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quering Murim with future technology RAW novel - Chapter 148
148화. 양패구상
[경고! 적의 PEF가 10,000,000을 돌파하였습니다.]오페라의 경고와 함께 현아진의 주변에 무시무시한 흑염의 마나가 요동쳤다. 막대한 마나를 품은 검붉은 불꽃은 4마리의 불새의 형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 모습이 마치 블랙 드래곤의 사방을 지키는 것 같았다.
“쿠아아아!”
4마리의 불새는 엄청난 사이오닉 에너지를 내붐으며 신혁에게 달려들었고, 블랙 드래곤 역시 포효하며 꼬리를 휘둘렀다.
‘어쩔 수 없다. 오페라 S4 위성의 모든 에너지를 써도 좋다. 튕겨내!’
[Copy that.]오페라가 S4 위성을 동원하여 신혁의 몸에서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사이오닉 에너지를 정제해 집속시켰다.
[에너지 변환 완료. 에너지 패턴 블루, 시스템 온.]백제격검술(百濟擊劍術).
Sword Pattern Blue.
청월(靑月)의 오의(奧義).
신혁의 검이 그린 궤적은 지금까지의 청월과는 달랐다. 신혁의 전신을 몇 겹의 푸른색의 십자 방패가 감싸며 회전하였고, 현아진이 날린 4마리의 불새가 푸른색의 벽에 닿는 순간 그대로 흡수되듯이 사라져 버렸다.
뒤이어 이어지는 블랙 드래곤의 꼬리 공격도 신혁의 몸에 둘린 푸른빛에 닿자마자 급격하게 궤도가 수정되어버렸다.
꽈르르릉!
놀랍게도 신혁의 청월에 흡수된 현아진의 마법 에너지가 하늘로 승천하며 먹구름을 불러왔고, 패턴 블루의 에너지 구름이 나타났다.
붕천(崩天).
신혁의 검이 묵직하게 내리그어지자, 하늘에서 그에 호응하듯이 굵직한 번개가 블랙 드래곤의 몸체에 작렬하였다.
빠지지지지직!
거대한 도마뱀 통구이가 될 것을 예상하였지만 이번 공격마저도 블랙 드래곤은 큰 타격이 없는 것 같았다.
“쿠르르르르…….”
[정말 놀랍구나 인간이여. 과연 소울스톤의 주인이 될만하다. 나 아이리스가 인정해주마.]“응? 텔레파시?”
신혁의 머릿속에 현아진의 목소리가 직접적으로 울려 퍼졌다. 아무래도 드래곤의 모습으로 변신하면서 달라진 구강구조로 인하여 말을 할 수 없었기에 택한 방법인 것 같았다.
[나는 영광스러운 블랙 드래곤 일족의 수장 아이리스다]“일족의 수장? 당신 같은 존재가 이곳에 또 있다는 말입니까?”
신혁은 팔에 소름이 돋았다. 이놈 하나만 해도 황당함에 기가 막힐 것 같은데 이런 것들이 종족 단위로 있다고?
[나는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이계의 존재. 이곳에 있는 위대한 드래곤 일족은 나뿐이다.]“그건 다행이군요.”
[인간이여, 일반적인 마법과 물리력만으로 너를 제압하는 것은 요원한 것 같구나. 이제부터 용언(龍言) 마법을 보여주겠다. 기대하거라.]“……별로 보고 싶지도 않은 걸 기대하라니. 악취미군요.”
신혁의 얼굴에 쓴 웃음이 걸렸다.
“결착을 내기 전에 하나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이 찾는 소울 스톤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말 그대로다. 영혼의 결정체지. 인간 혹은 지성을 가진 이종족들의 영혼이 결집되어 있는 아이템이다. 적게는 수백 명부터, 많게는 수천만 수억 명의 영혼이 결집되어 있을지도 모를 아이템이지.]신혁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현아진이 말하는 소울 스톤이란걸 듣고 보니 설마설마했지만, 자신이 찾는 아스트랄 오브젝트와 일치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던 것이다.
“그래서 주소천과 저를 노렸군요.”
[그렇다. 이제 대답이 되었느냐?]“충분합니다. 이 싸움은 피할 수 없었던 것 같군요. 끝을 보겠습니다.”
엄청난 위력의 마법과 신혁의 탄환들이 서로를 노리며 발사되었고, 맞부딪히며 폭발하였다.
