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15)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15화(11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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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안타레스의 몸은 웰라이드 저택에서 보관하기로 했다.
괜히 다른 곳으로 옮기려다가 기껏 쳐둔 결계가 파괴될 가능성이 있었으니까.
한동안 저택의 관리자들은 꽉 막힌 성직자들을 상대하느라 골머리를 썩으리라.
‘그래도 데우스교의 협력을 얻은 것은 큰 수확이야.’
칠죄신교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국경에 상관없이 움직여 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성녀로 불리는 케롤라인은 최고의 협력자였다.
‘결국 그녀가 아이스크림을 좋아하게 된 것도 기연이라면 기연이네.’
응접실에 앉아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케인첼의 귀에 노크 소리가 들렸다.
“케인첼 경을 만나고 싶다는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손님?”
“예, 윌슨 시장 소개로 왔다고 합니다.”
케인첼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누구지. 분명 윌슨 시장은 내일 있을 요리대결 준비 때문에 바쁘다고 했는데.’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뼈와 가죽만 남은 빼빼 마른 여자였다.
찢어진 입술에 고름 섞인 피딱지가 늘러 붙어 있다.
그녀의 창백한 피부가 오랫동안 병마에 시달렸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오라클 램볼튼이라고 해요.”
“혹시 고든 램볼튼의······.”
“예, 그분이 제 아버님이에요.”
케인첼은 고든에게 딸이 있다는 것은 몇 번인가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만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오라클은 불안한 듯 눈동자를 굴리며 입을 열었다.
“도와주세요. 아버지가 사라졌어요.”
“······고든 램볼튼이 사라졌다는 말입니까?”
케인첼은 휘둥그레 커진 눈으로 오라클을 바라보았다.
고든은 양성소를 떠난 이후 몇 번이나 모습을 감춘 적이 있었다.
노점상 연맹에게 노려져 목숨을 위협받았기 때문이다.
“맞아요. 그들은 아버지를 협박하기 위해 폭력까지 불사했죠. 결국 한동안 몸을 숨기고 지내야 했어요. 당신이 노점상 연맹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았으면 아예 이 도시를 떠나야 했을지도 몰라요. 아참,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것을 잊었군요.”
오라클은 휘청거리는 몸을 기울였다.
케인첼은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그녀를 의자로 데리고 갔다.
“우선 앉으시죠.”
“솔직히 놀랐어요. 아버지는 자주 양성소에서 만난 별난 애송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거든요. 그거 당신이죠?”
놀란 것은 케인첼 또한 마찬가지였다.
무뚝뚝하며 퉁명스런 고든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고?
그것도 소중한 딸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었을지 궁금했지만 그것을 물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절 찾아오신 거군요.”
“예. 게다가 내일 있을 요리 대결의 후원자 중의 한 명이라고 들었어요.”
후울의 정체가 케인첼이라는 것은 윌슨 시장조차 모르는 일.
결국 케인첼은 후원자라는 이름으로 요리 대결을 지원하게 되었다.
“우선 고든이 사라진 장소로 가 보도록 하죠.”
오라클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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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은 오픈을 앞둔 아가페에서 요리 대결을 위한 메뉴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레스토랑 아가페의 전경을 둘러본 케인첼의 눈에 놀라움이 떠올랐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너무나 깔끔해 보이는 외관.
마치 고든 램볼튼이라는 사람의 성격을 그대로 표현한 것 같은 모습이었다.
“멋진 가게군요.”
“그렇죠? 노점상 연맹에서 건물 벽을 무너트리는 바람에 몇 번이나 새로 지었답니다.”
케인첼은 오라클을 따라 마지막까지 고든이 머물고 있었다는 주방으로 향했다.
“혹시 건드린 것은 없으시죠?”
“정신이 없어서 아버지가 만들고 있던 요리까지 그대로 놔뒀어요.”
“그렇다면 주방에는 고든이 사라졌던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남아 있을 겁니다.”
케인첼은 폴른 스타까지 사용해 가며 주방의 출입구를 살폈다.
그렇지만 수상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문을 억지로 연 것도 아니고 무언가 공격받은 흔적도 없어. 고든은 자신의 의지로 여기를 나간 거야.’
혹시나 해서 근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심문해 보았지만 단서는 아무것도 없었다.
주방 안으로 들어간 케인첼의 눈에 고든이 만들고 있던 요리가 보였다.
“······파프리카로 맛을 낸 폭챱을 만들고 있었군요.”
“예. 아주 놀랍고 맛있는 메뉴가 될 거라고 했어요.”
그것은 케인첼이 케롤라인에게 만들어 주었던 음식.
