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2)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2화(1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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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개화開化
[5성급 요리 ‘끝내주는 미디움 스테이크’를 시식 했습니다.] [미식 레벨의 영향으로 요리에 담긴 경험치를 일부 흡수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하······.”
케인첼은 접시까지 핥아 먹을 기세로 고든이 만든 스테이크를 먹어 치웠다.
조마경에 떠오른 문구를 보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였다.
정말 끝내주는 스테이크였으니까.
손질을 잘 한 고기는 소고기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연했다. 나이프를 가져다 대기만 해도 매끄럽게 잘려 나갈 정도였다.
가장 완벽한 미디움 스테이크를 정하라고 하면 고민 없이 이거라고 말할 수 있었다.
풍성한 육즙과 아낌없이 뿌린 고급 조미료인 후추가 어우러져 양질의 고기맛과 기름맛이 잘 느껴졌다.
스테이크의 여운을 느끼고 있는 케인첼에게 고든이 물었다.
“익힌 정도는.”
“미디움입니다.”
“정답이다. 일부러 겉을 조금 더 익혀서 미디움 웰던과 착각 하게 했는데. 속지 않는군. 그럼 시범을 보여줬으니 이번엔 네가 구워 보거라.”
어째 컨닝을 한 기분이었지만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이것 또한 자신이 가진 능력을 사용한 것뿐이니까.
그런데 슬슬 다른 셰프들이 출근할 시간이었다.
“흠, 그럼 어쩔 수 없이 네가 굽는 것은 디너타임 이후로 하지.”
“또 요리를 봐 주시는 겁니까?”
“네가 완벽한 스테이크를 구울 수 있게 될 때까지 만이다. 온도를 느낄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 남은 것은 얼마나 숙련 되는가 뿐이다. 저녁은 먹지 말고 오거라. 배가 터질 때 까지 구운 소고기를 먹게 될 테니까. 대답은?”
“알겠습니다, 셰프!”
반나절 후.
같은 장소에 두 사람이 다시 모였다.
이번엔 케인첼이 스테이크를 구울 차례였다.
방법은 간단했다. 고든이 고기의 굽는 정도를 말하면 케인첼은 그대로 구울 뿐.
“웰던.”
“예, 셰프!”
“이번엔 레어!”
“예, 셰프!”
“꼬마! 이건 레어가 아니라 완전 날고기잖아! 너무 덜 익어서 마당에 풀어 놓으면 당장이라도 풀을 뜯어 먹으려고 할 것 같다! 육즙을 고기 안에 가둔다는 느낌으로 온도를 조절해라!”
“알겠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수업은 날이 바뀔 때까지 계속되었다.
고든의 얼굴에 떠오른 것이 흡족한 미소로 바뀔 때 즈음.
조마경이 격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띠링-
[완벽한 실력으로 모든 종류의 스테이크를 구워냈습니다. 숙련도가 매우 높습니다.] [음식의 온도를 파악하는 감각이 ‘폴른 스타’ 스킬로 승화 되었습니다.] [‘폴른 스타Fallen Star’가 생성 되었습니다.]‘폴른 스타? 도, 도대체 무슨 스킬이지?’
이름만으로는 아무 것도 알 수 없었다.
떨어진 별이라고? 마치 삼류 시인이 대충 지은 이름 같잖아?
너무 궁금했지만 눈앞에 고든이 있는 이상 대놓고 조마경을 확인 할 수는 없었다.
‘이런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은 오직 나만이 알고 있어야 해. 그래야만 기연에 의미가 있어.’
어쩔 수 없이 새롭게 얻은 스킬을 확인하는 것은 고든이 떠난 이후에 하기로 했다.
고든은 케인첼이 구운 스테이크를 먹으며 감상을 늘어놓았다.
“음. 이 정도면 이제 고기를 어떤 식으로 구워야 하는지는 알게 된 것 같군. 그렇지만 아직 멀었다. 요리는 먹는 사람이 있어야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그 마음가짐을 항상 잊지 말도록.”
“그, 그렇다는 말씀은.”
“주방 보조 정도는 시켜도 되겠어.”