와르르르르르!
결국 두 사람의 무지막지한 공격을 버티지 못한 봉우리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쿠오오오오!”
흙먼지의 잔해를 뚫고 현아진의 거대한 몸체가 하늘로 솟아올랐다. 등에 붙어 있던 날개를 펼친 거대한 블랙 드래곤이 하늘에 오르자, 그 몸체에 태양마저 가려지며 그늘이 생겼다.
“오페라.”
[Copy that. 반중력 시스템 가동.]신혁 역시 흙먼지를 뚫고 무시무시한 속도로 하늘로 날아올랐고, 현아진을 마주한 신혁의 등 뒤에는 어느새 흑염의 날개가 생성되었다.
S4 위성 오버클럭.
대(對) 고속기동전.
공지양용 전술기동 장비 가동.
흑익(黑翼).
하늘을 누비며 펼쳐지는 인간 같지 않은 존재들의 전투에 넓게 퍼져있던 구름조차 부서지며 흩어졌다.
“쿠오오오오오!”
이대로는 끝이 나지 않으리라 생각했는지 아이리스가 포효했다.
찌릿찌릿.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포효에 심령을 짓누르는 듯한 거대한 기운과 생명체라면 본능적으로 느끼는 공포, 죽음을 앞에 둔 것 같은 심정이 신혁의 가슴을 짓눌렀다.
“하아아앗!”
신혁이 기합을 내지르며 억눌린 가슴속의 공포를 떨쳐내었고, 그의 의지에 발맞추어 신혁의 검이 더욱더 강렬하게 타올랐다.
[경고, 코드네임 : 현아진에게서 아스트랄 파동이 느껴집니다. 엄청난 에너지입니다.]오페라의 경고에 신혁이 눈빛이 변했다. 그의 검을 두르고 있던 푸른색의 사이오닉 에너지가 서서히 흑빛으로 물들어갔다.
‘아스트랄 시스템 가동.’
[Copy that.]신혁과 아이리스를 기준으로 공기마저 짓이겨질 것 같은 강대한 힘이 절강산맥 전체를 뒤엎을 듯이 퍼져나갔다.
[위대한 용언의 이름으로, 내 앞의 존재를 없앨 것을 명한다. 마나여 나의 의지를 관철하라!]아이리스는 최소한의 마나를 제외한 모든 마나를 동원하여 궁극의 용언마법을 전개하였다.
백제격검술(百濟擊劍術).
Sword Pattern Black.
현월(玄月)의 오의(奧義).
[현재 아스트랄 에너지의 50%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 이상의 에너지는 현 차원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50% 전부 동원하도록.’
[Copy that.]신혁 역시 아스트랄 에너지의 최대치를 집속시켰다. 먼저 손을 쓴 것은 현아진이었다.
[사라져라!]마치 공간이 움직이는 것 같았던 단운천과 유신의 공격과는 달랐다. 아스트랄 에너지를 활용한 공격수단이라는 공통점은 있었지만 현아진의 용언마법은 성격 자체가 달랐다.
스스스스슥.
현아진의 몸체에 비하면 아주 조그마한 검은색 구체가 생성되더니 신혁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경고! 고중력 에너지가 담긴 구체입니다.]‘저건 설마…….’
휘오오오오오~
고중력의 구체는 모든 것을 빨아들였다.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을 시작으로 족히 수백 미터는 떨어져 있는 절강산맥의 나무와 대지까지 말이다. 하늘로 솟구쳐 올라오는 지상의 구조물들을 시작으로 공기마저 빨려 들어가더니 이제는 태양의 빛마저 현아진이 만들어낸 구체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런 미친. 블랙홀을 인공적으로 만들었다고?”
서서히 다가오는 신혁의 몸통만 한 검은 구체가 갑자기 속도를 더했다.
[사령관님, 명령을!]“제길, 아무리 나라도 블랙홀을 부숴본 적은 없는데 이게 가능할까?”
[피하기에는 늦었습니다.]“해보자.”
신혁의 결심이 굳어졌다. 어차피 피해 봐야 답도 없다. 그렇다면 남은 길은 부딪혀서 뚫고 나가는 것밖에 없었다.
파천(破天).
신혁의 CEC에 현아진이 만들어낸 구체가 록 온 되었다.
“사라져라!”
신혁이 간절함과 아스트랄 에너지의 절반을 담아 최강의 기술인 파천을 시전했다.
