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09)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09화(109/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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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레네는 달려 나가는 케인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호라이즌의 이름을 불렀다.
“호라이즌.”
“예, 여왕님.”
“그를 도와서 불청객을 쫓아내도록 해.”
검을 쥐고 있는 호라이즌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인간과 함께 싸우는 것만으로도 불쾌하다. 그런데 그를 도우라고?
“······인간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라는 겁니까.”
에이레네는 시식을 앞두고 있는 케인첼의 음식을 가리켰다. 하나같이 엘프들의 식재료로 만들어진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요리들.
“여기에 담겨 있는 상냥함이 느껴지지 않는 거야? 그는 엘프라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만들려 했어. 그것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사용했지. 먹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어. 이건 정말로 너무나 상냥한 요리야.”
“고작 요리 따위로 그를 평가하신 겁니까.”
“오랫동안 인간과 싸우더니 마치 인간처럼 말하는구나. 그는 엘프를 위한 요리를 만들었어. 그럼 엘프로서 평가해 줘야 하지 않을까.”
에이레네는 세계수로 다가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가지를 튕겼다.
그러자 깃들어 있던 바람의 정령이 까르르 웃으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호라이즌은 세계수에 깃들어 있는 고대의 정령이 몸을 감싸자 깜짝 놀라 외쳤다.
“바람의 정령은 여왕님의 수호를 위해서만 사용해야 합니다! 이것을 거두어 주십시오!”
“그게 있으면 어느 정도의 불꽃은 막을 수 있을 거야. 네가 인간을 불신한다는 것은 알고 있어. 그렇지만 나는 이런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상냥함.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누구보다도 먼저 달려 나간 그의 용기를 믿어보고 싶어.”
호라이즌은 입술을 깨물었다.
에이레네는 어리다.
인간이 엘프에게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절반도 모르고 있다.
그러니까 가야 한다.
만약 인간이 조금이라도 허튼 짓을 한다면 그대로 목을 날려 버릴 수 있도록.
“알겠습니다. 여왕님의 명에 따라 불청객들을 쫓아내겠습니다.”
그렇게 호라이즌은 불청객이 찾아왔다는 엘드라드 외각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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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즌은 순식간에 케인첼을 따라잡았다.
여왕이 붙여준 고대 정령의 힘이 그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만들어 주었다.
“가세하도록 하지. 그런데 인간. 한 가지만 묻도록 하마. 어째서 누구보다 먼저 달려 나갔지. 세계수를 지키는 것은 엘프가 할 일이다.”
“손님이 음식을 먹는 동안 시끄럽게 구는 날파리를 쫓아내는 것도 요리사가 해야 할 일이니까요.”
“킥······. 그래, 그렇군. 고작해야 날파린가. 그렇지만 조금 큰 날파리 같으니 조심해라. 요리 대결이 끝나지 않았는데 죽어서야 잠자리가 뒤숭숭 할 거다.”
케인첼은 피식 웃었다.
묘하게 호라이즌에게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엘드라드의 외각으로 다가갈수록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마치 숲 전체가 불타고 있는 것 같았다.
‘숲을 이 정도로 파괴하려면 폭발 마법 한두 발로는 힘들어. 도대체 무슨 일이······.’
불청객이 나타난 장소로 가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불길을 뚫고 신도복을 입은 사람들이 지르는 고통스런 비명이 들려왔다.
“주, 죽고 싶지 않아!”
“아, 안타레스님! 제, 제발 자비를! 으아아아악!”
“흐헤! 키히힛! 키히히힛! 사탄님의 분노!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소이다!”
그곳에는 쥐색 사제복을 입은 남자를 중심으로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케인첼은 폴른 스타를 발동시켰다. 그러자 손이 떨릴 정도로 엄청난 적의가 느껴졌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불태우기라도 할 것 같은 분노.
마법 각인을 사용하는 칠죄신교의 방화광 안타레스였다.
안타레스가 손가락을 튕기자 신도들의 몸이 터지며 3서클의 화염 마법이 발동했다.
“뭐지, 저 인간. 이상한 기술을 쓰고 있군.”
“저건 잊힌 신들에게 신체를 제물로 바치는 것으로 강력한 마법을 발동시키는 기술, 마법 각인입니다.”
“······맙소사. 그럼 저 인간들은 원해서 이곳에 있는 게 아니란 말인가.”
호라이즌은 하얗게 변한 얼굴로 신음을 흘렸다. 그리고 케인첼이 몇 번이나 마법 각인과 싸워 봤다는 말을 듣고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니뮤에는 장미다발을 쥐고 있는 팔에 더욱 힘을 주었다.