‘좋았어!’
앞으로 케인첼은 취사 지원뿐 아니라 셰프의 곁에서 일을 돕는 주방 보조 일까지 맡게 되리라.
고든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주방은 항상 살아 있어야 한다. 내일도 일을 해야 하니 확실하게 정리 해 두도록.”
“예, 셰프.”
주방을 나가는 고든의 뒷모습을 보며 케인첼은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잠도 자지 못하고 고기를 구웠지만 조금도 힘들지 않았다.
‘이제 마음껏 조마경을 볼 수 있어!’
조마경에 정신이 팔려 있던 케인첼은 고든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저게 식칼을 쥔지 일주일 된 신참이 구운 고기란 말인가? 저 미친 재능은 도대체······.”
그렇게 케인첼이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
그가 가진 재능이 천천히 개화하고 있었다.
@
순식간에 주방 정리를 마친 케인첼은 침을 삼키며 조마경을 바라보았다.
“폴른 스타.”
시동어를 외치자 스킬에 대한 설명이 떠올랐다.
[폴른 스타 : ★★★★★★★]– 상대가 가진 적의를 감지하는 기술.
– 높은 숙련도 덕에 더욱 세심한 감지가 가능하다.
“뭐야! 이 숙련도는!”
요리를 배우면 배울수록 검술 실력이 좋아지게 된 이후.
케인첼은 웬만한 것으론 크게 놀라지 않게 되었다.
요리하면 검술레벨이 올라가는 세상인데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지금 본 것은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방금 얻은 스킬의 숙련도가 7성이라고? 시발, 이게 말이 돼?”
자신도 모르게 거친 욕설까지 튀어나올 정도였다.
케인첼은 달아오른 머리를 식히기 위해 한동안 심호흡을 해야 했다.
10분.
거의 10분을 꽉 채워 심호흡을 한 다음에야, 케인첼의 거칠게 뛰던 심장이 조금 진정됐다.
그만큼 조마경에 떠오른 내용은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스킬은 얻는 것보다 숙련도를 올리는 것이 훨씬 어렵다.
7성은 뼈가 삭을 정도로 몇 년 동안 죽어라 스킬을 갈고 닦아야 도달 할 수 있는 경지였다.
“······침착하게 생각해 보자. 어째서 내가 방금 막 얻은 스킬의 숙련도가 이런지. 잠깐! 분명 폴른 스타는 스테이크를 잘 구워서 생긴 스킬이었지?”
그만큼 케인첼의 스테이크 굽기가 완벽했다는 뜻.
그것도 몇 년 동안 그것에만 매진한 달인 취급을 받을 정도로.
케인첼은 멍한 표정으로 아직 화상 흉터가 남아 있는 오른팔을 바라보았다.
단숨에 7성이나 되는 엄청난 숙련도의 스킬을 얻은 것은.
큰 고통을 참아가며 음식의 온도를 몸에 새겨 넣은 덕이었다.
“노 페인 노 게인.”
고통 없이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는 오래된 격언.
그 말에 담긴 무게를 실감한 케인첼이었다.
그때였다.
찌직-
케인첼은 누군가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약하지만 적의가 담긴 시선이었다.
‘설마 이게 폴른 스타의 능력?’
케인첼은 침을 삼키며 구석에 놓아둔 연습용 가검을 챙겼다.
비록 날은 없지만 그래도 쇳덩어리다.
이거라면 상대를 때려서 반쯤 죽여 버릴 수 있다.
시선이 느껴진 곳을 향해 몸을 돌리며 검을 뽑아들었다.
“거기냐!”
찍찍!
그러자 벽에 뚫린 작은 구멍 사이로 먹이를 노리는 쥐 한마리가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뭐야, 쥐새끼잖아.”
아무래도 위생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았다.
그렇지만 작은 미물이 뿜어내는 미약한 적의마저 감지할 줄이야.
“폴른 스타. 이거 완전 사기 스킬이네.”
케인첼의 얼굴에 만족스런 미소가 떠올랐다.
