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28)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28화(128/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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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2시간의 기다림 끝에 드래곤 오븐 통구이가 완성되었다.
참는 것도 고역이었다. 벌써 몇 시간 전부터 눈이 돌아갈 정도로 맛있는 냄새가 풍기고 있었으니까.
‘그렇지만 설마 고기 굽는 냄새가 머랭마저 뚫고 밖으로 새어 나갈 줄이야······.’
그나마 대부분 차단되어 위력이 줄어든 것이 다행이었다.
머랭의 지속시간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어쩔 수 없이 케인첼은 남아 있는 오러를 전부 사용해서 머랭을 만들어야 했다.
평소라면 만약을 대비해 어느 정도의 오러를 남겨두었으리라.
그렇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먹음직스러운 오러 덩어리가 놓여 있었으니까.
미식 스킬을 이용하면 식재료가 가지고 있는 오러를 흡수 할 수 있다.
그와 동시에 자연스럽게 보충 또한 이루어지게 된다.
오븐을 열자 맛있게 구워진 드래곤 고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보기 좋은 갈색으로 구워진 껍질에서는 그윽하다 못해 황홀함마저 느껴지는 향기가 났다.
“후우······.”
케인첼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드래곤 고기를 꺼냈다.
오븐 앞을 지키고 있느라 어느 정도 익숙해 졌는데도 이 정도였다.
그 정도로 드래곤 고기가 가진 마력은 엄청났다.
고기는 나이프를 쓸 필요도 없을 정도로 연했다. 이게 그 단단했던 드래곤 고기라고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것을 그대로 입으로 가져가 우물우물 씹었다.
“헉······.”
그리고 그 맛에 경악했다. 바삭한 껍질은 혀에 닿는 순간 녹아 내렸고, 부드러운 속살은 놀라운 맛의 육즙을 뿜어냈다.
눈을 감고 그것을 음미하자, 보석 소금과 각종 향초의 풍미가 더해진 고기의 맛이 말 그대로 터져 나왔다.
고기와 같이 먹기 위해 버터 감자와 콘소메 수프를 준비해 두었다. 그렇지만 도저히 그것에는 손을 댈 수가 없었다.
고기. 오직 고기.
지금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목구멍을 타고 뜨거운 무언가가 타고 내려온다. 그것은 위장에 잠시 머물다가 케인첼의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드래곤 통구이가 전부 사라져 있었다.
케인첼은 입술에 묻은 기름기조차 아깝다는 것처럼 핥으며 중얼거렸다.
“잘 먹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조마경이 레벨이 올랐다는 사실을 알려왔다.
[6성급 요리 ‘드래곤 꼬리 통구이’를 시식했습니다.] [미식 레벨의 영향으로 요리에 담긴 경험치와 오러를 일부 흡수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
[레벨이 올랐습니다!]“뭐야, 왜 레벨이 올라?”
케인첼은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미식 스킬을 통해 흡수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이 만든 요리에 녹아든 경험치 뿐. 식재료에 들어 있는 오러라면 몰라도 왜 갑자기 레벨이 오른 것일까.
확인해 보니 레벨이 무려 10이나 올라 67이 되어 있었다.
“설마······.”
조마경이 강조해 주었듯이 식재료로 사용한 것은 드래곤의 꼬리다.
프히들리는 이것을 잘라내기 위해 소드 마스터까지 동원했다고 했다.
어쩌면 미식 스킬은 그것까지 요리의 범주로 취급해 준 것이 아닐까?
“······그러면 레벨이 엄청 오른 것도 이해가 되네. 무려 소드 마스터의 경험치를 얻은 거잖아. 후, 뭐야 그동안 말도 안 되는 보물을 가지고 다녔던 거네?”
사실 드래곤 고기만 해도 보물 중의 보물이기는 했다.
케인첼은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아직 가장 중요한 항목이 남아 있었다.
– 오러(5000/5600)
반사적으로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지 않았으면 엄청난 비명이 터져 나왔으리라.
‘오, 오천?!’
드래곤 고기를 먹기 전까지만 해도 케인첼의 오러는 600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오러 소드를 10분이나 유지 할 수 있는 양이었다.
케인첼은 자신의 배를 내려다보았다. 엄청난 양의 고기를 먹어치워서인지 터질 것처럼 빵빵했다.
그 안에서 드래곤의 오러가 요동치고 있었다.
보통 오러는 하복부의 단전이나 심장에 쌓인다. 그런데 케인첼의 경우에는 위장이었다.
‘미식 스킬로 얻은 오러니 이게 맞는 거긴 한데······.’
이러다 자신의 오러 까지 소화시켜 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요리에 사용한 드래곤 고기는 가지고 있는 것의 1/3정도였다.
만약 나머지도 전부 먹어치운다면 1만의 오러를 추가로 얻게 된다.
‘다 해서 1만 5천?’
그것은 소드 마스터가 되기 위해 필요한 1만을 훨씬 상회하는 양이었다.
