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14)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14화(11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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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실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가며 케인첼은 숨을 크게 삼켰다.
안타레스를 가두어 두었을 뿐인데, 말도 안 되는 탁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이곳은 웰라이드 저택의 가장 깊은 곳.
보통은 유출되면 안 되는 것들을 보관 할 때 사용하는 장소였다.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따라오고 있던 케롤라인이 손을 들었다.
“만약을 위해 악을 멸하는 축복을 걸어드릴게요.”
“대주교님의 축복이라, 든든하군요.”
“빛의 신 데우스님의 광휘여, 모든 악을 멸하소서!”
그러자 케롤라인의 손에 신성한 빛이 떠올랐다.
전염병이 퍼진 마을을 조사할 때 받았던 생제르맹의 축복과 같은 효과.
전염병은 물론 죽은 자가 뿌리는 저주까지 막아준다.
케롤라인의 신성력이 케인첼과 공명하며 더욱 강한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이토록 순수한 신성력을 가지고 계시다니······. 형제님은 독실한 데우스교 신자였군요.”
케롤라인은 대주교답게 케인첼이 숨기고 있는 신성력을 알아차린 모양이다.
“뭐, 그런 셈이죠.”
수련 기사들은 주일이면 데우스교의 신전으로 가서 예배를 올린다.
그런 생활을 3년 동안이나 한 케인첼은 이미 데우스교 신자나 마찬가지였다.
케인첼은 세계수를 불태우려는 안타레스와 싸워 승리했다. 그리고 그의 목을 날려 버렸다.
그렇지만 그는 죽지 않았다. 아니, 죽일 수 없었다.
‘안타레스······. 네놈은 도대체······.’
지하실에 도착한 케인첼과 라이온은 말없이 시선을 교환했다. 그리고 검을 뽑았다.
쇠사슬로 안타레스를 묶어 두긴 했지만 방심 할 수는 없다. 그는 이미 생물의 영역을 넘어선 무언가였으니까.
“······!”
문을 열자 커다란 고깃덩어리로 변한 안타레스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비위가 약한 케롤라인이 인상을 찌푸렸다.
라이온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 나왔다.
“오······. 데우스시여······. 저것이 정녕······.”
목을 잃은 안타레스는 주변에 있는 것들을 먹어치우며 무서울 정도의 속도로 몸을 재생시켰다.
그렇지만 그것은 도저히 부활이라고 부르기 힘든 행위였다.
‘저건 이미 인간이 아니야. 분노만으로 움직이는 괴물······.’
Krrrrrr――!
케인첼의 접근을 감지한 안타레스의 몸이 요동쳤다.
자신을 죽인 남자에 대한 분노가 안타레스의 힘을 몇 배로 강하게 만들었다.
그 몸부림이 어찌나 격렬한지 묶고 있는 쇠사슬이 끊어질 정도였다.
안타레스의 몸에서 커다란 팔이 돋아났다.
그리고 그것을 휘둘러 케인첼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공격에 케롤라인이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아악!”
“형제님!”
라이온은 들고 있던 대검을 휘둘러 안타레스의 팔을 막아냈다.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안타레스의 팔이 타들어갔다. 대검에 걸려 있는 축복 때문이었다.
마치 썩은 고기를 태우는 것 같은 역겨운 냄새 때문에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라이온은 다시 한 번 대검을 움직여 이번엔 안타레스의 팔을 날려 버렸다.
꿈틀!
팔 하나를 잘라내자 두 개의 팔이 튀어 나왔다.
마치 어비스에서 뛰쳐나온 괴물 같은 모습.
이래선 끝이 없을 것 같았다.
‘젠장, 한동안 얌전하다 했더니, 또 저러네. 저걸 막으려면 태워버리는 수밖에 없는데.’
케인첼은 이를 악물고 미스랄 검에 플람베의 불길을 입혔다.
화르륵!
생명의 위협을 느낀 안타레스는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엄청난 재생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그의 몸을 태워버려야 한다.
케인첼은 그대로 땅을 박차고 앞으로 달려갔다. 안타레스는 엄청난 재생력과 괴력을 가지고 있지만 머리가 없다.
그저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괴물일 뿐.
그렇다면 공격하기 전에 먼저 베어버리면 된다.
“이번엔 웰던으로 익혀주지!”
플람베의 불꽃이 안타레스의 두 팔을 태우기 시작했다.
