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17)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17화(117/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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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이 만들고 있는 버터밀크 치킨은 브리타니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닭고기 요리였다.
케인첼 역시 몇 번이나 만들어 본 적 있는 요리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오라클처럼 완벽하게 만들어 낼 자신은 없었다.
‘뭐야, 부위마다 다른 튀김옷을 사용하고 있잖아? 저러면 가슴살은 더욱 촉촉하고 날개는 더욱 바삭거릴 거야. 오라클은 버터밀크 치킨 하나로 몇 가지 요리를 만들 생각이지?!’
그것은 하루에도 수백인분의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 셰프에게는 불가능한 방식.
하지만 그녀가 지금 만들고 있는 것은 한 사람만을 만족 시키면 되는 심사용 요리였다.
몇 배나 더 손이 가는 요리라도 문제없다.
심사위원 석에 앉아있던 괴테가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조리대로 다가갔다.
“분명 내가 요구한 것은 악마라도 반할 닭고기 요리였다고. 그런데 이건 그냥 평범한 버터밀크 치킨이잖아?”
오라클은 닭고기에 튀김옷을 입히며 대답했다.
“버터밀크 치킨은 브리타니아에서 가장 흔히 먹는 닭고기 요리예요. 만약 악마가 지상에 내려온다면 처음 먹는 요리가 이것이 될 확률이 가장 높지 않을까요.”
“악마가 반할 확률이 가장 높은 요리라······. 만점은 아니지만, 틀렸다고 보기도 어려운 대답이네. 확실히 뭐든 처음이 제일 정렬적인 법이지. 그렇지만 악마라고? 그의 입에서 맛있다는 평가를 얻긴 아주 힘들 거야.”
괴테는 마치 자신이 악마라도 된 것처럼 낄낄거리며 이번엔 케인첼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으음? 이쪽도 닭고기에 튀김옷을 입히고 있네. 확실히 후라이드 치킨은 만들기 쉬우면서도 맛있지. 난 완성된 순서로 평가를 할 거니까, 네 순서가 마지막이 될 거야. 평범한 후라이드 치킨으로는 맛있다는 평가를 받기 힘들걸.”
케인첼은 손으로 허리를 감싸며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조리대 앞을 가렸다.
“뭐야, 치사하게 숨기는 거야?”
“죄송하지만 여기부터는 완성된 후의 즐거움으로 남겨두도록 하겠습니다.”
괴테는 툴툴대며 자리로 돌아갔다. 묘하게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관객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어릿광대를 괴롭히려던 괴테 선생님이 되려 한 방 먹었군.”
“그런데 미스 스컬이 튀기고 있는 치킨 봤어? 어떻게 하면 저렇게 맛있을 것 같은 소리를 낼 수 있지.”
그 비결은 완벽에 가까운 기름 관리였다.
버터밀크에 담가둔 닭고기에는 튀김옷이 아주 균일하게 묻는다.
그것을 170도로 달군 기름에 5초에 하나씩 넣어 준다.
그러면 튀김옷이 적당히 굳어져서 서로 붙지 않는다.
오라클은 차가운 닭고기를 넣어 내려간 기름의 온도도 놓치지 않았다.
마치 폴른 스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케인첼은 오라클의 왼손에 불로 지진 것 같은 흉터가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오라클은 셰프야. 그것도 고든의 기술을 전수받은 셰프.’
그렇지만 오른손이 아니라 왼손이라는 점이 이상했다. 그녀는 왼손잡이로는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스스로 불의 세례를 한 것이 아닐까?
케인첼의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아무리 레시피가 대단하다고 해도 만드는 것은 직접 해야 한다.
‘튀김옷을 입히고, 기름에 튀기는 것 까지는 후라이드 치킨이랑 똑같아. 중요한 것은 거기에 바르는 소스지.’
우선 닭고기를 우유에 담가둔 후, 거기에 바를 양념을 만들었다.
그런데 엄청난 문제가 발생했다.
레시피에 있는 재료 중 하나인 ‘고추장’이 없었다. 이름으로 보아 아무래도 간장처럼 동방의 양념인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핫소스를 만들어서 대체해야겠네.’
퍼시발과의 대결이 없었다면 이런 식으로 레시피에 변화를 주는 것은 하지 못했으리라.
케인첼이 대량의 고추를 조리대로 가지고 가는 것을 본 관객들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뭐야? 프라이드 치킨을 만드는 거 아니었어? 그런데 어째서 고추를 저렇게 많이 가져가는 거지?”
“젠장! 무슨 요리를 만드는지 궁금하잖아! 보여 달라고!”
매콤한 고추의 냄새가 관객들의 몸을 더욱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흥분한 관객들을 보고 윌슨 시장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후울이다. 요리를 훌륭하게 쇼로 만들었어.”
그렇게 장막은 케인첼이 만들고 있는 요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주었다.
‘깨끗하게 손질한 고추를 잘게 잘라 냄비에 쪄 준 다음, 아주 독한 식초를 넣고 잘게 갈라 주는 거야.’
