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26)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26화(126/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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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장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브리엄 남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등을 기댔다.
말 그대로 천만 다행이었다.
무력 충돌까지 각오했던 파업이 생각했던 것보다 원만하게 마무리 된 것이다.
“다시 일을 시작해 준다니, 정말 감사하오. 블루마운틴.”
“우리를 속인 사기꾼을 잡아 주었으니 우선은 그냥 넘어가기로 하지. 그렇지만 잊지 마라, 브리엄 남작. 우리는 계약 관계일 뿐이야. 자네가 원하는 것을 제공해 주지 못하면 언제라도 이곳을 떠날 것이다.”
“명심하겠소. 언제라도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하시오. 아, 한동안 일을 못 했을 테니 납기일을 이 주 정도 미루는 것이 어떻소?”
마치 큰 은혜라도 베푸는 말투였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블루마운틴이 코웃음을 쳤다.
“흥, 그럴 필요 없다. 납기는 예정대로 해 주마.”
그러자 브리엄 남작의 눈동자가 부드럽게 휘었다. 마치 뱀처럼 보일 정도로 교활해 보이는 눈매였다.
“그럼 먼저 일어나지.”
“식사라도 하고 가는 것이 어떻소? 이번에 아주 실력 있는 셰프를 고용했는데, 프렌치 요리를 정말 잘 만들······.”
블루마운틴은 더 들을 것도 없다는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났다.
혼자 남겨진 브리엄 남작의 입가가 일그러졌다.
“쳇, 은혜도 모르는 털보 새끼들. 자기들이 누구 때문에 먹고 사는지도 모르는군.”
브리엄 남작은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병을 기울였다. 그러자 불타는 것처럼 새빨간 액체가 쪼르륵하며 잔을 채웠다.
그것을 흔들자 향긋한 와인 냄새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후, 이게 엘프가 담갔다는 와인인가. 한 병에 오 골드나 주고 샀지만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어. 이토록 달콤하면서 매혹적인 향기를 가진 와인은 처음이야.”
먼저 향을 맡고 그 후에는 혀 전체를 사용하여 맛을 음미한다.
브리엄 남작은 거래 상대를 완벽하게 속였을 때는 고급 와인으로 축배를 들곤 했다.
“후, 좋군. 갑자기 무기를 안 만든다고 해서 깜작 놀랐잖아. 용광로의 농도를 조작한 것이 걸린 줄 알았네.”
드워프는 정령의 힘을 이용해서 무기를 연마한다.
아이언포지에 머물고 있는 드워프의 수는 약 천 명.
그들 전부가 사용할 불길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의 정령이 필요하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용광로였다.
블루마운틴은 매일 용광로 내부의 정령 농도를 확인하며 하루에 생산 하는 무기의 양을 정한다.
그런데 그 수요가 몇 배로 늘어나는 일이 있었다.
바로 십년 전에 일어났던 칠죄종 전쟁이었다. 검이, 갑옷이, 화살이, 날개 돋친 것처럼 팔려 나갔다.
“그런데 지킬 것 다 지키면 그 양을 어떻게 다 채우냐고.”
브리엄 남작은 자신도 모르게 목을 어루만졌다.
기껏 드워프를 모아 공업 지구를 만들었는데, 무기 생산량이 얼마 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분명 그는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고 새로운 관리자가 오게 되겠지.
“뭐, 십년 동안 멀쩡했으니 앞으로도 그러지 않겠어?”
브리엄 남작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어차피 용광로가 폭발해서 깃들어 있는 불의 정령들이 빠져나온다 해도 죽는 것은 털보 난쟁이 뿐이다.
불의 정령은 아이언포지를 둘러싸고 있는 포리버 강을 벗어나지 못하니까.
“용광로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모르지만, 그때까지 배터지게 먹고 열심히 일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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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노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저 거친 드워프들이 먹이를 기다리는 아기 새처럼 얌전해지다니······.”
높은 화염저항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드워프는 유난히 불같은 성격으로 유명하다.
거기에 타고난 장인답게 눈썰미도 좋다. 조금만 실수를 해도 귀신 같이 알아차리고 지적을 한다.
― 도대체 야채를 얼마나 삶은 거야! 완전 다 퍼져서 흐물거리고 있다고!
레시피보다 1분정도 더 삶았을 뿐이다. 고급 레스토랑의 손님도 이 정도로 까다롭지는 않다.
거기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었다.
