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41)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41화(14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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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장 전대미문
소드 마스터가 된 인간의 몸에는 피 대신 오러가 흐른다는 말이 있다.
충만한 오러는 소유자의 육체를 항상 최상의 상태로 유지시킨다.
‘꿀꺽.’
케인첼은 아름답다 못해 관능적으로 느껴지는 엘리자베스를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무언가 이상했다.
굴곡진 몸매는 앉아 있는 것만으로 시선이 갈 정도로 매력적이다.
그렇지만 소드 마스터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매끈하게 잘 빠진 헥토르의 몸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더욱 확실하게 느껴졌다.
‘저 이상할 정도로 젊게 보이는 외모도 수상해. 어떻게 눈가에 잔주름 하나 없을 수 있지? 소드 마스터가 된다고 매년 회춘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녀의 출신이나, 소드 마스터가 되기 전까지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베일에 감춰져 있었다.
그저 상대의 검술을 카피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정도가 케인첼이 알고 있는 전부였다.
엘리자베스는 바라보기만 해도 남자들이 녹아내릴 것 같은 고혹적인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할 거야, 말 거야.”
“당연히 해야죠.”
“알고 있겠지만, 이건 지도를 위한 대련이 아니다? 그것보다는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결투에 가까워. 당연히 오러 블레이드도 사용할 거야. 그래도 괜찮지?”
“오히려 제 쪽에서 그렇게 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은데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대답이 돌아오자 엘리자베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오러를 사용한 결투에서는 한 순간의 실수가 죽음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보통은 검술만을 겨룬다던지 하는 식으로 제약을 걸기 마련이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새파란 꼬맹이는 당당하게 전력을 다해 싸우자고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미끄덩한 혀를 내밀어 자신의 입술을 핥았다.
오늘 처음 만난 새파란 꼬맹이가 귀엽게 느껴졌다.
그대로 부셔 버리고 싶을 정도로.
“자신감이 넘치네. 분명 어디 대귀족가 출신으로 태어나서 온갖 중급 검술과 마나 연공법을 배웠겠지. 매일같이 미래의 소드 마스터니 브리타니아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니 하는 찬사도 들었겠고. 그런데 혹시 오래된 격언 중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말 알아?”
케인첼은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아무래도 자신을 대귀족이 비밀리에 키워낸 소드 마스터로 생각한 모양이다.
‘중급 검술에 마나 연공법? 내게 주어진 것은 한 자루의 식칼뿐이었어.’
“그럼 한 수 부탁드리겠습니다, 누님. 그런데 대련 장소와 시간은 제가 골라도 되겠습니까.”
“아하하! 요놈 봐라. 정말 당돌한 꼬맹이잖아. 뭐, 좋아. 그 정도는 양보해 주도록 하지.”
“그럼 시간은 두 시간 후. 장소는 이곳 경매장에서 하도록 하죠.”
“아하하! 꼬맹이가 뭘 좀 아는데? 역시 대련은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데서 해야 제 맛이지.”
그때쯤이면 경매의 1부가 끝나고 삼십 분 가량의 중간 휴식 시간이 시작된다.
수많은 귀족들과 거부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소드 마스터와 싸우게 된다.
후울이 아니라, 케인첼 반 지스타드의 모습으로.
분명 그것이 불러올 파장은 엄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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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어, 그럼 우선 이걸 먹어보도록 할까.’
케인첼은 피 요리를 만들었던 주방의 조리대 위에 드래곤 고기를 올렸다.
이미 한번 먹어치워 5천 가량의 오러를 올렸음에도 2/3가량이 남아 있었다.
이번에는 드래곤 웰링턴을 만들어 볼 생각이었다.
소고기 안심을 버섯 뒥셀과 햄, 퍼프 페이스트리로 싸서 오븐에 구운 요리.
거기서 고기만 드래곤으로 바꾼 것이다.
‘그거라면 보석 소금과 미미르의 샘물을 전부 사용 할 수 있지.’
