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quering Murim with future technology RAW novel - Chapter 282
282화. 최종 결전 (3)
파아아아앗!
신혁의 품속에서 용신주가 튀어나오며 푸른 빛을 뿌렸다.
“연맹주님, 무슨?”
제갈첨이 대경하며 신혁에게 물었고, 신혁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전략을 수정해야 합니다.”
“예? 갑자기 무슨 말씀이십니까?”
“현의령주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 그런? 단신으로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신혁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하늘을 가르며 엄청난 파공성과 함께 현의령주 무명이 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망설일 시간이 없습니다. 계획대로 무명은 제가 막을 테니, 사도맹주는 움직이지 말고 사신문의 지존이 나타날 때까지 대기하며. 마교주와 정도맹주는 적의령주와 청의령주를 기다리도록 하십시오. 그 외 천마교의 투입과 전장의 통제는 군사님께 맡기겠습니다.”
퍼어어어엉~!
말을 마친 직후 신혁의 몸이 떠오르며 엄청난 속도로 움직였고, 공기가 터져나가는 굉음이 울려 퍼졌다.
* * *
“크으으윽!”
그 누구도 막아내지 못했던 진용제의 검이 조그마한 강기에 막히며 흔들렸다.
아주 가벼운 지풍(指風)에 섞인 강기였지만, 그것만으로도 진용제를 물러서게 만들 정도로 놀라운 위력이 내포돼있었다.
“네놈은……?”
“현의령주라 부르도록.”
무명이 손을 뻗자 어느새 그의 손에서 무형심검이 형성되었고, 바람처럼 가볍게 허공을 갈랐다.
“막지 말고 피해!”
진용제가 다급하게 말하며 검을 세워 정면을 가렸다.
수하들이 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벌어주기 위함이었다.
촤아아아앙~!
모든 힘을 다한 진용제의 공력에 검이 비명을 지르는 듯한 검명을 울리며 흑빛의 검강으로 불타올랐다.
“하아아아압!”
현마파검식(玄魔破黔式) 제4초 섬광신검(閃光神劍)
현의령주 무명이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지, 잘 알고 있는 진용제였기에 그는 처음부터 전력을 다했다.
“나의 현의신공은…….”
무명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모든 것을 무(無)로 돌리는 무적의 신공.”
하지만 공간을 가르는 진용제의 검강이 무명의 무형심검에 닿자마자, 한줄기 빛살과도 같던 흑빛의 검강은 허무하게 사그라들고 말았고 무명의 손은 진용제를 향하였다.
이내, 그의 무형심검이 진용제의 심장을 겨눈 순간.
퍼어어엉~!
무시무시한 속도로 하늘을 가르며 나타난 신혁이 진용제의 앞을 막아섰다.
“리벤지 매치다, 무명.”
얼마나 이날을 기다려왔는지, 신혁은 복수전이라는 말 대신 현대에서 자주 사용하던 단어를 내뱉으며 무명의 앞을 가로막았다.
“뜻밖이군. 네가 나타날 줄은 몰랐어 사신혁.”
신혁의 등장이 뜻밖이었는지 현의령주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의 목소리에 감정이 묻어나오기 시작했다.
“기대해도 좋다, 사신혁. 오늘은 네게 잊혀지지 않는 하루가 될 테니까 말이야.”
“그 말 그대로 돌려주지.”
신혁의 몸에서 푸른빛이 새어 나왔다.
코드네임 무명. 적성 사이오닉 에너지 반응 체크. 적성 개체의 특성을 고려하여 현 시간부로 가드 위성으로 수신되는 모든 외부 전파와 사이오닉 파동을 차단합니다.]
오페라의 안내 음성과 함께 S4 위성과 용신주가 동시에 가동되었고, 신혁의 손에 무명의 무형신검처럼 에너지 소드가 생성되었다.
삐삐삐삐삐~
[타겟 록온. 가드 위성 출력 100%.]신혁의 CEC의 십자선에 무명이 완벽하게 겹쳐지며 오페라의 보고가 들려왔다.
“부교주님, 최대한 멀리 떨어지십시오.”
진용제에게 명을 내린 신혁의 검이 먼저 움직였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꽃과도 감은 신혁의 에너지 소드는 차가운 얼음을 깎아 만든 것 같은 무명의 무형심검과 대조되는 모습으로 그 위용을 뽐냈다.
백제격검술(百濟擊劍術)
Sword Pattern Black.
현월(玄月)
신혁의 검이 일(一)자를 그리며 공간을 갈랐다.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파멸의 에너지 패턴, 블랙의 힘을 가득 담은 검격이 무명을 향해 쏘아졌고, 무명의 무형심검 역시 검은색의 불꽃에 휩싸이며 신혁의 검세를 막아섰다.
“흐읍?!”
허나, 지난번과 달리 처음부터 만반의 준비를 하고 펼쳐진 신혁의 검술은 무명을 압도하는 위력을 보여주었는데.
