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quering Murim with future technology RAW novel - Chapter 145
145화. 사신혁 VS 현아진 (1)
신혁이 공중에서 서서히 내려오는 현아진을 향해 말했다.
‘어떻게 된 거야? 현아진과의 거리가 꽤 떨어져 있었는데.’
[현아진이 알 수 없는 기술로 공간을 단축시켰습니다.]‘그게 말이 돼? 텔레포트가 얼마나 막대한 사이오닉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인데.’
[과학기술은 아닌 것 같습니다. 주소천의 주술처럼 무언가 특별한 방법을 사용한 것 같습니다.]‘제길, 일이 복잡해졌는데.’
신혁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그 모습을 보며 자신이 조금이나마 시간을 끌었던 게 옳은 판단이었음을 확인한 마안 13호가 피가 흐르는 옆구리를 붙잡고 현아진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대 천마신교의 교주님을 뵙습니다.”
“힐링.”
현아진의 손이 빛을 발했고, 그녀의 손에서 따뜻한 느낌의 빛이 뿌려졌다. 그 빛에 닿은 마안 13호의 상처가 빠른 속도로 아물기 시작했다. 피를 뿌리고 갈라졌던 내장이 서서히 아물었고, 어느새 흐르던 피도 멈췄다.
“수고했다. 귀환하여 상처를 살피도록.”
비록 피부가 갈라진 것은 그대로였지만, 죽을지도 모르는 치명상은 치유가 되었다. 현아진의 신묘한 수법과 은혜에 감동한 마안 13호가 큰소리로 복명하였다.
“존명!”
신혁과 마주한 현아진의 눈빛이 사나워졌다.
“사군악의 의견을 받아들여 목숨을 붙여주었는데, 겁도 없이 본녀에게 다시 이빨을 들이밀다니. 이번에도 살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버려라.”
삐삐삐삐.
[적성 사이오닉 에너지 반응 체크. 코드네임 : 현아진과의 전투를 시작합니다. 적성 개체의 현재 PEF 4,870,000……, 4,930,000……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선수필승, 기습이다.’
[Copy that.]신혁이 당당하게 말했다.
“처음에도 살아남았는데, 두 번째라고 다를까.”
* * *
“정말 감쪽같구나.”
“예, 놀랍습니다. 위지현오 교주님께 미리 사정을 듣지 않았다면 절대 구분할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암연백과 암영 1호가 감탄하며 위지현오로 변장한 신혁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마안천이대 출신답게 마교로 진입하는 은밀한 길을 찾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그들이 신혁을 찾은 시점은 위지현오의 모습으로 외성을 탈출할 때였다. 신혁의 위치를 확인하였으니 굳이 위험을 자처할 필요는 없었다.
“응? 저자는?!”
“틀림없습니다. 마안 13호 부대주입니다.”
“확실하게 현아진 쪽으로 붙었구나. 감히 천마교주님의 앞을 가로막다니.”
“그런 것 같습니다. 13호 부대주의 야심을 생각해보면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쯧쯧…….”
암연백이 혀를 찼다. 분명히 위지현오가 아닌 사신혁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화가 나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배신자에게 분노하는 건 변치 않는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배신자의 말로는 비참한 법이지.”
“물론입니다 부대주님.”
멀리서 신혁에게 박살이 나는 마안 13호를 지켜보는 암연백과 암영 1호는 속이다 후련해졌다.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갔다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이었구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암영 1호.”
마안 13호가 박살이 나는 것을 즐겁게 감상하던 암연백의 얼굴이 굳어졌다. 현아진, 마교의 교주가 출현하였기 때문이었다.
“예, 부대주님.”
“본교로 향해라. 자세히 관찰할 필요도 없다. 괴룡을 향해 증원되는 병력의 수를 파악하여 내게 보고하라.”
“존명!”
스스스슥.
암영 1호가 암연백의 명령에 복창하며 모습을 감췄다. 암연백의 시선은 다시 신혁을 향했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고 눈에 담았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고수는 위지현오 교주님이었다.’
천마 위지현오는 자타공인의 무림 최강의 고수였다. 정파의 태극검제 정진진인과 사파의 불패도제(不敗刀帝) 사마운과 함께 천하삼대고수의 일좌를 차지한 불세출의 초고수.
