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22)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22화(12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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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장 배고픈 이들
아이언해머로 들어가려면 저 삼엄한 경비를 뚫고 성문을 통과해야 한다.
그 흔하다는 뒷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아이언해머의 영주는 드워프들의 신원이 노출되는 것을 꺼린다는 뜻이었다.
“흐음······. 일이 까다롭게 되었네요. 그렇지만 이럴 때를 대비해서 제가 따라 온 것 아니겠어요.”
지크는 품속에서 꾸깃꾸깃하게 접힌 종이를 한 장 꺼냈다.
“설마 성 안으로 들어 갈 수 있는 비밀통로라도 있는 겁니까?”
“비슷해요. 철을 연마하는 데는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잖아요. 여기 아래에 거대한 지하수로가 존재하고 있다는 뜻이죠.”
종이를 펼쳐보자 거기에는 아이언해머에 있는 지하수로의 모습이 전부 담겨 있었다.
케인첼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저것만 있으면 아무리 성벽을 지킨다 해도 아이언해머 안으로 들어 갈 수 있다.
도대체 어디에서 저것을 구한 것일까?
지크는 키득거리며 손가락을 흔들었다.
“원래 돈이면 다 되는 거 아니겠어요? 아참, 이거 20골드에요. 달아 둘게요.”
“비싸다!”
그렇지만 그 이상의 값어치를 하는 물건이었다.
어차피 가을 축제 기간 동안 벌어들인 돈만 해도 300골드 가까이 되었다.
아이스크림은 공급이 부족하여 돈을 주고도 사 먹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얼마나 인기가 좋았는지 어렵지 않게 짐작 할 수 있으리라.
‘우선 포리버 강의 지류로 가서 수로로 이어진 통로를 찾아야 하는군.’
케인첼은 오러 소드를 발동 시켰다. 그러자 전신에 오러가 퍼지며 인체의 감각이 예민해 졌다.
풍덩-!
강물에 뛰어들어 10분 정도 헤엄치자, 지하 수로와 이어진 동굴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여기인가.”
케인첼은 광구를 꺼내 빛을 밝혔다.
그러자 끝없이 이어진 지하수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정도 규모의 지하 건축물을 만드는 것은 드워프가 아니라면 불가능 한 일.
그들의 역량을 느낄 수 있는 광경이었다.
지크는 얼굴을 감싸고 있는 투명한 막을 만지며 신기해했다.
여기에 들어 있는 공기 덕분에 소드 나이트가 아닌 지크가 10분 가까이 잠수 할 수 있었다.
“이게 머랭이라고 했죠? 수많은 소드 나이트들을 만나 봤는데, 이런 식으로 오러를 사용하는 사람은 형님이 처음이에요.”
광구가 없으면 한치 앞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두운 지하수로.
두 사람은 물 흐르는 소리만이 들려오는 통로를 천천히 나아갔다.
“여기서 오른쪽이에요.”
지하수로 안에는 몇 개의 갈림길이 존재했고, 대부분 강으로 이어져 있었다.
제대로 된 지도가 없었으면 한참을 헤맸으리라.
‘그런데 분위기가 이상할 정도로 음험하고 끈적끈적한데.’
케인첼은 펠가의 지하에서 이것과 비슷한 감각을 느껴 본 적이 있었다.
전염병에 걸려 죽은 사람들이 구울로 변했으며, 지금은 지도에서 사라진 마을.
‘설마······.’
케인첼은 조용히 검을 뽑았다. 귀를 기울이자 무언가의 신음 소리가 들렸다.
으어어어어어······.
“잠시 여기서 기다리고 계세요. 아무래도 지하 수로에 언데드가 있는 모양입니다.”
“어, 언데드요?”
지크는 긴장한 표정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살아 있는 사람에 대한 탐식만으로 움직이는 존재, 구울Ghoul.
어느새 케인첼의 주위를 수십 마리의 구울이 둘러싸고 있었다.
폴른 스타조차 감지하지 못했을 정도로 갑작스런 등장이었다.
“으어어어어······.”
그런데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이 묘하게 익숙했다.
피와 고름, 그리고 먼지에 더러워져 있었지만 원래는 새하얀 색이었을 천. 뜨거운 것을 잡을 때 쓰는 넓은 소매.
