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19)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19화(119/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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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장 별미
케인첼은 오라클이 만든 버터밀크 치킨을 입에 넣었다.
그러자 바삭한 껍질과 함께 절묘하게 튀겨 육즙이 그대로 보존된 연한 고기의 맛이 느껴졌다.
‘맛있어.’
특히나 껍질에 살짝 바른 소스의 맛이 각별했다.
케인첼은 혀 전체를 이용하여 그 맛을 음미했다. 그리고 그 소스가 절구에 간 통후추에 벌꿀을 섞어 만들었다는 것을 알아냈다.
‘향기롭고 맛있게 매운 꿀인가. 이런 식으로 요리하는 법도 있구나.’
어째서 괴테가 버터밀크 치킨을 먹으며 끊임없이 호평을 늘어놓았는지 알 것 같았다.
[5성급 요리 ‘콜라드 그린을 곁들인 버터밀크 치킨’을 시식 했습니다.] [미식 레벨의 영향으로 요리에 담긴 경험치와 오러를 흡수했습니다.]······.
···.
[레벨이 올랐습니다!]케인첼의 눈이 커졌다.
오러클의 요리 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설마 5성급 요리를 만들어 낼 줄이야.
만약 오라클의 몸이 정상이었다면 이미 아주 유명한 요리사가 되어 있지 않았을까?
역시 5성급 요리답게 엄청난 경험치를 주었다.
단숨에 케인첼의 레벨이 57까지 올랐을 정도였다.
“정말 고마워요. 케인첼 경이 아니었으면 이 정도로 건강을 되찾지 못했을 거예요.”
오라클은 한동안 웰라이드 저택에서 지내기로 했다.
셰프를 노리는 사람이 있는 이상, 섣불리 돌아다니는 것은 위험하다.
“그런데 친구 분은 괜찮으신 건가요? 정말 위험해 보였는데······.”
“적어도 두 달은 치료에 전념해야 할 겁니다. 그래도 케롤라인이 꾸준히 기적을 걸어준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군요.”
케인첼은 아벨과 니뮤에의 상처가 나을 때까지 이곳에 머물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니뮤에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언제 알게디 백작의 귀에 들어갈지 모른다.
그 전에 소드 마스터와 싸울 힘을 길러야 한다.
흐뭇한 표정으로 케인첼이 버터밀크 치킨을 먹는 모습을 보고 있던 오라클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케인첼 경.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어요. 혹시 생선을 한 번 손질해 보시겠어요?”
“생선 말이죠?”
주방으로 간 케인첼은 ‘무장 해제’ 스킬을 얻었을 때를 떠올리며 스테이크용 연어를 손질했다.
깔끔하게 손질된 연어를 본 오라클의 얼굴에 놀라움이 떠올랐다.
“껍질에 붙어 있던 지방질까지 아주 깔끔하게 제거 하셨네요. 저도 이렇게 하기는 힘든데······. 그런데 연어를 사용한 요리 중에는 껍질까지 사용하는 것도 있어요.”
“껍질까지 말입니까?”
분명 그런 요리가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
“네, 껍질까지요. 그리고 지방질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굽기도 해요. 어쩌면 케인첼 경에게 이것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네요.”
오라클은 품속에서 작은 책을 한 권 꺼냈다.
“이건······.”
“아버지는 여기에 언젠가 제가 주방에 설 때 필요한 기법들을 틈틈이 적어 두었다고 했어요.”
케인첼은 눈을 크게 뜨고 ‘헬스 키친’이라고 적혀 있는 책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고든 램볼튼이 남몰래 연구한 다양한 요리의 기법들이 적혀 있었다.
‘용도에 따른 생선의 드레싱 법······. 바스마티 쌀로 맛있는 밥을 짓는 법······. 오르되브르에 어울리는 요리의 종류······.’
거기에는 지금까지 케인첼이 배워온 것들이 전부 담겨 있었다.
마치 오라클이 아니라 케인첼을 위해 남겨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잠깐······. 뭐야, 이런 식으로 손질하면 연어 껍질 밑에 붙어 있는 지방의 풍미까지 요리에 담을 수 있잖아?’
케인첼은 정신없이 헬스키친의 페이지를 넘겼다.
그러자 확실하게 느껴졌다.
‘여기에는 내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이 적혀 있어. 이걸 전부 배우면······.’
분명 가지고 있는 요리 스킬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지 않을까.