게다가 맛도 좋다.
케인첼이 도마 대용으로 사용할 아이기스를 꺼내자 르망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주군, 그거 신의 방패라는 아이기스 아님까?”
오랫동안 경매장을 운영해온 뱀파이어답게 보구를 보는 안목이 대단했다.
“아이기스 맞아.”
“그걸 도마로 쓰는검까?”
“왜? 뭐 문제라도?”
“아, 아님다. 드래곤 고기를 요리하는데, 신의 방패 정도는 도마로 써 줘야지요.”
“그럼 뒤는 부탁할게.”
케인첼은 미스랄 식칼에 글레이즈를 입힌 후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했다.
웰링턴에는 반으로 자른 드래곤 고깃덩이를 통째로 사용할 생각이었다.
커다란 팬이 꽉 찰 정도의 크기.
먼저 그것을 시어링 해서 육즙이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팬에 올리브유를 뿌리고 드래곤 고기를 올린다.
그러자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겉 부분이 익기 시작했다.
‘냄새가 장난 아니군.’
소드 마스터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기에 오러를 낭비 할 수 없었다. 고기 굽는 냄새가 경매장 안에 퍼지더라도 르망이 어떻게든 해 줄 것이다.
‘시어링은 속도가 중요하지. 그럼 화력을 더욱 올린다!’
팬을 기울여 기름에 지져주는 느낌으로 고기를 구워주는 것이다.
그렇게 시어링을 마친 고기에는 머스터드소스를 듬뿍 발랐다.
그러면 고기가 식으면서 은은하게 머스터드의 향을 머금게 된다.
접시 위에 놓아둔 고기는 육즙이 전체적으로 퍼지며 더욱 부드럽고 맛있는 드래곤 웰링턴이 될 것이다.
이제는 뒥셀과 퍼프 페이스트리를 준비할 차례였다.
뒥셀은 양송이버섯, 샬로트, 양파에 몇 가지 향신료를 넣어 만든다.
그렇지만 드래곤 고기에 어울리는 맛을 내기 위해서는 거기에 밤과 타임잎을 추가해 주어야 한다.
밤의 달달하고 고소한 맛이 드래곤 고기의 진한 풍미와 만나면 예술 같은 맛의 향연이 펼쳐질 것이다.
‘게다가 밤은 다른 견과류에 비해 기름기가 적고 점성이 있어서 파이의 속으로 아주 어울리지.’
버섯과 호두로 맛을 낸 뒥셀을 팬에 올려서 익혀 준다. 이러면 수분이 날아가며 맛과 향이 진해진다.
슬슬 옆에 놔둔 고기의 상태를 확인해 볼 차례였다.
‘아주, 환상적이군. 이제 이걸 뒥셀과 퍼프 페이스트리로 싼 후에 오븐에 구우면 완성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고기의 모양이 잘 나오도록 차갑게 식혀 주어야 했다.
‘역시 냉기가 필요할 때는 듀렌달이지!’
이차원 주머니 안에 넣어 두었던 검을 꺼내자 갑자기 주변의 분위기가 싸해졌다.
멜리오트와 싸우며 사용한 냉기가 아직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이용해 드래곤 고기의 형태를 잡아 준다.
영웅을 대표하는 보구들이 요리 도구로 사용되는 순간이었다.
‘느낌이 아주 좋아, 정말 맛있는 드래곤 웰링턴이 될 거야.’
만지면 톡 하고 터질 정도로 엄청난 육즙을 머금고 있는 드래곤 고기.
우선 그것을 짭짤한 파마햄으로 감싸 준다.
그리고 거기에 호두로 맛을 더한 뒥셀을 발라 주었다.
지켜보고 있던 르망이 흘러내리는 침을 닦으며 중얼거렸다.
“저는 피 요리만 먹을 수 있는데, 이건 정말 맛있을 것 같슴다.”