그오오오오오――!
목의 잘린 부분을 통해 기분 나쁜 비명이 새어 나왔다.
이런 식으로 몇 번이나 몸을 태워 보았지만 그때마다 안타레스는 몸을 재생시켰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죽일 수 있는 거야?’
만약 안타레스의 목이 남아 있었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까.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되자 라이온이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그는 뜨거운 눈빛으로 케인첼을 바라보며 말했다.
“형제님. 혹시 데우스교에 입교하여 팔라딘을 목표로 하실 생각 없으십니까. 형제님같이 강한 의지와 신성력을 가진 이가 함께한다면 데우스님의 은총을 더욱 널리 베풀 수 있을 겁니다.”
“제안은 감사합니다만······.”
팔라딘이 되면 가문의 이름마저 버리고 신에게 몸을 맡겨야 한다.
가문의 재건을 바라는 케인첼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자리였다.
“······그렇습니까. 형제님께서는 많은 것을 짊어지고 계시군요.”
라이온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케인첼은 불에 타들어가면서도 끊임없이 몸을 재생하고 있는 안타레스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불사 세포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엄청난 재생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일까.
“보셨습니까. 목을 잘라내도 이렇습니다.”
“······형제님. 저자의 몸에서 사악한 악신의 의지가 느껴져요. 제가 그것을 막아 볼게요.”
캐롤라인은 성수가 담긴 병과 몇 가지 도구를 꺼내 지하실 전체에 결계를 쳤다.
그러자 안타레스의 몸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캐롤라인은 지친 얼굴로 중얼거렸다.
“이토록 사악한 술법이라니······.”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닙니다. 저들의 목적은 칠죄종Seven Deadly Sins의 부활. 그것을 막기 위해 데우스교의 힘이 필요합니다.”
라이온은 케인첼의 손을 덥석 움켜쥐었다.
“알겠습니다! 형제님이 칠죄신교를 멸하기 위해 움직인다면 그 옆에 데우스교가 함께 할 것입니다. 그럼 바로 추기경을 통해 교황님에게 보고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형제님의 앞에 데우스의 축복이 함께하기를.”
역시나 정의감에 불타는 팔라딘다운 모습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쉽게 그들의 협력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과연 불사 세포를 이식받은 것이 안타레스 혼자일까? 어쩌면 앞으로도 수많은 불사자들을 상대해야 할지도 몰라.’
불사 세포의 정체만 안다면 그것을 상대할 방법을 찾을 수 있으리라.
케인첼은 안타레스의 몸을 조사하고 있는 케롤라인에게 다가갔다.
“그는 불사 세포 덕분에 죽지 않는 몸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혹시 그에 대해 알고 계시는 것이 있으십니까?”
케롤라인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 저었다.
“죄송해요······.”
결국 데우스교의 대주교 케롤라인조차 안타레스가 가진 재생력의 비밀을 밝혀내지 못했다.
도대체 불사 세포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엄청난 힘을 가진 것일까?
안타레스는 어떤 방법으로 그것을 이식 받았을까?
그때였다.
뚝······.
케인첼의 볼을 타고 끈적끈적한 액체가 흘러 내렸다.
‘어, 라이온이 잘라낸 팔이 천장에 박혀 있잖아. 그럼 이건 안타레스의 피······.’
순간, 케인첼의 뇌리에 어처구니없는 생각이 떠올랐다.
‘······어쩌면 미식 스킬을 이용하면 그 비밀을 밝혀 낼 수 있지 않을까?’
5성이 된 미식 스킬은 블렌딩 한 복어 독의 정체마저 간파해 냈다.
요리 중에는 피를 사용한 것도 있다.
‘그렇다면······.’
케인첼은 얼굴에 묻은 안타레스의 피를 핥았다.
구역질이 날 정도로 역겨운 피맛이 혀끝에 감돈다.
그런데 그 속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섞여 있었다.
미식 스킬은 그것이 무엇인지 케인첼에게 알려 주었다.
[마몬의 넓적다리]* 탐욕의 왕 마몬의 다리에서 잘라낸 살. 제대로 요리 해 낸다면 그가 가진 불사성을 얻을 수 있다.
* 완성도 : ★★★
“······으, 으아아아아악!”
케인첼은 비명을 질렀다. 자신의 눈으로 본 것이 도저히 믿겨지지 않았다.
