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4)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4화(1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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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파란은 이제부터다
스테이터스 갱신은 수련 기사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다.
그것은 한 달 동안 얼마나 열심히 훈련을 받았는지에 대한 증표이자,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하는지 알려 주는 지표.
그렇기에 수련 기사들은 초초한 마음으로 이날을 맞이하지만, 한편으론 가장 기대하기도 한다.
조마경을 이용하면 자신의 능력치를 알 수 있다.
체력이 부족한 이는 체력을. 검술이 부족한 이는 검술을 연마한다.
그렇기에 모든 수련 기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 바로 오늘인 것이다.
그런데 수련 기사들이 평소와는 다른 화제로 떠들고 있었다.
“드디어 오늘이 율리우스 경과 케인첼 자식의 결투 날이구나.”
“너무 기대돼서 어젯밤에 제대로 잠도 못 잤다고.”
“뭔 또 기대씩이나 하냐? 어차피 결과야 뻔한데.”
“그게 재밌잖아. 케인첼이 오늘은 어떤 빅 재미를 줄지 궁금하지 않아? 돈을 걸 수만 있으면 율리우스 경이 장갑을 벗어 던진 순간 질질 짜는데 1실버 정도······.”
“오, 그거 좋은데? 난 바닥을 기면서 제발 목숨만은 살려달라고 비는 거에 1실버.”
“그럼 나는 바지에 지린다에 1실버.”
“킥킥킥. 보통 이런 경우엔 결투의 승패에 걸지 않던가?”
“미친. 그러면 애초에 내기가 되지 않잖아. 전부 율리우스 경의 승리에 걸 테니까.”
“하긴 그것도 그러네! 그럼 나는 케인첼이 그대로 거품 물고 기절하는 거에 1실버.”
“자자, 동전은 여기다 담으라고.”
어느새 루키 클래스의 수련 기사들 사이에 내기가 벌어졌다.
과연 율리우스의 장갑을 받아든 케인첼이 어떤 행동을 벌일까에 대한 것이었다.
“아주 재미있는가 보구나.”
갑자기 들려온 중후한 목소리에 주머니를 들고 있던 수련 기사가 비명을 질렀다.
“케엑! 이, 이안 교관님? 오, 오늘 스테이터스 갱신은 벅스 교관 담당 아니었습니까?”
악마 교관이라 불리는 이안은 은화가 잔뜩 들어 있는 주머니를 두들기며 말했다.
“오면 안 되냐? 우리 아기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궁금해서 왔다. 그런데 아주 재미있는 걸 하고 있구나.”
“이, 이건.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보통 수련 기사들 끼리 결투를 하면 종종 내기를 하곤 하지. 그런데 실버로 걸고 있군. 판돈이 크구나. 나 때는 기껏해야 쿠퍼 몇 개였는데.”
“······죄송합니다. 당장 그만 두겠습니다.”
“아니, 나도 참가하고 싶어서 그런다.”
그러면서 이안은 주머니를 뒤적거려 반짝거리는 금화 하나를 꺼내 손가락으로 튕겼다.
“대충 오늘 시세로 1골드에 20실버니 판돈은 알아서 잘 계산해라. 쿠퍼 하나 빼먹기라도 했다간, 알지?”
“······.”
이런 재미삼아 하는 내기에 1골드를 건다고?
아무리 귀족이라 해도 큰 액수. 하물며 군인인 이안 교관에겐 한 달 치 생활비에 가까운 금액이다.
그렇지만 내기란 판돈이 커질수록 재미있는 법.
“헤헤······, 그럼 교관님은 케인첼이 어떻게 될지에 거시겠습니까?”
“케인첼이 이기는 쪽에 걸도록 하마. 다들 율리우스의 승리에 걸었을 거 아니냐. 그래야 균형이 맞겠지.”
“······.”
사실 지금 하고 있는 내기는 결투의 승패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아쉽지만 그렇게 사실대로 대답 할 수 있을 용기 있는 수련 기사는 없었다.
결국 은화로 가득 차 있는 주머니의 제일 위에 반짝이는 금화 하나가 추가 되었다.
이안 교관은 팔짱을 끼고 강당 구석에 몸을 기댔다.
