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53)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53화(15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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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쥐고 있는 것은 이상한 옷을 입고 있는 케인첼이었다.
‘연미복? 아니, 조금 더 세련됐어.’
브릴리언트 로드는 식재료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을 보여 준다.
그중에는 시공간을 뛰어넘은 것도 있었다.
양념 치킨이나 불도장, 샤부샤부, 선짓국 같은 것은 확실히 이질적인 음식이었다.
어쩌면 검은 음료 또한 그와 비슷한 것이 아닐까?
병을 기울여 안에 들어 있는 액체를 따르자 스와악- 하는 듣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잘게 조각낸 얼음을 넣고 마시는 것이다.
‘콜라 나무로 만드는 거니까 대충 콜라라고 부르면 되겠네.’
케인첼은 다시 한 번 콜라 나무에 브릴리언트 로드를 사용했다.
그런데 단순한 음료라고 생각했던 콜라의 제조법이 굉장히 복잡했다.
“뭐야, 이거? 콜라 나무의 잎과 줄기에서 추출한 원액에 캐러멜, 구연산, 설탕 등을 넣고 탄산수를 더해서 만든다고?”
탄산수라면 백색 산맥에 있는 천연 탄산수 광맥에서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콜라 원액의 추출이나 들어가는 감미료의 제작 같은 경우는 케인첼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건 요리가 아니라 연금술의 영역이잖아.’
아무래도 콜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마탑의 협력을 얻어야 할 것 같았다.
결국 남은 문제는 콜라가 그렇게까지 해서 만들 가치가 있는가였다.
그 대답은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었다.
“콜라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만드는 음료수잖아? 이건 분명 허니버터 샌드위치와 보석 아이스크림 이상의 대박이 될 거야.”
케인첼은 허니버터 샌드위치와 보석 아이스크림을 만들었을 때를 떠올렸다.
두 가지 모두 기존에 존재하던 것에 약간의 변화를 준 요리.
그런데 콜라는 아예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브릴리언트 로드는 콜라를 마시며 감탄하는 케인첼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시식 장면까지 나온 건 처음이지. 그만큼 엄청난 음료수라는 뜻이야.’
게다가 만들어서 바로 팔아야 하는 샌드위치나 보관이 힘든 아이스크림과는 다르다.
술과 같은 식으로 나무 병에 담아 대량으로 유통이 가능하다.
브릴리언트 로드가 보여 준 레시피에는 허리 부분이 오목한 유리병 안에 담겨 있었다.
그렇지만 유리는 비싸다.
‘아니, 이참에 유리병까지 양산할 수만 있으면······.’
케인첼은 세계수를 다시 심은 후에 본격적으로 와인 제작을 시작할 생각이었다.
콜라는 엘프가 담근 와인과 함께 지스타드 영지의 주요 수출품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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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에 자리를 잡은 케인첼이 가장 먼저 한 것은 시티즌과의 통로인 게이트를 뚫는 일이었다.
아무리 백작위를 얻었다고 해도 전용 게이트를 가질 수는 없다.
거기서 이용한 것이 데우스 교단이 가지고 있는 특권이었다.
교단은 홀리 크로스와 함께 알게디 백작의 악행을 저지한 케인첼에게 ‘데우스의 검’이라는 칭호를 수여했다.
그것은 일종의 명예직이다.
앞으로 교단의 방침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팔라딘과 동일한 대우를 받게 된다.
나란히 앉아 케인첼이 끓여 준 홍차를 마시고 있던 케롤라인이 입을 열었다.
“브리타니아가 데우스 교단의 포교를 돕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제도가 몇 가지 있어요. 일정 이상 규모의 교회가 있는 장소에는 게이트의 건설을 허가해 주는 것도 그중 하나죠. 그런데 어디서 그걸 들으신 거예요?”
케인첼은 몇 번이나 신세를 졌던 생제르맹의 얼굴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알고 있는 신관 중에 말이 엄청 많은 사람이 있거든요. 그에게 들은 겁니다.”
‘그리고 대주교에게는 새로운 지부를 세우고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지.’
케인첼이 팔라딘의 이름을 내세워 북부에 작은 교회를 지었다.
그리고 그 관리를 케롤라인에게 부탁한 것이다.
케롤라인은 손뼉을 칠 정도로 기뻐하며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브리타니아 북부는 데우스 님의 가호를 거의 받지 못한 척박한 땅이에요. 게다가 칠죄종 전쟁으로 인해 황폐화되어 있어요. 그곳의 재건을 도울 수 있다니······. 당연히 제가 해야 하는 일인데, 그동안 망설이고 있었어요. 정말 감사해요. 덕분에 결심을 굳힐 수 있었어요.”
