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42)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42화(142/318)
————– 142/203 ————–
‘흐음, 상대의 능력을 볼 수 있는 고유 스킬을 가지고 있는 건가.’
오러 사용자 중에는 종종 다른 사람이 가지지 못한 특별한 능력을 사용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혈통을 거슬러 올라가면 천족이나 상위종의 피가 섞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격세 유전을 통해 전해져 내려오던 힘이 오러로 인해 눈을 뜨는 것이다.
타오르는 오러를 다루는 율리우스 콘라드의 염제Fire Lord가 대표적인 ‘고유 스킬’이다.
“소문으로는 상대의 스킬을 훔칠 수 있다고 하던데, 개인적으로 요리 스킬을 추천 하고 싶습니다. 그거만 있으면 수백 명이 먹을 감자도 순식간에 다듬을 수 있죠.”
“가, 감자라고? 그걸 다듬어서 뭐에 써!”
케인첼은 히죽 웃으며 대답했다.
요리에 대한 이야기라면 하루 종일이라도 떠들 수 있었다.
“감자로 만들 수 있는 요리만 해도 수 백 가지가 넘는데, 가장 인기가 좋은 것으로는 버터 감자가 있죠. 갓 캔 감자를 모닥불에 잘 구운 다음에 칼로 자르면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거기에 신선한 버터를 듬뿍 얹어 주면 감자의 열기에 버터가 사르륵 녹으면서 코팅이 되는데, 그걸 스푼으로 떠서 입에 넣으면 포슬포슬 거리는 게 정말 맛있습니다.”
꼴깍-
엘리자베스는 자신도 모르게 군침을 삼켰다.
설명만 들어도 맛있을 것 같이 들리지 않은가.
“정말 재밌는 꼬맹이네. 지금 셔벗에, 플람베에 글레이즈 같은 스킬을 가지고 내 결투를 받아들인 거지? 게다가 양파 검술? 이런 웃긴 스킬 이름은 도대체 누가 붙인 거야. 이건 요리 대결이 아니라고.”
그것들은 명백하게 따지면 전투용 스킬에 가까웠다. 다만 요리에도 쓸 수 있을 뿐.
아무래도 스킬의 능력까지는 볼 수 없는 것 같았다.
‘계속 고민하는 것으로 보아 훔칠 수 있는 스킬의 개수가 제한되어 있나 보네.’
케인첼의 예상은 정확했다.
엘리자베스의 고유 스킬 ‘카피’를 이용해서 복사 할 수 있는 기술은 개체 당 하나 뿐.
그렇기에 대부분 가장 숙련도가 높은 스킬을 훔친다. 그러면 적어도 꽝을 뽑을 확률은 없으니까.
그런데 케인첼의 스킬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것은 초급 검술이었다.
세로 베기, 가로 베기, 찌르기로 이루어진 모든 검술의 기초.
그렇다면 남은 것은 폴른 스타라는 이름의 수상쩍은 스킬과 요리, 제빵, 미식 같은 것 뿐.
“도대체 이런 스킬로 어떻게 소드 나이트가 된 거야?”
“열심히 감자껍질을 깎다보니.”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케인첼은 듀렌달에 플람베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설마 이런데서 스킬의 이름을 대충 지은 효과를 볼 줄 누가 알았겠는가.
@
두 사람이 상대에 대한 탐색만 하고 있자, 관객석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벌써 5분 째 검 한번 휘두르지 않았어. 도대체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는 거지?”
“엘리자베스님의 대련을 처음 보나보군. 저런 식으로 상대를 분석한 후에, 일격에 끝낸다네.”
“그런데 혹시 케인첼이라는 이름 들어본 사람 있나.”
“아니, 나는 처음 듣네만. 우리가 일개 소드 나이트의 이름을 기억할 위치는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콜슨 공. 호위 기사가 한 명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소? 만약 저 자가 엘리자베스님의 검을 한 번이라도 막아낸다면 고용해도 괜찮을 것 같지 않소.”
그러자 콜슨이라 불린 남자가 껄껄 웃었다.
“으하하! 내가 필요한 것은 몸을 던져 내 목숨을 지켜줄 호위 기사지 불구가 아니네.”
“아니, 불구라니 무슨 소리인가? 분명 팔 다리가 다 달려 있는데. 아!”
남자는 그제야 이해했다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소드 마스터의 일격을 받아낸 상대가 무사할 리 없다는 말이었다.
“그런데 지스타드라면 칠죄종 전쟁 마지막 격전지의 영주 아닌가.”
“그러게 말이오. 완전 몰락해 버렸다고 들었는데 살아남은 사람이 있나 보군. 안타깝구먼. 싸울 상대를 잘못 골랐어.”
“쯧쯧.”
지루하다는 표정으로 하품을 하던 남자가 말했다.
