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quering Murim with future technology RAW novel - Chapter 147
147화. 현아진의 정체
이번에는 현아진이 먼저 움직였다. 그녀의 손에서 바람과 얼음의 마법이 펼쳐졌다.
‘오페라.’
[Copy that. 용신주의 배리어를 강화하겠습니다.]성공적으로 에너지 필드의 설치를 마친 신혁이 때가 임박했다고 생각하였는지 패턴 블랙의 사이오닉 에너지가 이글거리는 검을 현아진에게 겨누었다.
“하앗!”
배리어를 두른 신혁이 현아진의 마법을 그대로 받아내며 접근하였고, 기합과 함께 패턴 블랙의 검을 내리그었다.
콰아앙!
신혁의 검이 현아진의 배리어에 충돌하며 폭발이 일어났다. 엄청난 에너지와 에너지의 격돌에 현아진의 배리어가 크게 흔들렸다.
“패턴 레드, 적월!”
[Copy that.]Sword Pattern Red.
적월(赤月).
이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금속체는 물론이고 사이오닉 에너지류까지 절단할 수 있는 소드 패턴 레드의 사이오닉 에너지가 검에 씌워졌다.
“응? 마나의 종류가 바뀌었어?”
현아진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지금까지 수많은 마스터들을 상대해보았지만 그들의 마나는 한 가지 종류였다. 아니 마법사가 아닌 검사가 자신이 원래 가진 것과 다른 종류의 마나를 사용하는 것은 들어본 적도 없었다.
“나의 몸은 강철과 같다. 아이언 핸즈!”
현아진의 손에 마나의 기운이 어렸다. 만에 하나 배리어가 뚫릴 경우를 대비한 수였다.
서걱!
“?!”
마나와 자연력을 혼합하여 만든 8서클급의 배리어가 너무도 쉽게 갈라졌고, 신혁의 붉은색 칼날이 현아진의 심장을 노렸다.
푸슛.
현아진이 급하게 손을 뻗어 신혁의 검날을 막아냈지만 놀랍게도 철의 속성으로 강화한 현아진의 손이 살짝 베였고, 붉은 피가 그녀의 손을 타고 흘렀다.
백제격검술 대인진압기(對人鎭壓技).
나살문(羅撒刎).
촤아아아악!
신혁의 검에서 쏟아지는 날카로운 패턴 레드의 사이오닉 에너지가 가늘고 여린 현아진의 목을 노렸다.
“흡?!”
현아진의 표정이 급격하게 굳었다. 블링크가 시전되지 않는다. 배리어나 헤이스트 같은 자신의 몸에 거는 마법이나 공격 마법은 무리 없이 구현이 되었는데, 공간을 조종하는 계통의 마법은 전혀 시전이 되지 않았다.
“아이언 바디!”
마나의 소모 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다급하게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마나를 동원하여 주문을 외웠다.
까가가가각!
날카로운 칼로 강철을 긁어내는 듯한 소음이 퍼졌다. 신혁의 패턴 레드는 초식이 현아진의 팔을 가르고 나아가 그대로 그녀의 목을 그어버렸다.
“허어헉…….”
현아진이 최대한 몸을 피하며 신혁의 검격을 벗어나려 하였지만 이미 그녀의 목은 반쯤 잘려 몸에서 떨어지기 직전이었다. 현아진의 입에서는 바람이 새는 소리 밖에 나오지 않았다.
촤아아아악!
현아진의 몸속을 흐르던 피가 잘려 나간 목과 몸통 사이로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며 바닥을 적셨다.
“하이…어……보……!”
퍼어어엉!
현아진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최후의 일격을 준비하는 신혁에게 갑작스럽게 거대한 화염구가 날아와 그를 밀어냈다.
파아아아앗!
그 순간 현아진의 몸이 눈부신 빛에 휩싸였고, 순식간에 그녀의 상처가 아물었다.
“감히…….”
아무리 현아진이 대단한 마법을 지니고 있어도, 목이 잘리면 끝이었다. 죽음의 문턱을 넘을 뻔한 상황을 겪은 현아진의 눈이 분노로 타올랐다.
“후우~ 아니, 좋다. 인정하도록 하마. 무슨 수법인지는 모르겠지만 공간이동을 봉쇄한 네 작전은 훌륭했다.”
금방이라도 발작할 것 같은 현아진이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며 신혁에게 말했다.
“강하구나.”
“과찬입니다.”
목을 잘라내려 했던 상대를 향한 칭찬이라니? 현아진의 속셈이 짐작이 가지 않았다.
‘오페라, 방심하지 마라. 아직 전투가 끝나지 않았다.’
