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23)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23화(12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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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주방에서 일하던 도제인지는 모르네만. 드워프의 입맛은 매우 까다롭네. 식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파업까지 할 정도 아닌가.”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제대로 된 셰프가 되려면 식재료 다듬기부터 시작해서 적어도 10년은 걸리니까.
특징 죽이기의 성능이 너무 뛰어난 것도 한 몫 했다.
팔찌를 차고 있는 동안에는 케인첼이 가지고 있는 몰락 귀족과 기사의 특징이 눈에 띄지 않게 된다.
결국 시골 영지에서 갓 상경한 치기 어린 젊은이로 보인다.
‘특징이 몇 가지 사라진 것만으로 인상이 이렇게까지 달라 질 수 있구나.’
케인첼은 마도구의 위력에 감탄하며 씨익 웃었다.
“괜찮습니다. 요리 실력이라면 제법 자신 있거든요.”
“흐음······.”
“정 믿음직스럽지 않으면 간단한 요리라도 해 보도록 하죠.”
“미안하네만 요 며칠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보니, 장을 보지 못해서 남아 있는 식재료가 없어.”
케인첼은 집안에 남아 있는 식재료들을 살펴보았다. 먹다 남은 말라비틀어진 빵 몇 조각. 염소젖과 소금 약간.
그 외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마침 암탉이 알을 낳았군요. 이 정도면 훌륭한 요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정말인가? 그 흔하다는 양파조차 없네만. 허허, 이러니 갑자기 엄청 미안해지는구먼.”
케인첼은 어깨를 으쓱하며 주방으로 향했다.
우선 커다란 보울에 달걀과 염소젖을 넣고 머랭을 만들듯이 거품을 내 준다.
‘그리고 소금을 넣는 척 하면서 보석 소금을 대신 뿌려주는 거지. 오, 역시 거품의 때깔부터 다른데?’
조금 반칙 같긴 했지만 보석 소금도 일단은 소금이었다.
염소젖에는 특유의 풀 비린내가 있어 주로 요거트나 치즈를 만드는데 쓴다.
비릿한 맛은 빵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데 독특한 풍미를 가진 보석 소금이 섞이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마치 고급 크림 같은 달짝지근한 향기가 풍겼다. 이 정도면 따로 설탕을 넣을 필요도 없을 것 같았다.
완성된 계란 물을 본 잭이 감탄했다.
그는 오랫동안 대장간에서 일한 장인으로 상당한 안목을 가지고 있었다.
거품을 내는 모습만 봐도 케인첼의 솜씨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허허, 젊은이. 무슨 평생 거품만 냈나?”
“아주 맛있어 보이는 거품이죠? 이제 여기에 빵을 적셔 줍니다.”
“흐음!”
케인첼은 손가락으로 빵의 겉면은 살짝 만져보았다.
거칠면서 딱딱하다. 아직까지 상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말라비틀어진 빵에 계란물이 전체적으로 잘 배어들게 주의하면서 보울 안에 집어넣었다.
그러자 고위 성직자의 축복이라도 걸린 것처럼 죽어가던 빵이 완벽하게 부활했다.
“이럴 수가! 설마 이게 그 버리려던 빵이란 말인가!”
프렌치토스트는 애초에 오래되어 건조해진 빵을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요리.
따끈따끈하게 갓 구워낸 빵은 오히려 달걀 물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맛이 떨어진다.
“가지고 다니던 버터를 조금 사용하겠습니다. 염소젖으로 버터를 만들 수도 있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부족하군요.”
“젊은이는 버터를 가지고 다니나?”
“프렌치 요리에 버터는 기본이니까요.”
“허허······.”
달군 팬에 버터를 바르자 치익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향기가 풍겼다.
프렌치토스트는 약한 불에 천천히 굽는 것이 중요한 요리.
‘자, 그럼 굽는 것은 폴른 스타에 맡기도록 할까.’
0.1도 단위로 온도를 맞춘 팬 위에서 프렌치토스트가 노릇노릇하게 익어간다.
괴로운 것은 구경하고 있던 지크였다.
빵은 몇 조각 되지 않았다. 잭이라면 몰라도 자신의 몫은 없으리라.
한쪽 면이 갈색으로 변하자 팬을 움직여 그대로 뒤집는다. 분명 버터와 계란 우유밖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런 냄새가 날 수 있을까.
“돼지비계가 잔뜩 들어간 쿠반 브레드 굽는 냄새도 죽여줬는데, 이건 더 하네요······.”
잭은 요리를 하는 케인첼의 입가에 떠올라 있는 미소를 보았다.
“요리를 만드는데 저렇게 즐거워 보이다니······.”
마치 자신의 도제 시절을 보는 것 같아 가슴 한편이 뭉클해졌다.
분명 저렇게 즐겁게 만든 요리라면 맛도 좋을 터.
녹아내린 버터가 뒤엉킨 프렌치토스트의 냄새가 방안 가득 퍼져나가자, 잭이 꿀꺽하고 군침을 삼켰다.