현월의 검격은 무명과 충돌하며 그의 검을 밀어내었고, 생각보다 더한 에너지 소드의 위력에 무명의 몸은 그 여파를 감당하지 못하고 하늘로 날아갔다.
“과연, 이게 사신혁의 전력인가?”
무명은 감탄성을 내뱉으면서도 당황하지 않고 허공에서 몸을 가누며 신혁에게 검을 겨눴으나.
“오페라.”
신혁의 몸이 땅을 박차며 무명을 향해 날아올랐고, 세 개의 용신주가 빛을 발하며 쏘아졌다.
“아낌없이 퍼부어라.”
[Copy that.]용신주의 푸른빛이 더욱 진해지며 무명을 포위하듯이 세 방향으로 퍼졌다.
그리고 일제히 빛을 발하며 녹색의 파괴광선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오페라가 통제하는 세 기의 용신주는 고정된 위치에서 광선만 발사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위치를 바꿔가며 무명을 노렸고, 그것에 더해 어느새 무명의 앞에 나타난 신혁이 검을 내리그으며 무명의 움직임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백제격검술(百濟擊劍術)
Sword Pattern Red.
적월(赤月)
이번엔 피처럼 붉은 색으로 신혁의 에너지 소드가 빛을 발하니, 신혁은 일말의 망설임 없이 무명의 머리를 갈라버리기 위해 움직였다.
“흠, 과연. 적의령주의 적의신공을 뛰어넘는 절삭력이야.”
세상 그 무엇도 잘라내지 못할 게 없는 신혁의 패턴 레드였지만, 무명의 무형심검에 닿는 순간엔 여지없이 붉은빛을 잃고 자취를 감추었고.
“내 차례야.”
무명의 몸에 검은색의 강기가 둘러짐과 동시에, 그의 전신을 노리던 용신주의 파괴광선 역시 불꽃에 닿은 눈처럼 소멸되었다.
신혁의 공격이 제 몸에 닿지 못하고 스러지는 것을 확인한 무명은 벼락같이 공세로 전환했다.
진멸파천검(眞滅破天劍) 흑월참(黑月斬).
무명의 검이 날카롭게 움직였다.
묘하게 신혁의 현월을 닮아있는 초식이었다.
“시험해볼까?”
파아아앗.
신혁의 에너지 소드의 색이 푸른색으로 바뀌었다.
백제격검술(百濟擊劍術)
Sword Pattern Blue.
청월(靑月).
무림인들의 검기와 강기, 주소천의 주술에 현아진의 마법마저 모조리 반사했던 사기에 가까운 신혁의 검술.
청월이 신혁의 몸을 거대한 십(十)자 모양의 푸른 방벽으로 가렸고, 그 위로 무명의 흑월참의 강기가 충돌했다.
“예상대로군.”
놀랍게도 청월의 벽이 소멸하며 흑월참의 검격이 파고드는 모습이 보였다.
이를 예상했던 신혁이 슬쩍 몸을 틀어 무명의 검을 피해내니, 사신혁과 거리를 벌리며 무명이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물었다.
“사신혁, 나와 싸우기에 무대가 너무 좁은 것 같지 않나?”
“무슨 소리냐?”
“별거 아니야. 쓸모없는 놈들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지.”
무명의 시선이 신혁이 아닌 지상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는 삼도연맹과 사신문도들에게 향했다.
“아직까지 지존께서 만족하실 만큼의 영력이 쌓이지 않았거든.”
“이 자식, 설마……?”
신혁은 간담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무명의 움직임이 조금 더 빨랐다.
무명이 손에 쥔 무형심검을 어검의 원리로 움직여 순간적으로 신혁의 움직임을 봉쇄하며 한 손을 들어 올렸다
“업화(嶪火).”
무명의 손에 순식간에 집채만 한 불꽃의 응집체가 형성되었다.
“멈춰!”
신혁이 무명의 무형심검을 패턴 블랙의 에너지로 소멸시키며 몸을 날렸지만, 이미 불꽃은 무명의 손에서 떠난 뒤였다.
쿠오오오오오~!
무명의 손을 떠난 불꽃은 진용제가 이끌던 마교의 무사들을 덮쳤고, 마치 신혁의 헬라이팅처럼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이 마교의 무사들을 집어삼켰다.
“크아아아악!”
“으으으윽.”
목이 떨어지는 그 순간까지도 비명 한번 지르지 않았던 마교의 무사들이 고통에 찬 신음과 함께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지금이다, 돌격!”
다행히 진용제와 마교의 장로급 초고수들은 화를 피할 수 있었지만, 다수의 마교도들이 산화해버리자.
삼도연맹의 전열에 일순간 구멍이 뚫렸고, 사신문도들이 용기백배하여 그 틈을 파고들기 위해 몸을 날렸다.
“오페라!”
[네, 사령관님.]“그대로 갚아줘라, 아니 이자까지 톡톡히 받아내도록.”
[Copy that.]신혁의 얼굴에 분노가 새겨졌다.
