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0)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0화(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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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파도 데 테르네라Estofado de Ternera.
투스카나 연합국에서 나는 레드와인에 쇠고기와 여러 야채를 넣고 끓인 스튜였다.
많은 재료와 다양한 향신료가 들어가지만, 사실 요리 자체는 재료를 모두 넣고 뭉근한 불에서 서서히 익히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요리다.
그리고 고든 램볼튼을 황궁에서 쫓겨나게 만든 요리이기도 했다.
당황한 것은 지켜보고 있던 조프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케인첼 경! 설마 싸움이라도 걸 생각이우? 에스토파도 데 테르네리를 만드는 것은 이곳에선 금기외다! 치프가 그 음식을 보면 식탁 채로 엎어버릴 거요!”
케인첼은 어깨를 가볍게 으쓱해 보이며 대답했다.
“승부를 받아들인 이상 고든 치프는 이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아니, 먹을 겁니다.”
그런 말을 하며 케인첼은 몸을 움직였다. 서둘러야 했다.
지금부터 만들 것은 오래 끓여서 소고기의 맛이 야채에 배어들게 해야 하는 요리였으니까.
“마, 맘대로 하슈! 고든 치프에게 불호령이 떨어져도 내 알바 아니유!”
그런 말을 하면서도 조프리는 약간 떨어진 장소에서 케인첼이 요리를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케인첼은 빙긋 웃었다.
‘참 사람 대하는 것이 서툰 분이라니까.’
두 셰프의 걱정스런 시선을 받으며 케인첼은 요리를 시작했다.
먼저 500g 가량의 소고기 양지를 먹기 좋은 크기의 정사각형으로 자른다.
“자, 잠깐······. 기다려 보세요! 케, 케인첼 경! 그, 그, 그, 고기는!”
조프리와 아인켈은 단순한 참관인일 뿐이었다.
요리를 만드는 케인첼이 무엇을 하던 상관을 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만 아인켈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변했을 정도로 엄청난 실수가 눈에 들어왔다.
케인첼이 사용하고 있는 고기가 말 그대로 요리를 하고 남은 자투리 고기였다. 그것도 대량으로 구입한 아주 싸구려 고기.
에스토파도 데 테르네라의 메인 재료는 단연코 소고기다.
그만큼 고기의 질이 맛과 직결된다.
“쓰다 남은 식재료로 요리를 하겠다고 약속 했지 않습니까.”
“그, 그래도 이런 중요한 대결에선 최고급 재료를 쓰는 것이 당연하잖아요! 그런 다 말라 비틀어져서 제대로 육즙도 우려나지 않을 것 같은 고기로는 절대 치프의 혀를 만족 시킬 수 없어요!”
“그건 해 봐야 아는 거죠.”
“······.”
결국 이번엔 아인켈까지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엉망이었다. 도대체 저런 재료로 어떻게 고든 셰프의 입을 만족 시킨단 말인가.
설마, 이길 생각이 없나?
케인첼은 두 셰프를 향해 한번 웃어주곤 요리에 집중했다.
먼저 팬을 올리브기름으로 달군 후, 미리 소금을 뿌려 둔 소고기를 갈색 빛이 돌 정도로 겉만 익힌다.
잠시 그것을 꺼내 육즙이 골고루 퍼지도록 냅킨 위에 올려둔다.
‘그리고 고기에서 배여 나온 기름을 이용해 잘게 다진 양파와 마늘을 넣고 볶아서 맛있는 향기름을 만드는 거야. 거기에 소금과 후추로 간한 밀가루를······.’
그렇게 완성된 재료에 와인과 와인으로 만든 식초를 넣고 한번 끓여준다.
그 다음은 간단했다. 아까 볶아둔 쇠고기와 월계수잎, 정향, 그리고 고추와 당근과 완두콩을 넣고 2시간가량 약한 불에서 푹 끓이면 끝이었다.
‘아참. 이걸 잊으면 안 되지.’
케인첼은 마지막으로 냄비 안에 미리 준비해 둔 것을 넣은 후 불을 붙였다.