그리고 간장을 약간 넣자, 독특한 풍미의 핫소스가 완성되었다.
그것을 베이스로 해서 본격적으로 양념을 만들기 시작했다.
‘매콤한 맛은 핫소스로. 그리고 달콤한 맛은······.’
케인첼은 이번에는 딸기잼이 들어있는 병을 위로 던지며 저글링을 했다.
그 모습을 보고 관객 한 명이 소리를 질렀다.
“뭐야, 이번엔 딸기잼? 고추에 딸기잼이라니! 아, 진짜 미치겠네!”
‘······이거지.’
케인첼은 토마토소스를 살짝 볶아, 신맛이 날아가고 감칠맛만이 남게 했다.
거기에 핫소스와 딸기잼을 넣어주자 매콤하면서 달달한 향기가 풍기기 시작했다.
브리타니아에 최초의 양념 치킨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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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재료들의 조화에 관객들의 눈이 뒤집어졌다.
“뭐야. 도대체 무슨 요리를 하는데, 이렇게 맛있는 냄새가······.”
관객들 중에는 근처에서 노점을 하고 있던 브루노도 있었다.
그는 놀란 눈으로 중얼거렸다.
“분명 제대로 된 주방에서 오년은 일한 솜씨였어. 특히 칼질이 정말 능숙해. 도대체 뭐 하는 어릿광대지?”
지금은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지만, 닭고기를 손질하는 모습만 해도 보통 솜씨가 아니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사람이 물었다.
“브루노 셰프. 정말 저 어릿광대들이 그렇게 요리를 잘합니까?”
“두 어릿광대 모두 지금 당장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일해도 통할 솜씨······. 그런데 어떻게 내 이름을 알고 있는 거지? 어? 사라졌잖아?”
브루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에게 말을 걸었던 사람의 모습이 눈앞에서 사라진 것이다.
마법이라도 쓰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
“······내가 피곤했나?”
그렇지만 그 대답은 결코 돌아오지 않았다.
그림자로 사라진 남자는 천막 뒤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인상의 남자였다. 뒤돌아서면 잊어버릴 정도로 아무런 특징도 없는 얼굴.
평범한 남자는 품속에서 작은 책을 꺼냈다.
거기에는 시티즌에 있는 요리사들의 목록이 적혀 있었다.
“5성급 요리사인 브루노가 감탄할 정도니, 적어도 4성급 이상이겠군. 만약 괴테가 맛있다고 감탄한다면 5성이라고 생각해도 되겠지.”
평범한 남자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6성급 요리사 고든에 이어 요리하는 어릿광대 둘이라. 알게디님께서 아주 좋아하시겠어.”
평범한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다시 관객들 속으로 녹아들었다.
그의 정체는 인상을 흐리게 하는 스킬로 수많은 정보를 모으는 암살 길드의 정보원이었다.
그렇지만 평범한 남자는 자신의 몸에 달라붙어 있는 머랭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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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른 스타를 사용하면 자신을 노리는 적의를 감지 할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암살자라 해도 폴른 스타를 뚫고 기척을 숨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저쪽에서 적의를 풀풀 풍기고 있는 남자까지 해서 대충 여섯 명인가.’
물론 그들 전부가 고든을 납치한 범인은 아닐 것이다.
단순히 후울을 싫어할 뿐인 사람도 있겠지.
그래서 요리를 하는 모습을 가렸다.
범인은 어떻게 해서든 후울과 오라클의 요리 실력을 확인하고 싶어 하리라.
그러자 이번엔 두 개의 적의가 오라클 쪽으로 이동했다. 분명 그들 중에 범인이 있다.
케인첼은 그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머랭을 붙여 두었다.
‘일곱 개씩 붙여 두었으니까 대충 삼십 분 정도는 유지 되겠군. 그럼 심사를 받으러 가 볼까.’
요리를 하며 범인의 기척을 쫓는 것은 몹시 힘든 일이었다. 그렇지만 케인첼은 결국 그 두 가지를 전부 훌륭하게 완수했다.
괴테는 먼저 완성된 버터밀크 치킨을 먹고 있었다.
“과연. 미스 스컬 말대로 아주 맛있는 요리네. 이렇게 맛있는 버터밀크 치킨은 처음 먹어 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
계속되는 호평에 오라클은 고개를 숙였다.
“감사해요. 맛있게 드셔주시니 제가 다 기쁘네요.”
“특히 사과 식초로 맛을 낸 콜라드 그린과 해쉬는 정말 끝내주는데? 상큼한 맛 덕분에 다소 느끼할 수 있는 버터밀크 치킨의 맛을 깔끔하게 잡아주고 있어. 확실히 이 정도 맛이라면 악마라도 반할 것 같네.”
오라클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이미 왕실 셰프가 되고도 남을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전부 몸을 좀먹고 있는 병마 때문이었다.
괴테는 입가에 묻은 기름기를 닦으며 물었다.
