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45)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45화(14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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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롤트라 공방전의 총 사령관은 팔라딘 라이온이었다.
그가 입고 있는 갑옷에 새겨진 문양은 신성 기사단 ‘홀리 크로스’를 상징하는 것.
“케롤라인의 호위 기사가 아니었군요.”
“소개가 늦었습니다. 홀리 크로스의 캡틴 라이온입니다.”
당연하다는 것처럼 성과 미들네임은 대지 않는다.
팔라딘이 된 이후에는 가문이 아니라 데우스 교 소속이 되기 때문이다.
라이온은 케인첼의 뒤에 서 있는 니뮤에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세계수의 수호자와 함께 싸울 수 있어 영광입니다.”
“······착각하지 마세요. 어쩔 수 없이 협력하고 있는 것뿐이니까요.”
여전히 케인첼을 제외한 다른 인간에게는 까칠한 니뮤에였다.
그녀는 한동안 부상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가 반나절 전에 일행에 합류했다.
멜리오트를 상대하는 데 힘을 보탤 예정이었다.
“홀리 크로스는 평소엔 각지에 파견되어 데우스 교의 가르침을 전하는 일을 돕습니다.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신의 철퇴가 필요할 때뿐입니다. 그런데 성문 쪽은 괜찮은 겁니까?”
“예, 곧 열릴 겁니다.”
라이온은 협력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따로 묻지 않았다.
케인첼의 곁에는 엘프는 물론 드워프까지 함께하고 있었다.
분명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케인첼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리라.
“덕분에 민간인의 피해를 최소로 줄이면서 적의 심장을 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크롤트라는 천연의 요새라 불릴 정도로 엄청난 방어력을 갖춘 성이다.
원래라면 그것을 뚫기 위해서 피로 피를 씻는 공성전을 치러야 했다.
그르르륵-!
쇠사슬이 올라가는 소리와 함께 굳게 닫혀 있던 성문이 열렸다.
아무래도 케인첼의 협력자가 일을 제대로 해 준 모양이다.
라이온의 신호와 함께 홀리 크로스의 팔라딘들이 크롤트라 성을 향해 돌진했다.
그렇게 크롤트라 공방전이 시작되었다.
크롤트라 성을 지키고 있던 경비원들은 갑자기 열린 성문에 당황했다.
“적습이다! 쏴라!”
“서, 성문이 열렸습니다!”
“젠장! 쏴! 한 명도 성 안으로 들여보내서는 안 된다!”
“다리를 내려라! 뭐하고 있어! 다리를 내리라고!”
설마 어느 누가 뱀파이어가 성 안에 숨어 있을 거라 생각하겠는가.
홀리 크로스의 벼락과도 같은 돌진 덕분에 채 10분도 되지 않아 외성벽을 돌파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내성문을 뚫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보라색 머리의 미인과 함께 엄청난 거구의 남자가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도망치던 크롤트라의 병사들이 그의 모습에 환호성을 질렀다.
“멜리오트 님이다!”
“살았어!”
“멜리오트 님! 성을 침입한 무법자들을 전부 쓸어 주십시오!”
루시아는 피를 머금은 것처럼 새빨간 입술을 핥으며 손을 휘저었다.
“멜리오트, 성문 하나 지키지 못한 저 버러지들도 함께 전부 쓸어버리세요.”
“알, 겠소······. 내, 사랑 루시아······. 그대가 바라는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멜리오트는 엄청난 크기의 대검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것을 그대로 휘둘렀다.
크가가가가각-!
그리고 그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검기가 스쳐 지나간 곳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집도, 성벽도, 인간까지 전부 가루가 되었다.
라이온은 들고 있는 검을 더욱 강하게 쥐었다.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광경이었다.
“부, 부하를 자신의 손으로 죽이다니! 그러고도 당신이 영주의 딸인가!”