“드디어 만났네요, 방화광.”
저자가 바로 브리타니아의 세계수를 태워버린 그 남자였다.
수많은 엘프들을 숯 덩어리로 만들며 웃던 얼굴이 떠올랐다.
옆에 있던 남자의 팔이 터지는 것을 본 안타레스의 부하가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아아악!”
이대로 있으면 자신역시 비슷한 꼴이 되리라. 결국 그는 그대로 몸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안타레스가 낄낄 웃었다.
“어딜 가시오? 마법 각인이 존재하는 한, 내 손에서 도망 칠 수 없다고 그렇게 말했건만! 이히히히히힛!”
그의 손짓과 함께 도망치던 부하의 몸이 터졌다.
마법 각인의 폭주.
케인첼은 이와 비슷한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어쩌면 노점상 연맹을 끌어들인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을까.
안타레스의 기술은 한층 더 악랄하게 진화해 있었다.
그 악랄한 모습에 니뮤에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부, 부하를 자신의 손으로 죽이다니······.”
“······마법각인의 발동을 막으려면 상대를 기절시키거나 마법 각인이 새겨져 있는 신체를 파괴해야 합니다. 아벨과 니뮤에님은 부하들을. 그리고 호라이즌님은 산불이 더 이상 번지는 것을 막아 주십시오.”
아벨의 에나토스 크시포스는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데 특화되어 있다.
그리고 니뮤에의 무기 장미다발을 이용하면 멀리 떨어져 있는 이들을 제압하는 것이 가능하다.
일행 중에서 케인첼만이 안타레스와 싸워본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깨달은 호라이즌이 고개를 끄덕였다.
케인첼은 나무에서 뛰어내리며 몸에 마법각인을 새기고 있는 신도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양파 검술!”
그러자 마법 각인이 새겨져 있는 팔 몇 개가 피를 뿜으며 날아갔다.
안타레스는 갑자기 나타난 케인첼을 보고 기괴한 웃음을 흘렸다.
“키힛? 헥토르와 함께 있던 애송이 아니오? 엘드라드엔 무슨 용무로 왔소이까?”
대답할 필요는 없다.
우선은 최대한 많이 신도들을 쓰러트려 발동 할 수 있는 마법 각인의 수를 줄이는 것이 먼저였다.
케인첼 일행이 순식간에 열 명 가까운 신도들을 쓰러트리자 안타레스의 눈동자에 분노가 떠올랐다.
숲을 태우면 엘프들은 힘을 잃는다.
그런데 애송이 한 놈이 모든 것을 망치고 있었다.
“사탄님의 분노를 전 세계에 퍼트리기 위해서는 세계수 따위는 방해될 뿐이오! 분노! 이 분노가! 네놈들을 전부 태울 것이오!”
케인첼은 입술을 깨물었다.
안타레스의 붉게 물든 눈동자에는 이미 한 줌의 이성도 남아 있지 않았다.
말 그대로 분노로 모든 것을 태우는 불꽃.
안타레스가 손짓을 하자 뒤쪽에 서 있던 신도의 몸이 후욱 하고 부풀어 올랐다.
“주, 죽기 싫······, 끄아아아악!”
그리고 3서클의 마법 파이어 웨이브가 발동했다.
“아, 안 돼! 케인첼!”
당황한 니뮤에가 케인첼을 향해 달려갔지만 폭주한 마법 각인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케인첼이 서 있던 공간을 거대한 화염의 파도가 집어 삼켰다.
“······아아!”
니뮤에의 얼굴이 절망으로 물들었다. 자신을 돕기 위해 따라온 케인첼이 적의 마법에 당해 죽게 되다니.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파이어 웨이브 마법이 제대로 발동한다면 거대한 화염이 피어올라야 한다.
그런데 검은 폭염만이 올라올 뿐 화염은 보이지 않았다.
마치 무언가에 가로막힌 것처럼.
“으힛? 도대체 무슨 일이······.”
연기가 걷히고 손을 앞으로 뻗고 있는 케인첼의 모습이 나타났다.
니뮤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외쳤다.
기뻐서 눈물이 다 나올 것 같았다.
“케인첼! 무사했군요!”
케인첼은 몸에 달라붙은 검은 연기를 털어내며 중얼거렸다.
“너무 미지근하잖아. 차라리 주방의 열기가 더 뜨겁겠다.”
수없이 많은 요리를 만든 결과 케인첼의 화염 저항력은 50.4%가 되었다.
그것은 3서클의 화염마법 조차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부스터를 발동시켜 오러를 불어 넣자, 다리의 근육이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올랐다.