조금 떨어진 위치에 스테이터스 갱신이 시작되길 기다리는 수련 기사들이 모여 있었다.
그 중에 케인첼이 있다.
이안은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한 달 전, 네 검술은 1성이었다. 그런데 보름 전, 그것이 4성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삼일 전엔······. 후우-! 도대체 네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냐, 케인첼.”
이안 교관은 케인첼의 성장을 눈치 챈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는 십년이 넘는 세월을 루키 클래스를 담당하며 지내왔다.
초급 검술에 한해서 이안의 안목은 조마경이 필요 없을 정도.
그런 이안조차 지금 케인첼의 초급 검술이 어느 경지에 도달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볼 때마다 마치 다른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강해지고 있었으니까.
도대체 그 아이에게 무슨 일이······.
한 가지 확실한 것은 3년 동안 반복 해온 케인첼의 노력이 이제야 빛을 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금 건 1골드는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내 훈련에 참가해준 너에게 보내는 응원이라고 생각해라.”
과연 케인첼이 얼마나 성장했을까.
그의 노력이 어떤 결실을 맺었을까.
“젠장. 앞으로 일 년······. 아니, 반년만 더 있었어도 율리우스와 좋은 승부가 되었을 텐데······.”
이안은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다.
가까스로 피기 시작한 꽃이 다른 사람의 악의에 눌려 시들어 버리지는 않을까.
율리우스의 발에 무참히 짓밟혀 다시는 피지 못하게 되지는 않을까.
자신에게 조금만 더 권력이 있었어도 무언가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안 교관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옆에서 바라봐 주는 것뿐.
“지지 마라, 케인첼······. 그래, 아주 만약에 말이다. 네가 이기면. 방금 건 1골드로 배가 터질 때까지 소고기를 먹여 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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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당 문이 열리고 엄숙한 얼굴을 한 교관이 들어오자 실내는 마치 물이라도 끼얹은 것처럼 조용해 졌다.
“조용히! 오늘 스테이터스 갱신은 본 교관이 진행하겠다! 분대원들은 전원 오와 열을 맞춰서 설 수 있도록!”
그러자 평소보다 우렁찬 경례 소리와 함께 백여 명의 수련 기사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한 달 전과 똑같은 익숙한 모습.
‘달라진 것은 하나 뿐······.’
케인첼은 목에 걸고 있는 조마경을 어루만졌다.
일주일 전부터 마력을 충전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소서러가 마도구에 담긴 이질적인 마력을 감지하게 되면 조금 곤란한 일이 벌어질 테니까.
케인첼은 일주일 동안 수많은 음식을 먹었으며. 수많은 요리를 만들었다.
과연 얼마나 성장했을까.
미치도록 궁금하다.
‘이것이 스테이터스 갱신을 앞둔 수련 기사들의 심리구나.’
3년 동안 조금도 오르지 않던 레벨. 매일 같이 쏟아지는 조롱과 비아냥.
그 속에서 결국 손에 넣은 기연.
케인첼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반전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그 순간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강단 문이 열리며 율리우스와 그의 추종자들이 난입했다.
“케인첼 반 지스타드는 있느냐!”
율리우스의 키는 케인첼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컸다.
거기에 입고 있는 갑옷이 터질 정도로 부풀어 오른 근육질의 몸.
도저히 케인첼과 같은 스무 살로는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수련 기사들 사이에 서 있던 케인첼은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갔다.
율리우스는 경멸 섞인 눈동자로 케인첼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놈은 나 콘라드 가의 율리우스의 명예를 훼손했다! 게다가 3년 동안 스타니스 기사양성소에서 훈련을 받았음에도 단 하나의 레벨조차 올리지 못했지. 그것은 나태의 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더냐!”
쉽게 말해 훈련을 제대로 받지 않고 땡땡이를 친 것이 아니냐는 뜻이었다.
순간 케인첼의 눈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그것은 자신의 지난 3년간을 통째로 부정하는 말이었다.