안타레스의 피 안에 섞여 있는 것은 칠죄종 마몬의 넓적다리.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뿐이다.
불사 세포의 정체는 바로 탐욕의 왕 마몬 그 자체.
그리고 그 능력을 전부 끌어내기 위해서는 뛰어난 실력을 가진 셰프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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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레스와의 연락이 끊겼습니다. 엘드라드의 세계수 제거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브리타니아의 세계수 또한 머지않아 부활할겁니다.”
검은 그림자는 어둠속에 몸을 숨긴 채, 그렇게 보고했다.
의자에 앉아 있던 남자의 얼굴에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아닌 표정이 떠올랐다.
“그래요? 역시 그딴 범죄자를 믿은 게 잘못이었네요. 미완성품이긴 해도 불사 세포까지 이식해 주었는데, 실패하다니요······. 마법 각인만 아깝게 되었네요.”
호리호리한 몸에 대귀족 답지 않은 평범한 인상.
그가 바로 칠죄종 전쟁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알레한드로 알게디 백작이었다.
알게디는 피라도 묻은 것처럼 붉게 물든 입술을 핥으며 중얼거렸다.
“해제 할 수 있는 이가 있으면 마법 각인은 무기로서의 가치를 잃게 되지요. 멜리오트.”
그러자 구석에 엎드려 있던 엄청난 덩치의 남자가 몸을 일으켰다.
수많은 기사들의 존경을 받았던 몸은 보기 흉할 정도로 커져 있었고.
호수처럼 고요했던 눈동자에는 광기만이 가득했다.
그저 사랑을 노래했던 입술만이 여전히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끄윽······. 루, 루시아······. 내, 사랑······. 그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알게디 백작은 혀를 찼다.
불사 세포를 이용해 자신의 명령이라면 무엇이라도 따르게 만드는 것 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설마 이성을 잃은 버서커가 될 줄이야.
“뭐, 그것도 나쁘진 않지요. 멜리오트는 초급 검술만으로 소드 마스터의 자리에 오른 남자니까요. 아무렇지도 않게 휘두른 검에 산이 부서지고 강이 갈라지지요. 쉐도우.”
그러자 알게디의 앞에 엎드려 있던 그림자가 고개를 들었다. 암살 길드가 길러낸 최고의 암살자 쉐도우.
기척을 숨기고 접근하면 마스터조차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은신술의 달인이었다.
“예, 알게디님.”
“지금부터 루시아의 모습으로 변하도록 하세요. 그러면 멜리오트는 당신의 말이라면 자신의 심장이라도 꺼내 바치겠지요.”
쉐도우라 불린 남자는 모습을 바꾸는 마도구를 발동 시켰다.
그러자 눈부실 정도로 화려한 보라색 머리의 여자가 나타났다.
겉모습은 물론 성별, 목소리마저 완벽하게 바꾸는 마도구.
암살 길드에 전해져 내려오는 보물 중의 보물이었다.
루시아는 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밝게 웃으며 허리를 숙였다.
“안녕히 주무셨나요, 아버님.”
“그래, 루시아. 지금부터 남편과 함께 브리타니아에 남아 있는 엘프들을 전부 불태워 죽이고 오려무나.”
“예. 알겠어요.”
버서커가 된 남자 멜리오트는 아내의 모습이 마도구로 꾸며낸 것이라는 것조차 알아보지 못했다.
그저 그녀의 발에 매달리며 자신의 사랑을 속삭일 뿐.
“오오, 루시아······. 오늘도 아름답구려······. 그대의 손에 입을 맞추어도 되겠소······.”
“멜리오트 따라오세요. 아버님이 내린 명령을 수행하러 가요.”
“루시아······. 루시아······.”
루시아로 변한 쉐도우가 걸어가자 그 뒤를 멜리오트가 따라갔다.
혼자 남겨진 알게디는 무엇이 그리도 즐거운지 낄낄거렸다.
“그럼 엘프의 처리는 쉐도우에게 맡겨두도록 하고······. 불사 세포를 제대로 요리 할 수 있는 요리사나 계속 찾아보도록 할까요.”
권력을 가진 이들 중에 죽지 않는 몸을 원하지 않는 이가 얼마나 될까.
전쟁상인 알게디는 드디어 불사마저 자신의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움직였다.
사라진 셰프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