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quering Murim with future technology RAW novel - Chapter 302
302화. 새로운 시작 (完).
“혀, 형님?!”
덩그러니 놓여있던 의천검이 강렬한 빛에 휩싸였고, 그 빛이 사라졌을 때 신혁이 유신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루빈지오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형님께서는 대체 어디에 계시다 오신 겁니까?”
“말도 없이 사라져서 미안하다.”
신혁은 특유의 여유로운 웃음 대신 씁쓸한 얼굴로 답했다.
“형님께서 무사하신 걸로 소제는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유신이 감격에 겨웠는지 연신 도호를 외우며 원시천존을 찾았다.
“사신혁.”
정신을 잃은 주소천을 눕혀놓은 현아진이 신혁에게 다가와 어깨를 짚었다.
“루빈지오는?”
“말 그대로 신세계의 신이 되었지.”
“뭐?”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군. 자칫하면 역사가 바뀔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신혁의 말에서 뭔가를 깨달았는지 현아진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렇군. 신이 정한 운명에 손을 대서는 안 되겠지. 나중에 듣도록 하겠다.”
“나중에?”
“나는 이세계의 존재가 아니지 않은가. 내가 떠나기 직전에 잠시 들르도록 하지. 할 이야기도 있고.”
“갈 건가?”
그 말을 끝으로 미련 없이 몸을 돌리는 현아진에게 신혁이 물었다.
“더 있어 봐야 뭐하나. 곧 다시 찾아오겠다. 그때까지 소울 스톤을 준비해놓도록.”
“물론이지. 거래니까.”
“만족스러운 거래였다 인간. 아니 사신혁.”
신혁에게 크리스탈의 아스트랄 에너지를 모조리 넘긴 후유증이 상당했는지 주소천은 아직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곧 신혁의 주변으로 삼도연맹의 수뇌부들이 하나둘씩 달려왔다.
“연맹주님! 어떻게 된 것입니까? 사신문은 어찌 되었습니까?”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신혁에게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루빈지오는 죽었습니다. 우리의 승리입니다.”
“우와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
살아남은 무사들이 승리의 함성을 지르며 신혁을 연호하였다.
작게는 개인의 목숨을 걸었고, 크게는 중원의 운명을 좌우할 결전에서 승리하였으니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는 법, 승리를 자축하고 삼도연맹이 해산할 때 제갈첨이 신혁에게 다가와 침울한 표정으로 말을 걸었다.
“예상하셨겠지만, 희생이 너무 컸습니다.”
“예…….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삼도연맹이 없어진다면 강호는 큰 혼란에 빠질 겁니다. 그러니 연맹주님께서…….”
“아니요, 그래서는 안 됩니다.”
제갈첨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신혁이 단호하게 그의 말을 자르며 말했다.
“저는 이곳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입니다. 이미 너무 깊숙하게 역사에 관여했습니다.”
“역사……. 말씀이십니까?”
“더는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아마도 지금이 우리의 마지막 만남일 듯싶습니다.”
“그렇습니까…….”
제갈첨이 애써 침울함을 감추며 신혁에게 물었다.
“하오면 어디로 가시려 합니까?”
“돌아가야지요. 제가 있던 곳으로요.”
* * *
대명제국의 황궁.
어전을 초조하게 서성이던 주윤문에게 형관오가 다가와 한쪽 무릎을 꿇었다.
“폐하. 찬황지존위군께서 소정군주님, 그리고 정도맹주 유신과 함께 오셨습니다.”
“어서 들라하라.”
주유문이 반색하며 알현을 허락하였고, 신혁이 모습을 드러냈다.
“기다렸소, 황사. 한데 금의제존위군은 왜 보이지 않소이까?”
“금의제존위군 진강전은…….”
신혁이 살짝 고개를 숙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적의 최정예 고수들과 교전 중에 전사하였습니다.”
“뭐, 뭐라구요?!”
주윤문이 갑작스러운 비보에 이마를 짚으며 주저앉았다.
“그, 금의위와 동창의 위사들은 어찌 되었습니까.”
“그들 역시, 모두 전사하였습니다. 모두 제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아니오, 아니오. 황사.”
주윤문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황사께서 이렇게 무사하신 것만으로도 다행이오. 금의제존위군과 황궁의 위사들은, 짐의 명을 끝까지 지킨 충신들이오.”
“예, 장엄한 최후였습니다.”
신혁이 간략하게 진강전과 황궁의 고수들이 현의문과 싸우며 전사한 과정을 설명해주었고, 그 과정에서 삼도연맹의 무사들 또한 대다수가 전사한 것을 알렸다.