“아하하! 걱정 마! 너희들도 사이좋게 함께 보내 줄 테니까!”
홀리 크로스는 소드 나이트로 이루어진 기사단.
전원이 덤빈다고 해도 불사의 괴물 멜리오트를 쓰러트릴 수는 없다.
그것을 알고 있는 라이온은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지시를 내렸다.
“뒤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케인첼 경!”
케인첼과 두 엘프가 멜리오트를 상대하는 동안 성을 지키고 있는 병사들을 제압한다.
그것이 홀리 크로스의 캡틴이 이끌어 낸 최선의 한 수였다.
루시아는 깔깔거리며 외쳤다.
“들어오는 것은 자유지만 나가는 것은 아니란다! 멜리오트, 저놈들도 전부 쓸어버려!”
그오오오오――!
멜리오트의 거구가 잔상조차 남지 않을 정도의 빠르기로 앞으로 쏘아졌다.
그와 동시에 후퇴하던 팔리딘 몇 명의 팔이 날아갔다.
“끄아아악!”
“괴, 괴물이다! 이자는 괴물이야!”
그는 말 그대로 걸어 다니는 재앙과도 같았다.
크롤트라 성이 절대로 함락되지 않는 요새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전부 멜리오트의 존재 덕분이었다.
결국 홀리 크로스의 도주를 돕기 위해 케인첼이 나섰다.
케인첼은 듀렌달을 양손으로 쥔 채로 오러를 불어넣었다.
두 번에 걸친 드래곤 고기 포식으로 인해 그의 오러는 일만을 돌파했다.
엄청난 오러를 소모하는 듀렌달도 이제는 부담 없이 쓸 수 있었다.
“셔벗!”
그리고 모든 것을 얼리는 냉기가 멜리오트를 덮쳤다.
이것으로는 그의 몸에 상처를 입힐 수 없다.
그렇지만 잠시 몸놀림을 둔하게 만드는 것 정도는 가능하다.
어느새 케인첼의 몸에서 터질 듯한 오러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손님, 찾아 주지 않으셔서 직접 만나러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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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는 멜리오트의 앞을 가로막은 남자를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가 들고 있는 것은 얼마 전에 멜리오트와 싸운 어릿광대의 검이었다.
어릿광대가 만든 커리에는 저주를 푸는 힘이 담겨 있다.
그것은 멜리오트에게 걸려 있는 저주 또한 마찬가지.
무슨 일이 있어도 죽여야 하는 천적이다.
그런데 설마 제 발로 이곳에 찾아올 줄이야.
“아하하! 그게 맨 얼굴인가요? 의외로 잘생겼네요. 그런데 커리를 주문한 적 없는데, 왜 오셨을까. 아 참, 보이시죠? 멜리오트는 더 이상 냄새를 맡을 수 없는 몸이 되었어요! 사나운 번견답게 길들이는 게 정말 힘들답니다.”
루시아는 멜리오트의 코에 납을 부어 더 이상 아무 냄새도 맡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제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가져와도 멜리오트의 식욕을 끌어내지 못한다.
“어릿광대 분장 안에 감춰진 얼굴도 보았으니 슬슬 죽이도록 할게요. 그럼, 멜리오트!”
“루, 시아······.”
루시아는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죽음을 선고했다. 그러자 멜리오트가 번개 같은 빠르기로 검을 휘둘렀다.
거기에는 태산마저 부숴 버릴 힘이 담겨 있었다.
그 필사의 일격 앞에 케인첼의 오러가 반응했다.
‘부스터, 그리고 또 부스터!’
엘리자베스를 상대로 잠시나마 속도의 우위를 가지게 해 준 기술이 펼쳐졌다.
한계를 넘은 오러를 받아들인 근육이 파괴된다.
그리고 순식간에 재생되며 더욱 강한 힘을 뿜어냈다.
멜리오트의 검은 미친 것처럼 빨랐다. 그 충격파만으로 주변에 있던 건물이 무너졌고, 대지에 금이 갔다.