― 뭐야, 고기가 완전히 탔어! 아까 내가 광산에서 캔 석탄보다 더 까맣다고!
그것은 그저 시어링이 조금 과하게 되었을 뿐이다.
강한 화력을 가진 팬 위에서 고기의 겉 부분이 탈 때까지 바짝 굽는다. 그러면 속에 배여 있는 육즙과 향신료가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게 된다.
그런데 동시에 수백 장을 굽다 보면 몇 개 정도는 조금 심하게 구워지는 경우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 외에도 드워프는 정말 사소한 문제도 귀신같이 찾아내 목소리를 높여 항의한다.
“게다가 겉으로 보기엔 다 똑같아 보이는 드워프도, 각기 특기가 달랐지······.”
어떤 드워프는 익힌 정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그 옆에 앉아 있는 드워프는 요리가 아름답지 않다고 눈살을 찌푸린다.
그들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요리의 신이라도 나타나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지금 식탁에 앉아 있는 드워프는 어떤가.
“오늘 저녁 메뉴는 스테이크와 매쉬드 포테이토, 그리고 구운 채소인가······. 굽는 정도에 따라 배식하는 위치를 나누는 것으로 입맛에 맞는 고기를 먹을 수 있게 했군. 이게 새로 온 주방장이 내어 놓은 아이디어란 말이지? 허허, 거참.”
그러자 옆에 앉아 있던 드워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스테이크를 장식하는 센스 좀 보게나. 전체적으로 흰색 소스를 뿌려 바탕을 만들고 검은 색 소스로 포인트를 줬어. 구운 마늘을 중심으로 아스파라거스와 당근, 버섯을 늘어놓은 것도 좋아. 뭐, 완벽하진 않지만 적어도 최대한 아름답게 담으려는 노력은 한 것 같지 않나.”
“맛은 또 어떤가. 고기는 부드럽게 씹히지. 게다가 씹을수록 진한 육즙이 터져 나오는데, 이렇게 맛있는 스테이크는 오랜만일세.”
“게다가 알 주방장이 만든 요리를 먹으면 이상하게 힘이 나. 어제만 해도 철광석을 평소보다 훨씬 많이 캤다니까.”
“어? 나도 그런데. 요즘 이상하게 망치가 가볍더라고. 역시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그런가.”
“튀긴 음식만 먹었을 때는 속이 더부룩하고, 잠도 잘 오지 않았는데 요즘엔 매일같이 꿀잠이라네.”
식탁에 앉은 드워프는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엄청난 속도로 스테이크를 먹어치웠다.
그들이 맛있게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고 있던 비노의 표정이 한결 부드럽게 변했다.
새로운 주방장은 세 셰프에게 음식을 배식하는 일을 맡겼다.
처음에는 음식을 만드는 일만 해도 바쁜데, 그런 잡일 까지 해야 한다는 말에 격렬하게 반대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째서 그런 일을 시켰는지 알 것 같았다.
“어떤 음식을 만들어줘도 화만 내던 이들이 저렇게 즐겁게 음식을 먹고 있다니······. 어쩌면 틀렸던 것은······.”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비노 뿐이 아니었다.
우오바는 거친 성격 덕분에 드워프와 매일같이 멱살을 잡고 싸우곤 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싸웠던 드워프가 허리를 숙이며 사과를 해 왔다.
“인간. 음, 명찰을 보니 이름이 우오바인가? 저번엔 미안했다. 인원이 적어 고생하고 있는 걸 알면서도 내가 너무 까다롭게 굴었던 것 같아.”
상대가 저자세로 나오자 우오바도 한 수 접고 사과를 받아들였다.
“아닙니다. 저야말로 갑자기 욕부터 해서 죄송했습니다.”
“아,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닌데. 미안하지만 한 접시만 더 먹을 수 있겠나. 스테이크가 정말 잘 구워졌더군. 하하!”
우오바는 식수인원이 적혀있는 판을 확인해 보았다. 다행히 고기는 넉넉했다.
“여기 있습니다. 그럼 맛있게 드십시오.”
“오! 방금 먹었던 것보다 배는 되어 보이는구먼! 혹시 식칼 갈 일 있으면 언제라도 찾아오게!”
음식을 나눠주는 세 셰프를 보고 있던 케인첼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떠올랐다.
‘역시 식재료 트리오에게 배식을 맡긴 것이 정답이었어.’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식재료 트리오는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느끼고 있었다.
