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58)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58화(158/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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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와 괴테는 궁극의 샌드위치를 아주 맛있게 먹어 치웠다.
그 모습이 비숍의 심정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일으킨 것이리라.
“우선 자세한 이야기는 손님을 물린 후에 하는 것이 어떤가.”
“그러는 게 좋겠군요.”
그러자 차단되어 있던 공기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케인첼은 만족한 얼굴로 배를 두들기고 있는 괴테에게 말했다.
“오늘은 덕분에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어요. 초대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가 한 게 뭐 있다고. 괴테님은 이런 자리라면 언제나 환영이야. 그런데 북부에 저주를 약화시킬 수 있는 매개체가 있다는 말이 들리던데, 그거 정말이야?”
아무래도 에델바이스 상회를 통해 퍼트린 소문이 괴테의 귀에까지 들어간 모양이다.
“전부 사실입니다.”
“알고 있는 게 있으면 자세히 설명해 줘. 차기작 집필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그래.”
“궁금하시면 직접 북부에 가서 확인해 보시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흐음, 확실히 직접 보는 것이 낫긴 하지. 그럼 내친김에 여름휴가 삼아 한동안 북부에 머무르기로 할까.”
대문호 괴테의 저서는 범국가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괴테가 북부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그의 수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다.
자연스럽게 케인첼의 커리에 대한 소문에도 힘이 실리게 된다.
‘결국 샌드위치로 대문호의 명성을 구입한 셈인가.’
엘리자베스는 배부른 고양이처럼 하품을 하며 낮잠을 자러 갔다.
비숍은 케인첼을 자신의 서재로 데리고 갔다. 그가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장소였다.
“확실히 방금 괴테 선생에게 한 말이 맞다. 길게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법이지.”
비숍은 그런 말을 하며, 철 가면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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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은 미끄덩한 부정형의 몬스터였다.
‘······슬라임?’
슬라임은 꿈틀거리며 움직이더니 인간의 입 모양으로 변했다.
철 가면 너머에서 얼핏 보이던 윤곽 또한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놀라지 않는구나.”
“이렇게 보여도 엄청 놀라고 있는 건데요.”
“보았듯이 이 몸은 슬라임이다.”
호문쿨루스는 연금술로 만들어 낸 인조 생명체.
거기에 딱히 정해져 있는 모양과 형식은 없다.
그렇지만 대부분 인간이나 상위 종족의 모습을 본떠서 만든다.
뇌나 그에 준하는 기관 없이 지성을 지니게 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비숍은 뇌는커녕 핵조차 존재하지 않는 슬라임.
그런데 드래곤 수준의 지성을 지니고 있다.
슬라임으로 이루어진 입술이 기괴하게 일그러졌다. 그리고 수백 년 동안 아무도 듣지 못한 진실을 토해 냈다.
“이 몸은 아주 우연히 탄생했다. 아니, 만들어졌다.”
비숍의 창조주는 지시하면 알아서 움직이는 체스 판을 만들려고 했다.
그러려면 어느 정도 지성을 가진 말이 필요하다.
“혼자 움직이는 체스 말. 거기에 필요한 것은 앞으로 한 칸, 전진 같은 간단한 명령만 알아들으면 되는 지능이다. 게다가 여러 체스 말의 모습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 형태가 고정되어 있으면 안 되는 것이니라. 그래서 창조주는 부정형 몬스터 슬라임을 재료로 호문쿨루스를 만들었다.”
“설마 이름이 비숍인 이유가······.”
“역시 눈치 하나는 정말 빠른 놈이구나. 맞다. 창조주는 나를 비숍으로 써먹기 위해 만들었다.”
그렇게 한 벌의 지성을 가지고 움직이는 체스 말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창조주는 만들자마자 질린 것인지 체스 말을 서재 안에 방치해 둔 채, 다른 연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아주 긴 세월이 흘렀지.”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체스 말 중에서 유일하게 다른 말을 잡아낸 것이 비숍이었다.
그리고 비숍은 자신의 존재 목적이 다른 말을 잡아먹는 것임을 깨달았다.
처음엔 8개였던 폰부터 시작해서 룩과 나이트······.
결국 퀸과 왕까지.