“그럼 먹어 봄세.”
포크를 들어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프렌치토스트를 조금 잘라낸다. 방금 전까지 말라비틀어진 빵이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속살.
그것을 입으로 가져간다.
“오, 오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향긋한 맛. 더욱 놀라운 것은 설탕을 뿌리지 않았는데 은은한 단맛이 나는 것이었다.
“······정말 부드러워. 말라비틀어진 빵을 이 정도로 구워냈으니, 분명 고기도 잘 굽겠지.”
잭은 테이블에 양손을 얹고 고개를 숙였다. 이건 도저히 자신이 평가 할 수 있는 요리가 아니었다.
“미안하네, 젊은이. 이 정도 요리 실력이면 분명 드워프의 입맛도 만족시켜 줄 수 있을 걸세.”
“더 안 드십니까?”
“그래도 되나?”
“예. 전부 드셔도 됩니다. 어차피 그러라고 만든 요리니까요.”
케인첼은 씩 웃으며 한 조각 남은 프렌치토스트 위에 계피가루를 뿌려 주었다.
“호오, 이것만으로도 마치 다른 요리가 된 것처럼 풍미가 완전히 달라지는구려.”
그것이 프렌치토스트의 매력이었다.
“메이플 시럽이나, 딸기잼을 발라 먹어도 맛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먹어보고 싶네. 하여간 이 정도 실력이라면 안심하고 장소를 알려줘도 되겠지.”
블루마운틴이 있는 곳은 뒷골목을 가로질러야 도착 할 수 있는 아이언포지라는 장소였다.
“거기에 가면 진을 치고 농성을 하고 있을걸세. 조심하게 아이언포지는 이름그대로 철조차 녹아 버릴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곳이네.”
드워프는 높은 화염 저항력을 타고난다. 그렇기에 거대한 용광로 근처에서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활동한다.
그렇지만 인간은 아니다. 결국 아이언포지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것은 드워프 뿐이었다.
“괜찮습니다. 주방의 불길은 때론 용광로보다 더 뜨거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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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포지의 입구에는 도끼를 든 드워프가 경비를 서고 있었다. 키는 작지만 결코 약해 보이지는 않는다.
타고난 광부이자 온갖 것들을 만들어 내는 장인. 게다가 엄청난 화염 저항력까지 타고난 드워프의 전투 능력은 오러 사용자라 해도 상대하기 까다롭다.
드워프들이 망치가 아닌 도끼를 든다면 영지전의 판도마저 뒤바뀐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단순히 음식이 맛이 없어서 이러는 것을 아닐 거야. 게다가 인간에 대한 적의가 상당히 높아졌어. 분명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어.’
“형님은 이렇게 더운데 땀 한 방울 안 흘리시네요. 으윽, 죄송합니다. 저는 길드에라도 들려서 정보를 모아 볼게요.”
지크는 입고 있는 옷이 완전히 젖어버렸을 정도로 많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만큼 아이언포지가 뿜어내는 열기는 대단했다.
“그럼 혹시 드워프가 파업한 이유가 단순히 배식문제 때문인지 알아봐 주시겠습니까.”
“그건 어렵지 않죠!”
케인첼은 손을 흔들며 어딘가로 걸어가는 지크의 뒷모습을 보았다.
신기한 사람이었다.
검술이 아닌, 추적과 탐문 실력만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남자. 지크의 도움이 있었기에 몇 번이나 위기를 헤쳐 나올 수 있었다.
지크는 자신의 목숨조차 돈으로 거래 할 수 있다고 말하고 다녔다.
그렇지만 정말 그의 목적이 단순한 돈 뿐일까?
어째서인지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형님! 왜 그렇게 심각한 표정이에요? 원하시는 정보를 얻어 왔어요. 사실 정보라고 할 것도 없던데요.”
“역시 지크 아저씨다운 속도네요. 그럼 들어보도록 하죠.”
“드워프들이 파업한 이유는 배고픔 때문이 맞아요. 그런데 그 대상이 조금 특별해요.”
블루마운틴에게는 에피오피아라는 아내가 있다. 그런데 그녀가 지독한 향수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까지라면 아무 문제가 없다. 떠난 고향을 그리워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일이니까.
문제는 에피오피아의 건강이 갑자기 나빠졌다는 것이다.
“흐음······. 확실히 먹는 음식의 질이 갑자기 나빠지면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있죠.”
“병상에 누워 지내던 에피오피아의 향수병은 더욱 심해졌다고 해요. 그러다가 죽기 전에 고향의 요리가 먹고 싶다고 한 모양이에요. 블루마운틴은 눈이 뒤집혀서 그것을 요구했어요. 그런데 그게 브리타니아 사람은 만들기 힘든 요리인가 봐요. 아주 특별한 재료가 들어간다고.”
“특별한 재료?”
“예, 샌드 웜의 고기래요.”
