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60)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60화(1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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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장 악마의 음료수
“젤리!”
의지를 담아 명령을 내리자 케인첼의 왼쪽 어깨에서 물컹거리는 제 3의 팔이 튀어 나왔다.
비숍의 본체에서 떼어낸 슬라임 타입 호문쿨루스의 일부였다.
평소에는 점막 형태로 케인첼의 피부에 달라붙어 있다.
그것을 필요에 따라 형태와 성질을 변화시켜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형태 변환 타입 거품기!”
그러자 이번에는 끝 부분의 모양이 거품을 낼 때 쓰는 도구로 변했다.
“이 정도면 되려나.”
케인첼은 보울 안에 밀가루, 설탕과 몇 가지 향신료를 넣고 가볍게 섞었다.
그리고 가운데에 구멍을 만든 뒤에 계란 6개를 깨어 넣고 풀어주었다.
그때 사용하는 것이 거품기다.
케인첼은 우유를 섞어 반죽의 농도를 조절해가며 거품기를 휘저었다.
“······또 실패했군.”
북부로 돌아온 케인첼은 본격적으로 젤리를 사용하는 연습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어려웠다.
젤리로 만든 거품기는 쥐고 있는 손에 힘을 조금만 줘도 엿가락처럼 휘어버린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형태를 고정 시킨 후, 사용 용도에 따라 강도를 조절해 주어야 한다.
케인첼의 왼팔에서 비숍의 입술이 튀어 나왔다.
“이 몸도 형질, 형태 변환을 자유롭게 사용하는데 백년이 넘게 걸렸느니라. 자신의 몸인데도 그 정도다. 남의 몸은 오죽할까. 익숙해지면 동시에 여러 도구를 만들어 낼 수 있으니, 참고하도록 해라.”
도구가 말을 걸어오니 심심할 틈이 없었다.
이번에는 거품기의 형태 유지에 주의하며 거품을 내자 부드러운 머랭이 만들어졌다.
비숍이 감탄했다.
“보기만 해도 부드러워 보이는구나. 수플레를 만드는 것 같은데.”
“예. 이제 여기에 코타지 치즈와 체다 치즈, 그리고 보들보들한 식감을 내기 위해 크림치즈를 섞어주면 모든 준비가 끝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걸 오븐에 굽는 것인가?”
“버터를 바른 틀에 넣고 40분. 그러면 부드럽다 못해 입에 넣는 순간 그대로 녹아내리는 치즈 수플레가 완성됩니다.”
“좋군. 아주 좋아. 빨리 다른 사람이 내가 만든 치즈 수플레를 먹는 모습을 보고 싶구나.”
비숍 또한 케인첼과 파트너가 되어 같이 요리를 하는 것이 마음에 든 모양이다.
호문쿨루스의 몸으로는 음식을 먹을 수 없다.
그렇지만 요리를 만들고, 누군가가 그것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것은 할 수 있다.
그것을 통해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피로 만든 음식에서만 맛을 느낄 수 있는 르망. 요리를 만드는 것과 먹는 것을 보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비숍······. 왜 내 주변엔 그런 사람이 모여드는 거지?’
“······후.”
케인첼은 완성된 치즈 수플레를 조금 떠서 맛을 보았다.
마치 소복하게 쌓인 눈처럼 부드러운 수플레가 혀끝을 간질인다. 그리고 반죽에 듬뿍 넣은 치즈의 진한 맛이 입안에 가득 퍼졌다.
식사로도 충분할 것 같은 중후하면서 깊은 맛이었다.
케인첼이 주방에서 요리에 몰두해 있는 사이, 니뮤에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보고를 시작했다.
“수색 정찰을 나간 엘븐 나이트들이 돌아왔어요. 다행히 지스타드 영지 근처에는 소드 마스터의 흔적이 없다고 해요.”
니뮤에는 백 명 정도 되는 일족을 데리고 지스타드 영지에 정착했다.
그 중에서 검과 활을 들고 싸울 수 있는 인원이 7할 가까이 되었다.
쉽게 늙지 않으며, 어릴 때부터 숲을 지키기 위해 훈련을 받기 때문이었다.