“뭐야, 저거 셰프복이잖아?”
지하 수로에서 나타난 구울의 정체는 셰프였다.
아니, 정확히는 셰프였던 사람이었다.
어디서 튀어나온 것인지 구울은 퇴로를 완벽하게 차단하고 있었다.
지크는 도망치는 대신, 품속에서 날카로운 단도를 꺼냈다.
“형님! 퇴로가 막혔어요! 도대체 어디서 구울들이 튀어나온 걸까요?”
“아무래도 누군가가 저들을 구울로 만들어 이곳에 버린 모양이군요······.”
케인첼은 이를 악물며 검을 휘둘렀다. 그 때마다 마른 장작처럼 구울의 팔다리가 날아갔다.
“그윽······. 그억······. 크억!”
그저 본능에 따라 움직일 뿐인 구울.
녀석들은 오러 소드를 자유자제로 다루는 케인첼의 적수가 아니었다.
거친 숨결 사이로 뜨거운 열기를 새어 나왔다.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 헤매던 오라클의 얼굴이 떠올랐다.
분명 저들 또한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남편이다. 그런데 어째서 언데드가 되어 지하 수로에 버려졌단 말인가.
불사 세포를 제대로 요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니면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어서?
‘다행히 고든은 없는 것 같군.’
“양파 검술!”
그러자 오러가 서린 칼날이 늘어났다. 그것을 휘두르자 케인첼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구울들의 몸이 반으로 갈라졌다.
탐식의 저주는 이미 죽어 있는 몸에 깃든다. 저주를 푼다고 해서 저들이 다시 살아나는 일은 없다.
‘······그러면 적어도 영원히 살아있는 사람을 먹기 위해 떠도는 것만은 막아 줘야지.’
케인첼은 검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다.
“그어어어어······.”
그리고 자신을 덮치려는 구울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반쯤 썩은 몸에서는 피 대신 누런 고름이 흘러 나왔다.
채 10분도 되지 않아 수십 마리의 구울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갔다.
습격한 구울들이 모두 쓰러진 것을 확인한 지크는 단검에 묻은 진물을 털었다.
오랜만에 한 실전 때문인지 묘하게 흥분한 얼굴이었다.
“역시 형님! 이제 구울 따위는 적수가 아니네요!”
“적수라······.”
이렇게 찝찝한 승리는 처음이었다. 설마 자신의 영지에서 이런 악랄한 짓을 하는 사람이 있다니.
알레한드로 알게디.
케인첼은 조용히 그 이름을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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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수로를 빠져나오자 아이언해머의 뒷골목이었다.
케인첼은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기고 상황을 살펴보았다.
대로에는 원자재를 실고 있는 마차들이 그대로 버려져 있었고.
한창 망치 두들기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어야 할 대장간의 모루는 차갑게 식어 있다.
아무래도 파업이라는 지휘관의 말은 진짜였던 것 같았다.
‘후우, 그래도 어떻게 아이언해머에 도착했네. 지하에서는 구울이 튀어나오고, 위에서는 파업으로 난리고······.’
인기척을 느낀 것인지 굳게 닫혀 있던 문이 열리고 걸걸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디를 이렇게 돌아다니나 젊은이! 거리에는 성난 드워프들이 돌아다니고 있네! 어서 몸을 피하게!”
아무래도 아이언해머에서 일하는 노동자 같았다.
‘들어오라는 건가?’
잠깐 기다려봤지만 다른 반응은 없었다. 케인첼은 삐걱거리는 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갔다.
노인은 자신을 잭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제법 이름난 대장장이였다.
그렇지만 일거리를 드워프 장인에게 빼앗기고, 지금은 원자재를 나르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케인첼은 주머니에서 은화 하나를 꺼내 잭의 손에 쥐어 주었다. 그러자 그의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파업이라는 말이 있더군요.”
“말하자면 기네만······.”
“괜찮습니다. 시간은 많으니까요.”
잭은 잎담배에 불을 붙이며 설명을 시작했다.
드워프는 땅을 파 광물을 캐고, 망치를 두들겨 무기를 만드는 것을 최고의 기쁨으로 여긴다.
그렇지만 요리나 청소 같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제대로 하지 못한다.
