 나타난 사내는 예상대로 사군악이었다.
“부교주님을 뵙습니다. 교주님의 호법을 서는 중인지라 예를 갖출 수 없는 점을 이해해주십시오.”
“괜찮네.”
사군악이 심상치 않은 기세가 흘러나오는 폐관수련장의 문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철문을 사이에 두고도 느껴지는 기세가 이 정도인데, 마주한다면 천하의 그 누가 있어 그녀의 적수가 될까 싶었다.
“점점 더 강렬해지는구만.”
“예, 과연 마교를 통합한 교주님답습니다.”
“무룡과 주룡의 협공에 일격을 허용하시어 부상이 꽤 심각했었다. 헌데 지금 느껴지는 기세를 보아하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군.”
“예, 참으로 다행입니다.”
부교주인 사군악의 질문에 답을 해주던 섭무영이 조심스럽게 사군악에게 물었다.
“부교주님. 방문 목적을 여쭤봐도 괜찮겠습니까?”
사흘에 한 번 정도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하의 폐관수련장을 찾는 사군악이었다. 표면상으로는 교주의 안부를 묻기 위해 찾는 것 같았으나 호법원의 입장에서 볼 때, 사군악 만큼 위험한 인물도 없었다. 교주가 죽는다면 가장 큰 이득을 볼 사람이 바로 부교주인 사군악 이었으니 말이다.
“교주님께서는 여전히 아무 말씀이 없으셨나?”
별다른 기대 없이 대호법에게 물어본 사군악이었다.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대호법의 말을 들어보니 드디어 현아진의 폐관이 끝날 기미가 보이는 것 같았기에 사군악이 반색하며 되물었다.
“그런가? 무슨 말씀을 하셨나?”
“곧 폐관 수련을 마친다고 하셨습니다.”
“그것뿐인가?”
“주룡 주소천과 무룡 유신의 소재를 찾았는지 물으셨습니다.”
“물론 이미 파악했지.”
대호법의 말에 사군악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룡과 주룡의 소재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어느 곳이나 마교의 세작이 스며들어 있었고 최근 위명이 자자한 그들의 소재를 파악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입니다. 교주님께서 많이 진노하신 듯하여 걱정했었습니다.”
“글쎄, 이걸 다행이라 해야 할지는 모르겠군.”
“무슨 말씀이십니까 부교주님.”
“주룡이 몸을 숨긴 곳이 하필이면 금미산이니 말일세.”
“금미산 말씀이십니까? 그곳은 괴룡 사신혁이 머무는 곳이 아닙니까?”
사군악의 표정에 난처함과 짜증이 동시에 어렸다. 차라리 무림맹에 숨어버리는 게 나으면 나았지, 금미산은 실속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맞네. 차라리 무룡이라는 놈처럼 자기 사문으로 몸을 숨길 것이지 하필 청해의 금미산이라니.”
차라리 무당산이라면 간단하다. 어차피 마교의 통합과 동시에 중원 무림을 향한 진출은 당연한 수순이었고 이미 마교에 널리 공표된 사항이었으니 말이다.
“괴룡이 비록 전대 창천명교주 단운천 님을 꺾은 고수라지만 세력이 없는 자이지 않습니까? 혼자서는 본교의 기라성 같은 고수들을 결코 당해낼 수 없을 텐데 무엇을 그리 걱정하십니까?”
“그가 단순한 무림인이라면 어느 정도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자네 말대로 했을걸세. 그러나 괴룡은 다르네. 그가 주룡과 무룡을 비호한다면 현아진 교주님은 괴룡과 1대1의 승부를 보실 수밖에 없을걸세.”
“예? 마교의 지존이 어째서 그런 야인을 홀로 상대하셔야 한단 말씀이십니까?”
사군악이 대호법을 빤히 바라보았다. 무공과 마교에 대한 충성심은 의심할 바가 없었지만 그 역시 여타의 마교도들과 같이 천생무골의 무인이었다.
‘쯧쯧, 그나마 머리를 굴릴 줄 아는 수뇌부는 마뇌 야율환 군사와 외총관 탁지원뿐인가.’
대호법의 지위가 조금만 낮았어도 머리를 좀 굴리라고 한 마디 쏘아주고 싶은 사군악이었다.
“그는 강호인이면서 강호인이 아니네. 또한 출신도 중원인도 아니고 말일세.”
“그건 알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뭐가 아쉬워서 압도적인 물량과 세력을 앞세운 본교와 싸워주겠나?”
“설마, 초절정의 무인이 싸워보지도 않고 도주를 결정한다는 말씀이십니까?”
“후우~ 그래. 자네 말대로 그가 마교와 전면전을 벌이다가 죽었다고 가정을 해보세. 그렇게 된다면 본교의 꿈을 접어야 할지도 모르지.”
“예? 대체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직도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대호법을 보며 사군악의 표정이 굳었다. 정말이지 무공밖에 모르는 돌대가리들이 가득히 모여있는 곳이 마교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사군악이었다.
“찬황지존위군.”
“아?!”
그제야 대호법이 사군악의 말을 이해했다는 듯이 탄성을 내뱉었다.
“과연……. 1대1의 결투 형식이라면 몰라도 세력으로는 그를 핍박하기 어렵겠군요.”
“바로 그거네.”
중원 정벌을 목표로 하는 이때, 황사를 잃은 황제가 자신들을 적대시한다면 여러모로 큰 차질이 생길 것임은 분명했다.
“과연, 이제야 부교주님께서 말씀하신 진의를 알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민일세. 교주님께 괴룡이라는 존재를 알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말일세.”
“어차피 아시게 될 텐데, 숨길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후우~ 그러니까 답답한 거지.”
“설마 괴룡이 교주님을 이길…….”
말을 하다가 스스로도 아차 싶었는지 섭무영이 다급히 말을 끊었다. 사신혁이 현아진을 이길 수 있겠느냐고 묻는 꼴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속하가 실언을 했습니다. 부디 용서하여 주십시오.”
“두 번은 없네.”
“하혜와 같은 은혜에 감사합니다 부교주님.”
섭무영이 정중하게 포권하며 사군악의 포용심에 감사했다. 포용심도 포용심이었지만 사실 섭무영의 의문은 사군악 역시 쉽게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겠지. 특히나 괴룡 사신혁, 그는 너무나도 알려진 것이 없네. 그리고 본교의 미래에 관하여 점을 쳐봐도 괴룡과 관련된 것에서는 단 한 번도 좋은 징조가 나타난 적이 없네.”
“그렇습니까……?”
사군악의 말에 섭무영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사군악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술의 대가이자 뛰어난 주술사였다. 사군악이 가끔씩 미래를 예측하는 점을 보았을 때, 그의 점이 꽤나 적중률이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대호법이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부교주님.”
“그랬으면 좋겠구먼. 교주님께서 폐관을 마치시면 내게 바로 알려주도록 하게.”
“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