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49)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49화(149/318)
————– 149/203 ————–
@
연금술에는 3대 숙원이라 불리는 분야가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무엇을 추구하는가에 따라 다른 칭호를 받게 된다.
더욱 뛰어난 마도구를 만들어 내는 것에 몸과 마음을 바친 이들은 연금(練金)의 연금술사라 불린다.
그들의 숙원은 가장 완벽한 물질이라고 할 수 있는 현자의 돌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인형(人形)의 연금술사는 무생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을 목표로 했다.
고렘, 가고일, 움직이는 벽 등.
궁극적으로는 사람과 똑같이 움직이는 자율 기동형 인형을 만들어 내는 것을 숙원으로 삼았다.
마지막으로 가장 금기시 되는 것이 생명(生命)의 연금술사가 다루는 분야였다.
호문클로스, 키메라, 요정······.
그들이 바라는 것은 가장 완벽한 생명체의 창조.
그렇기에 대부분 그들에게는 반인륜적인 실험을 하는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혀 있었다.
“당신은······.”
케인첼은 타르타로스의 목소리 속에서 익숙한 이름을 떠올렸다.
― 이렇게 많은 식재료를 벌써 다 다듬다니, 이제는 완전히 식칼에 익숙해지셨네요.
― 감사해요! 덕분에 오늘 저녁은 정말 오랜만에 딸내미와 같이 먹을 수 있겠네요.
― 허니버터 샌드위치? 이걸 정말 케인첼 경이 만들었다고요?
“······아인켈 셰프?”
후덕한 외모에 어린 딸을 누구보다 사랑하던 남자.
타르타로스의 정체는 스타니스 기사양성소의 주방에서 함께 일했던 아인켈 셰프였다.
“기억났어요. 저는······.”
아인켈은 키메라의 몸이 적응이 되지 않는지, 한동안 비틀거리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몇 개월 전이었을 거예요. 케인첼 경과 고든 치프에 이어 조프리 셰프까지 주방을 떠났어요.”
그들이 떠난 이유를 알고 있는 케인첼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 후로 새로운 셰프가 들어오긴 했는데, 영 실력이 시원치 않았어요. 사실 혼자서 식재료 손질을 다 하던 케인첼 경이 엄청났던 거죠.”
홀몸인 조프리와는 달리 아인켈에게는 아내와 딸이 있다. 아무리 일이 고되더라도 쉽게 그만둘 수 없었으리라.
“그런데 크롤트라에서 왔다는 기사가 말도 안 되는 조건을 제시했어요. 기존에 받던 월급의 다섯 배를 제시하고, 집까지 지어 준다고 하지 뭐예요. 제 요리 실력이 꼭 필요하다고 하면서요.”
그렇게 아인켈 일가는 양성소를 떠나 크롤트라에 정착한다.
그리고 처음으로 크롤트라의 주방에 선 아인켈에게 식재료라며 불사 세포가 주어졌다.
이야기를 하는 아인켈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걸 제대로 요리하지 못하면 가족을 죽인다고 했어요! 세, 세상에······. 케인첼 경, 가족은 무사하겠죠?”
“쉽게 죽이진 못할 겁니다. 그들에게도 족쇄가 필요할 테니까요.”
아인켈은 안절부절 못하고 커다란 팔로 자신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아아! 이런 몸으로는 아내와 딸을 구하러 가지도 못해요!”
적의 수뇌부라고 할 수 있는 알게디 백작은 죽었다.
게다가 칠죄신교의 잔당 또한 돌 더미 밑에 깔려 있다.
‘그렇지만 키메라로 변한 몸은 그대로지. 저건 저주가 아니라 몸 자체가 변한 거니까.’
정신이 인간으로 돌아온 것만 해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렇지만 케인첼이 만든 ‘프렌치 풍 스크램블 에그’는 6성급 요리.
만약 7성급 요리를 먹는다면 무언가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7성급 요리라······.’
하나의 벽은 넘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은 기분이었다.
아인켈에게 주어진 것은 칠죄종의 저주에 걸린 인간의 몸에서 추출한 불사 세포.
“고든 치프는 끝까지 그런 재료로 요리하는 것을 거부했지만······. 저에겐 지켜야 할 가족이 있어요. 어쩔 수 없이 그들이 원하는 대로 요리를 했죠. 그런데 완성도가 마음에 들지 않은지, 절 어딘가로 끌고 갔어요.”
그리고 정신을 차려 보니 키메라가 되어 있었다고 한다.
아인켈의 말에서 익숙한 이름을 발견한 케인첼이 눈을 크게 떴다.
“그럼 고든도 여기에?”
“예. 아마 그 후로 다른 곳으로 끌려가지 않았으면 이곳에 있을 거예요.”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지옥이 펼쳐져 있었다.