“입이 달렸으면 대답해 보거라! 그렇지 않고서는 레벨이 하나도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아니면 별명대로 기사의 긍지는 전부 잊은 채 어릿광대라도 되고 싶은 것이냐. 그럼 네 발로 내 발 밑을 기어서 재롱이라도 떨어 봐라, 케인첼 반 지스타드. 아니, 스타니스 최악의 열등생.”
율리우스는 여전히 저릿한 오른손을 어루만졌다.
케인첼의 국자에 맞은 상처가 아직도 쑤셨다. 우연이겠지만 몹시도 불쾌한 일이었다.
감히 장난감 주제에······.
툭.
그때 무언가가 날아와 율리우스의 얼굴을 두들겼다.
그게 무엇인지 깨달은 율리우스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장갑!’
어릿광대 자식이 끼고 있던 것을 벗어 자신에게 던진 것이다.
그것이 뜻하는 것은 한 가지다.
케인첼이 자신에게 결투를 신청한 것!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다니! 율리우스는 치미는 분노로 호흡이 거칠어지는 것을 느꼈다.
케인첼은 천천히 검을 빼들었다.
“내 3년이 너에게 그렇게 부정당할만한 것인지 아닌지 지금부터 증명해 보이도록 하지. 덤벼라.”
우와아아아아!
케인첼의 결투 선언을 들은 수련 기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이 자식이! 감히 어릿광대 주제에 내게 장갑을 던져?!”
율리우스 또한 검을 빼들었다.
그렇게 수많은 수련 기사들이 바라보는 가운데.
결투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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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인으로 나선 이안 교관이 결투의 의의에 대해 떠들어 댔지만 두 사람의 귀에는 닿지 않았다.
그저 눈앞에 보이는 상대를 쓰러트리기 위해 검을 휘두를 뿐이었다.
결투의 승패는 한 사람이 항복을 하거나 전투 불능 상태에 빠져야 정해진다.
그렇지만 율리우스는 케인첼의 입에서 항복이란 말이 나오도록 허락할 생각이 없었다.
조금이라도 틈이 보이면 들고 있는 가검으로 목을 뚫어 버릴 생각이었다.
율리우스의 힘이라면 날이 달려있지 않은 훈련용 가검으로도 충분했다.
‘엎드려 용서를 빌지 않은 것을 데우스님의 앞에서 후회하게 해 주마.’
결투 중에 상대를 죽이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게다가 율리우스의 뒤에는 콘라드 변경백이 버티고 있다. 하물며 상대는 쥐뿔도 없는 몰락귀족. 뒤탈은 걱정 할 필요도 없었다.
이제는 들고 있는 검으로 저 가증스러운 놈의 목을 뚫어버리면 끝이었다.
스타니스 기사양성소 사상 최악의 열등생.
케인첼의 이름은 그 자체로 욕설처럼 쓰였으며 비교하는 것조차 모욕적인 행위였다.
입소한지 일주일 된 루키조차 케인첼의 면전에서 침을 뱉었다.
3년 동안 검을 휘둘렀으면서 단 하나의 레벨조차 올리지 못한 덜떨어진 놈.
분명 일합이면 승부가 결정되었어야 하는데······.
그런데 결투가 시작된 지 5분이 지나도록 케인첼은 멀쩡했다.
우득!
율리우스는 이를 갈았다.
‘어째서 내 공격이 맞지 않느냔 말이다!’
케인첼을 노리고 폭풍이 몰아치듯 엄청난 공격을 퍼부었다.
그런데 하나같이 상대의 옷깃조차 스치지 못했다.
율리우스는 근육을 사랑하는 남자였다. 오러 소드를 발현하기 위해 필요한 마나 연공법보다 근육을 키우기 위한 체력 단련에 매진했다.
결국 빈센트보다 소드 나이트가 되는 것은 늦었지만 그 대신 압도적인 파워를 손에 넣었다.
힘이야 말로 곧 정의.
얼마 전부터 가문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마나 연공법을 익히고 있었으므로 머지않아 오러 소드 또한 사용 할 수 있게 되리라.
그러면 엄청난 근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에 오러 소드의 날카로움이 더해져 빈센트를 뛰어 넘을 수 있으리라.
그런데 아무리 강한 공격도 맞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흐압! 흐아아아아아아!”
율리우스는 기합을 내지르며 가검을 양손으로 쥐고 휘둘렀다.