“대신 아주 맛있는 피전을 구워주지. 그 정도면 괜찮지?”
아직 고기를 오븐에 넣기 전인데도 이 정도다. 과연 본격적으로 굽기 시작하면 얼마나 멋진 냄새가 날까.
케인첼은 미리 만들어 둔 퍼프 페이스트리 반죽을 꺼내 그 위에 고깃덩어리를 올렸다.
‘듀렌달의 냉기에 식어서인지 달라붙지 않고 잘 말아지네.’
전체적으로 덮듯이 감싸준 후에는 남은 끝부분을 정리해서 고기가 보이지 않게 완벽하게 밀봉한다.
구워진 후에 황금빛 윤기가 나게 하기 위해서는 껍질에 계란 노른자를 발라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더욱 바삭한 퍼프 페이스트리를 굽기 위해 보석 소금을 뿌려 주었다.
연한 핑크빛의 보석 소금이 소복하게 쌓인 드래곤 웰링턴은 요리라기보다는 예술작품처럼 보였다.
“이제 이걸 200도의 오븐에 35분간 구우면······.”
분명 오븐에서 나온 순간 감탄이 나올 정도로 환상적인 드래곤 웰링턴이 만들어 지리라.
오븐 안에서 바삭한 페이스트리에 감싸인 드래곤 고기가 익어간다.
아주 천천히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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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입찰에 열을 올리고 있던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어디서 고기 굽는 냄새 안 나나.”
“설마 경매장 안에서 누가 고기를 굽고 있을라고. 착각이겠지.”
그러자 옆에 앉아 있던 다른 졸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야, 잘 맡아 봐. 정말 엄청나게 좋은 냄새가 나고 있어.”
“나는 잘 모르겠는데. ······어, 정말이다. 정말 고기 굽는 냄새가 나고 있어!”
“젠장, 이제 곧 원하는 물건이 등장할 차례인데 배가 미칠 듯이 꼬르륵 거리는군.”
그 순간에도 사회자는 목이 터져라 입찰가를 외치고 있었다.
“70골드입니다! 바로 다음 낙찰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명장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70골드라는 헐값에 팔리게 됩니다!”
거기까지 말한 사회자는 넓은 경매장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최후의 만찬이라면 손에 꼽힐 정도로 비싼 고미술품이었다. 적어도 200골드 이상에는 팔려야 하는 물건.
그런데 더 이상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럼 더 입찰하실 분 안 계시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겠습니다! 십! 구!”
그러자 앞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젠장! 도대체 어디에서 이렇게 죽여주는 고기 굽는 냄새가 나는 거야! 경매에 집중하지 못하겠어!”
“옳소! 분명 저녁을 잔뜩 먹고 왔는데 갑자기 배가 고파졌소!”
“안 되겠군! 누가 이 고기 굽는 냄새의 정체를 알아다 주면 지금 당장 일 골드를 내도록 하지!”
“그럼 나는 이 골드 내겠소!”
“아무리 여기가 경매장이라고 해도 그런 것까지 경매를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은데? 그럼 여기서 가볍게 오 골드를 부르도록 하지!”
어느새 더욱 강해진 고기 굽는 냄새가 경매장 전체를 가득 채웠다.
분명 이 정도라면 6성급 요리가 확실하지 않을까.
이미 경매는 안중에도 없고, 고기 굽는 냄새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 사람들.
그 와중에 사회자에게 작은 박쥐가 날아갔다.
박쥐가 전해준 쪽지를 읽은 사회자가 외쳤다.
“잠시 경매를 중지하도록 하겠습니다! 30분간의 휴식 시간 후 더욱 희귀하고 값진 물건이 기다리는 2부를 진행하겠습니다!”
“지금 끝내주는 고기 굽는 냄새가 나는데 경매가 중요해!?”
그건 사회자 역시 동감하는 사항이었다.