@
주방 보조로 승급한 케인첼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케에이인체엘 경! 힘드시죠? 이거 양파 수프에요. 너무 많이 만들어서 조금 가져왔답니다. 드셔 보세요.”
“아, 감사합니다. 아인켈 셰프.”
“아하하! 케인첼 경이 너무 잘 해주셔서 요즘 일하기 너무 즐거운 거 있죠! 케인첼 경은 정말 데우스 님이 보내주신 선물 같아요!”
“그렇게 띄워 주셔도 아무것도 없습니다만.”
“에이. 하여간 아직 따뜻할 때 드세요.”
“네, 잘 먹겠습니다.”
아인켈이 떠나자 이번엔 조프리의 차례였다.
“신참. 이거 건빵이유. 설탕도 뿌려 놨으니 그럭저럭 먹을 만할 거요.”
“저 건빵 엄청 좋아합니다. 감사합니다.”
건빵은 양성소에서 종종 부식으로 배급되는 음식이었다.
따로 간식을 사먹을 여력이 되지 않는 케인첼에겐 피 같은 식량이었다.
게다가 보통 건빵이 아니다.
‘이건 튀긴 건빵이잖아! 취사장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식이라고 하던데···. 설탕까지 뿌려놨으니 우유랑 먹으면 아주 끝내주겠는데?’
이런 식으로 다른 셰프들이 음식을 만들어 가져다주는 일이 부쩍 늘어났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취사장은 언제나 인원 부족으로 허덕였다.
매일 정해진 식단대로 음식을 완성하는 것만도 벅찰 정도.
그런데 새로 들어온 신참이 잡일을 전부 해 주는데다가. 이젠 주방 보조로 승급해서 요리까지 도와준단다.
귀족만 아니었으면 아예 말뚝을 박아 주었으면 싶을 심정이었다.
케인첼은 식탁 가득 쌓여 있는 음식을 보며 속으로 만세를 불렀다.
잘 만든 요리일수록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실력 있는 셰프가 자신을 위해 만들어준 요리를 먹으면 레벨이 아주 쑥쑥 오른다.
“으흐흐······. 가만히 있어도 경험치가 굴러 들어오다니. 이거 실화냐?”
케인첼은 먼저 양파 수프에 스푼을 가져갔다.
양파에 버터와 샴페인을 넣고 끓인 후. 그 위에 그뤼예르 치즈를 올린 수프였다.
두툼한 옹기에 구워 노릇노릇하게 녹은 그뤼예르 치즈가 넘칠 듯이 덮여 있었다.
한 스푼 뜨자 찍찍 늘어나는 치즈가 입안까지 따라 들어올 정도였다.
곧 이어 입천장에 휘감기는 녹은 치즈.
노골 노골하게 변한 녀석을 음미한 후 아래쪽에 있는 수프를 떠서 입에 넣었다.
“크, 그래 이 맛이야!”
절로 탄성이 튀어 나올 정도로 끝내주는 맛이었다.
양파의 진한 갈색 국물 안에는 잘게 자른 빵조각이 들어 있었는데.
치즈와 함께 떠서 입에 넣으면 양파와 버터가 함께 내는 고소한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아침 빈속을 부드럽게 채워주는 양파 수프였다.
다음으론 조프리가 튀겨 온 건빵을 먹을 차례였다.
안 그래도 고소한 건빵을 높은 온도의 기름에 튀겨 더욱 고소해져 있었다.
게다가 달콤한 설탕까지 잔뜩 뿌려져 있다.
설탕의 가격을 생각해 보면 단순히 간식으로 먹기엔 너무나 아까운 음식이긴 하다.
“그렇지만 아끼지 말고 마구 먹어 줘야지.”
케인첼은 한 번에 건빵을 3개씩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마무리로 배식하고 남은 찬 우유를 마시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취사장에서 일할 맛나네!”
조마경에 떠오른 정보를 확인해 보자 두 요리의 등급은 전부 3성이었다.
고든이 만든 것보단 낮지만 그래도 상당한 경험치를 얻을 수 있었다.
케인첼은 스테이터스를 불러왔다.
[케인첼 반 지스타드 – Lv6]– 체력(8), 민첩성(6), 근력(6), 손재주(6), 지력(10), 마력(5), 신성력(5)
“이것으로 레벨 6!”