‘그런 교주님이 현아진에게 패하셨다. 그리고 그 무서운 현아진을 차륜전 방식의 협공이었다고는 하나, 주룡과 무룡이 패퇴시켰다.’
암연백이 눈에 힘을 주며 위지현오, 아니 사신혁의 넓은 등을 보았다. 암연백이 가장 존경하는 고수는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암연백이 아는 최강의 고수는 더 이상 위지현오가 아니었다.
‘괴룡 사신혁. 누군가 내게 최강의 고수를 묻는다면 그건 사신혁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군가 내게 절대 패하지 않을 것 같은 불패의 고수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괴룡 사신혁이라 말할 것이다.’
신혁이 있는 전장이 급변하였다. 현아진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마안 13호가 급하게 전장을 이탈했고, 바야흐로 마교에 등장한 파란의 주인공 현아진과 중원무림에 혜성처럼 등장한 최강의 신진고수 사신혁의 대결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힘을 내시오 괴룡.’
* * *
[적성 사이오닉 에너지 반응 체크. 적성 개체의 코드네임 : 현아진.]‘오페라, 타겟 록 온.’
[타겟 록 온 컴플릿.]‘시작해보자.’
[전투 개시. 목표는 적의 완전 침묵.]푸화하아악!
위지현오의 검에서 흑빛의 화염이 솟아올랐다. 검강인 듯하면서도 검강이 아닌 기운.
‘마나의 종류가 다르다?’
무시무시한 위지현오의 기세를 눈앞에서 맞닥뜨리고도 위압감보다 먼저 느껴지는 이질적인 기운에 현아진의 눈매가 살짝 찡그려졌다.
“끝장을 보겠다!”
위지현오로 분한 신혁의 검이 화려한 궤적을 그리며 현아진의 전신요혈을 노렸다.
“헤이스트!”
짧은 영창과 함께 현아진의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움직임과 사고의 속도까지 몇 배로 가속된 그녀의 움직임은 쾌속하기 그지없었다.
“빠르군. 그러나 본좌의 손에서 벗어날 순 없다!”
검에서 다시 한번 흑빛의 화염이 솟아올랐다.
푸화아아악!
처음 현아진을 향한 공격은 그녀의 움직임을 보기 위한 탐색이었다면 이번 공격은 달랐다.
천마삼검(天魔三劍) 제2검.
천마혼천(天魔渾天).
위지현오의 검에서 불꽃이 흩뿌려졌다. 천마가 하늘을 어지럽힌다는 초식의 이름 그대로 검은 불꽃은 현아진 뿐만이 아니라 족히 30장은 될 것 같은 공간에 가득 퍼지며 흑염지옥을 만들어냈다.
“죽어라!”
위지현오의 일갈과 함께 천지사방에 불꽃의 형태로 퍼져있던 불꽃들이 원형을 이루며 현아진이 피할 공간을 차단한 채 조여들기 시작했다.
휙휙!
위지현오의 검을 쥐지 않은 왼손이 현란하게 움직였고, 원형으로 감싼 흑염의 불꽃들이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검의 형태를 띤 불꽃을 생성해내며 현아진을 공격하였다.
“잔재주가 꽤나 쓸만하구나.”
불꽃의 구속에서 들려오는 현아진의 목소리는 전혀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
콰콰콰콰쾅!
[경고, 천마혼천의 폭발범위에서 코드네임 : 현아진이 사라졌습니다.]‘이거 유신에게 듣긴 했지만, 직접 당해보니 황당한데? 대체 어떻게 빠져나간 거지?’
지금까지 그 어떤 무림인도 현아진과 같은 방식의 보법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무공이 아닌 신의 힘을 빌려 쓰는 주소천도 마찬가지였다.
삐삐삐삐삐.
[위험, 상공 70M 지점에 현아진이 나타났습니다. 엄청난 사이오닉 에너지가 집속되었습니다. 현재 PEF 7,000,000!]“내 예상이 맞다면 죽진 않겠지. 받아봐라, 헬 파이어!”
쿠오오오오오!
마치 신혁의 헬라이팅을 보는 것 같았다.
‘오페라 분석.’
[Copy that. 사이오닉 에너지를 순수한 화염 속성의 자연력으로 변환시켜 증폭한 기술입니다.]‘파훼법은?’