특히나 소림의 방장인 공오대사도 무명이 쓰러지기 직전에 현의문도에게 전사하였고,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의 수장들 역시 대부분 차가운 시신이 되었음을 강조하였다.
“그렇구려……. 그런 큰일이 있었구려.”
금의제존위군 진강전 홀로 헛되이 죽은 것이 아닌 이름 높은 무림의 명숙들도 대부분 뼈를 묻었다는 말에 주윤문이 큰 위안을 얻었는지 결연한 얼굴로 눈물을 훔쳤다.
“한데, 누님과 유신도장은 어쩐 일로 짐을 찾은 게요.”
한동안 슬픔에 잠겨있던 주윤문이 그제서야 주소천과 유신에게 시선을 돌렸다.
“제가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물론이오. 황사. 말씀해보시오.”
“사신문의 난으로 인해 천하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이런 시국에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게 정말 죄송할 따름입니다.”
“그게 대체 무슨 말씀이시오. 자칫하면 역도의 무리들에게 대명제국이 무너졌을지도 모르는데, 구국의 영웅인 황사께서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게요.”
“사실…….”
신혁이 주윤문에게 깊숙이 고개를 숙이며 말을 이었다.
“마지막 인사를 드리러 왔습니다.”
“화, 황사?!”
주윤문이 어지러웠는지 이마를 짚으며 그대로 용상에 주저앉았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래요. 이렇게 짐을 찾아와 주어 고맙소.”
어느 정도 진정이 되었는지 주윤문이 눈물을 훔치며 말을 이었다.
“하면, 소정군주와 유신도장과 함께 나를 찾은 이유가…….”
“예, 그렇습니다. 금의위와 동창이 힘을 잃었고, 금의제존위군 또한 전사했습니다. 비록 윤신제의 찬황부가 남아있다고는 하나 천하의 혼란을 막기에는 역부족일 겁니다.”
“황사의 뜻은 누님과 유신도장이 짐을 돕겠다는 것이오?”
“……그렇습니다. 자세히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저는 더이상 역사에 관여해서는 아니 됩니다. 유신공과 소정군주 또한 황실과 국사에는 관여치 않을 겁니다. 이들이 할 일은 폐하의 신변을 책임지는 것입니다.”
“그 말씀은……?”
“예, 소정군주께서는 황궁에 머물며 혹시나 무림인이 황실에 침투하여 국사를 어지럽히는 것을 막을 것입니다. 또한 유신은 저와 마찬가지로 강호에 머물며 무림인들과 황실의 유착을 감시할 것입니다. 부디 제 뜻을 헤아려 주시겠습니까?”
신혁의 말에 주윤문이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오. 짐을 이 자리에 있게 한 것이 누구이며 사신문의 전횡 속에서 망국의 위기를 막아준 것이 누구의 공이겠소. 짐이 어찌 황사의 청을 거절하겠소.”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폐하께 한 가지만 더 부탁을 드리고자 합니다.”
“부탁이라니요. 그 무슨 서운한 말씀이십니까. 편히 말씀하세요. 황사.”
“폐하께, 소개시켜드릴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요? 어서 들라하세요.”
주윤문이 흔쾌히 허락하자 어전의 문이 열리며 전조가 모습을 드러냈다.
“강호에서 흡혈마군이라 불리던 전조이며, 저의 첫 번째 수하입니다. 지금은 윤신제라는 이름을 쓰는 청해색마 신윤제와 함께 제가 처음으로 거둬들인 무인입니다.”
“그래요……? 윤신제 공이라면 황사께서 전에 말씀하셨다시피 남궁세가와 오해가 있었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흡혈마군과 청해색마라는 심상치 않은 별호에 주윤문이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예, 그렇습니다. 저는 언제고 전조와 윤제에게 누명을 벗겨준다 약조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전조에게 마지막으로 부탁하였습니다. 윤제와 함께 황실에서 폐하를 지켜줄 수 없겠느냐고 말입니다. 전조는 제 부탁을 받아들였고, 저 역시 그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습니다.”
“이를 말이오. 당연히 그래야지요.”
“감사합니다. 폐하. 덕분에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혁이 마지막으로 정중하게 주윤문에게 허리를 숙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벌써, 벌써 가시려는 게요?”
“예. 만남은 길수록 좋지만 헤어짐은 짧을수록 좋지 않겠습니까. 부디 성군이 되십시오. 폐하.”