부우우우웅-!
엄청난 굉음이 울리며 방금 전까지 케인첼이 서 있던 공간이 갈라졌다.
그러나 케인첼은 몸을 약간 숙이는 것으로 율리우스의 공격을 간단히 피해냈다.
스치기만 하면 치명상을 입힐 수 있으련만.
좀처럼 맞지 않는다.
마치, 어디서 공격해 올지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끄으으으으윽!”
율리우스도 바보는 아니었다. 케인첼이 보여주는 움직임은 도저히 레벨 1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저 정도면 적어도 30. 아니, 그 이상일 수도 있다.
경악과 의혹이 섞인 눈빛이 케인첼의 모습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빨리 레벨을 올린 것인지는 모르지만. 힘, 속도, 전부 내가 위다!’
한 달 사이에 이 정도까지 성장할 줄이야.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여전히 케인첼이 자신보다 약하는 것이다.
그저 천운이 따라주어 가까스로 공격을 피하기만 할 뿐.
그 증거로 아직까지 율리우스 또한 단 한대의 공격도 맞지 않았다.
상대는 단 한방이라도 공격을 허용한다면 무너져 버릴 모래성.
시간을 끌기만 율리우스 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그렇지만 저딴 열등생을 상대로 몇 분이나 싸우고 있는 거 자체가 수치다! 이번 일격으로 끝낸다!’
율리우스는 몸을 오른쪽으로 회전시키는 척 하곤 반대쪽을 노리고 검을 찔렀다.
그것을 케인첼은 너무나 쉽게 피해냈다.
‘또, 또 피했다고?!’
고작 이 정도로 나를 속일 수는 없어, 마치 그렇게 비웃는 것 같았다.
아니, 정말 비웃고 있었다.
케인첼은 잠시 움직임을 멈추곤 입을 열었다.
“율리우스. 너 말이야. 사실 엄청 약한 것 아니야?”
“큿, 이 자식이! 어디서 개소리를!”
순간 율리우스는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던 이성의 끈을 놓아 버렸다.
그리고 그대로 케인첼을 향해 돌진했다.
“봐, 이렇게 조금만 도발하면 미친 소처럼 돌진을 해 대잖아.”
케인첼의 얼굴에 승리를 확신한 미소가 떠올랐다.
율리우스는 강했다. ‘폴른 스타’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래전에 상대의 검에 목이 꿰뚫려 죽었을 것이다.
적의를 감지하는 스킬 폴른 스타.
그것이 마치 별무리처럼 상대가 어느 방향에서 공격해 올지 알려 주고 있었다.
케인첼은 오른쪽 발을 축으로 몸을 회전시키며 상대의 돌진을 피해냈다.
“윽!”
손을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두 사람의 몸이 겹쳐졌다.
순간, 짐승처럼 사나운 미소가 케인첼의 얼굴에 떠올랐다.
“그러니까 네가 평생 2위인거야, 콘라드. 무장 해제!”
스킬이 발동하자 무기를 쥐고 있는 상대의 빈틈을 노리고 케인첼의 검이 날아들었다.
팟-!
순간 율리우스가 쥐고 있던 검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다.
율리우스의 얼굴에 멍한 표정이 떠올랐다. 설마 자신이 저 열등생과의 싸움에서 검을 놓쳤다고?
마, 말도······.
케인첼의 공격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대로 몸을 회전시켜 뒷발로 율리우스의 머리를 걷어찼다.
쿵!
결투가 시작된 이후 5분 만에 처음으로 성공한 일격이었다.
들고 있던 무기를 놓치고 자신의 힘을 주체하지 못한 율리우스는 그대로 균형을 잃어버렸다.
절대 쓰러지지 않을 것 같았던 거체가 자갈이 깔린 바닥 위에 내동댕이쳐졌다.
마치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팔다리를 늘어트리며 데굴데굴 굴러간다.
너무나 충격적인 모습에 결투를 지켜보고 있던 이들은 한동안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엄청난 환호성과 함성이 강당 안에 울려 퍼졌다.
누구 하나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실했다.
결투는 케인첼의 승리였다.
파란은 이제부터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