만약 지켜보는 박쥐가 없었다면 당장 고기 굽는 냄새가 어디서 풍기는지 찾기 위해 뛰쳐나가지 않았을까.
그런데 그 순간, 경매장을 가득 채우고 있던 고기 냄새가 사라졌다.
“젠장! 다 먹었나 보네!”
“나도 먹고 싶다고!”
그 후로도 한동안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신음이 울려 퍼졌다.
아무래도 꼬르륵 소리를 내는 배를 어떻게 하지 않으면 제대로 경매를 즐길 수 없을 것 같았다.
“휴식시간 동안 뭐라도 좀 먹고 와야겠군.”
“같이 가세나. 나도 갑자기 배가 고파져서 앉아 있기 힘들다네.”
한 무리의 사람이 빠져나갔다.
묵묵히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던 사회자가 헛기침을 몇 번 하며 외쳤다.
“신사 숙녀 여러분! 휴식 시간 동안 박애의 소드 마스터이신 엘리자베스 메타트론님과 자유 기사 케인첼 반 지스타드의 검술 대련이 있을 예정입니다. 아무쪼록 즐겁게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그러자 경매장을 빠져나가던 사람들의 발걸음이 멈췄다.
“뭐, 소드 마스터와 자유 기사의 대련이라고? 엘리자베스님이 어디서 불쌍한 장난감을 하나 구해왔나보군.”
아무래도 이런 일이 자주 있었던 것인지 사람들은 별다른 호응을 보내지 않았다.
사실 소드 마스터와 자유 기사의 대결이라면 승부의 결과가 뻔해도 너무 뻔 하지 않은가.
그렇지만 잠시 후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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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한 페이스트리로 감싼 드래곤 고기는 먹다가 죽어도 좋을 정도로 맛있었다.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이 한정되어 있지 않았으면 요리하지 않은 드래곤 고기까지 먹어 치울 뻔 했다.
여전히 관객석은 소란스러웠다.
아무래도 오븐에서 고기를 굽는 동안 새어나간 냄새 덕분에 작은 소동이 일어났던 것 같았다.
케인첼은 그들을 향해 살며시 고개를 숙였다.
‘그런 맛있는 요리를 혼자 먹어서 죄송합니다!’
반대편에 서 있던 엘리자베스가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했다. 기다리는 동안 잠시 졸았던 모양이다.
“혹시라도 관객들이 다칠까봐 전력을 다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 거라면 틀렸어.”
엘리자베스는 너무나 고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손을 앞으로 뻗었다.
그러자 그녀의 몸에서 엄청난 오러의 덩어리가 튀어 나왔다.
“이렇게 헥토르의 오러 필드를 이용하면 전투의 충격이 관객석을 덮치는 것을 막을 수 있거든.”
아무래도 이런 식으로 좁은 장소에서 대련을 하는 것이 익숙한 것 같았다.
“자, 그럼 바로 시작해 보자. 과연 몇 초나 나를 즐겁게 해 줄 수 있을까. 아참, 그 전에 우리 꼬맹이가 어떤 스킬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 봐야지!”
엘리자베스의 눈동자에 케인첼의 모습이 떠올랐다.
동시에 그녀의 입에서 스킬의 발동을 알리는 시동어가 튀어 나왔다.
“――간파.”
그것은 검술이라기보다는 마법에 가까운 능력.
간파를 사용하면 상대가 가진 스킬이 무엇인지, 얼마나 많은 숙련도를 쌓았는지 알 수 있다.
동시에 볼 수 있는 것은 직전에 사용한 스킬 5개.
과연 어떤 스킬을 가지고 있기에 소드 마스터를 상대로 저렇게 당당히 서 있을 수 있는 걸까.
케인첼의 스킬을 확인한 엘리자베스의 얼굴에 놀라움과 함께 경악이 떠올랐다.
“······요리, 제빵, 다도? 무슨 소드 나이트가 이런 스킬을 가지고 있어! 도대체 너 정체가 뭐야?”
전대미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