슈우우우욱!
절실함과 급박한 신혁의 상태와는 다르게 그의 검은 고요하게 움직이며 부드러운 물결처럼 원을 그렸다. 검의 움직임에 따라서 무저갱과 같은 어두운 심연이 공간을 열고 나타났고, 아이리스의 검은 구체와 충돌했다.
쿠구구구구구!
[여기서 끝을 내주마.]아이리스가 이를 악물고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까지 마나를 짜내어 자신의 마법을 강화시켰고, 검은 구체의 크기가 조금 더 커졌다.
“오페라.”
[네, 사령관님.]“작전을 바꾼다. 아이리스를 쓰러뜨린다. 저 괴물이 죽는다면 구체도 사라질 것이다.”
[그건 확실하지 않습니다.]“그럼 이대로 손 놓고 패턴 블랙의 에너지가 저 인공블랙홀을 잡아주기를 기도할까?”
[명을 이행하겠습니다.]신혁이 움직였다. 패턴 블랙의 파천의 심연과 아이리스의 블랙홀이 충돌하고 있는 공간을 크게 우회하여 순식간에 현아진의 뒤를 잡은 신혁의 검이 붉은색의 불꽃으로 불타올랐다.
백제격검술(百濟擊劍術).
Sword Pattern Red.
적월(赤月)의 오의(奧義).
단천(斷天).
갑작스럽게 나타난 신혁을 보고 아이리스가 당황하여 앞발을 휘둘렀으나, 무시무시한 속도로 공격을 피해낸 신혁이 검을 내리그으며 돌진하였다.
서걱!
쿠우우우웅!
거대한 블랙 드래곤의 꼬리가 잘려 나가며 땅에 떨어졌고, 꼬리를 잘라내기 위한 추진력으로 인하여 신혁 역시 지상으로 낙하했다.
‘남은 마나가 없다.’
아이리스가 꼬리가 잘려 나간 고통도 잊고 신혁의 다음 움직임을 주시했다. 이대로라면 정말 여기서 끝장이 날 수도 있었다.
[경고, 아스트랄 에너지를 추가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사령관님의 사이오닉 에너지도 30% 이하로 줄어들었으며, S4 위성의 출력도 저하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용신주와 S4 위성의 최대출력 운용 시간은 47초입니다.]“여기서 끝장을 봐야 한다.”
파아아아앗!
신혁의 용신주가 푸르른 빛을 내뿜으며 타올랐고, 다시 한번 신혁의 검에 붉은색의 홍염이 어렸다.
파아아아앙!
3기의 용신주가 모든 에너지를 동원하여 빛을 뿜었다. 엄청난 위력의 파괴광선이 아이리스의 동체에 직격했지만, 거대한 몸체에서 일부의 비늘이 소멸하였을 뿐, 현아진에게 큰 타격은 아니었다.
“다시 한번 적월을!”
[Copy that.]신혁의 몸이 허공으로 솟구치며 다시 한번 절단기를 준비할 때, 현아진의 몸이 부풀어 올랐다.
[적성 사이오닉 에너지 반응 체크. 현재 PEF 2,100,000 적의 전력이 상당히 반감되었습니다.]“좋아, 가자!”
승리를 확신한 신혁이 아이리스에게 쇄도하였고, 그 순간 아이리스의 최후의 수단이 펼쳐졌다.
“쿠오오오오오오~!”
입을 쩍 벌린 아이리스의 몸속에서 무지막지한 양의 검은색 연기가 뿜어졌고, 아이리스의 목을 자르려던 신혁은 그대로 연기를 뒤집어썼다.
[폴리모프!]몸속의 모든 기운을 담아 최후의 브레스를 시전한 아이리스가 다시금 현아진으로 모습을 바꾸며 땅으로 추락하였고, 가까스로 대지와 충돌하기 직전에 비행 마법을 시전하여 정면충돌은 면했다.
“허억, 허억. 본체를…… 유지할 최소한의 마나조차 바닥이 났다. 그래도…….”
현아진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그녀가 만들어놓은 소멸의 구체는 신혁의 파천과 상쇄되어 모두 사라져버렸다.
“크으으윽, 쿨럭!”
그리고 현아진의 맹독의 브레스를 뒤집어쓴 신혁의 신형이 추락했다.
“우으윽…… 우에엑!”
신혁이 검게 물들어버린 피를 게워내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