‘아쉽게도 지금 바로는 안 되지만 말이야.’
[너무 많은 음식을 먹었습니다.] [전부 소화시키는데 29일 23시간 57분이 필요합니다.]어차피 지금 당장 오러 블레이드를 쓸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현재 오러 블레이드의 슬롯은 4개가 차 있다.
굶주린 상인에게 샌드 웜 요리를 해 주는 것으로 하나. 그리고 드워프의 중독을 치유해 주는 것으로 또 하나가 추가 되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요리를 해 나간다면 머지않아 오러 블레이드 또한 손에 넣게 되리라.
골칫거리를 하나 해결한 케인첼의 귀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알! 알 주방장 있는가!”
‘블루마운틴?’
케인첼은 밤새 머물러 있었던 임시 주방의 문을 열고 밖으로 걸어 나왔다.
그러자 목이 터져라 자신을 찾고 있는 드워프의 모습이 보였다.
“약속한 한 달이 되려면 아직 며칠 남았는데, 무슨 일이십니까.”
블루마운틴은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얼마나 급히 달려 온 것인지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아무래도 예상보다 일찍 거스름돈이 필요해져서 찾아 왔네! 앞으로 두 시간······. 아니, 빠르면 한 시간 안에 아이언포지의 용광로가 완전히 파괴될 거야. 그러면 아이언포지 전체가 불바다가 될 거네!”
블루마운틴은 허리춤에 기다란 검을 차고 있었다.
그것은 드워프에게는 너무 커다란 검이었다. 질질 끌고 온 흔적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우선 이것을 받게나.”
장식 하나 없는 수수한 모습.
“설마 그게······.”
“롤랑의 검, 듀렌달이네. 화염의 오러를 다룰 수 있는 소년이라면 이걸 쓸 수 있을 거야.”
듀렌달을 받아든 케인첼은 천천히 검을 뽑았다.
새하얗다 못해 푸르게 보이는 칼날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서늘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따라오면서 듣게나. 달빛은 사실 태양빛이 반사된 거라네. 그래서 달빛의 기운을 담고 있는 듀렌달 또한 응축시킨 오러의 속성을 반전 시키는 능력이 있어.”
“반전이라니, 무슨 뜻입니까?”
“화염의 기운을 가진 오러를 불어 넣으면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드는 차디찬 빙결을 뿜어낸다는 소리야.”
화염을 빙결로 바꾸는 보검 듀렌달.
드워프 일족의 보물답게 엄청난 능력을 가진 검이었다.
‘그럼 듀렌달로 생크림을 만들면 바로 얼어붙어서 아이스크림이 된다는 건가?’
듀렌달을 받아든 케인첼은 그것으로 요리를 할 생각부터 했다.
케인첼이 그런 발칙한 생각을 한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채.
블루마운틴은 열심히 발을 놀리며 상황을 설명했다.
“······그렇게 된 거네. 특히 주거지가 밀집되어 있는 북부에는 절대 불 정령이 접근하게 두어서는 안 되네.”
타오르는 불꽃 그 자체가 정령화 된 것이 불 정령이었다.
불 정령은 존재하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태워 버린다. 그렇기에 위험하다.
“우선 아이언포지를 태우고 있는 불 정령을 전부 쓰러트려야 해. 그리고 용광로에 남아 있는 불을 꺼 주게나. 듀렌달을 사용하면 충분히 가능할 거네. 전사들이 소년을 도울 걸세.”
용광로의 불씨가 꺼지면 드워프는 그저 조금 손재주가 좋은 대장장이로 전락한다.
그럼에도 블루마운틴은 아이언포지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 불씨를 끄려는 것이다.
블루마운틴의 강한 의지를 느낀 케인첼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이언포지의 중심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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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오오오오-!
용광로까지는 아직 수백 미터도 넘게 남아 있었다. 그런데 어느새 거리는 타오르는 불 정령으로 가득 차 있었다.
“뭐야, 벌써 여기까지 온 건가.”
불 정령이 머물고 있는 장소에서는 모든 것이 타오르게 된다.
돌은 끓어오르는 마그마가 되었고, 뜨겁게 달아오른 공기는 들이마시는 순간 폐를 태워버릴 기세였다.
그것은 60%가 넘는 케인첼의 화염 저항력을 뚫고 순식간에 체력을 빼앗아 갔다.
‘이게 불 정령의 힘인가······. 그렇지만 주방의 열기는 이것보다 훨씬 뜨겁다고!’
케인첼은 양 손으로 듀렌달을 쥐고 플람베의 불길을 불러왔다.
그러자 케인첼의 오러는 그대로 듀렌달의 검신으로 빨려들듯 사라졌다.
지잉-!
플람베를 전부 집어삼킨 듀렌달은 부족하다는 듯 묘한 울림을 토해냈다.
“더 먹고 싶다고? 그래, 배가 터지도록 먹어 봐라!”
케인첼은 듀렌달에 계속해서 플람베를 불어 넣었다. 보검이라더니 엄청난 대식가였다.