이것으로 케인첼은 케롤라인의 조력과 북부의 게이트를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
게다가 그녀의 곁에는 항상 팔라딘 라이온이 있다.
아직 제대로 된 병력을 갖추지 못한 지스타드 영지의 전력이 되어 줄 것이다.
유일하게 반대한 것은 교회와 상극이라고 할 수 있는 뱀파이어 르망뿐이었다.
그렇지만 교회가 지스타드 영지에서 꽤나 떨어져 있다는 것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교단이 있었던 에든버러보다야 훨씬 나은 환경이었다.
“그런데, 정말 날이 갈수록 케인첼 경의 홍차 끓이는 솜씨가 좋아지는 것 같아요.”
“입맛에 맞으시다니 다행입니다. 아 참, 마들렌과 머핀을 조금 구워 왔는데, 드시겠습니까.”
“정말요? 우와! 잘 먹을게요!”
앞으로도 케롤라인과의 티타임은 계속될 것 같았다.
케인첼이 백작위를 얻은 이후, 귀족을 만나야 하는 일이 많이 생겨났다.
그때마다 열심히 갈고 닦은 다도 스킬이 활약했다.
‘다도 레벨이 5성이 되더니 홍차의 향기부터 달라졌지.’
머지않아 소드 마스터가 될 남자가 끓여 준 차.
그것을 받아 든 귀족들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리고 그 맛을 보고는 경악했다.
그들은 차 한 잔으로 이어진 인연 같은 것이라도 느낀 것일까?
귀족들과의 교섭은 좋은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되었다.
케롤라인은 과자를 오물거리며 말했다.
“그렇지만 설마 케인첼 경이 해주사 후울일 줄은 몰랐어요.”
“해주사라니요?”
“아······, 크롤트라에서 일어난 사건 때문에 붙은 별명이에요. 그가 만든 커리를 먹으면 칠죄종의 저주가 약해지니까요.”
그리고 어떻게든 교단의 일원으로 끌어들이려는 찰나에 사라졌다는 것이다.
‘대충 멜리오트랑 싸운 때군.’
그의 최후의 떠올린 케인첼의 얼굴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러자 그것을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 케롤라인이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데우스 님에게 맹세코 그 비밀은 영원히 지키도록 할게요.”
케인첼은 빙긋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에델바이스 상회를 동원해 브리타니아를 뒤져 보았지만 5성급 셰프는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그나마도 고든이나 아인켈처럼 대부분 알게디 백작의 희생양이 되었다.
‘7성급 요리를 허니버터 샌드위치처럼 마구 만들어 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5성이나 6성급 요리를 꾸준히 먹는 수밖에 없어.’
며칠 전까지 브리튼에 머물고 있던 케인첼은 한 가지 소문을 퍼트렸다.
후울이 지스타드 영지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조만간 그것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북부로 모여들 것이다.
그런데 일주일 전, 그 소식을 듣고 예상도 하지 못한 사람이 케인첼을 찾아왔다.
공업지구 크롤트라의 새로운 영주가 된 엘리자베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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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맹아. 이건 정당한 몸과 몸의 거래야. 알지?”
엘리자베스는 장난감을 앞에 둔 어린아이처럼 웃으며 케인첼의 옆에 찰싹 달라붙었다.
이미 많은 드워프들이 크롤트라를 떠나 북부에 정착했다.
더 이상 기술자들이 떠나는 것은 크롤트라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일이다.
영지전마저 각오한 케인첼에게 엘리자베스는 엄청난 제안을 했다.
일주일에 이틀을 지스타드 영지에 머무는 것을 대가로 케인첼의 몸을 요구한 것이다.
정확히는 나흘 동안 크롤트라에서 지내는 것이지만, 뉘앙스가 그랬다.
그녀는 케인첼이 엄청난 요리 스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간파 스킬에 후울의 정체가 간파당한 건가.’
그리고 검을 사용하지 않은 격렬한 교섭 전쟁 끝에 일주일에 하루씩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 주기로 했다.
엘리자베스는 툴툴대며 땅바닥을 굴러다니는 돌을 걷어찼다.
“쳇, 설마 이 엘리자베스 님이 도와준다는데 끝까지 버틸 줄 누가 알았겠어. 대신 이곳에 머무는 동안에는 하루 세끼 식사는 꼬맹이가 책임져야 해.”
아무래도 케인첼이 구워 준 감자가 마음에 든 것 같았다.
“물론이죠. 버터 감자보다 훨씬 맛있는 요리를 해 드리겠습니다.”
“정말?”
“그럼 식전 운동으로 가볍게 리저드맨 군락이나 토벌하고 오도록 하죠.”