이제 가끔 저어주면 부드러운 고기와 향신료가 듬뿍 든 소고기 요리가 완성된다.
구경하고 있던 조프리가 물었다.
“······시식해 봐도 되겠수?”
“죄송하지만 양이 그리 많지 않아서 말입니다.”
“식칼을 쥔지 고작 일주일 밖에 되지 않은 신참 치곤 정말 잘 만들었수다. 순서도 틀리지 않았고, 냄새도 아주 좋아서 나도 모르게 군침이 돌 정도유. 그런데, 그런데 왜 그런 질 나쁜 고기를 쓴 거요! 그것만 아니었어도 어쩌면 치프에게 맛있다는 말을 들었을지 모르는 일인데.”
고든씩이나 되는 셰프가 어떤 고기를 사용했는지 모를 리 없지 않겠는가.
결국 이 승부는 이미 정해진 셈이었다.
신참의 패배는 거의 확정이었다.
그럼에도 케인첼은 빙긋 웃고 있을 뿐이었다.
“그럼 고든 치프에게 가 볼까요.”
이제 남은 것은 고든의 혀에 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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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지?”
“에스토파도 데 테르네라입니다.”
“그딴 걸 물어보고 있는 것이 아니잖아!”
고든은 케인첼이 가지고 온 그릇을 보고 진심으로 화를 내고 있었다.
자신을 황성에서 쫓겨나게 해준 음식을 만들어 오다니.
차라리 구운 말똥을 접시 위에 담아 온 것이 나을 정도였다.
“뭉근한 불에 와인을 넣고 오래 끓여 진한 맛이 나도록 했고, 마무리로는 소금, 후추, 시나몬 가루를 사용했습니다. 가져오기 전에 파슬리 가루도 잊지 않았죠.”
“······정말 이걸 나에게 먹일 생각인가.”
“이것이 바로 제가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요리입니다. 그걸 먹고 맛을 평가해 주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고든은 이를 갈았다.
주방에 들어온 지 일주일 밖에 안 된 애송이가 자신에게 이런 커다란 똥 덩어리를 가져 올 줄이야.
“그럼 맛을 봐 주십시오.”
케인첼은 식탁에 앉아 있는 고든의 앞에 스튜가 담긴 접시와 스픈을 가지런히 놓았다.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해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절도 넘치는 모습이었다.
지겹도록 배운 ‘제식’덕이었다.
보통 스타니스 기사양성소에서는 갓 들어온 신입에게 기사에 어울리는 자세를 가르친다.
그리고 3년 동안 루키 클래스를 벗어나지 못한 케인첼은 그것을 3번이나 받았다.
이제는 조교를 해도 될 정도로 누구보다도 능숙하게 제식의 모든 동작을 할 수 있었다.
“흠.”
고든은 낮은 신음을 흘렸다.
아무래도 단순히 엿을 먹이기 위해 만들어 온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꼬마의 얼굴에는 웃음기라곤 조금도 없었다.
오히려 신성한 의식에 참가한 것처럼 엄숙한 분위기가 풍길 정도였다.
“으득. 약속했으니 맛은 봐 주도록 하마. 그렇지만 조금이라도 잘못 만들었으면 각오해라.”
“물론입니다.”
고든은 일그러진 얼굴로 눈앞에 놓여있는 접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단숨에 이 요리가 가진 문제점을 파악했다.
“저질 고기를 사용했군. 스튜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인내심을 가지고 불순물을 제거해 주는 것과 좋은 고기를 쓰는 거다. 먹어 볼 필요도 없겠어. 고기가 너무 퍽퍽해서 이건 트롤들도 못 먹을 거다!”
고든은 계속해서 거침없이 냉정한 평가를 쏟아냈다.
식칼을 잡은 지 일주일도 안 된 신참에겐 너무나 가혹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옆에서 듣고 있던 아인켈과 조프리의 등이 식은땀으로 축축해졌다.
이러다간 간만에 들어온 싹수 있는 취사지원병이 주방을 박차고 나갈 것만 같았다.
“어?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인데요······?”