그런 엘프들이 지스타드 영지의 치안을 맡아 준 것이다.
게다가 니뮤에는 케인첼이 자리를 비울 때면 영주 대행으로 활약했다.
그녀는 일족의 여왕답게 영지 운영에 관한 능력이 아주 뛰어났다.
너무 잘해서 부탁한 케인첼이 무안할 정도.
“고마워, 니뮤에. 정착할 땅을 제공해 준다고 해 놓고 도움만 받고 있네.”
칭찬이 부끄러운지, 니뮤에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말했다.
“아, 아니에요. 제가 이렇게 살아 있을 수 있는 것도 케인첼 덕분인데요······.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씀해 주세요. 앞으로도 더 도움이 되고 싶어요.”
“그럼 수플레를 옮기는 것을 도와줄래? 버터랑 계란이 들어가서 엘프들은 못 먹으니까······. 음, 조금만 기다리면 바로 채식 쿠키를 구워 줄게.”
“예, 알겠어요. 기대하고 있을게요.”
도이칠랜드의 소드 마스터는 그 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엘리자베스와 케인첼이 있는 이상 이전처럼 북부를 들쑤시고 다니지는 못하리라.
‘그렇지만 지스타드 영지에 칼리오페가 있는 이상 언젠가 터질 폭탄이야. 그걸 어떻게 제거하느냐가 문제인데······.’
니뮤에는 치즈 수플레를 칼리오페에게 가져다주고 돌아왔다.
“······아무리 겉모습이 어린 아이라도 드래곤이라고 생각하니 대하기 쉽지 않네요.”
항상 멍하니 창가에 앉아 설원을 바라보고 있는 소녀 칼리오페.
니뮤에는 칼리오페의 정체가 화이트 드래곤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 중 하나였다.
“뭐, 본인 입으로는 물거나 해치지 않는다니까 믿어 봐야지.”
“흐음······. 아참, 보고 드릴 사항이 있어요. 북부의 방비를 강화하기 위해 그랜드 크로스 기사단에서 파견을 온다고 해요.”
“파견이라고?”
“그것도 캡틴인 로엔그린이 직접 말이에요.”
케인첼의 눈이 가늘어졌다.
브리타니아 제국의 황제 아슬란을 수호하는 기사단 그랜드 크로스.
구성원 전부가 소드 나이트로 이루어진 최강의 무력 집단이었다.
그들이 직접 움직인다는 것은 도이칠랜드의 소드 마스터가 그만큼 위협적이라는 뜻이다.
‘황제는 전쟁이라도 할 생각인가.’
브리타니아와 도이칠랜드 사이에는 예전부터 크고 작은 영토 분쟁이 있어왔다.
‘그렇다고 해도 북부에서 전면전이 일어나는 것은 막아야 해.’
자칫 잘못하다간 겨우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세계수가 불타버릴 가능성이 있다.
“가장 좋은 건 내 손으로 펜타그램을 쓰러트리는 건가.”
그러기 위해서는 젤리의 사용에 더욱 익숙해져야 한다. 그리고 반복 숙달보다 더 좋은 방법은 실전에서 사용해 보는 것이다.
“니뮤에.”
“네, 또 도와 드릴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몸은 완전히 나았다고 했지?”
“물론이에요. 오히려 그전보다 훨씬 강해졌답니다. 세계수의 기운이 듬뿍 담긴 미미르의 샘 덕분에요. 세계수 근처라면 이제 소드 마스터라 해도 쉽게 지지 않을 거예요.”
“그것 참 다행이네. 그럼 오랜만에 대련이라도 할까.”
그러자 니뮤에가 새침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으음······.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저 엄청 강해졌다니까요?”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게다가 이번에 새롭게 얻은 기술도 있고. 서로의 능력을 확실히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겨뤄 보자.”
“그렇다면 봐주면 안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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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싸움이야?”
“싸움이 아니라 대련이라네. 그것도 영주님과 영주 대행이 한판 붙는다더군.”
지스타드 백작령은 블루마운틴의 활약으로 어느 정도 영지다운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영지민의 대부분은 북부를 떠돌던 집시나 칠죄종의 저주를 풀기 위해 이주를 해온 사람들.