그렇게 다른 31마리의 체스 말을 전부 잡아먹은 비숍은 인간 이상의 지능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또다시 시간이 흘렀지. 어느새 나는 창조주의 서재에 있는 책마저 전부 먹어 치웠고, 그 지식 또한 나를 구성하는 일부가 되었다.”
그리고 비숍의 창조주는 슬라임 호문쿨루스가 연금술사가 될 정도의 지능을 가지게 된 것을 알게 된다.
― 놀랍군! 기껏해야 지시에 따라 움직이기만 할 뿐인 체스 말이 연금술사에 맞먹는 지식을 가지게 될 줄이야! 게다가 그 모든 것이 욕망을 가진 덕분이라니! 만약 칠죄종 전부를 품은 키메라를 만든다면 그건 말 그대로 신이나 다름없는 존재가 될 것이다!
“그 후, 창조주는 마탑을 떠났다. 그리고 이 몸에 자신의 뒤를 이어 현자의 돌을 완성하라는 사명을 남겼지.”
그렇게 지시대로 움직이는 체스 말 비숍은 연금술사가 되었다.
“그 후는 네놈도 알고 있겠지. 이 몸은 현자의 돌을 연구하며 수많은 마도구를 만들어 냈다. 식욕은 동족을 전부 잡아먹은 이후 사라졌지. 네놈이 만든 궁극의 샌드위치를 보기 전까지 말이다.”
비숍은 슬라임의 육체를 변형시켜 음식을 먹을 입으로 바꿀 수 있었다.
음식을 소화시킬 위장을 만들어 내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맛을 느끼는 것은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식욕이야말로 나의 존재 의미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네가 요리하는 모습을 보고 처음으로 그것이 해소되는 것을 느꼈다. 그 만족감! 그리고 충족감······! 그것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느껴 본 적 없는 것이다!”
비숍에게 얼굴은 없다.
그렇지만 그의 목소리를 통해 엄청나게 흥분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분명 네놈이라면 앞으로도 그런 요리를 계속 만들겠지. 이 몸은 그것에 동참하고 싶다.”
“······앞으로 주기적으로 찾아와서 요리를 해 달라는 겁니까?”
“아니, 네놈도 바쁠 테니 이 몸을 도구로 써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허락해 준다면 콜라의 제조는 물론 유리병도 전부 주도록 하마.”
“도구라니요?”
그러자 비숍이 꿈틀거리더니 커다란 그릇으로 변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차례대로 보울, 거품기, 집게까지 다양한 요리 도구로 모습을 바꿨다.
체스 말로 만들어진 호문쿨루스이기에 할 수 있는 일.
케인첼의 눈이 커졌다. 비숍은 말 그대로 만능에 가까운 요리 도구였다.
슬라임의 몸 일부가 떨어져 나오더니 케인첼의 한쪽 팔에 휘감겼다.
30%정도 크기가 줄어든 본체가 말했다.
“이제부터 그 몸은 네놈 것이다. 다루는 것이 익숙해지면 또 하나의 팔처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게다가 형질 변화를 통해 드래곤의 비늘에 가까운 강도를 가질 수 있지.”
“······어째서 이렇게까지 해 주는 겁니까.”
“말했지 않은가. 네놈의 가능성에 걸어 본다고. 네놈은 지금까지처럼 요리를 하면 된다. 다만 내 몸을 사용해서 말이다. 나는 그것을 통해 넘쳐 나는 식욕을 충족시킬 수 있지. 아주 괜찮은 거래라고 생각하는데.”
케인첼은 고민했다.
슬라임 호문클루스를 요리 도구로 사용한다.
어떤 모습으로도 변할 수 있기에 아주 유용할 것이다.
그렇지만 비숍이 없어진다면 곤란해 할 사람이 너무 많았다.
그만큼 마탑은 시티즌에 반드시 필요한 장소였다.
“그런 것이라면 걱정할 필요 없다. 내 본체는 여전히 철 가면을 쓰고 이곳에 있지 않은가. 그저 몸의 일부를 네놈에게 제공해 주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결국 요리 한 그릇 만들어 주고 콜라에, 유리병에, 만능 요리 도구까지, 잔뜩 얻어 가는군요.”
“엄청난 기연을 얻었으면서 찜찜해 하는 이유를 모르겠군. 그리고 내 몸을 다루는 것은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열심히 연마하거라.”