신혁의 검은 재차 어두운 불꽃에 휩싸이며 무명에게 쇄도했지만, 어지럽게 무명의 주변을 돌던 세 개의 용신주는 몸을 틀었다.
푸화아아아악!
거침없이 무명을 몰아붙이며 세 개의 용신주가 지옥의 불꽃처럼 타오르기 시작했다.
[트리플 헬라이팅 레디.]“Fire.”
세 개의 용신주가 지옥의 불꽃이 되어 사신문도 들을 향했고, 산화한 마교도들의 원한과 함께 타올랐다.
“으아아아악!”
“뜨, 뜨거워.”
“아아악.”
사신혁과 무명의 격돌로 인해 순식간에 주변이 작열 지옥으로 변했고, 삼도연맹과 사신문의 수뇌부가 급하게 퇴각을 명령했다.
“퇴각!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
삼도연맹과 달리 사신문에서는 철수 명령이 떨어지지 않았으나, 이미 상대해야 할 삼도연맹의 무사들이 몸을 뺀 상황이었기에 그 자리를 떠날 수 있었다.
“현의령주 무명. 여기서 끝을 보자.”
거침없이 무명을 몰아붙이던 신혁의 검에 아스트랄 에너지가 실렸다.
[아스트랄 시스템 개방. 에너지 가동률 41%]백제격검술(百濟擊劍術)
Sword Pattern Black.
현월(玄月)의 오의(奧義). 파멸기(破滅技)
현무파검세(玄武破劍勢) 파천(破天).
신혁을 중심으로 공간이 일그러질 정도의 에너지가 집중되며 신혁의 검이 블랙홀과 같이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에 휩싸였고, 무명의 검 또한 짙은 어둠처럼 변해갔다.
“와라, 사신혁.”
진멸파천검(眞滅破天劍) 혼세참(昏世斬).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개의 검이 상대의 숨통을 끊기 위해 움직였고, 눈앞의 공간을 집어삼키며 강렬하게 충돌했다.
강대한 기(氣)와 기가 충돌하며 엄청난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나갔고, 태양마저 가려버릴 듯한 검은색의 강기의 파편이 사방으로 비산하였다.
그리고 충돌의 결과가 나왔다.
“크으으윽.”
지난번과 달리 가드 위성의 힘을 배제하고 본신의 힘만을 이용한 사신혁의 검은 무명의 검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신혁의 패턴 블랙의 에너지는 무명의 현의신공을 이겨내고 그의 무형심검을 소멸시켰으며 그의 가슴에 긴 검상을 남겼다.
“현의령주 무명. 너 역시 적의령주나 청의령주와 다르지 않다. 그들에 비해 조금 더 완성도가 높았을 뿐. 너의 현의신공 또한 아스트랄 에너지를 운용한 패턴 블랙엔 미치지 못한다.”
가슴이 갈라지며 검상을 입은 무명이었지만, 다행히도 무명의 무형심검이 소멸되면서 신혁의 패턴 블랙의 에너지 역시 대부분 사라졌기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과연, 사신혁. 지존의 말씀대로인가……. 나는, 너를 넘을 수 없단 말이냐.”
무명의 옷이 찢어지며 품속에 있던 현천포가 떨어졌다.
“오페라.”
[Copy that.]신혁의 명령에 오페라가 용신주를 움직여 무명에게 파괴광선을 퍼부었고, 조금 전의 일격으로 대부분의 힘을 잃은 무명이 급하게 몸을 피했다.
그리고 그 틈에 현천포를 확보한 신혁이 무명을 향해 다가서며 말을 이었다.
“전부터 궁금한 게 있었는데, 사신문의 령주들이 사용하는 무공은 나의 기술과 많이 닮아있었다. 아니 내 기술의 열화판 같은 느낌이었어.”
“…….”
“내 기술은 이 시대의 무공이나 주술 같은 걸로는 결코 재현할 수 없는 것인데, 어떻게 그게 가능했지?”
“내가……. 말해 줄 것 같은가?”
“뭐,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 네가 죽는다면 사신문의 지존이란 자가 모습을 드러낼 테고, 그놈을 잡아서 물어보면 될 일이니까.”
신혁이 피식 웃으며 현천포를 허공에 던지며 명령했다.
“오페라, 아스트랄 에너지의 추출을 시작하도록. 작업이 마무리되면 아스트랄 에너지는 입자화시켜 테레사 함으로 전송해라.”
[Copy that.]오페라가 S4 위성을 조작하여 아스트랄 에너지를 추출하기 시작하였고, 그 순간 무명의 신형이 천천히 지상으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도망치는 건 아닌 것 같고, 죽을 장소로 서천평야를 택한 건가?”
“내가, 이대로 무너질 것 같은가 사신혁?”
신혁에게 현천포를 빼앗기고 큰 부상마저 입었음에도 무명의 목소리에는 두려움도 공포도 묻어있지 않았다.
“그래, 무명, 네가 뭘 하든. 너는 반드시 여기서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