오라클은 생긋 웃으며 말했다.
“그것을 받아 주었으면 해요. 부담 갖지 마세요. 전 벌써 거기에 나와 있는 것 정도는 전부 할 줄 아니까요.”
케인첼은 어째서 오라클의 요리 실력이 그렇게 뛰어난지 알 것 같았다.
병마는 오라클의 생명력과 체력을 빼앗아 갔다. 그렇지만 요리의 열정만은 건드리지 못했다.
“이런 소중한 물건을 맡겨 주어서 감사합니다.”
오라클은 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활짝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케인첼 경이 주신 것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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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지대 크롤트라는 여섯 개의 마을과 세 개의 도시를 합쳐서 부르는 명칭이었다.
그 크기는 브리타니아의 수도 브리튼의 2배에 가까울 정도로 광활하다.
지크는 브리타니아 전체가 그려져 있는 지도를 펼쳤다.
그의 손가락이 크롤트라로 이어진 포리버 강을 가리켰다.
“형님. 크롤트라로 가려면 브리튼에서 배편을 이용해야 해요.”
“흐음······.”
그래서는 도착하는 데만 거의 열흘 가까이 걸린다.
게다가 아슬란 황제와 헥토르가 머물고 있는 브리튼에 가는 것은 역시 꺼림칙했다.
‘다른 루트라면 역시 그것 밖에 없나.’
붉은 산맥에는 위험한 몬스터가 잔뜩 살고 있다.
그렇지만 시간이 곧 돈으로 연결되는 상인들은 없던 길도 만들어냈다.
지하를 가로지르는 터널을 뚫어 몬스터 서식지를 그대로 통과하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을 이용해서 터널을 뚫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돈을 위한 상인들의 의지만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일화였다.
“터널을 이용하는 것은 역시 힘들지 않을까요? 큰형님은 터널에 대한 지분이 없잖아요.”
에델바이스 상회는 위험성을 이유로 터널을 뚫는 것을 끝까지 반대했다고 한다.
결국 터널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상회를 통해야 하는 것이다.
케인첼은 터널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상회의 목록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그러자 익숙한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오오! 큰사슴 상회도 터널의 지분이 있잖아.’
큰사슴 상회의 대행수 로렌초 데 메디치. 프렐리아가 처음으로 참석한 무도회에서 알게 된 남자였다.
‘분명 언제라도 상행에 함께하고 싶으면 연락하라고 했지?’
케인첼은 로렌초에게 서신을 띄웠다.
답변은 세 시간도 되지 않아 돌아왔다.
그것도 큰사슴 상회의 행수가 직접 그것을 들고 왔을 정도였다.
아무래도 그들도 무언가 작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하하하! 마치 공정한 거래와 정직한 상인의 여신께서 돕고 있는 것 같군요!”
그는 자신을 타스라고 소개했다. 곰처럼 순박한 눈동자가 묘하게 정감이 가는 남자였다.
“마침 상행을 출발하려는데, 호위를 맡아줄 용병이 꿈자리가 뒤숭숭하다면서 도망을 쳤지 뭡니까.”
예부터 용병과 뱃사공은 미신에 약한 법이다. 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계약을 파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용병이 도망을 칠 정도라니······. 퍽이나 무서운 꿈을 꾸었나보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전부 케인첼 경과 만나기 위한 데우스님의 안배가 아닐까 합니다!”
케인첼은 늑대의 왕마저 쓰러트린 소드 나이트.
그런 실력자가 지켜준다는데, 누가 그것을 거부할까.
‘게다가 내 신원은 로렌초 대행수가 보장해 주었으니······.’
타스가 저렇게 호들갑을 떠는 것도 이해가 가는 일이었다.
그렇게 케인첼과 지크는 간단하게 큰사슴 상회의 상행에 끼게 되었다.
타스 행수는 과묵한 외모와는 달리, 말이 많은 남자였다.
상행이 출발하는 순간부터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하고 있었다.
“만난 지 하루 밖에 되지 않은 사이인데, 케인첼 경에게는 끈끈한 무언가가 느껴집니다. 혹시 짐마차에 실려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부피가 얼마 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식량이나 가죽 같은 것은 아닌 모양이군요. 그렇다면 귀중품이겠죠.”
“맞습니다. 마정석입니다. 크롤트라는 최고의 마정석 소모지 아닙니까. 저는 북부의 던전에서 갓 캔 마정석만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순도가 높아 아주 비싼 값에 팔리지요.”