이런 속도라면 이주 앞으로 다가온 율리우스와의 결투가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게다가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하게 된다면 더욱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으리라.
“케인첼 겨어어엉! 라자냐를 좀 만들어 봤는데요!”
“흠, 흠. 이거 심심해서 만들어 봤는데. 버리려니 아깝지 않겠수. 드실라우?”
두 셰프의 관심 속에 케인첼의 경험치는 비 맞은 죽순처럼 쑥쑥 오르고 있었다.
그렇게 며칠이라는 시간이 지나자 처음으로 요리를 할 기회가 찾아왔다.
셰프복을 입은 고든이 박수를 치며 다른 셰프들을 불러 모았다.
“주목. 다들 알고 있겠지만. 이번 주말에 특식이 예정되어 있다. 1파운드 스테이크다.”
그러자 조프리와 아인켈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마치 올 것이 왔구나 하는 표정이었다.
스테이크는 한 번에 잔뜩 튀기거나 끓여 만드는 음식과는 달리 일일이 구워야 완성되는 요리였다.
게다가 상대는 1파운드나 되는 고깃덩어리.
이건 정말 보통 일이 아니다.
“이번엔 특별히 소장님 지시로 굽는 정도까지 지정 할 수 있게 하라고 했다.”
“뭐라고요? 아니, 지금 그게 무슨 소리유? 여기가 무슨 3성급 레스토랑도 아니고!”
“그래선 도저히 시간을 맞출 수 없어요!”
보통 스테이크가 메뉴로 나올 때는 종류를 한 가지로 통일하는 것이 기본이었다. 수백덩어리를 굽는데 일일이 굽는 정도를 조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에 불만을 품은 누군가가 항의를 한 모양이었다.
아마 범인은 제법 높은 직위를 가진 사람일 것이다.
“도대체 취사장을 뭐로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수!”
“어, 어쩔 수 없잖아요. 군대니까 까라면 까야······.”
저번 달까지는 평소엔 주방에 잘 서지 않는 고든까지 동원되어 1파운드 스테이크를 구웠다.
굽는 정도는 미디움으로 통일했지만. 그럼에도 마치 장거리 행군이라도 한 것처럼 진이 빠지는 일이었다.
고든이 말했다.
“그래서 대책을 가져 왔다. 이번 스테이크 데이에는 신참도 참석한다.”
“와우.”
“오오!”
구워야 할 스테이크는 총 200덩어리.
4명이라면 1인당 할당량은 50덩어리로 줄어든다.
1인당 70장 가까운 스테이크를 구워야 했던 저번 달과 비교하자면 상당한 여유가 생긴 셈이다.
이 정도면 굽는 정도를 신경 쓴다 해도 한결 여유롭게 끝낼 수 있다.
그렇지만 걱정스런 시선을 보내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신참한테 정말 스테이크를 맡겨도 되겠수? 스테이크 데이를 기대하는 후보생들은 많수. 만약 퀼리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감당은 우리들이······.”
“걱정마라. 신참은 그 ‘불의 의식’을 견뎌냈다. 그리고 그럭저럭 맛있는 스테이크를 구울 수 있게 되었다.”
“······!”
조프리는 눈을 부릅뜨고 케인첼을 바라보았다.
설마, 신참이 ‘불의 의식’까지 견뎌 냈을 줄이야.
아니, 그 정도니 고든 셰프의 인정을 받은 것이겠지.
“알겠수다. 그럼 신참. 조금 힘들겠지만 의외로 재밌수다.”
조프리와 아인켈은 어느새 케인첼을 한 사람의 셰프로 대하고 있었다.
‘불의 의식’을 견뎌냈다면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었다.
케인첼은 눈을 빛냈다.
‘50장의 스테이크를 최고로 맛있게 구워내는 거야.’
식칼을 쥔지 3주가 지났다.
처음으로 자신의 요리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분명 그것이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 줄 거야.’
그리고 일요일이 되었다.
케인첼이 만든 요리가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되는 날이었다.
개화開化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