그것을 케인첼은 검을 쳐 내는 것으로 완벽하게 튕겨 냈다.
쿠우우우웅-!
단순히 검을 맞댄 것만으로 고막이 찢어질 정도의 굉음이 울리고, 거대한 먼지구름이 피어오른다.
루시아가 경악한 얼굴로 비명을 질렀다.
도저히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뭐, 멜리오트의 검을 막았어?!”
기껏해야 요리 실력이 조금 뛰어날 뿐인 어릿광대.
그런데 지금 그가 보여 준 것은 멜리오트마저 따라잡지 못할 정도의 쾌검이었다.
말이 안 된다.
멜리오트는 초급 검술만으로 소드 마스터 자리에 오른 남자.
상대의 검술 레벨이 멜리오트보다 높지 않은 이상 이런 일은 불가능하다.
루시아는 모르고 있지만 케인첼의 초급 검술은 13성이었다. 멜리오트와 동일한 레벨.
그저 더블 부스터를 이용해서 14성의 위력을 흉내 냈을 뿐.
‘아무래도 오래 끌지는 못하겠군.’
신성력이 담긴 오러가 파괴된 근육을 재생시켜 준다곤 해도 한계가 있다.
더블 부스터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 세 번뿐.
그것을 모두 사용하기 전에 불사의 괴물을 쓰러트려야 했다.
케인첼의 속도가 멜리오트 이상이라는 것을 깨달은 루시아는 결단을 내렸다.
퍼억-!
루시아는 주먹으로 자신의 얼굴을 후려쳤다. 그것을 반복하자 그녀의 얼굴이 붉게 변하고 입술이 찢어져 피가 흘러내렸다.
그녀는 애처롭게 외쳤다.
“구해 줘, 멜리오트!”
연인의 상처 입은 모습을 본 멜리오트의 눈이 더욱 붉게 변했다.
“루, 루시아······. 조금만 기다리시오······. 내가, 지켜 주겠소.”
멜리오트의 몸에서 건드리기만 해도 폭발할 정도로 뜨겁게 달아오른 오러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오러가 담긴 주먹으로 바닥을 내리쳤다.
쿠구구구궁!
주먹이 직격한 지점을 중심으로 땅이 갈라지고, 지축이 뒤흔들린다.
그와 동시에 멜리오트의 몸이 사라졌다.
불사의 기사가 연인을 지키기 위해 펼쳐 보인 최강의 공격.
그것은 이미 빠르다는 개념마저 초월한 움직임이었다.
‘스스로 자해해서 멜리오트가 전력을 다하도록 했어. 저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피할 수 없어. 그렇다면······.’
“――브릴리언트 로드!”
그리고 수없이 많은 가능성 중에 단 하나만이 존재하는 최적의 검로가 케인첼의 눈앞에 떠올랐다.
‘여기다!’
그것에 따라 검을 휘두르자,
까가가가가각-!
고막이 터질 정도의 굉음이 울리며 사라졌던 멜리오트의 몸이 나타났다.
“니뮤에! 아벨!”
케인첼이 멜리오트의 검을 막고 있는 지금이 그의 몸을 구속할 수 있는 유일한 찬스였다.
새까만 연기 속에 몸을 숨기고 있던 아벨과 니뮤에가 튀어나왔다.
“장미 다발!”
니뮤에는 오러가 담긴 두 자루의 쌍검을 휘둘러 멜리오트의 왼팔을 잘라 냈다.
“끄아아아악!”
루시아는 당황했다. 도대체 저 엘프들이 어디에 숨어 있다가 나타난 것이란 말인가.
“부, 분명 아무도 없었어! 없었다고!”
그녀의 진짜 모습은 암살 길드가 심혈을 기울여 키워 낸 암살자.
기척을 간파하는 능력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뛰어나다.