무공으로 파훼가 가능한 기술인지 아닌지가 중요했다. 괜히 위지현오 인척하다가 정말 위지현오의 모습으로 죽을 수도 있었으니까 말이다.
[헬 라이팅으로 상쇄 가능합니다. 성공확률은 98.7%입니다.]‘무공으로는?’
[압도적인 사이오닉 에너지를 일거에 방출시킬 수 있는 수법이라면 가능합니다. 성공확률은 89%입니다.]‘좋아, 11%의 변수에 대비하라.’
[Copy that.]우우우우웅.
신혁의 명령에 오페라가 응답하였고, 그에 발맞추어 S4 위성이 시동되었다.
‘일단은 무공으로 대응해볼까.’
신혁의 눈빛이 빛났다. 호기심과 자신감이 가득 찬 눈빛이었다.
천마삼검(天魔三劍) 제3검.
천마파천(天魔破天).
천마교의 전설. 마도의 시조 천마의 독문절기인 천마삼검의 최후 절초가 신혁의 손에서 재현되었다.
촤아아악!
석 삼(三)자를 허공에 그리듯이 검이 허공에 3번 휘둘러졌다. 허공에 한 번 휘두를 때마다 공간에 일(一)자가 새겨지는 듯하였다.
[특이사항. 천마파천을 시전하는 순간 사령관님의 아스트랄 에너지가 천마파천의 초식에 호응하였습니다.]콰콰콰콰콰!
어느새 위지현오의 지척까지 다가온 거대한 헬 파이어의 구체에 천마파천의 초식이 작렬하였다.
촤촤좍!
헬파이어의 구체에 3개의 줄이 생겼고, 거대한 화염의 구체가 3등분 되더니 그대로 소멸하였다.
‘오페라, 보조하라.’
[Copy that.]신혁의 손이 검결지를 맺었고, 어느새 그의 손에 들려있던 검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공중의 현아진을 향해 뻗어나갔다.
“베리어.”
까앙 까앙!
신혁의 검이 복잡한 궤적을 그리며 현아진을 꿰뚫으려 하였지만, 그녀의 몸을 둥글게 감싸며 펼쳐진 푸른색의 벽을 통과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튕겨 나왔다.
‘분석.’
[고도로 집중된 사이오닉 에너지의 방벽입니다. 파괴하기 위해서는 한점에 최소 4,200,000 이상의 사이오닉 에너지를 집중시켜야 합니다.]‘효율이 너무 떨어지는데? 다른 방법을 찾아라.’
[Copy that.]신혁은 전투 공학 기술자였다. 무림인이 아니었고, 검사는 더더욱 아니었다. 그렇기에 굳이 익숙하지도 않은 검술만을 고집하여 현아진과 맞설 생각은 결코 없었다.
“인피니티 매직 미사일(Infinity magic missile)!”
공격을 베리어로 차단한 현아진이 주문을 영창하였고, 그녀의 주변으로 수백 발의 매직 미사일이 생성되었다.
“받아 보거라.”
현아진의 손짓과 함께 수백 발의 매직 미사일이 신혁을 향해 소나기가 내리듯이 쏟아졌고, 그 순간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매직 미사일이 생성되고 있었다.
‘오페라.’
[분석, 한발 한발에 PEF 150,000~ 300,000 수준의 사이오닉 에너지가 측정됩니다.]오페라가 보고를 하는 와중에도 수십여 발의 매직 미사일이 신혁에게 쏟아졌다.
현아진을 공격하던 검을 급하게 회수한 신혁이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촤악~ 콰앙! 퍼엉~!
사이오닉 에너지를 가득 담은 신혁의 검이 바쁘게 움직이며 매직 미사일을 쳐냈다.
“후욱!”
그러나 검만으로 수백여 발의 매직 미사일을 방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방어를 포기하고 현아진의 공격 범위를 벗어났다.
콰앙!
경공을 펼치는 위지현오의 전방에 거대한 불덩이가 떨어져 내렸고, 신혁의 움직임이 멈췄다. 어느새 소나기처럼 쏟아지던 매직 미사일의 공격도 멈추었다.
“네놈. 위지현오의 탈을 썼구나.”
서서히 하늘에서 내려오는 현아진이 위지현오를 향해 물었다.
“누구냐 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