[걱정 마십시오 사령관님, 적이 완전 침묵하는 순간까지 방심은 없습니다.]든든한 오페라의 대답에 신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현아진을 주시했다.
“너라면 충분하다. 나의 본 모습을 볼 자격이 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직접 체험해 보거라.”
현아진이 신혁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며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
“위대한 마나여, 나의 몸을 가려준 혼돈의 기운이여. 나 본래의 모습을 찾고자 원하노니, 마나의 장막을 거두어라!”
심상치 않은 주문이었다. 불길함이라는 거의 잊고 있던 감정이 신혁을 엄습했다.
쿠쿠쿠쿠쿠쿠.
현아진의 몸에서 보기만 해도 불길하고 주소천의 천혼강림술에 버금갈만한 무지막지한 에너지가 분출되었다.
그런 무시무시한 에너지를 쏟아내던 현아진이 몸이 점점 부풀어 올랐고, 얼마 지나지 않아 커다란 폭음과 함께 폭발해버렸다.
“뭐야?”
[현아진의 사이오닉 에너지가 측정 수치를 넘어서서 아스트랄 에너지로 변환되고 있습니다. 굉장한 수치입니다.]“저게 대체?!”
신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지간한 일에는 감정조차 내비치지 않는 신혁도 처음 보는 괴사였다. 족히 200장은 될 것 같은 거대한 범위로 퍼진 연기가 모이며 일정한 모습을 형성하였고, 곧이어 연기가 가시며 거대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용……?”
* * *
스스스슥.
“암영 1호입니다.”
“…….”
암연백이 남긴 표식을 따라서 절강산맥의 가장 높은 봉우리 중 하나로 달려온 암영 1호가 넋을 놓고 있는 암연백에게 다가왔다.
“흠흠, 분타주님?”
봉우리의 정상에 있는 나무 중에서 가장 높은 나무의 꼭대기에 올라가 있던 암연백이 그제야 암영 1호의 말에 답을 했다.
“아?! 왔는가?”
암영 1호가 조심스럽게 암연백에게 물었다.
“속하가 분타주님의 사색을 방해한 것 같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고 계셨던 겁니까?”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긴 하지만, 자네는 조금 전의 거대한 기운이 폭발하는 것을 느끼지 못했나 보군.”
“무슨 말씀이십니까?”
암연백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지 눈을 비비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암영 1호에게 말했다.
“직접 올라와서 보게나.”
“존명.”
암영 1호가 암연백의 말에 나무에 올라 암연백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
암영 1호는 충격에 말문이 막혔다. 과연 암연백이 말을 잃을만한 상황이구나 싶었다. 엄청나게 거대한 검은색의 괴물이 저 먼 봉우리에서 그 위용을 뽐내고 있었으니 말이다.
“저, 저게 대체……. 설마 저게 괴룡의 정체란 말입니까?”
암영 1호의 질문에 암연백이 쓴웃음을 머금고 고개를 살짝 저었다. 하긴 자신도 앞의 상황을 알지 못했다면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을 것 같았다.
“아닐세, 안력을 돋우어 잘 보게. 사신혁은 저 괴물을 마주 보고 있네.”
과연 암연백의 말대로 안력을 돋우어 자세히 살펴보니 신혁의 모습이 확인되었다.
“과연…….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허면 저 괴물은 대체 무엇입니까?”
“아마도…… 현아진 교주와 관련이 있는 괴물이지 않을까 싶다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암연백이 간략하게 자신이 목격한 장면을 이야기해주었다. 사신혁과 현아진이 이동한 곳을 확인한 암연백은 그들을 관찰하기 좋으면서도 멀리 떨어진 봉우리를 찾아 몸을 날렸다. 그가 지금의 장소에 도착해서 본 것은 현아진이 검은 연기에 휩싸이던 장면이었다.
“현아진은 인간이 아니었단 말입니까……?”
암연백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암영 1호에게 말했다.
“마교의 전투단은 괴룡을 찾아 나섰나?”
“예, 혼세혈불단의 고수들이 가장 먼저 외성을 벗어나 사군악의 시체를 발견하였고, 복수를 다짐하며 괴룡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리고?”
“내총관의 전마단과 외총관의 진마강위대를 비롯하여 다른 장로들마저 직속 전투대를 거느리고 속속 외성을 나섰습니다.”
암영 1호의 보고에 암영백이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사신혁이 과연 마교의 전투대들이 포위하기 전에 현아진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괴룡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암영 1호.”
“예.”
“지금 당장…….”
사신혁에게 이 사실을 알리라고 명령을 내리려던 암연백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콰르르르릉!
저 멀리서 거대한 용이 앞발을 휘둘렀고, 그것을 사신혁이 피하는 것을 목격하였는데, 괴물의 앞발이 땅에 닿는 순간 그대로 산봉우리가 무너지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
“…….”