아직 영지민의 수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무서울 정도의 속도로 발전해 나가고 있었다.
니뮤에는 케인첼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최대한 화려하게 싸우도록 할게요. 지스타드 백작령의 영주가 얼마나 강한지 처음으로 공개되는 자리이기도 하니까요.”
“그거 좋은데? 역시 니뮤에와 함께하기로 한 것이 정답이었어.”
그러자 이번에는 니뮤에의 귀까지 새빨갛게 변했다.
그렇게 지스타드 영지에서 약간 떨어진 설원에서 케인첼과 니뮤에의 대련이 시작되었다.
먼저 검을 뽑은 것은 니뮤에였다.
“그러면 갈게요!”
그 목소리가 귀에 닿기도 전에, 장미다발이 케인첼을 노리고 쏘아졌다.
쿠쿠쿠쿵-!
오러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 잔상조차 볼 수 없을 정도의 빠르기.
그렇지만 케인첼은 미리 대비를 해 두었기에 제대로 대응을 할 수 있었다.
두 자루의 칼날이 맞부딪치면서 그 사이의 공기가 폭발한다.
그 충격에 땅에 쌓여 있던 눈이 그대로 녹아 내렸다.
놀란 것은 먼저 공격해온 니뮤에였다.
“케인첼! 소드 마스터에 근접했다고 하더니 정말이었네요?”
니뮤에는 사실 이번 공격으로 케인첼의 검을 날려버릴 생각이었다.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케인첼과 더욱 긴밀한 관계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두 사람의 실력은 거의 팽팽했다.
“완전히 자란 것은 아니지만 세계수는 북부에 뿌리를 내렸어요. 그리고 수호자인 엘프에게 강한 생명력을 내려 줘요. 그걸 전부 이용한 공격을 이렇게 쉽게······.”
“이 정도면 장미다발을 전부 써도 괜찮을 것 같은데?”
니뮤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허리에 차고 있는 또 한 자루의 장미다발을 뽑아 들었다.
전신에 충만하게 차올라 있는 생명력을 불어넣자 수십 배로 길어진 장미다발.
니뮤에는 그것을 채찍처럼 휘두르며 케인첼을 몰아 붙였다.
양파 검술을 사용하면 어렵지 않게 장미다발을 상대 할 수 있으리라.
그렇지만 오늘은 젤리만을 이용해 저 검의 폭풍을 뚫어야 했다.
그러기 위한 대련이었다.
‘그럼 나도 젤리!’
케인첼의 몸에서 미끄덩한 덩어리가 뿜어져 나오자 니뮤에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그, 그건 뭔가요?”
“이번에 새롭게 얻은 젤리라는 기술이야. 몰캉몰캉하게 생겼지만 보기보다 단단하다고.”
“······.”
강도를 높인 젤리는 그 자체로 무기이자 방어구 역할을 수행한다.
게다가 채찍으로 변한 장미다발 이상으로 자유자제로 움직이며 상대를 압박했다.
그렇지만 니뮤에도 쉽게 당하지는 않았다.
압도적으로 긴 장미다발의 사거리를 이용해 케인첼을 몰아 붙였다.
‘정말 강해졌구나, 니뮤에. 그리폰과 싸웠을 때와는 완전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만약 드래곤 고기를 포식하지 않았으면 첫 번째 일격을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으리라.
결국 케인첼은 브릴리언트 로드까지 발동 시켰다.
상대에게 닿는 최적의 검로를 보여주는 요리 스킬.
그것은 한 순간이지만 미래시에 가까운 예지력을 케인첼에게 선사해 준다.
‘듀렌달로는 니뮤에의 장미다발을 뚫지 못해. 그렇다면······.’
“늘어나라 젤리!”
그러자 케인첼의 왼팔을 감싸고 있던 젤리가 가늘고 길게 변해 땅속으로 파고들었다.
니뮤에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딜 노리는 건가요? 전 여기 있답니다.”
“원래 횃불 밑이 어두운 법이지!”
그리고 사라졌던 젤리는 니뮤에의 발 언저리에서 튀어 나왔다.