“설마 에피오피아의 고향이 오스만 제국입니까?”
“참 재밌죠?”
케인첼은 조용히 주머니에 들어 있는 샌드 웜 고기를 바라보았다.
설마 드워프가 샌드 웜 고기를 즐길 줄은 몰랐다.
‘확실히 화염 저항력이 높은 드워프에겐 사막의 열기 따위는 별 것 아니겠지.’
게다가 강인한 체력을 가지고 있어 샌드 웜 사냥도 어렵지 않게 한다고 한다.
여기까지 알아낸 이상 더 이상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케인첼은 거침없이 아이언포지의 입구로 다가갔다.
그러자 도끼를 든 드워프가 케인첼의 진입을 가로막았다
“죽고 싶은가, 인간!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상 개미 한 마리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 했을 텐데!”
‘여기는 분명 밖인데 온도가 37도가 넘잖아? 이 정도면 안으로 들어가면 40, 아니 50도는 되겠는데.’
케인첼은 아이언포지의 열기에 놀라며 품속에서 양피지를 꺼내 내밀었다.
“블루마운틴님에게 이것을 전해주시겠습니까. 그러면 알 겁니다.”
“흥! 내가 인간 따위의 말을 들을 것 같은가!”
아무래도 소개장만으론 드워프의 짧은 다리를 움직이게 만들 수 없는 모양이다.
“그럼 혹시 샌드 웜 고기가 필요하지 않으십니까.”
“샌드 웜 고기가 어디 있다고······.”
드워프는 샌드 웜 고기라는 말에 코웃음을 쳤다.
오스만 제국에서는 흔하게 먹을 수 있는 고기지만, 이곳은 브리타니아. 샌드 웜 고기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케인첼은 이차원 주머니 안에서 요리하고 남은 샌드 웜 고기를 꺼냈다.
“여기 있습니다.”
“으, 으아아아악! 지, 진짜 샌드 웜 고기잖아!”
드워프는 눈을 부릅뜨고 샌드 웜 고기를 바라보았다. 저토록 새까만 색을 가진 고기는 그것뿐이다.
“이, 인간! 자, 잠시만 기다리게!”
드워프는 정문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름 그대로 푸른 수염을 기다랗게 기르고 있는 드워프와 함께 돌아왔다.
“브, 블루마운틴! 여깁니다. 이 인간이 샌드 웜 고기를 가지고 왔다고 합니다!”
“허어······. 브리엄 남작조차 일주일만 더 기다려 달라고 애원하고 있는데, 벌써 샌드 웜 고기를 가지고 온 사람이 있다고?”
블루마운틴은 턱을 꼿꼿하게 세운 채, 케인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낯선 얼굴이군. 혹시 아는 사이라면 말해라. 드워프가 인간 얼굴을 구분하기는 힘드니까.”
인간이 드워프을 구분하기 어렵듯, 그것은 드워프 역시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마도구를 이용해 신체의 특징을 전부 없애둔 상태였으니 오죽하랴.
“아뇨, 처음 뵙습니다. 그런데 잠시 이것을 봐 주시겠습니까.”
케인첼은 타스 행수가 써준 소개장을 내밀었다.
블루마운틴은 단순에 그것을 읽곤 눈을 크게 떴다.
“타스의 친구는 내 친구나 마찬가지지. 그런데, 거참. 찾아온 타이밍이 좋지 못해.”
“예, 파업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거기까지 알고 있으면 이야기가 빠르겠지. 소개장과 샌드 웜 고기를 가지고 온 이유를 설명하도록 해라, 소년.”
“소개장에 더해서 재능 교환을 신청하고 싶습니다.”
“재능 교환?”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니다.
인간을 기준으로 생각해도 새파란 젊은이가 드워프 일족의 비티스트에게 재능 교환을 신청한 사실에 놀랐을 뿐.
그것은 드워프 일족의 풍습 중 하나로, 일종의 은혜 갚기였다.
상대방에게 받은 것을 언제나 같은 형태로 돌려 줄 수는 없다.
그렇기에 자신이 가진 재능을 사용해 주는 것으로 그 값어치를 대신한다.
돈 버는 재능이 뛰어난 드워프는 돈으로. 무기를 잘 만드는 드워프는 무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때론 결혼 같은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블루마운틴은 자식이 없었다.
“언제나 재능 교환은 같은 가치를 가진 것들끼리 이루어져야 하지. 그쪽이 가진 패는 소개장과 샌드 웜 고기인가······.”
블루마운틴의 눈동자가 부드러워졌다. 아내가 그토록 먹고 싶어 하던 샌드 웜 고기를 가지고 왔다. 분명 그 대가로 그럴듯한 검 한 두 자루 정도는 만들어 주어야 하리라.
그렇지만 그 정도로 만족할 케인첼이 아니었다.
케인첼은 씨익 웃으며 자신의 저울대 위에 패를 하나 더 올려놨다.
배고픈 이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