“그런 것이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케인첼은 근성만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비숍의 입이 부드럽게 휘어졌다. 아무래도 거래의 내용이 마음에 든 것 같았다.
“그런데 당신을 만든 창조주가 도대체 누굽니까.”
“흠, 창조주 말인가. 그는 수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제일 유명한 것은 멀린. 생명의 연금술사 멀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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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숍이 콜라의 시제품을 만드는 동안 케인첼은 새롭게 얻은 요리 도구를 사용하는 연습을 했다.
정신을 왼손에 집중하자 팔과 동화되어 있던 슬라임이 쭈룩하고 늘어났다.
그 모습이 어떤 디저트와 똑같았다.
“젤리······. 그래, 젤리라고 부르면 되겠네.”
그러자 젤리에서 작은 입술과 눈동자가 튀어나왔다.
“촌스럽군. 기왕이면 조금 더 멋진 이름이 좋지 않은가.”
“비, 비숍! 요리 도구로 삼아 달라면서 자꾸 눈이랑 입 만들지 마십쇼!”
설마 도구에게 작명 센스를 지적받을 줄이야. 참으로 신선한 기분이었다.
“흠, 가능하면 자제하도록 하지.”
케인첼은 터질 것같이 요동치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한동안 심호흡을 해야 했다.
그렇지만 젤리는 요리 도구만으로 쓰기엔 아까운 능력이었다.
‘어떤 모양으로도 변할 수 있는 호문쿨루스의 몸······. 게다가 강철에서 드래곤의 비늘까지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 이거 무기로 써도 되겠는데?’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겠지만 그럴 가치가 있었다.
케인첼은 우선 젤리를 움직이는 연습을 시작했다.
기본적인 요령은 오러를 다루는 것과 비슷하다. 젤리에 정신을 집중해서 명령을 내리면 그대로 움직인다.
‘그럼 처음에는 식재료를 옮기는 것부터 해 보자.’
왼팔에서 튀어나온 젤리가 감자를 향해 날아갔다.
이제 부드럽게 움켜쥔 후, 도마로 옮기는 것이다. 그런데 젤리를 다루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어려웠다.
퍽-!
위태롭게 움직이던 감자가 그대로 산산조각났다.
‘설마 감자를 옮길 때 어느 정도 힘을 주어야 하는지 지시하지 않아서 그런가?’
이번엔 최대한 힘을 빼고 감자를 옮기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젤리는 10m 밖에 떨어져 있는 감자를 들고 아주 천천히 이동했다.
그리고 중간 정도 와서 툭 하고 떨어트린다.
“윽······! 이번엔 힘이 너무 약하잖아?!”
그렇게 젤리를 다루는 연습은 밤새도록 계속됐다.
어느새 입고 있던 옷이 땀으로 흥건해졌다. 젤리를 다루는 것은 체력을 엄청나게 소모하는 일이었다.
마치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가 된 기분.
“······돼, 됐다!”
결국 아침 해가 떠오르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원하는 위치에 감자를 옮길 수 있었다.
그러자 어디선가 감탄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제 3의 손을 다루는 것은 어렵지. 인간에게는 달려 있지 않은 날개를 움직이는 것과 유사한 일이다.”
케인첼은 왼팔에 대고 외쳤다.
“그러니까 자꾸 말 걸지 말라고 했지 않았습니까!”
“어딜 보고 이야기하고 있나.”
“아.”
말을 건 것은 젤리가 아니었다. 고개를 돌려 보자 주방의 입구 쪽에 커다란 갑옷이 서 있다.
비숍의 본체인 철 가면이었다.
무안해진 케인첼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최대한 빨리 젤리를 다루는 것에 익숙해지고 싶은데, 좋은 연습 방법 없을까요.”
“그거라면 스푼 위에 달걀을 올려놓고 그것을 떨어트리지 않게 이동하는 연습을 해 보아라.”
“그거 괜찮겠네요.”
바로 달걀을 옮기는 연습을 시작하려는 케인첼을 보며 비숍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연습도 좋지만 우선 맛부터 봐 주지 않겠나. 콜라가 완성되었다.”
“코, 콜라!”
케인첼이 밤새 감자와 씨름을 하고 있는 사이, 비숍은 콜라의 시제품을 만들었다.
그것이 드디어 완성된 것이다.
먹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맛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