그 말을 끝으로 신혁이 황궁을 떠났다.
“형님…….”
“대협. 무디 무운이 함께 하기를…….”
황궁으로 오는 길에 신혁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유신과 주소천이 신혁의 안녕을 빌어주었고, 그렇게 신혁은 모습을 감췄다.
그 후 유신은 정도맹주의 역할을 수행하며 무당파의 장문인이 되었고, 주소천은 사도맹주의 자리를 이화태양궁주 초사헌에게 넘겨주고 황궁에 머물며 소정군주로서 주윤문과 함께 하였다.
그녀에게 남은 유일한 혈육은 주윤문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신혁 역시, 주윤문의 최후가 어떤지를 알고 있었기에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역사대로라면 주윤문이 연왕 주체에게 폐위당하는 것은 맞았지만 그의 최후는 정확히 기록되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황궁이 불탈 때 함께 죽었다는 설도 있었고 주윤문이 죽지 않고 신선이 되었다는 설도 있었으니 그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신혁의 마지막 배려이기도 했다.
* * *
“아, 아이고 황사 어르신?! 이 누추한 곳에는 어인 일로.”
평화로운 청동현의 현청에 신혁이 왔다는 소식을 들은 현령 미종이 버선발로 뛰어나와 신혁을 맞이하였다.
“천세, 천세, 천천세!”
다급하게 오체투지하는 미종의 모습에 신혁이 쓴웃음을 지으며 그를 일으켰고,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인사를 드리려고 왔습니다.”
“예? 인사라니요?”
어리둥절한 얼굴로 신혁을 바라보며 미종이 눈알을 굴렸다.
“하하, 제가 중원에 와서 처음 만난 사람이 현령님이지 않습니까.”
“예, 참으로 제가 운이 좋았……. 아니, 그렇습니다. 황사 어르신.”
미종의 말에 신혁이 사람 좋은 얼굴로 그에게 살짝 고개를 숙였다.
“어, 어어?! 아니, 황사 어르신 왜 갑자기…….”
미종이 당황하며 연신 고개를 숙였고, 신혁이 빙그레 웃으며 미종에게 말했다.
“이제 중원을 떠나 제가 살던 곳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들렸습니다.”
“예에~?”
“음……. 아마 오늘 저녁쯤 금미산에서 큰 소음이 들릴 텐데 그러면 또 현령님께서 부랴부랴 달려오실 게 아닙니까?”
“그야 그렇습니다만…….”
미종이 머쓱한 얼굴로 뒷머리를 긁적였다.
“예, 그러실 거 같아서 미리 말씀드리려고 왔습니다. 잘 지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어르신. 저같이 미천한 놈에게 이렇게 큰 은혜를 베푸시다니. 저는 아무것도 해드린 게 없는데…….”
금미촌의 십장으로 여생을 보낼 미종에게 인생역전의 기회를 준 것이 신혁이었기에 미종이 눈물을 글썽이며 신혁에게 연신 허리를 굽혔다.
“아닙니다. 부디 행복하십시오.”
“버, 벌써 가시려구요.”
“예, 그럼 이만.”
그 말을 남기고 신혁의 몸이 하늘을 날아 금미산으로 향했고, 그의 귓가에 루시아와 빅토리노의 음성이 들려왔다.
[오라버니, 크리스탈 님의 부활준비가 완료되었어요. 어서 오세요!] [사령관님, 차원 이동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오페라는?’
[그게…….]빅토리노가 난감한 목소리로 말끝을 흐렸고, 신혁의 귓가에 오페라의 음성이 들려왔다.
[사이오닉 에너지 반응 체크. 코드네임: 현아진. 파괴 하겠…….]‘그만.’
오페라의 대답에 신혁이 쓴웃음을 지으며 속도를 높였고, 금미산의 정상에서 신혁을 기다리는 현아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오래 기다렸나?”
“잘 알고 있군.”
현아진 특유의 차가운 얼굴에 보일 듯 말 듯한 미소가 그려졌다.
“웃을 줄도 알아?”
“물론이다.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소울 스톤을 손에 넣게 생겼는데 웃지 않을 이유가 있나.”
“그렇군.”
신혁이 피식 미소지으며 살짝 손을 들었고, 테레사함의 하부가 열리며 조그마한 상자가 내려왔다.
“확인해봐.”
신혁이 상자를 현아진에게 건네며 말했고, 상자를 열어본 현아진이 만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마교는 어찌 된 거지? 위지현오 교주는?”
“죽일까 생각도 해봤지만, 진용제가 극구 말리더군.”