“그, 그러게 말이우. 마치 이 정도 독설정도는 별거 아니라는 것처럼······.”
오히려 케인첼은 여유로운 얼굴로 웃어 보이기까지 했다.
보통 강심장이 아니었다.
케인첼은 스튜를 먹으려고 하지 않는 고든에게 말했다.
“고든 치프는 만약 음식의 재료가 좋지 않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러자 고든의 입가가 꿈틀거렸다.
요놈 봐라? 감히 나한테 질문을 해?
고든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케인첼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아마도 한정된 재료로 최대한의 맛을 내기 위해 고민하지 않을까 합니다. 분명 저는 어제 남는 식재료로 요리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쓰다 남은 소고기가 이런 것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족한 소고기의 맛을 보충하기 위해 ‘그것’을 사용했습니다. 식겠습니다. 어서 드셔 보십시오.”
“그거? 잠깐만. 이 냄새는?”
순간 무언가를 깨달은 고든은 스푼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릇에 담긴 에스토파도 데 테르네라를 휘젓기 시작했다.
그러자 숨겨져 있던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꼬마······. 우선 약속한대로 먹어 주마. 그렇지만 이거에 대한 설명은 들어야겠다.”
고든은 이를 갈며 스푼으로 쇠고기를 반으로 갈랐다.
저질 고기였지만 와인을 넣고 푹 끓여서인지 제법 부드러웠다.
고기가 부드럽게 씹히자, 그 다음, 고기의 향긋한 풍미와 채소의 살아있는 식감, 그리고 다양한 향신료가 한 대 어우러진 진한 향기가 입에 감돌았다.
꿀꺽.
케인첼과 고든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던 조프리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신참이 만든 요리를 보고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할 줄이야.
고든은 수프를 잔뜩 머금어 녹아버릴 것만 같이 변한 당근과 함께 쇠고기를 입으로 가져갔다.
“흠.”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다시 한 숟갈 국물을 떠 음미한다.
마치 접시 안에 담긴 모든 것을 분석하기라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확실히 고기는 질기다. 그런데 이 풍미는 역시나······.”
고든은 접시에 가득 담겨 있던 에스토파도 데 테르네라를 남김없이 비웠다.
질 나쁜 고기로 만들어 육질이 별로였음에도 전부 먹어 치웠다.
그것에 두 셰프가 경악할 틈도 없이 고든이 입을 열었다.
“어째서 치킨 스톡을 사용했지. 설명해 봐라.”
케인첼은 단숨에 대답했다.
“항상 좋은 재료를 쓸 수 있다면 참 좋을 겁니다. 하지만 상태가 좋지 않은 재료로 요리를 만들어야 할 때가 있지 않겠습니까. 네, 고든 셰프가 이년 전에 폐하에게 에스토파도 데 테르네라를 만들어 주셨을 때처럼 말입니다.”
“······!”
그러자 고든의 얼굴은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새하얗게 변했다.
그가 너무나 맛있는 에스토파도 데 테르네라를 만드는 바람에 황실에서 쫓겨난 것은 나름 유명한 일화였다.
어느 정도 경력 있는 셰프라면 누구라도 알고 있으리라.
그런데 그때 사용한 고기가 늙어 죽기 직전의 암소고기라는 것은 만든 당사자인 고든만이 알고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 신참이 도대체 어떻게!
“어, 어떻게 그것을 알고 있지! 설명해! 당장!”
“고든 치프에 대해 들었을 때 한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어째서 황제 폐하에게 올릴 음식으로 스튜를 선택했을까요. 아무리 맛이 없는 음식을 가져오라 했어도 보기에 더 예쁘고 그럴듯한 음식도 많았을 텐데요. 결과는 금방 나왔습니다. 맛없게 만들기 쉽기 때문입니다. 향신료를 제대로 쓰지 않으면 싱겁고. 질긴 고기를 사용하면 씹기조차 힘듭니다. 그렇기에 아슬란 폐하에게 맛없는 음식을 진상하기 위해 선택된 메뉴가 스튜겠죠.”