“특히 닭고기를 손질하는 실력이 정말 뛰어나던데, 도대체 언제부터 식칼을 쥔 거야?”
오라클은 생긋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정확한 시기는 그녀도 몰랐다.
언제나 자신의 손에는 식칼이 쥐어져 있었으니까.
자리에서 일어난 괴테는 이번에는 케인첼에게 다가갔다.
“그럼 이번엔 후울이 만든 요리를 먹을 차례네. 뭐, 이미 승부는 거의 결정 난 것 같지만 말이야. 미스 스컬의 요리는 거의 왕실 요리 수준이었어.”
케인첼은 빙긋 웃으며 괴테의 앞에 양념 치킨이 담긴 접시를 내려놓았다.
“뭐야, 이 새빨간 치킨.”
“양념 치킨이라고 합니다.”
“양념 치킨?”
“예, 튀긴 닭고기를 양념에 볶은 요리입니다.”
“······무슨 요리를 만드나 했더니. 미안하지만 난 매운 음식은 잘 못 먹거든?”
괴테는 까칠한 표정으로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들겼다.
보통 이런 식으로 나오면 상대가 당황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케인첼은 침착하게 대답했다.
“핫 소스가 들어가긴 했지만, 맵기만 한 요리가 아닙니다. 정확히는 매콤달콤 하다고 해야겠군요.”
“매콤달콤?”
양념치킨. 그것은 마치 지옥의 불길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은 요리였다.
오히려 당황한 것은 관객들이었다.
“뭐야? 양념 치킨? 도대체 무슨 요리야?”
“괴테 선생님이 안 먹을 거면 내가 대신 먹어 줄게!”
흥분한 관객들을 향해 괴테가 손을 흔들었다.
“아니, 안 먹는다는 건 아니고. 뭐, 심사위원이 심사를 거부하면 재미없잖아. 그렇지만 내가 매운 음식을 싫어한다는 것은 정말이야. 그러니까 딱 한 입만 먹어야지.”
괴테는 양념 치킨을 포크로 찍었다. 그러자 깜짝 놀랄 정도로 바삭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뭐야, 양념을 이렇게 잔뜩 묻혔는데 조금도 눅눅하지 않은데?”
그것은 치킨을 두 번 튀긴 덕분이었다.
그러면 전부 먹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바삭함을 유지하게 된다.
괴테는 바삭거리는 양념 치킨을 입으로 가져갔다.
“그럼 어디······.”
양념 치킨에서는 코를 찌를 듯한 매운 향과 함께 달콤한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베어 물자 바삭한 튀김옷과 함께 매콤달콤한 양념 맛이 순식간에 입안에 퍼져 나갔다.
“······!”
괴테의 눈동자가 커졌다. 새빨간 양념은 맵지만 맵지 않았다. 달콤한 딸기잼의 맛이 매운 맛을 중화하면서 감칠맛만을 남겨놓은 덕분이었다.
잘 튀겨진 닭고기는 마치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특히나 대단한 것은 매콤달콤한 맛의 양념.
매우면서 달콤한 것이 무슨 튀김 요리에도 어울릴 것 같았다.
지금까지 수많은 요리를 먹어왔지만 이런 양념은 처음이었다.
“으, 한입만 먹는다고 했으면서 계속 먹고 있잖아!”
“뭐야, 도대체 무슨 맛이야! 괴테 선생님! 양념 치킨은 도대체 어떤 맛입니까!”
괴테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맵고, 달아. 말 그대로 매콤달콤한 맛이었어. 그리고 맛있다.”
1분 가까이 호평을 늘어놓았던 미스 스컬과는 달리 아주 간결한 평가였다.
“그럼 승부는 미스 스컬의 승리입니까?”
“아니, 이번 승부는 후울의 승리야. 양념 치킨은 맛있다. 아니, 맛있더군. 정말 맛있었다.”
대문호 괴테조차 맛있다는 말밖엔 하지 못한 음식.
도대체 얼마나 맛있기에 저런 반응인 것일까.
[6성급 요리 ‘매콤달콤한 양념 치킨’이 완성 되었습니다.] [다른 손님들이 당신이 만든 요리를 먹고 싶어 합니다.]‘6, 6성급!’
케인첼의 손이 흥분으로 떨리기 시작했다.
어쩌면 자신은 말도 안 되는 요리를 만든 것이 아닐까?
흥분한 관객들이 지금 당장이라도 양념 치킨을 먹기 위해 달려들 기세였다.
괴테는 무안한 표정으로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혼자만 먹어서 미안하구만. 그런데 저거 정말 맛있더라. 만약 저걸 만들어서 판다면 브리타니아 전체가 양념 치킨의 맛에 포로가 될 지도 모르겠는데?”
순간, 후울을 노리는 적의 중에 하나가 강해졌다.
케인첼은 관객들 사이에 섞여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주의 깊게 바라보지 않으면 모르고 스쳐 지나갈 정도로 평범한 남자.
‘빙고. 저 놈이군.’
후울과 오라클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