케인첼의 입가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북부의 던전이라면 웨어 울프 시리우스를 잡은 바로 그 장소가 아닌가.
마차가 커다란 터널을 통과하자 지크가 호들갑을 떨었다.
“형님! 이렇게 큰 터널은 처음 봐요! 우와, 우와! 진짜 크다! 도대체 어떻게 뚫은 걸까요?”
“크롤트라에 있는 드워프들이 뚫었겠죠. 그들은 인간이라면 불가능한 것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는 채굴의 달인 아닙니까.”
크롤트라에는 브리타니아에 얼마 남지 않은 드워프들의 마을이 있다.
손재주가 좋아 광부이자 대장장이로 일하는 이들.
그들은 땅을 파헤쳐 광물을 캐고, 나무를 베어내 철을 달구는 연료로 쓴다.
‘일행에 니뮤에가 없어서 다행이네.’
엘프는 드워프와 같은 장소에서 숨 쉬는 것조차 견디지 못한다.
그것은 드워프 또한 마찬가지.
마치 결코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 같은 존재였다.
‘이 정도 속도면 내일이면 크롤트라에 도착 할 수 있겠네.’
터널 안에는 밝은 빛을 내뿜고 있는 마도구들이 군데군데 박혀 있었다.
매번 횃불을 갈아주느니 조금 비싸더라도 마도구를 사용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 할 수 있는 것이다.
‘생각보다 정말 큰데. 이 정도면 드래곤 레어라고 해도 믿겠어.’
“앞으로 반나절 정도면 목적지에 도착 할 수 있을 겁니다. 터널 안에까지 들어 올 수 있는 몬스터는 없습니다. 편하게 쉬셔도 됩니다.”
그때였다.
쿠웅-!
갑자기 터널 전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두꺼운 벽돌을 쌓아 만든 벽에서 후드득하고 먼지가 떨어졌다.
작지만 중후한 울림.
‘뭐지, 설마······.’
케인첼의 표정이 굳자 타스 행수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하하하! 무너질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위에서 드래곤이 씨름을 해도 무너지지 않게 아주 튼튼하게 만들었거든요.”
그런데 왜 이렇게 불안하게 흔들거리는데!
어느새 마차는 터널을 절반정도 지나온 상태였다. 돌아가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쿠웅-!
쿠구구구구구구······!
땅은 계속해서 울려댔다. 이건 정상적인 움직임이 아니다.
이변을 알아차린 것은 마차를 끌고 있던 말들이었다.
갑자기 입에 거품을 물고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타스 행수의 눈동자에 동요가 떠올랐다.
“어? 이상하군요. 평소에는 몇 번 쿵쿵거리고 끝났는데······.”
‘젠장, 이건 단순한 지맥의 떨림이 아니야!’
케인첼은 마차에서 뛰어내려 땅에 귀를 가져다 댔다. 그러자 쿠웅, 하는 소리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폴른 스타!’
반사적으로 폴른 스타를 발동 시킨다.
그러자 땅속 깊은 곳에 숨어 있는 무언가 커다란 적의가 느껴졌다.
적어도 10미터에 달하는 크기. 그런 덩치를 가지고 땅 속에서 사는 것은 하나 밖에 없었다.
“샌드 웜? 설마 여기 설마 샌드 웜 서식지였어?”
“그, 그럴 리 없습니다! 이렇게 많은 마정석을 싣고 다녀도 샌드 웜이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단 말입니다!”
터널은 지금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진동했다.
마정석조차 자극하지 못했던 샌드 웜. 도대체 무엇이 그것을 끌어들인 것일까.
불현듯 케인첼은 이차원 주머니 안에 들어있는 드래곤 고기를 떠올렸다.
그것은 엄청난 마나가 깃들어 있는 최고의 식재료.
어쩌면 샌드 웜이 노리는 것은······.
쿠우우우우우웅!
그리고 터널 벽을 뚫고 샌드 웜의 거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케인첼은 입술을 악물었다. 자칫 잘못하다간 터널 전체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그 전에 샌드 웜을 쓰러트려야 했다.
‘그런데 오스만 제국에서는 샌드 웜이 그렇게 별미로 통한다던데.’
미스랄제 검에 찬란한 빛을 뿜어내는 오러가 깃들었다.
별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