“그러자.”
화이트 드래곤 칼리오페의 영향으로 북부에는 수많은 몬스터들이 몰려와 있었다.
이곳의 치안을 위해서는 그것부터 어떻게든 해결해야 했다.
‘게다가 리저드맨의 군락 밑에는 천연 탄산수 광맥이 있지. 콜라를 만들려면 먼저 그것부터 구해야 해.’
정작 몬스터를 불러들인 장본인은 멍한 표정으로 앉아 케인첼이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어미가 먹이를 물어 오기를 기다리는 아기 새 같은 모습.
졸지에 드래곤을 키우게 된 케인첼은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드래곤이니까 리저드맨도 먹을 수 있겠지?’
매일 칼리오페가 먹어 치우는 음식의 양은 엄청나다.
그러고도 부족하다는 것처럼 매번 더 달라고 요구한다.
겉모습은 여자아이라도 그 본질은 화이트 드래곤. 그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륵······, 그르르르륵!”
“그르르륵!”
케인첼과 엘리자베스가 다가가자 이상을 느낀 리저드맨들이 무기를 들고 튀어나왔다.
엘리자베스는 한쪽 팔을 빙글빙글 돌리며 말했다.
“대충 백 정도 되네. 꼬맹이는 잠시 구경이나 하고 있어. 저 정도는 내가 한 방에 끝내 버릴 테니까.”
어느새 그녀의 등 뒤에 오러로 이루어진 날개가 생겨났다.
몸에 넘쳐흐르는 오러가 날개의 모양으로 구현화된 것이다.
“울부짖어라, 광익光翼!”
콰콰콰콰콰쾅-!
엘리자베스의 외침과 함께 그녀의 몸에서 빛으로 된 깃털이 뿜어져 나왔다.
그것은 진을 치고 있는 리저드맨의 몸을 말 그대로 구워 버렸다.
공기가 타는 것보다 더 빠르게 퍼져 나가는 열의 파도.
순식간에 허리까지 쌓여 있었던 눈이 녹고 갈색 대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
말도 안 되는 위력이었다.
순식간에 리저드맨의 절반을 없애 버린 엘리자베스는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어때, 굉장하지? 이게 가변형 오러 블레이드 광익이야.”
고도로 압축된 오러의 검을 만들어 내는 기술 ‘오러 블레이드’. 그렇지만 반드시 검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저 무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검에 가장 가까울 뿐.
“그건 누구 기술인가요?”
“요놈 봐라, 사람을 무슨 스킬이나 훔치고 다니는 도둑 취급하네?”
“맞잖아요.”
“킥. 이건 로엔그린의 오러 블레이드야. 보유하고 있는 오러 1만당 날개 한 쌍. 다수를 상대할 때 정말 편해서 애용하고 있지. 참고로 나는 이만큼 뽑을 수 있어.”
그러면서 손가락 세 개를 펴 보인다.
‘오러 1만짜리 공격이라.’
확실히 화려하기는 하지만 효율은 나쁘다고 할 수 있었다.
엘리자베스의 말에 따르면 익히고 있는 스킬과 성향에 따라 다른 형태의 오러 블레이드를 사용한다고 한다.
‘······과연 내 오러는 어떤 모습으로 구현화될까?’
그것을 확인하려면 아직 남아 있는 두 개의 슬롯을 채워야 했다.
케인첼은 엘리자베스의 광익이 휩쓸고 지나간 장소를 확인했다.
마치 큰 폭발이라도 있었던 것처럼 리저드맨이었던 조각이 나뒹굴고 있었다.
‘이래선 요리는 힘들겠군.’
케인첼은 아직 몸이 덜 풀렸다는 것처럼 반대쪽 팔을 돌리고 있는 엘리자베스에게 말했다.
“나머지는 제가 상대하도록 할게요. 엘리자베스 님에게 맡기면 도저히 요리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니까요.”
“설마 리저드맨을 먹을 생각이야?”
“제법 먹을 만합니다.”
그러자 엘리자베스는 질렸다는 듯 고개를 휘저었다.
“마음대로 해. 어차피 나머지는 꼬맹이에게 맡기려고 했어. 나 혼자서 전부 해치우면 심심하잖아. 우웁······. 젠장, 이러다가 고기 먹을 때마다 리저드맨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생각나겠다.”
케인첼은 잠시 두 눈을 감고 듀렌달에 정신을 집중했다.
얼마만큼의 오러를 동원해야 남은 리저드맨을 전부 얼릴 수 있는지 계산한 것이다.
‘역시 고기는 얼려서 보관하는 게 최고지.’
다섯 개의 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