천 가까운 오러를 잡아먹은 듀렌달은 이 정도면 배가 부르다는 것처럼 트림을 했다.
후와아아아아아아-!
그와 동시에 케인첼을 중심으로 엄청난 냉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마그마로 변한 돌이 딱딱하게 굳어지고, 타오르고 있던 건물에 붙어 있던 불씨가 꺼진다.
듀렌달이 토해낸 냉기는 거리를 배회하고 있던 불 정령 열 마리를 집어 삼켰다.
그런 엄청난 일을 해냈음에도 케인첼은 전혀 기뻐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 영감탱이······. 뭐? 소드 나이트면 듀렌달을 충분히 다룰 수 있을 거라고? 어디서 사기 치고 있어! 한 번에 오러를 천씩 잡아먹는 괴물을 소드 나이트가 어떻게 쓰라고!”
만약 드래곤 고기를 먹어 오러의 양을 늘리지 않았으면 이번 공격으로 생명력까지 전부 소모되었으리라.
보검은 주인을 고른다고 했던가.
듀렌달은 미식 스킬을 가지고 있는 케인첼과 너무나 닮은 검이었다.
용광로까지 이어진 길을 뚫은 케인첼은 발걸음을 놀렸다. 듀렌달은 여전히 은은한 냉기를 토해내고 있었다. 어쩌면 말도 안 되는 파트너를 만난 걸지도 모른다.
“그래도 기왕 얻은 보검이니 앞으로 잘 쓰도록 할까. 아참, 듀렌달을 사용한 냉기 공격은 샤벗이라고 부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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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에 가기 위해서는 길을 막고 있는 불 정령들을 쓰러트려야 한다. 듀렌달을 이용하면 그들을 한 번에 열 마리씩 쓰러트릴 수 있었다.
그렇지만 대충 봐도 불 정령의 수는 수백이 넘었다.
마지막 한 방은 용광로의 불씨를 끄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듀렌달을 쓸 수 있는 것은 최대로 잡아도 세 번 까지였다.
다행히 거리에는 커다란 도끼를 들고 있는 드워프 전사가 불 정령을 상대로 싸우고 있었다.
블루마운틴이 말한 함께 싸울 전사인 것 같았다.
“크오오오오오오!”
오러가 깃든 도끼를 휘두르자 불 정령의 몸을 이루고 있는 불길이 살짝 흐려진다.
아무래도 냉기가 담기지 않은 오러라도 불 정령을 쓰러트릴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어디선가 강한 바람이 불어오자 불 정령이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
“지원입니다!”
불의 정령과 싸우고 있던 것은 수석 대장장이인 첼바였다. 그는 케인첼이 들고 있는 듀렌달을 보고는 눈을 부릅떴다.
“듀, 듀렌달? 아, 알 주방장이 어째서 그 검을?!”
“블루마운틴님이 제게 맡겼습니다. 이걸 이용해서 용광로의 불씨를 꺼달라고 하더군요.”
“그, 그 검은 오러 먹는 마검이야! 소드 마스터가 아니면 그 검에 잡아먹힐 걸세!”
케인첼은 가볍게 듀렌달을 흔들어 보였다.
그러자 칼날에 남아 있던 냉기가 서늘한 기운을 뿜어냈다.
“다행히 다섯 번 정도라면 쓸 수 있을 것 같더군요.”
“허, 허허······.”
직접 본 이상 믿을 수밖에 없었다. 눈앞에 있는 것은 듀렌달을 다룰 수 있는 이였다.
“우선 최대한 듀렌달에 의지하지 않고 길을 뚫어야 합니다.”
“듀렌달의 냉기가 아니면 불 정령을 쓰러트리기는 쉽지 않네. 특히 오늘처럼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은 불 정령이 말 그대로 날뛰지.”
“바람이라······.”
케인첼은 눈을 빛냈다. 바람은 불길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그것을 차단 할 수만 있으면 적의 기세가 줄어들지 않을까?
케인첼의 시야에 바로 옆 골목에서 배회하고 있는 불 정령이 들어왔다.
어느새 그의 손끝에는 오러로 된 거품, 머랭이 만들어져 있었다.
‘이것으로 불 정령에게 부는 바람을 차단 할 수 있을 거야.’
그대로 그것을 날려 보낸다.
그오오오오-!
머랭으로 감싸자 불 정령의 몸을 이루고 있는 불길이 쪼그라들었다.
그렇지만 머랭 하나로는 그리 오래 버티지 못한다. 케인첼은 지금 당장이라도 터질 듯 부풀어 오르는 머랭을 바라보며 검을 휘둘렀다.
“양파 검술!”
네 개의 칼날을 가지게 된 듀렌달이 불 정령의 몸을 노리고 쏘아진다.
쾅!
그것은 거의 벼락에 가까운 일격이었다.
첼바가 입을 쩌억 벌리고 중얼거렸다.
“요즘 요리사는 오러는 기본인가?”
불길 속으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