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35)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35화(13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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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장 멜리오트
골드러시는 상업도시 안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마을이었다.
이곳에서 캐낸 광물 중 3할은 광부의 것이 된다.
대부분이 월급제인 다른 광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조건.
운 좋게 금맥이라도 발견한다면 단숨에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일확천금을 꿈꾸는 청년들이 몰려들었고, 브리타니아에서도 손꼽히는 철광석 생산지가 되었다.
그런 골드러시가 얼마 전부터 다른 의미로 붐비고 있었다.
두 마리의 준마가 끄는 마차의 문이 열리며 아이를 안은 사내가 내렸다.
그는 지나가던 광부에게 물었다.
“혹시 어디로 가면 커리를 먹을 수 있습니까?”
“아, 당신도 커리를 먹고 싶어서 왔군요. 요즘 인기가 엄청납니다. 길을 따라 중앙 광장으로 가시면 모여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말이 엄청 지친 것 같은데, 먼 길을 오셨나 보군요.”
“후우······. 애버딘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마차를 타고 꼬박 이틀 걸렸습니다.”
사내의 눈가가 촉촉했다. 그만큼 그는 절박했다. 그의 아들은 얼마 전부터 정체불명의 전염병에 걸려 깨어나지 않았다.
멀쩡히 뛰어노는 모습을 볼 수만 있다면 골드러시가 아니라 더한 곳이라도 갈 수 있다.
사내처럼 소문을 듣고 골드러시를 찾은 사람만 수백 명이 넘었다.
대부분이 크롤트라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외부인의 수도 꽤 됐다.
쉐도우는 건물 그림자에 몸을 숨긴 채, 경악에 찬 신음을 토해냈다.
‘보, 보유자가······. 소중한 보유자가······.’
고작 보름 동안 배양을 위해 심어두었던 불사 세포 보유자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 있었다.
이러다간 목표로 했던 양의 절반은커녕 1/10도 건지지 못할 것 같았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엘프 여왕을 사냥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런데 그것이 절반의 성공을 거두는 것으로 끝났다.
세계수를 심는 것은 막았지만 여왕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실패했다.
그 소식을 들은 알게디 백작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 쯧, 설마 멜리오트까지 사용하고도 여왕을 죽이지 못하다니요. 그렇지만 만회할 기회를 주겠어요. 농장에 보유자를 백 마리만 키워 놓으세요. 설마 그것까지 실패하지는 않겠지요?
그것이 얼마 전의 일이었다.
저주에 걸린 이는 서서히 칠죄종과 같은 존재가 되어간다.
그리고 그들의 몸에서는 소량의 불사 세포를 채취 할 수 있었다.
한 명의 불사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십 명의 보유자가 필요하다.
물론 그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재료는 아주 쉽게 구할 수 있으니까.
쉐도우는 골드러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부가 되어 중앙 광장으로 걸어갔다.
어느새 그의 눈에 커리를 만들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저 놈이다. 저 놈이 만든 요리가 불사 세포를 없애고 있다.
“수확을 앞둔 농작물을 망치는 해충은······.”
없애야지.
물론 다른 방법도 있겠지만, 암살자에게는 이런 방식이 어울리는 법이다.
그렇게 생각한 쉐도우는 또다시 뒷골목의 그림자에 몸을 숨겼다.
그리고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 지금 상대를 죽이기에는 보는 눈이 너무 많았다.
암살자는 죽여야 할 대상이 정해지면 삼일에서 일주일까지 최고의 시간과 장소를 고른다.
장소는 인적이 드문 외곽. 그리고 시간은 한 밤중.
그의 손에는 어느새 맹독이 발라져 있는 독침이 들려 있었다.
평범한 독침으로는 오러 사용자를 죽이기 어렵다. 상대의 오러를 뚫고 체내에 독을 주입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암살자가 되기 위해서는 독침에 오러를 담는 훈련을 받아야 한다.
쉐도우는 모든 과정을 완벽하게 이수해 낸 최고의 암살자.
그는 설령 상대가 소드 마스터라 해도 죽일 자신이 있었다.
그렇기에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상대의 목을 노리고 독침을 발사했다.
훅!
‘맞았다!’
쉐도우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떠올랐다.
해충의 요리 실력이 아깝긴 했지만 그의 임무는 어디까지나 많은 보유자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것에 방해되는 자가 있으면 처리하는 것 또한 쉐도우가 해야 할 일이었다.
쉐도우가 사용한 것은 트윈 헤드 오우거라 해도 1분을 버티지 못할 맹독. 분명 저 해충 또한 단숨에 숨이 끊어지리라.