족히 백 개는 되어 보이는 우리가 있었는데, 그 안에는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꿈틀거렸다.
바닥 위에는 유리병이 굴러다녔다.
무엇이 들어 있나 궁금해 내용물을 살펴보자 내장과 뇌로 보이는 것이 동동 떠다니고 있었다.
아인켈은 비위가 약했다.
도저히 버티기 힘든지 몇 번이나 구역질을 했다.
“우웁······, 베가는 이곳을 멀린의 연구소라고 불렀어요······.”
“베가라면 돌 더미에 깔려 있는 칠죄신교를 말하는 거죠?”
“예. 그리고 여기서 베가와 멀린은 각각 마법 각인과 키메라를 연구하고 있었어요.”
“그럼 멀린도 칠죄신교의 일원인 겁니까?”
타르타로스 같은 키메라를 만들어 내는 연금술사가 적이라면 골치 아픈 일이었다.
소드 마스터에 근접한 케인첼조차 고전할 정도로 강한 키메라.
만약 그것을 양산해 낸다면 또다시 브리타니아에 전란이 몰려올 것이다.
“······그건 저도 정확히 모르겠어요. 주로 떠드는 것은 베가였고, 멀린은 과묵했거든요. 그렇지만 멀린에게는 베가는 물론, 알게디 백작도 한 수 접어주는 분위기였어요.”
아인켈에 말에 따르면 멀린은 드래곤 고기를 구한다며 도이칠랜드로 갔다고 한다.
그가 자리를 비운 것이 다행이었다.
만약 멀린이 있었으면 이렇게 쉽게 베가를 제압하지 못했으리라.
“그런데 도이칠랜드의 드래곤 고기라면 설마······.”
“혹시 알고 계신가요?”
“그거 제가 전부 먹어 치웠습니다.”
물론 아직 한 덩어리가 남아 있긴 했지만, 그것도 조만간 케인첼의 위장 속으로 사라질 예정이었다.
“예? 무엇을 먹었다고요?”
“드래곤 고기요.”
“······하하하. 아무래도 제 몸이 키메라로 바뀐 것만큼이나 엄청난 일이 있었나 보네요.”
확실히 엄청난 일이긴 했다.
케인첼은 왕녀의 수은 중독을 치료해 주어 도이칠랜드의 은인이 되었다.
그리고 보답이라며 보물이라고 할 수 있는 드래곤 고기를 받았다.
‘드래곤 고기를 먹는 것으로 내 오러는 스무 배나 늘어났어. 확실히 그걸 재료로 키메라를 만들면 엄청나겠군.’
케인첼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아무래도 이차원 주머니 안에 넣어 두었던 드래곤 고기를 최대한 빨리 먹어 치워야 할 것 같았다.
“케인첼 경! 저기 고든 치프가 있습니다!”
아인켈이 가리키는 장소로 가자 사슬에 묶여 있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다행히 키메라로 개조되거나 고문을 당한 것 같지는 않았다.
그저 조금 초췌해져 있을 뿐.
오러 소드로 쇠사슬을 잘라 내자 케인첼에게 안기듯 앞으로 쓰러졌다.
“정신 차리십시오, 고든 램볼튼!”
“······.”
아무래도 한동안 깨어날 것 같지 않았다.
기절한 고든을 업고 연구소를 빠져나오자 베가가 비명을 질렀다.
“고, 고든만은 안 된다! 그, 그자가 없으면!”
“그런데 한 가지만 물어보자. 너도 몸에 불사 세포 이식했냐.”
“키히히히! 당연하지! 그것도 무려 4성급 불사 세포다! 목을 베어 내도 죽지 않지!”
“그거 다행이네.”
케인첼은 씨익 웃으며 베가가 바라는 대로 목을 잘라 주었다.
마법 각인이 새겨져 있는 몸은 위험하니 나중에 니뮤에에게 정화를 부탁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몸에서 목이 돋아나게는 하지 못하나 봐?”
“······.”
안타레스 덕분에 불사 세포를 상대하는 법을 너무 잘 알게 된 케인첼이었다.
@
“케인첼 경! 칠죄신교의 잔당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지하 통로를 빠져나오자, 라이온이 다가왔다.
케인첼은 들고 있던 묵직한 주머니를 던졌다.
그 안에 들어 있는 물건을 본 라이온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머리가······.”
“조심하십시오. 그거 엄청 뭅니다.”
“그런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우선 알겠습니다.”
니뮤에는 어느새 마법 각인의 정화를 끝낸 것인지 활짝 웃으며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렸다.
마치 칭찬을 바라는 강아지 같은 모습에 케인첼은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래도 요리를 해 주어야 할 엘프가 한 명 더 늘어난 것 같았다.