루시아의 눈을 속일 수 있었던 것은 뱀파이어 르망의 능력 때문이었다.
연기로 변한 뱀파이어 속에 숨으면 드래곤조차 그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르망은 건물 그림자에 몸을 숨기며 뱀파이어의 몸으로 돌아왔다.
내리쬐는 햇빛 때문에 그의 몸은 불이 붙어 타오르고 있었다.
10초만 더 햇빛에 노출되었으면 재가 되어 사라졌으리라.
르망은 망토로 몸에 붙어 있는 불을 끄며 중얼거렸다.
“후와! 빌어먹을 정도로 죽여주는 햇빛이군요.”
태양은 뱀파이어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였다.
아무리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해도 정면에서 내리쪼이는 햇빛에서는 1분도 버티지 못한다.
그러나 르망은 무려 3분을 버텨 냈다.
루시아의 뒤에서 그녀의 목에 칼을 겨누고 있던 아벨이 중얼거렸다.
“고생했다, 변태. 그래도 피는 안 준다.”
르망은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외쳤다.
“너무합니다! 한 모금 정도는 줘도 되지 않습니까!”
뱀파이어와 엘프의 합동 공격에 당한 루시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배, 뱀파이어? 이 한낮에 무슨 뱀파이어가!”
퍽!
아벨은 들고 있던 칼로 루시아의 머리를 내리쳤다.
그러자 마도구의 능력이 해제되며 그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명령을 내리는 루시아가 사라지자 멜리오트는 제멋대로 날뛰기 시작했다.
“어디 있소, 루시아! 내게는 그대뿐이오!”
“니뮤에 님!”
케인첼의 신호와 함께 니뮤에의 애검 장미 다발이 수십 배로 길어졌다.
그것으로 한쪽 팔밖에 남지 않은 멜리오트의 몸을 감쌌다.
그아아아아아악!
우레와 같은 포효와 함께 멜리오트의 몸에서 오러가 폭발했다.
그의 몸을 묶어 둘 수 있는 시간은 채 1초가 되지 못했다.
‘그렇지만 멜리오트의 남은 팔에 팔찌를 채우기에는 충분하지!’
케인첼은 마지막 남은 더블 부스트를 발동시켰다.
이미 한계를 뛰어넘은 근육이 파괴되며 온몸의 모든 구멍에서 피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시야가 붉어지며 숨이 막힌다.
그러나 이것으로 한순간이나마 멜리오트를 압도하는 속도를 손에 넣었다.
“그럼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손님. 곧 원하시는 요리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철컥-!
멜리오트의 팔에 드라우프니르가 채워지는 순간. 그는 힘을 잃고 바닥으로 쓰러졌다.
“후우······.”
한계까지 오러를 쥐어 짜낸 니뮤에가 깊은 한숨을 토해 냈다.
그녀는 세계수를 심기 위해 녹색 산맥으로 돌아가던 도중 멜리오트와 만났다.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와 싸우며 느꼈던 절망감, 두려움, 공포.
그 모든 것들이 눈이 녹듯이 사라졌다.
그녀는 묘한 열망이 담긴 눈으로 케인첼을 바라보았다.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인간.
그와 영원히 함께 있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수많은 엘프들의 여왕이었고,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었다.
그래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승리의 여운을 느껴도 괜찮겠지?
“······절대로 죽지 않는 괴물을 상대로 이겼네요. 케인첼. 모두 당신 덕분이에요.”
“니뮤에 님이 없었으면 멜리오트의 약점을 찾아내지 못했을 겁니다. 그럼 멜리오트를 옮기는 것을 도와주시겠습니까.”
“이자를 어디로 데리고 갈 생각이죠?”
“주방으로요. 지금부터 이 사람을 위해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 주어야 하니까요.”
니뮤에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설마 적에게까지 요리를 해 줄 생각인 것일까.
그러다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케인첼은 그런 남자였다.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