케인첼은 말없이 주방을 둘러보았다. 고든이 말하던 모든 것이 이곳에 있었다.
모든 도구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으며, 바닥에는 먼지 한 톨 보이지 않았다.
작업 공간은 모든 셰프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
케인첼은 이것이 고든이 말하는 이상적인 주방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 저건······.’
고든이 요리를 하고 있던 자리 위에 휘갈겨 쓴 메모가 보였다. 만들어야 하는 메뉴가 무엇인지 적어두는 장소였다.
‘······딸을 위한 요리.’
케인첼은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그 사실을 말해주자 오라클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 그럼 아버지는 저를 위한 요리로 대결을······.”
오라클의 몸은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져 있었다.
피망과 마늘에는 신체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힘이 있다.
그리고 돼지고기는 체력을 회복시켜 주며 빈혈을 낫게 해 준다.
전부 오라클에게 필요한 것이었다.
‘고든은 오라클이 무슨 요리를 먹어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느꼈던 거야.’
케인첼의 손이 멈췄다.
― 먹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리 잘 만든 요리라도 그 의미를 잃는다. 누가 네 요리를 먹고 있는지, 똑바로 보란 말이다!
그런 고든의 고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양성소를 나온 이후, 케인첼은 수많은 요리를 만들었다.
언제 부턴가 요리는 그저 검을 강하게 만들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그렇게 셰프는 사라지고 기사만이 남았다.
‘내가 왜 요리를 시작했더라······.’
절망으로 마음이 꺾여가던 케인첼의 눈앞에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가 나타났다.
그리고 한 그릇의 요리가 상처 입은 영혼마저 치유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 느꼈던 감동.
어쩌면 자신은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케인첼은 이미 몇 번이나 6성급 요리를 만들어냈다. 그럼에도 요리 스킬은 여전히 5성에 머물러 있었다.
어쩌면 그 답은······.
‘내 마음속에서 셰프가 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
요리를 하고 싶다. 고든이 만들지 못한 요리를 완성해 내고 싶다.
처음 식칼을 쥐었을 때 느껴졌던 것과 같은 감각.
그렇지만 고든의 자리를 쓸 수는 없었다.
그런 케인첼의 눈에 요리할 준비가 되어 있는 조리대가 들어왔다.
“아버지는 저 자리를 자신에게 꿈을 되찾게 해준 셰프를 위해 준비해 두었다고 했어요. 며칠 전에는 명찰까지 붙여둔다고 했는데······. 어, 어머!”
조리대를 둘러보던 오라클의 눈이 커졌다. 그녀는 경악한 표정으로 구석에 놓여 있던 명찰을 내밀었다.
“······!”
거기에 적혀 있는 것은 케인첼의 이름이었다.
그제야 잊고 있던 고든의 말이 떠올랐다.
‘주방에서 일하고 싶어지면 언제든 아가페로 오라고 했지. 빈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설마 자신을 위한 자리까지 준비해 두었을 줄이야.
게다가 언제와도 일할 수 있게 조리 도구까지 갖춰 두었다. 전부 케인첼이 익숙하게 쓸 수 있는 것들이었다.
“고든 램볼튼······. 당신은······.”
케인첼은 고든이 준비해 준 자리로 향했다. 그리고 깔끔하게 다려져 있는 셰프복을 걸쳤다.
오라클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렇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 자리의 주인은 케인첼이었으니까.
‘손님이 기다리고 있잖아. 고든이 없으니 나라도 요리를 완성해야 해.’
케인첼은 허리에 차고 있던 미스랄 식칼을 꺼냈다. 그것을 쥐고 요리를 시작했다.
― 폭챱은 말이다. 그 두께 때문에 잘 드는 칼이 필요하지. 그런데 걱정할 필요는 없겠군. 이미 좋은 녀석을 가지고 있으니까.
폴른 스타도, 브릴리언트 로드의 도움도 필요 없었다.
모든 것은 케인첼의 몸이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파프리카를 써는 케인첼의 몸 주위로 엄청난 양의 오러가 떠올랐다.
그것을 전부 식재료에 불어 넣었다.
‘효과 증폭!’
오라클은 정체불명의 병마와 싸우고 있었으며 만성 빈혈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다.
분명 파프리카와 돼지고기로 만든 요리는 그것을 한결 좋게 만들어 줄 것이다.
― 그래, 고기는 그런 식으로 굽는 거다. 이제 잘하는군.
마치 고든 램볼튼의 흐뭇해하는 얼굴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 케인첼은 고든이 요리하는 모습을 반년 동안 지켜보았다.
거기에는 수천 마디의 말보다도 많은 것이 담겨 있었다.