“······정답이다. 그런데 내가 거기서 치킨 스톡을 사용한 것을 어떻게 알았지. 네가 만들어 온 스튜에도 들어간 그것 말이다!”
“고든 치프라면 그런 상황에서도 어떻게 해서든 맛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을 테니까요.”
“······.”
“치킨 스톡은 닭 뼈를 오래 끊여 우려낸 조미료 아닙니까. 부족한 소고기의 감칠맛을 살려주고 스튜가 깊은 풍미를 품게 해 줍니다. 제가 그것을 사용 한 것 또한 고든 치프와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쓰레기 같은 재료로 어떻게 해서든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고든은 한방 먹었다는 표정으로 웃기 시작했다.
“으하, 하하하! 으하하하하하! 걸작이군. 입이 가벼운 아인켈 자식이 황실에서 쫓겨난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런데 거기서 내가 어떤 식으로 요리를 만들었을 지까지 알아냈단 말인가. 고작해야 주방에 들어온 지 일주일 된 꼬마가?”
“예. 저라면 분명 그랬을 테니까요.”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 온 두 사람.
그들은 마치 형제처럼 닮아 있었다.
“그런데 치킨 스톡은 어디에서 구했지? 분명 그런 조미료는 이곳에 없었을 텐데.”
“얼마 전에 닭고기 수프를 만드신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때 쓰고 남은 뼈를 모아 어제 밤새 만들었습니다.”
그런 말을 하며 케인첼은 눈을 빛냈다.
운이 좋으면 동시에 하나의 의문을 더 해결 할 수 있다.
“흠. 비슷한 걸 먹은 기억은 있지만, 취해서 잘 기억이 나지 않아. 하여간 생각보다 영악한 꼬마군. 하루 뒤에 요리를 만들어 오겠다는 것은 결국 치킨 스톡을 만들 준비를 하겠다는 뜻이었나. 이런······. 내가 완전히 당했어. 저 마법의 조미료가 들어간 스튜가 맛이 없을 리 없지.”
쳇, 고든 셰프가 범인이 아닌가.
케인첼은 속으로 혀를 찼지만 얼굴에는 밝은 미소를 띠웠다.
“그렇다는 것은······.”
“그렇다. 스튜는 맛있었다. 나는 내 혀를 속이지 않는다.”
“······제가 여기서 요리를 해도 좋다는 말씀이십니까?”
고든은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요리사 모자를 케인첼의 머리에 씌워주었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한가지였다.
“너무 좋아하지 마라. 맛은 합격했지만 지적할 것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도대체 저 고기를 어떻게 구운 것이냐. 분명 레시피에는 겉만 살짝 익히라고 적혀 있었을 텐데. 너무 익어서 석탄으로 써도 되겠다! 응? 올 겨울은 아주 따뜻하게 지낼 수 있겠어! 이 애송이 자식아! 치킨 스톡이 없었으면 정말 끔찍한 맛이 났을 거다!”
순간 케인첼의 손이 떨렸다.
뭐, 고기를 제대로 굽지 못했다고?
그런 거 배운 적 없단 말이야!
“죄, 죄송합니다. 셰프······.”
“안 되겠군. 내일 아침 일찍 주방으로 나와라. 끝내주는 스테이크를 굽는 방법을 알려주도록 할 테니까.”
“그, 그 말씀은 저에게 요리를······. 우와아아아! 조, 좋았어!”
순간 케인첼은 지켜보는 사람이 많다는 것조차 잊은 채 양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자신이 설마 저 황실 셰프까지 지낸 고든에게 직접 지도를 받게 될 줄이야.
그의 요리 기술을 배우는 것으로 자신이 얼마나 성장 할 것인지 생각하면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너무 좋아하지 마라 꼬마. 눈에서 피눈물을 쪽 소리 나도록 뽑아 줄 테니까.”
케인첼은 경쾌하게 대답했다.
“예, 셰프!”
어쩌면 고든 램볼튼과의 인연. 이것이 지금까지 얻었던 그 어떤 기연보다도 값진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케인첼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 지었다.
조금 성격이 더러운 기연이었으니까.
끝내주는 스테이크를 굽는 방법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