“부교주가?”
신혁이 턱을 괴며 흥미로운 얼굴로 현아진에게 물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중원정벌을 시작해야겠지만, 주소천은 차치하고 유신은 나도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었다.”
“크큭, 하긴. 그건 정말 대책이 없지.”
정도맹주이며 공식적인 신혁을 제외한 천하제일인으로 불리는 유신과 그의 무명심검을 떠올리며 신혁이 악동처럼 키득거렸다.
“쯧, 자존심이 상하지만 어쩌겠나. 드래곤은 거짓말을 할 수 없으니 진용제에게 사실 그대로 말을 하였고, 이게 최선이니 나도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간다고 말을 꺼냈지.”
“그래서?”
“그랬더니 천마교의 세력을 다시 마교로 흡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더군. 그렇게만 되면 위지현오와 위지천을 비롯해서 천마교의 정예고수들도 흡수할 수 있으니 풍비박산 난 강호에서 우뚝 설 수 있는 힘을 보유할 수 있다고 열변을 토하더군.”
“크큭, 그래. 진용제 부교주라면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지. 그런데 위지현오가 그걸 받아들이던가?”
“내가 마교의 교주 자리를 내놓고 사라지는 조건을 걸더군. 거기에 더해 마교의 이름을 천마신교로 바꾸고 위지천에게 교주직을 이양하면 그동안의 은원은 깔끔하게 접어두겠다고 하더군.”
“그걸 받아들였나?”
“하찮은 미물들의 소꿉놀이에 내가 연연할 필요가 있겠나. 무엇보다 나는 원하는 걸 얻었으니 진용제가 원하는 것 역시 들어줘야겠지.”
과연 드래곤답게 인간의 명예 따위는 전혀 상관치 않는 현아진을 보며 신혁이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고심 끝에 진용제가 위지현오의 조건을 받아들였고, 나 역시 맘 편히 쥬크레이아 대륙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지.”
“그렇군.”
“받아라.”
현아진이 품속에서 아주 조그만 보석을 꺼내어 신혁에게 던졌다. 특이하게도 검은빛이 감도는 다이아몬드 같은 보석이었다.
“이게 뭐지?”
“나의 드래곤 하트 조각이다.”
“음? 잘은 모르겠지만 중요한 거 아닌가?”
“너는 내가 인정한 인간. 이곳에서 네게 빚을 진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다른 인간은 모르겠지만 너라면 차원을 건너올 수 있겠지. 죽기 직전에 생각나거든 한 번쯤은 들려라. 친구로서 환영하겠다.”
죽기 직전이라니, 현아진의 악담 아닌 악담에 신혁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 내가 할 일을 모두 마친다면 다른 차원을 방문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그럼, 너도 뜻한 바를 이루길 바란다 현아진.”
“무슨 뜻이지?”
신혁의 말에 현아진이 의미심장한 얼굴로 되물었다.
“그 집혼석. 척 봐도 범상치 않은 물건인데, 그런 걸 들고 네가 살던 곳으로 갈 일이라면 보통 일이 아닐 거 같아서 말이야.”
“걱정할 것 없다. 없애야 될 놈들이 많긴 하지만 여기서 만난 루빈지오 같은 놈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니까.”
“뭐, 그렇다면 다행이고. 부디 행운을 빈….”
신혁이 마지막 인사를 건네려 하였지만 이미 현아진은 그 자리에서 사라져 버린 뒤였다.
“나 원…….”
신혁이 쓴웃음을 지으며 테레사함에 들어갔고, 모든 준비를 마친 빅토리노와 루시아가 기대에 찬 얼굴로 신혁을 맞이하였다.
“정말 긴 여행이었어.”
여러 가지 감정이 섞인 신혁이 뿌듯한 얼굴로 아스트랄 재생기와 이미 육체의 재구성이 완료된 크리스탈을 보며 미소지었다. 평온한 꿈을 꾸듯이 잠들어 있는 크리스탈을 보고 있자니 그동안의 고생이 눈 녹듯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걱정 말아요. 다 잘 될 거예요. 그리고……. 아, 아니에요. 우리 나중에 만나서 이야기해요! 나 찾을 수 있죠? 못 찾기만 해봐라.
‘꼭, 다시 너를 찾을 거야.’
크리스탈의 마지막 인사와 신혁의 다짐이 아련하게 머릿속에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처럼 슬프지 않았다.
이제 곧 시공을 넘어 그녀와 재회할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인류는 신혁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테니까.
미래기술로 무림정벌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