젤리는 케인첼에게 완전히 종속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이런 식으로 스스로를 움직여 적을 공격 하는 것이 가능하다.
“꺄, 꺄악!”
물컹거리는 젤리에 발을 붙잡힌 니뮤에가 비명을 질렀다.
그렇지만 아무리 오러가 담긴 검을 휘둘러도 젤리에는 흠집조차 생기지 않는다.
결국 한쪽 발을 움직이지 못하게 된 니뮤에는 항복했다.
“······케인첼. 도대체 젤리의 정체가 뭔가요? 지금까지 그런 기술이 있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어요.”
“제법 쓸 만하지?”
형질변환 만으로도 이런 식으로 말도 안 되는 공격이 가능하다.
만약 형태변화까지 자유롭게 쓸 수 있다면 활용도가 훨씬 늘어날 것이다.
케인첼의 왼팔로 돌아온 비숍이 투덜거렸다.
“파트너. 이런 식의 공격은 자제하도록 해라. 본체에서 떨어져 있는 이상 이 몸을 유지하는 것은 파트너의 오러다. 자칫 잘못하다간 형체를 유지하지 못하고 소멸 할 수 있느니라.”
“그럼 몸에서 떨어져서 얼마나 버틸 수 있어요?”
“음. 길어야 3분 정도겠군.”
“그 정도면 충분하네요. 앞으로도 잘 쓰도록 하겠습니다.”
“······달인이라면 좀 더 도구를 아끼란 말이다.”
케인첼과 니뮤에의 대련을 보고 있던 영지민들은 경악했다.
검이 몇 번 오갔을 뿐인데 땅이 갈라지고 주위의 눈이 녹아 내렸다.
어째서 대련이 아무것도 없는 설원에서 진행된 것인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부, 분명 지스타드 백작님은 소드 나이트라고 들었어.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강할 수 있지?”
“설마 모르고 이주해 온 거야? 지스타드 백작님은 머지않아 소드 마스터가 될 분이라고!”
“소, 소드 마스터라고?! 그럼 내가 어제 먹은 커리가 소드 마스터가 만들어 준 커리였단 말이야?!”
케인첼이 대련에서 보여준 강함은 순식간에 이주민들 사이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그 외에도 대련을 지켜보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짝짝짝-!
그는 화려한 백금발이 어울리는 날카로운 인상의 소유자였다. 주름하나 없는 얼굴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깊은 연륜이 느껴졌다.
남자가 입고 있는 것은 커다란 십자가가 각인된 순백의 갑옷. 그런 문장을 쓰는 기사단은 브리타니아에 하나뿐이다.
‘설마 그랜드 크로스?’
남자가 말했다.
“본의 아니게 대련을 훔쳐보게 되었소. 소문이 과장된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귀공의 실력을 제대로 담지 못했구려.”
“지스타드 백작령의 영주 케인첼입니다.”
“소개가 늦었구려. 그랜드 크로스 기사단의 캡틴 로엔그린이오.”
자비의 소드 마스터 로엔그린이 예상보다 일찍 북부에 도착한 것이다.
그것도 시종조차 데리고 있지 않은 홀몸이었다.
니뮤에는 긴장한 표정으로 케인첼을 바라보았다. 만약의 사태가 벌어진다면 장미다발을 뽑을 기세였다.
도대체 로엔그린의 목적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을 물으려는 케인첼에게 로엔그린은 책을 한 권 꺼내 내밀었다.
“······잡지?”
표지에는 근엄한 표정으로 눈을 부라리고 있는 괴테의 모습이 인쇄되어 있다.
마도구를 이용해 찍어내는 잡지는 엄청나게 비싼 가격에도 귀족들의 필수품이 되었다.
로엔그린은 이빨이 드러나 보일 정도로 시원하게 웃으며 말했다.
“실례가 되지 않으면 그 콜라라는 음료수를 한 잔 얻어 마실 수 없겠소?”
괴테의 평론이 실린 잡지가 발매된 것이 어제.
아무래도 로엔그린은 그것을 보자마자 콜라가 먹고 싶어져서 북부로 찾아온 것 같았다.
악마의 음료수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