‘저 놈을 죽여도 또 해충이 생길 테니 그것까지 마저 없애야 한다.’
쉐도우는 쏜 독침을 회수하고 혹시라도 남겨 두었을 커리 레시피를 회수하기 위해 다가갔다.
완벽한 암살을 위해서는 뒷정리 또한 중요한 법이다.
‘뭐, 뭐지!?’
쉐도우는 순간 눈을 부릅떴다.
그의 눈앞에서 시체가 사라진 것이다.
시체라고 생각했던 것은 입고 있던 광대 옷이었다.
“······!”
그리고 서슬 퍼런 칼날이 쉐도우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피하지 않았으면 그대로 팔이 잘리지 않았을까 싶은 공격이었다.
“역시 맹수를 잡으려면 먹잇감을 노릴 때가 최고라는 말이 정말이네.”
듀렌달의 냉기만큼이나 싸늘한 목소리.
분명 죽었어야 할 해충이 자신을 향해 칼을 겨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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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잡았다.’
케인첼은 며칠 전부터 수상한 그림자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더 이상 새로운 발병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 자가 저주를 퍼트리고 있었다는 뜻이지.’
상대는 몇 번이나 본 기억이 있는 남자였다.
광부의 무리에 끼어서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돌아다니고 있었지.
어쩌면 죽이고 그의 모습을 빼앗은 걸지도 모른다.
쉐도우는 지금까지 만나본 누구보다도 기척을 숨기는 것에 능숙했다.
‘이 정도면 훈련받은 암살자겠지. 게다가 마도구도 몇 개 가지고 있는 것 같고.’
폴른 스타가 없었다면 결코 쉐도우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으리라.
그리고 더욱 열심히 커리를 만들었다.
수많은 향신료를 조합해 만드는 커리는 맹독 저항력을 엄청나게 올려 준다.
게다가 커리를 먹은 사람들의 만족도 또한 대단히 높았다.
― 맹독 저항력(76.1%)
이것이 있었기에 암살자를 상대로 당당히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쉐도우는 순순히 잡혀주지 않았다.
채앵-!
쉐도우는 허리춤에서 가느다란 검을 꺼내 휘둘렀다. 자유롭게 휘어지는 연검을 숨겨두는 것 또한 암살자들의 특징 중 하나.
사선에서 직선. 거기서 또 곡선으로.
상하 좌우를 노리고 쉐도우의 연검이 춤을 추듯 날뛰기 시작했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순식간에 급소를 내줄 정도로 위력적인 공격이었다.
그렇지만 케인첼은 저것과 같은 방식으로 검을 휘두르는 사람, 아니 엘프를 알고 있었다.
‘장미 다발에 비하면 3배는 느리다고!’
케인첼은 연검을 휘두르는 쉐도우의 손을 노리고 듀렌달을 찔러 넣었다.
까앙!
그러자 쉐도우가 쥐고 있던 연검이 하늘을 가르고 날아갔다. 무서울 정도로 빠르고 강한 찌르기였다.
“놈······.”
마치 어릿광대가 왜 이렇게 강하냐고 묻는 것 같았다.
13성이 된 초급 검술. 드래곤 고기의 포식으로 늘어난 오러. 케인첼은 몇 개월 사이에 무서울 정도로 강해져 있었다.
게다가 듀렌달이 뿜어내는 냉기가 쉐도우의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었다.
쉐도우는 맹독과 변칙적인 공격을 무기로 사용하는 암살자.
소드 나이트라면 두 셋이 덤비더라도 충분히 상대 할 수 있으리라.
그렇지만 지금 쉐도우가 싸우고 있는 것은 케인첼이었다. 도저히 이길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쉐도우는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킥. 혹시 내가 왜 네놈을 노리는지 궁금하지 않나.”
“아니, 전혀.”
케인첼은 어깨를 으쓱하며 그대로 양파 검술을 발동 시켰다. 동시에 네 개의 칼날이 쉐도우의 몸을 난도질했다.
상대는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훈련받은 암살자.
생포해서 심문한다 해도 알고 있는 정보를 토해내지 않으리라.
그렇다면 여기서 없애는 것이 뒤탈이 없다.
‘저주를 퍼트리고 다니는 매개체가 없으면 이곳도 한동안은 안전하겠지.’
“크흑!”
쉐도우는 짐승이 으르렁거리는 것 같은 신음을 토해냈다.
그는 피가 뚝뚝 흘러내리는 팔을 움켜쥐었다. 여기서 더 싸워봐야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팔을 걷어 올리자 쉐도우의 손을 휘감고 있는 문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케인첼에게 너무나 익숙한 모양.