장인의 안목을 가지고 있는 드워프를 만족 시키는 것은 어렵다.
아무리 정성스럽게 요리를 만들어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오르지 않는 능력치에 좌절하며 양성소를 떠났던 이들과 마찬가지야.’
식재료 트리오에게 필요한 것은 요리를 먹는 손님과 마주하는 일이다.
조금이라도 음식을 더 먹고 싶은 드워프는 배식을 하는 사람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대하리라.
그리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주방 안에서는 느끼기 힘든 것들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모두 케인첼이 거쳐 온 길이었다.
바뀌기 시작한 것은 식재료 트리오뿐만이 아니었다.
일을 마친 드워프들이 자진해서 식당 일을 돕기 시작했다.
“배불리 먹었으면 식당 청소라도 하고 갑시다! 어차피 우리가 이용하는 식당 아닙니까! 깨끗한 장소에서 식사를 하면 기분까지 상쾌할 것 같지 않습니까.”
“흐음! 그 정도면 식후 운동으로 딱이겠군!”
음식 찌꺼기가 달라붙어 있던 벽이 원래의 색을 되찾았다.
식당 한 구석에는 정체모를 조각상들이 늘어서기 시작했다. 올 때마다 불쾌했던 식당이 즐거운 장소로 변했다.
‘역시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니까.’
이 정도면 임시 주방장이 떠나더라도 전처럼 엉망이 되지는 않으리라.
케인첼은 가슴에 걸고 있던 조마경을 꺼냈다. 거기에는 스킬의 레벨이 올랐다는 메시지가 떠올라 있었다.
[초급 검술의 레벨이 올랐습니다.]이미 두 번이나 한계를 넘은 초급 검술이, 또 한 번 한계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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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첼은 도마 위에 있는 드래곤 고기를 바라보았다.
“드디어 이걸 먹을 때가 됐구나.”
이제 며칠 후면 아이언해머에서 일하기 시작한지 한 달이 된다.
타고난 장인인 드워프는 입맛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그들을 위한 요리를 만드는 것은 엄청난 경험치를 케인첼에게 안겨 주었다.
그리고 결국 드래곤 고기를 요리 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먼저 미스랄 식칼에 오러를 불어 넣는다. 그리고 그것을 휘두르겠다고 마음먹은 순간이었다.
서걱-!
어느새 도마 위에 올려둔 고기가 반으로 갈라져 있었다.
‘돼, 됐다!’
이것이 13성이 된 초급 검술의 위력인 것일까.
식칼은 케인첼이 생각했던 그대로의 검로를 그리고 있었다.
날카로우면서도 강하다.
‘만약 식칼이 아니라 제대로 된 검을 들고 휘둘렀다면······.’
케인첼은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후우······.”
드래곤 고기를 자르는 것은 엄청난 오러를 소모한다. 그리고 이것을 맛있게 요리하는 것은 그 이상으로 힘들겠지.
‘그럼 이번엔 브릴리언트 로드!’
과연 드래곤 고기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요리는 어떤 것이 있을까.
케인첼은 조용히 찬란하게 빛나는 길을 나아갔다. 그렇지만 보이는 것은 단 하나의 레시피 뿐이었다.
‘······오븐 통구이.’
고기에 칼집은 내서 양념을 한 후, 오븐에 구울 뿐인 간단한 요리.
그런데 드래곤 고기 통구이는 예사롭지 않았다. 오러 소드와 효과 증폭, 거기에 보석 소금과 미미르의 샘을 전부 사용해야 제대로 된 통구이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말 그대로 케인첼이 가진 모든 것을 사용해야 하는 요리.
“게다가 이걸 12시간 동안 구우라고?”
그렇지만 해야 했다.
케인첼에게는 제대로 된 마나 연공법도, 검의 재능도 없었다. 있는 거라곤 요리를 하면 검술이 강해지는 조금 특별한 능력 뿐. 그렇지만 소드 마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오러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잘 만든 요리를 먹으면 언젠가는 소드 마스터가 되기 위한 오러를 얻을 수 있다.
그렇지만 소드 마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몇 천, 아니 몇 만 그릇의 요리를 먹어야겠지.
어쩌면 그것을 단 한 그릇으로 끝낼 수 있을지 모른다.
“후, 그럼 해 볼까.”
우선은 드래곤 고기 전체에 칼집을 내는 것부터 시작이었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