케인첼의 몸이 땅을 박차고 앞으로 쏘아졌다. 노리는 것은 안타레스의 오른쪽 팔.
서걱-!
안타레스는 멍한 표정으로 자신의 팔을 자른 케인첼을 바라보았다.
소드 나이트가 했다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속도의 일격.
부스터를 사용한 케인첼은 한 순간, 소드 마스터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한발 늦게 안타레스의 어깨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끄, 끄으윽! 이, 이, 기술은 도대체······.”
다룰 수 있는 오러의 양이 늘어나자 부스터의 위력이 몇 배로 증가한 것이다.
“처음 보지? 평생을 체력 단련에 바친 사부가 체력 단련 밖에 할 수 없었던 제자에게 전수해 준 기술이거든.”
케인첼은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호라이즌과 니뮤에에게 신호를 보냈다.
안타레스가 당황한 지금이 기회였다.
“장미다발!”
“하아아앗!”
엘프의 첫 번째 검이라 불리는 이들답게 그들의 검은 빠르고 강했다.
순식간에 열 명 가까운 신도들이 두 엘프의 검에 쓰러졌다.
“이이이익!”
머리끝까지 분노한 안타레스가 상처 입은 짐승처럼 포효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케인첼이 잘라낸 그의 오른팔이 꿈틀거리더니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저거 완전 괴물 아니야?”
어느새 신도들의 수는 열 명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그들이 가진 마법 각인으로는 4서클까지의 화염 마법 밖에는 사용 할 수 없다.
결국 안타레스는 최후의 일격을 준비했다.
“으헤헤헤헤! 한 번은 운 좋게 피한 것 같지만! 모든 신도들의 마법 각인을 발동 시켜 버리면! 조금 뜨거울 것이외다!”
그러자 남아 있던 신도들의 몸이 커다랗게 부풀어 올랐다.
이제 폭주하기 시작한 마법 각인을 막을 수 없다.
‘어떻게 해야 마법을 막을 수 있지? 잠깐만······.’
케인첼은 안타레스를 상대하던 헥토르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오러를 삼각뿔 형태로 만들어 대군마법對軍魔法 익스프로젼마저 막아냈다.
그리고 자신에게는 그와 비슷한 기술이 있었다.
“그렇지! 머랭!”
케인첼은 순식간에 커다란 거품을 만들어내 마법 각인이 폭주하기 시작한 신도들을 향해 던졌다.
쿠르르릉!
그와 동시에 지면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엄청난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오러로 만들어진 머랭이라 해도 그것을 전부 막아 낼 수는 없다.
머랭이 깨지며 폭발이 밖으로 터져 나왔다.
그러나 케인첼이 만든 머랭은 하나가 아니었다.
‘열 셋······, 열 넷······. 버텼다!’
동시에 열다섯 개의 머랭을 만들어 내는 것은 케인첼의 몸에 남아 있던 거의 대부분의 오러를 소모하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간신히 안타레스가 날린 회심의 일격을 막아내는 것에 성공했다.
모든 공격이 막히자 안타레스가 비명을 질렀다.
마법 각인을 새긴 신도가 30명이 넘게 있었다. 그 정도면 엘드라드 전체를 불바다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양이었다.
그런데 그 대부분이 두 엘프의 검에 쓰러졌다.
그리고 3서클의 화염 마법을 맨 몸으로 막아내는 저 화염 저항력은 도대체······.
“어, 어, 어떻게!”
케인첼은 서늘하게 가라앉은 눈으로 안타레스를 노려보았다.
분노의 왕 사탄을 숭배하며, 모든 것을 태워버리려 한 방화광.
마법 각인을 이용해 수많은 사람들을 뒤에서 조종해 오던 남자.
당황한 안타레스는 손가락에 새겨져 있는 마법 각인을 발동시키려 했다.
“장미다발!”
서걱-!
그러나 니뮤에가 휘두른 장미다발이 안타레스의 양팔을 어깨부터 잘라냈다.
니뮤에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아!”
그렇게 브리타니아의 세계수를 지키지 못했던 수호자는 자신의 의무를 완수 할 수 있었다.
양팔을 잃은 안타레스는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자랑하던 마법 각인도 믿고 있던 신도들도 모두 사라졌다.
케인첼은 그런 안타레스에게 다가가며 중얼거렸다.
“너 같은 손님은 어떤 식당에 가도 환영받지 못한 거야.”
오러를 머금은 검이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지금 남아있는 오러의 잔량이 0이 되었으리라.
“으, 으아아아악!”
케인첼은 비명을 지르는 안타레스의 목을 그대로 날려 버렸다.
세계수의 수호자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