“브리엄 남작은 드워프에게 이런 제안을 했네.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해 줄 테니, 대신 이곳에서 일해 달라고 말이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아이언해머였다.
“브리엄 남작은 누구입니까?”
“아이언해머를 관리하고 있는 귀족이네. 대영주인 알게디 백작 혼자서 모든 영지를 다스릴 수는 없지 않겠나.”
즉 이곳의 실세라는 뜻이었다.
케인첼은 고개를 끄덕이며 잭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한 동안은 생각보다 잘 돌아갔네. 아무래도 드워프는 물건을 파는 재주가 없잖은가. 힘들게 만든 무기가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팔리곤 하는 일이 사라졌으니 그들 입장에서도 괜찮은 거래지. 그런데 요 몇 주 전부터 문제가 생겼네.”
드워프는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만 있으면 다소 열악한 환경이라도 상광하지 않는다.
“그런데 브리엄 남작도 드워프가 절대로 참지 못하는 것이 딱 하나 있다는 것을 몰랐던 게야.”
잭은 한숨을 쉬며 테이블 위에 있는 말라비틀어진 빵을 가리켰다.
“음식?”
“그렇네! 하루 종일 땀을 흘리며 일한 뒤엔, 시원한 맥주와 고기를 즐기지. 그것이 그들의 삶의 보람이란 말이네.”
“그런데 그게 제대로 되지 않나보군요.”
“몇 달 전부턴가. 배식으로 나오는 음식의 질이 터무니없이 나빠졌네.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모를 흐물거리는 푸딩, 썩은 기름에 튀긴 너겟, 말라비틀어진 빵······. 구더기가 꿈틀거리는 수프가 나와서 항의를 했더니 뭐라고 했는줄 아나?”
잭은 얼마 남지 않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했다.
“건져내고 먹으라고 하더군! 그게 인간이 할 말인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잭의 이야기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래도 그때만 해도 어느 정도 참을 수 있었네. 일이 끝나면 주점이나 식당으로 가서 맛있는 음식을 사 먹을 수 있으니까 말일세. 그런데 그들이 전부 떠났어! 지금 이곳에 제대로 된 요리사는 한 명도 남아있지 않네!”
그나마 인간이라면 괜찮다.
직접 요리를 해서 먹으면 되니까.
그렇지만 드워프는 감자를 굽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까맣게 태워 버린다.
요리에 있어서는 어린 아이만도 못한 것이 드워프였다.
“결국 비티스트Beatest 블루마운틴이 파업을 선언했네. 그 조건은 하루 세끼 맛있는 음식을 제공해 달라는 거더군.”
가장 처음 두들기는 자 비티스트Beatest.
그것은 수많은 모루들을 관리하는 일족의 우두머리에게 붙는 칭호였다.
‘블루마운틴이 비티스트였다고?’
타스 행수에게 받은 소개장이 갑자기 무겁게 느껴졌다.
“혹시 아이언해머를 떠난 셰프들이 어디로 갔는지 아십니까?”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나! 지금쯤 브리튼으로 가서 열심히 요리를 만들고 있지 않을까 싶네만.”
옆에서 아무 말 없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지크가 옆구리를 찔렀다.
그리고 입술만을 움직여 말했다.
― 형님, 그럼 그 구울들.
케인첼은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아이언해머에서 일하던 셰프들이겠지.
‘그들에게 불사 세포를 요리하라고 시킨 거야. 그리고 제대로 만들지 못하자······.’
케인첼은 이번엔 은화가 아닌 금화를 꺼내 잭의 손에 쥐어주었다.
“허허! 뭘 이런 걸 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확실해졌습니다. 그런데 혹시 어디로 가면 블루마운틴을 만날 수 있는지 알고 계십니까?”
“밖을 돌아다닐 생각이라면 하지 말게나! 괜히 배고픈 드워프들과 만났다간 그들이 휘두른 도끼에 맞아 다칠 수가 있네!”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제가 그들이 그렇게 찾아다니던 사람이니까요.”
“무슨 말인가?”
케인첼은 허리에 차고 있던 미스랄 식칼을 꺼냈다.
“셰프입니다.”
잭의 눈이 커졌다.
배고픈 이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