“몰락한 영지 출신의 젊은 기사와 소드 마스터의 대결이라. 이거 생각보다 그럴듯한 장면이 나오겠는걸.”
어느새 귀족들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두 사람의 대결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그 누구도 젊은 기사가 엘리자베스의 공격을 두 번 이상 막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오, 젊은 기사가 검을 뽑았소!”
그와 동시에 어마어마한 눈보라가 결투장을 집어 삼킬 것처럼 휘몰아쳤다.
‘셔벗!’
듀렌달이 뿜어낸 냉기를 정면으로 맞았음에도 엘리자베스는 멀쩡했다.
그녀의 몸을 감싸고 있는 오러를 뚫기 위해서는 훨씬 강한 공격이 필요하다.
“흥! 마법이 담긴 검이구나. 자신만만하다 했더니만, 그런 것을 숨기고 있었네.”
엘리자베스는 코웃음을 흘리며 칼집에서 검을 뽑았다.
한 줄기 빛이 잔상을 남기자 공간 그 자체가 갈라졌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른 발도술이었다.
“에나토스 크시포스!”
짧은 숨소리와 함께 엘리자베스가 쥐고 있던 검이 열 개로 갈아졌다.
상하좌우는 물론 피할 수 있는 모든 범위를 칼날이 가로막는다.
촤르르르르륵!
카터스 가의 정식 후계자인 카인조차 일곱 개 밖에 사용하지 못했던 검술.
그것이 엘리자베스의 손에서 완성되었다.
검날이 스친 바닥이 큰 충격이라도 받은 것처럼 갈라진다.
오러가 담긴 열 개의 검날은 그 자체로 결전 병기나 마찬가지였다.
만약 그녀가 미리 펼쳐둔 오러 필드가 아니었으면 그 피해가 관중석까지 미쳤으리라.
“저거 한 방이면 성벽이라도 무너트릴 수 있겠어. 역시 엘리자베스님은 봐줄 생각이 없군.”
그러나 케인첼은 에나토스 크시포스의 상대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케인첼의 몸에서 1만으로 늘어난 오러가 요동쳤다.
동시에 여러 개의 기술을 발동시키기에 충분한 양.
부스터!
터질 듯이 넘실거리는 오러가 케인첼의 신체 능력을 순식간에 강화시킨다.
양파 검술!
들고 있던 듀렌달의 칼날이 네 개로 갈라진다.
상대의 검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 그렇지만 케인첼이 노리는 것은 정면 승부가 아니다.
까앙!
깡!
까앙!
검날과 검날이 맞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케인첼이 진각을 밟았다.
피할 수 있는 모든 방향을 노리면 그만큼 한 부분에 공세를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그건 동시에 열 개의 검날을 상대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지!’
빠각-!
에나토스 크시포스로 인해 늘어난 검날 하나가 파괴되며 작은 틈이 만들어졌다.
“큭······.”
채 막지 못한 검날이 케인첼의 몸에 스친 상처를 만들어 냈다. 그렇지만 치명상은 아니다.
아이기스와 성갑이라는 절대방어가 케인첼의 몸을 지켜주고 있었으니까.
‘다시 한 번 부스터!’
이미 한계까지 근육에 오러를 담은 상태. 거기서 또 한 번 오러를 집어넣는다.
케인첼의 근육이 지금 당장이라도 찢어질 것처럼 비명을 질렀다.
‘윽······!’
그렇지만 케인첼의 몸은 부스터를 이용한 이단 가속을 견뎌냈다.
어느새 그의 오러에는 두 번의 드래곤 고기 포식으로 인해 높아진 신성력이 깃들어 있었다.
‘파괴하면서 동시에 재생되고 있어!’
까가가가각!
그 순간, 케인첼의 속도는 소드 마스터 엘리자베스마저 뛰어 넘었다.
더블 부스터로 인해 강화된 속도로 순식간에 상대의 뒤로 돌아간 케인첼.
그 엄청난 움직임에 엘리자베스의 눈이 커졌다.
“······이게, 소드 나이트라고?”
엘리자베스는 케인첼을 머지않아 소드 마스터가 될 실력자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케인첼은 한순간이지만 그녀마저 쫓을 수 없는 속도로 움직였다.
1만의 오러와 더블 부스터가 만들어낸 합작품.
이제부터는 케인첼이 공격할 차례였다.
‘양파 검술, 그리고 무장 해제!’
다시 한 번 네 개로 갈라진 칼날이 상대의 손목을 노리고 쏘아진다.
에나토스 크시포스로 칼날을 늘렸다고 해도 그것을 쥐고 휘두르는 축은 하나.
당황한 엘리자베스가 외쳤다.
“도대체 무슨 기술을 쓰고 있는 거야?!”
그녀가 본 케인첼의 스킬 중에는 이런 엄청난 위력을 낼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말 그대로 예측 불가의 공격이 엘리자베스를 덮친 것이다.
“하아아아압!”