‘······마, 마법각인?!’
“이것까지 쓰고 싶지는 않았지만!”
쉐도우는 단숨에 자신의 손가락을 비틀었다.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막을 수 없었다.
그와 동시에 눈부신 빛이 두 사람을 덮쳤다.
‘도, 도망치는 건가? 아니, 이건······.’
빛이 거치고 보라색 머리를 한 미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무래도 손목에 있는 마도구가 그의 모습을 바꾼 것 같았다.
그녀의 화려한 드레스가 피에 젖어 있었다. 모습을 바꾼다 해도 이미 입었던 상처까지 없애주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알게디 백작의 딸 루시아의 모습이 된 쉐도우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누군가의 이름을 불렀다.
“멜리오트!”
어느새 루시아의 뒤에는 거대한 거한이 자리하고 있었다.
“······루, 루시아. 내, 내 사랑, 어째서 그렇게 상처 입은 것이오?”
“저 사람이에요. 저 사람이 절 이렇게 만들었어요!”
“오오, 루시아······. 걱정 마시오. 내가, 지금 당장······.”
루시아가 발동시킨 것은 근면의 소드 마스터 멜리오트를 이곳으로 불러오는 공간 이동 마법이었다.
다른 마법 각인을 사용하면 이 자리에서 도망치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암살자의 본능이 눈앞에 있는 어릿광대를 죽여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사용 할 수 있는 최강의 무기, 버서커 멜리오트를 불러왔다.
“오오오오······!”
말 그대로 광전사가 된 멜리오트가 거칠게 포효했다.
그와 동시에 압도적일 정도로 엄청난 오러가 뿜어져 나왔다.
마치 전신의 모공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 같았다.
소드 마스터가 뿜어내는 오러는 공기의 흐름마저 멈춰 세운다.
케인첼은 입술을 깨물었다.
설마 이렇게 빨리 소드 마스터와 싸우게 될 줄이야. 그렇지만 이것으로 저주를 퍼트리고 다니는 것이 알게디 백작이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멜리오트가 뿜어내는 고밀도의 오러가 주변의 공기를 일그러트렸다.
“오오, 내사랑······!”
멜리오트는 등에 메고 있던 거대한 대검을 뽑아들고 그대로 휘둘렀다.
쿠우우웅-!
그와 동시에 마치 번개가 치는 것처럼 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반사적으로 부스터를 발동시켜 폭발적인 추진력을 얻지 못했으면 일격으로 몸이 두 동강이 났으리라.
‘도망치는 것은 힘든가.’
멜리오트는 케인첼이 부스터를 써야 낼 수 있는 속도를 우습게 뛰어넘고 있었다.
안 그래도 엄청난 신체 능력이 버서커가 되면서 더욱 강화된 것 같았다.
그렇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부스터를 사용하면 멜리오트의 속도를 어느 정도 따라 갈 수 있다는 뜻.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었다.
3년 동안 유일하게 자신을 믿어 주었던 이안 교관.
그가 평생을 바쳐 만들어낸 기술이 이토록 대단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마치 공간을 부수어 버릴 것 같은 일격이 케인첼을 덮쳤다. 그와 동시에 서른 개의 머랭이 두 사람 사이를 가로 막았다.
멜리오트의 휘두르기는 순식간에 머랭을 찢어 발겼지만 케인첼이 피할 시간을 벌어 주었다.
‘젠장, 완전 괴물이군. 이러니 니뮤에랑 아벨이 그렇게 엉망진창으로 당하지.’
마치 거대한 태풍이나 허리케인과 싸우고 있는 것 같았다.
케인첼이 멜리오트의 공격을 피하는 것을 본 루시아가 당황해서는 외쳤다.
“뭐야, 멜리오트! 죽여! 저 날파리를 죽이라고!”
“루, 시, 아······.”
케인첼과 싸우고 있던 멜리오트는 갑자기 몸을 돌려 루시아를 바라보았다.
이성을 잃고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버서커.
소드 마스터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게 된 것은 좋으나 제대로 통제 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었다.
마치 비록 이성을 잃고 버서커가 되었지만 연인을 향한 사랑은 그대로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케인첼은 그 짧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글레이즈!’
세 종류의 오러를 한계까지 압축시킨 글레이즈라면 소드 마스터의 몸이라 해도 벨 수 있다.
듀렌달이 서늘한 검광을 뿜어냈다.
그리고 대검을 쥐고 있던 멜리오트의 팔이 어깨부터 잘려 나갔다.
멜리오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