말을 잃은 암연백과 암영 1호였다.
“……자네는 위지천 소교주님께 돌아가서 이 사실을 고하게. 마교에 마룡이 출현했다고 말일세. 아마도 현아진의 술법이거나 현아진이 부리는 영물의 일종이라 판단된다 보고드리도록.”
“존명!”
* * *
[위험. 회피기동!]엄청난 속도로 신혁을 덮쳐오는 블랙 드래곤의 앞발을 확인한 오페라가 흑익의 날개를 펼쳐 가까스로 공격 범위를 벗어났다.
꽈아아앙! 우르르릉!
신혁이 몸을 띄운 대지에 블랙 드래곤의 앞발이 작렬하였고, 그대로 산봉우리가 무너져내렸다.
“…….”
그 무지막지한 위력에 어이가 없었는지 신혁조차 일순간 말을 잃을 정도였다.
두두두두.
블랙 드래곤이 거대한 몸을 움직였다. 몇 걸음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수백 미터는 떨어진 신혁의 앞까지 다가온 것 같았다.
투우웅~ 파칭~!
[경고 EFM탄의 결계가 완파되었습니다.]어마어마한 질량과 무게를 자랑하는 블랙 드래곤의 거대한 몸체와 강대한 마나의 에너지를 결계가 버티지 못하고 부서졌다.
“오페라.”
[예, 사령관님.]“전투는 내게 맡기고 일단 루시아와 함께 이 상황을 분석하도록. 타개책도 좀 찾아보고.”
[Copy that.] [네, 오라버니!]“서둘러라.”
어느새 결계를 뚫고 나온 블랙 드래곤이 거대한 앞발을 또다시 들어 올렸다.
“흠? 이 거리에서는 닿지 않을 텐데? 설마 팔이 늘어나기라도…… 이런 제길!”
당연히 엄청난 중량과 속도를 기반으로 한 물리 공격을 예상하던 신혁이었으나.
퍼퍼퍼퍼벙! 두두두두두!
블랙 드래곤이 손에 맺힌 수십여 발의 파이어볼이 우박이 떨어지듯 신혁을 향해 쏟아졌다.
“배리어!”
용신주와 S4 위성을 이용하여 이중으로 배리어를 전개한 신혁이 급하게 회피 동작을 하였으나 상황은 심각했다.
콰콰콰쾅! 퍼어엉!
현아진이 인간이었을 때 사용하던 파이어볼보다 족히 2배 이상은 빠른 속도에 파괴력도 서너 배 이상 증가한 위력의 마법이 신혁의 배리어에 작렬했다.
“크으윽…….”
엄청난 위력과 물량의 마법 공세를 견뎌내던 신혁이 전술을 바꿨다. 마치 기관총처럼 마법을 난사하는 현아진의 공격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백제격검술(百濟擊劍術).
Sword Pattern Blue.
청월(靑月).
푸른 빛의 사이오닉 에너지가 발현되며 신혁의 검이 십자 형태를 그렸고, 곧 신혁의 전면을 가리는 청월의 방패가 형성되었다.
두두두두!
청월의 방패 벽을 두들기는 현아진의 마법들. 청월의 방패가 조금씩 찌그러들어가며 소멸할 것 같은 압도적인 물량이었다.
투우우우우웅~
다행스럽게도 신혁의 패턴 블루의 반사 에너지는 현아진의 모든 마법을 반사할 수 있었다. 마법으로 신혁의 발을 묶고 그대로 몸통으로 들이박으려던 블랙 드래곤의 계획이 틀어지는 순간이었다.
쿠콰콰콰콰쾅!
자신이 쏜 마법에 자신이 적중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쿠오오오오오!”
놀랍게도 그토록 많은 수의 마법에 격중되었음에도 블랙 드래곤의 몸체에는 생채기 하나 없었다. 지금의 포효도 고통에 찬 비명이 아닌 짜증에 찬 외침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부우우웅~
공기를 찢어발기며 블랙 드래곤의 꼬리가 휘둘러졌고, 대경한 신혁이 가까스로 꼬리를 피하며 허공으로 몸을 띄웠다.
“P442 대형로켓탄!”
일반적인 소형로켓탄의 5배의 위력을 자랑하는 신혁의 로켓탄이 발사되었다.
쿠아아아앙!
“쿠오오오오~”
대형로켓탄이 블랙 드래곤의 몸체에 작렬하였으나, 놀랍게도 별 타격이 없어 보였다. 족히 수백 미터는 될 것 같은 거대한 몸체에서 비늘조각 몇 개만이 부서져 내렸을 뿐이었다.
“……폭격기나 지대지 미사일이라도 쏴야 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