키이잉-!
듀렌달의 검날에서 뿜어져 나온 참격이 엘리자베스의 심장을 노리고 쏘아졌다.
그렇지만 그녀 또한 순순히 당하고 있지는 않았다.
이제는 여덟 개로 줄어든 칼날을 전부 방어에 돌렸다.
‘그걸 노리고 있었다!’
케인첼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숨겨 두었던 다섯 번째 칼날을 뽑아냈다.
그것은 검을 쥐고 있는 엘리자베스의 손목을 노렸고, 연어를 손질하다 배운 무장 해제 스킬은 제 할 일을 다 했다.
휘리릭-!
툭.
시끄럽게 떠들며 결투를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 사이로 침묵이 내려앉았다.
도저히 지금 눈앞에서 펼쳐진 광경이 믿겨지지가 않았다.
“뭐, 뭐야······,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보였어? 방금 그거 보였냐고!”
“서, 설마······. 저 새파란 애송이의 공격에······.”
눈을 씻고 쳐다봐도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몰락한 가문 출신의 자유 기사가 휘두른 검에 소드 마스터가 검을 놓쳤다.
물론 엘리자베스는 생채기 하나 입지 않았고, 케인첼은 온 몸에서 피를 흘리고 있다.
그렇지만 그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하, 하하······. 장난이지? 분명 장난일 거야. 그것도 아니라면 어떻게 자유 기사가 소드 마스터를 이기겠어.”
“그래, 애초에 마스터가 오러 소드를 쓰는 것부터 이상했어. 엘리자베스님은 끝까지 오러 블레이드를 쓰지 않았잖아.”
제멋대로 떠들어대는 관중을 향해 엘리자베스가 걸어갔다.
그녀는 허리에 두 손을 얹은 채로 말했다.
“만약 내가 오러 블레이드를 썼으면 관객석까지 통째로 날아갔을 걸. 당연히 네놈들도 가루가 됐겠지.”
“에, 엘리자베스님, 그, 그게 아니라······.”
“그리고 아까 꼬맹이가 내 공격에 한 방에 쓰러지나 두 방에 쓰러지나 내기한 놈 있지. 궁금할 것 같아 그 결과를 말해주도록 할게.”
“······.”
소드 마스터가 뿜어내는 살기에 압도된 사람들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총 687번. 그 중에서 17번이 꼬맹이의 방어를 뚫고 상처를 입혔지만 전부 유효타는 되지 못했어. 도대체 저 무식한 방어력은 뭐야? 입고 있는 갑옷은 오러를 튕겨내는 성갑이고, 팔에 끼고 있는 우스꽝스러운 방패는 무식하게 단단하잖아. 완전 템빨이야. 아 몰라.”
짜증난다는 것처럼 자신의 머리를 헝클어트렸지만 엘리자베스는 웃고 있었다.
몇 번이나 확인해 보았지만 케인첼이 가진 스킬은 요리에나 사용 할 수 있을까 싶은 것들.
그런데 그것으로 한순간이나마 소드 마스터를 뛰어 넘은 움직임을 보여준 것이다.
“······그럼 승부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건 여기까지만 할래. 더 재미있는 일이 생겼으니까.”
엘리자베스는 손목을 어루만지며 이번에는 케인첼에게 다가갔다.
아무래도 마지막에 손목을 노린 무장 해제가 상당히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꼬맹아. 대련은 무승부로 끝내도록 하자. 그것보다 묻고 싶은 것도 있고.”
“그럼 드라우프니르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건 줄게. 대신 공짜는 안 되고 1800골드만 받도록 하지. 나도 비싸게 산거니까, 딱히 불만 없지?”
어차피 돈을 내는 것은 르망이었다.
“그럼 그렇게 하죠. 엘리자베스님, 한수 잘 배웠습니다. 역시 소드 마스터는 강하군요.”
엘리자베스는 무엇이 그리도 웃긴지 배를 잡고 웃었다.
“아하하! 비장의 수를 세 개 정도는 더 숨겨둔 표정이면서 그게 무슨 말이야. 솔직하게 말해 봐. 더 싸워 보고 싶지?”
“······.”
부정 할 수 없는 말이었다.
“어? 진짜였어? 그냥 해 본 말이었는데? 이놈 봐라. 정말 당돌한 꼬맹이네.”
엘리자베스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을 들은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자유 기사가 소드 마스터와 대련을 하고 무승부로 끝난 것이다.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일이었다.
그들을 바라보고 있던 엘리자베스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남자라면 누구라도 녹아버릴 정도로 매력적인 모습이었다.
“자유 기사라니, 단단히 착각들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꼬맹이는 머지않아 소드 마스터가 될 거야. 그것도 지금까지 없었던 아주 재미있는 능력을 가진.”
새로운 소드 마스터 탄생의 예고!
그 한 마디가 불러온 파장은 엄청났다.
전대미문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