이미 케인첼은 6성급 요리를 만들기에 충분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저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을 뿐.
케인첼은 완성된 요리를 바라보았다.
어느새 온몸이 땀으로 흥건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마치 눈을 감았다 뜨자 앞에 완성된 요리가 놓여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케인첼은 그것을 오라클에게 내밀었다.
“딸을 위한 요리가 나왔습니다. 이것이 고든이 만들고자 했던 요리가 아닐까요.”
결국 오라클은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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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은 긴장한 표정으로 파프리카를 곁들인 폭챱을 바라보았다.
이것이 고든이 만들고자 했던 요리란 말인가.
그녀는 제대로 음식을 소화 시킬 수 없는 몸으로 태어났다.
아무리 기름진 음식을 먹어도 몸은 말라갔고, 제대로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었다.
의사도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 내지 못했다.
그런데 케인첼이 만든 요리를 보자 입에 침이 고였다. 몸이 이것을 원한다고 외치고 있었다.
오라클은 먼저 파프리카부터 맛보기로 했다.
바질과 마늘의 향을 머금은 파프리카는 강렬하게 혀를 자극했다.
곁들인 파프리카만 먹어도 얼마나 맛있는 요리인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정신없이 폭챱을 먹기 시작했다.
“아아, 마치 몸이 이 요리를 원하는 것 같아······.”
어느새 그녀의 몸에서는 비 오듯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오라클의 얼굴에 홍조가 떠올랐다.
파프리카와 돼지고기에 들어 있는 영양소가 그녀에게 부족한 피를 보충해 주고 있었다.
“······후.”
한 그릇의 요리를 전부 먹어치운 오라클은 한결 상쾌해진 표정으로 한숨을 토해냈다.
그녀는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오라클은 테이블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환호성을 질렀다.
“어, 이, 이게 정말 저예요?”
비쩍 말랐던 몸에는 적당히 살집이 올랐고, 거칠고 창백했던 피부는 윤기가 나서 반짝거렸다.
만약 이 자리에 고든이 있었다면 오라클을 번쩍 안아들고 환호성을 질렀으리라.
‘그래, 분명 이것이 고든이 만들고자 했던 요리야.’
결국 사라진 고든의 단서는 찾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케인첼은 그에게 너무나 큰 선물을 받았다.
케인첼은 뜨거운 숨결을 토해냈다. 잃어버렸던 셰프의 마음가짐을 되찾은 기분이었다.
그러자 조마경이 하나의 별이 추가된 것을 알려주었다.
띠링-
[요리를 통해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것에 성공하셨습니다.] [마음을 담는 힘이 ‘오러 블레이드’ 스킬에 녹아들었습니다.]······.
···.
[잊고 있던 요리사의 마음가짐을 떠올렸습니다.] [요리 레벨이 올랐습니다!]‘좋았어, 요리 레벨 6성! 게다가 오러 블레이드의 슬롯까지 하나 채웠다!’
케인첼의 약선 요리를 먹은 오라클은 몰라볼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오라클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몸을 움직여 보았다.
“몸이 가벼워요. 이제 움직이는 것이 무섭지 않아요.”
그녀는 조리대 위에 놓여있는 식칼을 쥐고 양파 껍질을 벗겼다.
그 솜씨가 엄청났다.
무려 초급 검술 12성인 케인첼과 비슷해 보일 정도였다.
“······컨디션이 너무 좋아요. 어떤 요리라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라클은 케인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잃어버렸던 열정을 되찾은 것은 케인첼만이 아니었다.
“만약 아버지를 납치한 사람이 노리는 것이 요리 실력이라면 그들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거예요. 아버지는 기분이 내킬 때만 요리를 하는 아주 까다로운 성격을 가지고 있거든요. 분명 그들이 원하는 것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해 주지 않겠죠.”
“고든을 납치한 사람이 원하는 것이 고든의 요리 실력이라는 말입니까?”
오라클은 어색하게 웃었다.
“아버진 요리 실력을 빼면 정말 볼품없는 남자거든요.”
“하하하······.”
“분명 지금쯤 상대는 아주 곤란해 하고 있겠죠. 그럼 분명 말도 잘 듣고 요리도 잘하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 말은······.”
“예, 내일 있을 요리 대결에는 제가 대신 나가도록 할게요. 여기에 고든 램볼튼만큼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 있다고 알려주는 거예요.”
케인첼은 마른침을 삼켰다.
6성으로 오른 요리 레벨과 고든의 딸 오라클과의 요리 대결.
그것이 정체 모를 적을 낚기 위한 수단이 된다고?
시험해 볼 가치는 충분했다.
후울과 오라클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