라이온은 가슴을 치며 말했다.
“그럼 생존자 수색은 홀리 크로스에 맡겨 주십시오.”
“브리타니아에서 사라진 셰프가 오십 명이 넘습니다. 한 명이라도 살아 있는 사람이 있다면 꼭 찾아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멀린의 연구소를 이 잡듯이 뒤져도 다른 생존자의 모습은 발견되지 않았다.
라이온은 오랫동안 굶은 것인지 쇠약해져 있는 고든을 바라보았다. 입맛이 썼다.
“결국 칠죄신교에게 납치된 셰프 중에서 살아남은 것은 이 분뿐인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까.”
이런 결말일 것은 알고 있었다. 지하에서 발견된 수십 마리의 구울.
그들은 탐식의 저주에 걸린 전직 셰프였다.
그리고 키메라 제조에 실패한 이들은 병 속에 담겼다.
니뮤에의 손에 의해 마지막으로 남은 베가의 마법 각인이 정화되자, 길었던 크롤트라 공방전이 끝났다.
어느새 라이온을 선두로 홀리 크로스의 팔라딘들이 케인첼의 앞에 도열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번 승리가 누구 덕분인지 알고 있었다.
“버서커가 된 멜리오트, 마법 각인을 사용하는 칠죄신교. 그들과 싸워 이길 수 있었던 것 전부가 당신 덕분입니다.”
팔라딘들은 일제히 기사의 예를 갖추고 케인첼에게 경례를 했다.
묘하게 간질거리는 느낌에 케인첼은 뒷머리를 벅벅 긁었다.
“······이러실 필요 없습니다. 그저 기사도에 따라 자유 기사로서 싸웠을 뿐입니다.”
“자유 기사라니요. 당신이 보여 준 말도 안 되는 오러. 그것은 소드 마스터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 아닙니까.”
물론 아직 소드 마스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오러 블레이드는 사용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두 번에 걸친 드래곤 고기 포식으로 올라간 레벨과 오러.
엘리자베스와 멜리오트와 싸운 경험.
7성급 요리를 만들어 내며 보여 준 기적 같은 힘.
케인첼은 겨우 일주일 사이에 말도 안 될 정도로 변해 있었다.
라이온은 케인첼을 향해 당당하게 가슴을 펴라는 것처럼 손짓을 했다.
“곧 브리타니아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의 귀에 새로운 소드 마스터의 탄생이 전해질 겁니다. 그리고······.”
케인첼은 자신도 모르게 조마경을 들어 거기에 떠올라 있는 스테이터스를 확인했다.
한동안 너무 정신이 없다 보니 확인하는 것을 잊고 있었다.
[케인첼 반 지스타드 – Lv87]– 체력(89), 민첩성(87), 근력(87), 손재주(87), 지력(91), 마력(86), 신성력(86)
– 화염 저항력(86.7%), 맹독 저항력(86.1%), 절단 저항력(46.7%), 냉기 저항력(30.1%)
– 오러(10600/10600)
그것은 소드 마스터라 불리기에 결코 부족함이 없는 스테이터스.
그 외에도 열 가지가 넘는 요리 스킬들의 레벨 또한 전부 올라 있었다.
모두 7성급 요리를 만들어 내고 얻은 성과였다.
라이온은 씨익 웃으며 말을 이었다.
“――요리하는 소드 마스터의 이름을 듣게 될 겁니다.”
@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알게디 백작이 칠죄종의 부활을 획책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순식간에 브리타니아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설마 크롤트라의 대영주가 그런 짓을 하고 있었다니······.”
“게다가 근면의 소드 마스터 멜리오트 경을 버서커로 만들어서 부렸다고 하더군. 설마 자신의 사위를 그런 식으로 만들 줄 누가 알았겠나.”
말 그대로 대륙 전체가 술렁거렸다.
칠죄종 전쟁이 끝난 이래 역대급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특히 사람들이 주목한 것은 새로운 소드 마스터의 탄생과 크롤트라의 차기 영주에 대해서였다.
과연 누가 막대한 부를 가진 크롤트라를 손에 넣게 될까.
원래라면 알게디 백작의 데릴사위인 멜리오트가 새로운 크롤트라의 영주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그는 새로운 소드 마스터의 손에 죽었다고 알려져 있었다.
아마도 남은 소드 마스터 중에서 한 명이 새로운 영주로 선출되지 않을까하는 예상만이 돌 뿐이었다.
국가와 백성에 대한 반역을 저지른 알게디 백작의 처리.
새로운 소드 마스터의 탄생.
브리튼은 말 그대로 축제와도 같은 열기 속에 휩싸였다.
태산을 부수고, 강을 가르다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