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65)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65화(16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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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까짓 잔재주 정도는 오러로······!”
아돌프의 감정에 반응하여 그의 오러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끈적거리는 촉수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드래곤이라도 되지 않는 이상 오러 블레이드까지는 필요 없으리라.
아돌프의 한쪽 팔에 찬란하게 빛나는 오러가 맺혔다. 그것으로 어깨에 달라붙어 있는 젤리를 태워 버릴 생각이었다.
그러나 젤리는 마치 의지라도 있는 것처럼 아돌프의 몸을 타고 반대쪽으로 이동했다.
슬라임의 몸은 산성 점액질로 이루어져 있다. 그것은 강철이라 해도 녹여 버릴 정도로 강력하다.
치이이익-!
젤리가 아돌프의 방어가 약해진 틈을 파고들어 피부를 태우기 시작했다.
“······끄, 끄아아악!”
“조심해. 오러를 전부 공격에 쏟아부었다간 순식간에 몸이 녹아 버릴 거야.”
오러 소드는 검뿐 아니라 사용자의 신체 또한 강화시킨다. 그것은 오러 블레이드 역시 마찬가지.
그렇지만 간혹 방어에 사용되는 오러까지 공격에 쏟아붓는 타입이 있다.
‘바로 눈앞에 있는 아돌프처럼 말이지. 이제 젤리가 신경 쓰여서 오러 블레이드를 마음껏 쓰지 못할 거야.’
모든 것을 태워 버리는 최강의 무기가 끈적거리는 촉수에 막힌 것이다.
케인첼의 노림수를 깨달은 아돌프가 웃었다.
“크, 크하하! 설마 리히트를 쓰지 못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가! 리히트가 없어도 아직 짐에게는 한 자루의 검이 남아 있도다!”
아돌프는 이미 그 의미를 잃어버린 갑옷과 망토를 벗어 던졌다.
그것을 대신하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그의 몸에 오러의 갑옷이 떠올랐다.
“지금부터 모든 오러를 신체 강화에 돌려주마!”
케인첼의 신경망에 접속해 있는 비숍이 상황을 분석해 주었다.
― 아돌프는 드래곤 하트의 파편을 흡수해 단숨에 소드 마스터가 되었다. 검술을 제대로 갈고닦을 시간, 아니 여유가 없었다고 할 수 있지. 지금부터 파트너의 신체 능력을 확인하고 아돌프를 쓰러트릴 전술을 짜보도록 하마.
‘어, 신경망에 접속하면 내 능력치를 확인할 수 있어? 그거 완전 조마경이잖아?’
그런 생각을 하며 케인첼은 피식 웃었다.
조마경 역시 비숍이 만들어 낸 마도구다.
― 자, 잠깐······. 초급 검술 13성에 모든 능력치의 평균이 90이 넘는다고? 이런 마, 말도 안 되는······.
‘그래서 분석 결과는?’
― 이 정도 스테이터스라면 정면 승부를 해도 쉽게 지지 않는다! 게다가 파트너에겐 이 몸이 붙어 있다!
‘······야, 그런 말은 나도 하겠다!’
매일같이 수백 명이 먹을 요리를 만들며 올린 초급 검술.
3번에 걸친 드래곤 고기 포식으로 오른 레벨과 스테이터스.
어느새 케인첼은 소드 마스터와 당당히 검을 겨룰 수 있는 경지에 올라 있었다.
그렇지만 마냥 기뻐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
비숍이 신경망 접속을 끊는 순간, 한없이 느려졌던 시간이 정상적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케인첼은 양손으로 듀렌달을 쥐고 아돌프를 향해 진각을 밟았다.
정수리를 노리고 휘두른 듀렌달이 아돌프의 쇄골을 긁었다. 그러자 몸을 보호하고 있던 오러가 깨지며 피가 배어 나왔다.
“큭······!”
당황한 것인지 아돌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뭐, 뭐지? 오러 소드 따위로는 짐의 방어를 뚫을 수 없을 텐데?!”
듀렌달에 맺혀 있는 것은 단순한 오러 소드가 아니다.
각기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는 세 종류의 오러를 응축하여 만들어 낸 글레이즈.
케인첼은 그것을 이용해 오러 블레이드에 맞먹는 공격력을 내고 있었다.
그렇지만 아돌프 또한 쉽게 당하지는 않았다. 그는 침착하게 케인첼의 검을 막아 내며 빈틈을 노렸다.
턱밑까지 치고 들어온 아돌프의 칼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하며, 케인첼은 입술을 깨물었다.
아돌프는 오러 블레이드를 쓰지 않아도 강하다!
푸확-!
느닷없이 케인첼의 어깨에서 피가 튀었다.
분명 피했다고 생각했는데, 검풍만으로 한쪽 어깨에 상처를 입은 것이다.
다행히 뼈와 신경은 무사했다. 그렇지만 제법 깊게 베인 것인지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
케인첼은 머랭으로 상처 부위를 감싸며 입술을 깨물었다.
멜리오트는 이성을 잃은 버서커였고, 엘리자베스와는 대련을 했을 뿐이다.
결국 제대로 된 소드 마스터와 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신체 능력은 거의 비슷하지만 오러의 총량에서 엄청나게 밀려.’
유지력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은 싸움이 길어질수록 케인첼이 불리하다는 뜻이다.
늦어도 5분.
아니, 3분 안에 상대를 완전히 제압해야 했다.
‘역시 그것을 쓸 수밖에 없나.’
이제는 완전히 케인첼의 기술이 된 부스터.
그것을 두 번 연속 사용하는 더블 부스터는 말 그대로 양날의 검이었다.
“더블, 부스터······!”
그러자 전신의 근육이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올랐다.
케인첼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은 아돌프가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카가가가각-!
그렇지만 아돌프의 공격은 전부 케인첼의 검에 가로막혔다. 스킬을 하나 발동하는 것만으로 갑자기 몇 배나 강해진 것이다.
“뭣, 이, 이 속도는?!”
거의 3배 가까이 빨라진 케인첼의 움직임에 아돌프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케인첼은 도대체 몇 개의 무기를 숨겨 두고 있는지 파악이 불가능한 상대였다.
“큭, 리히트만 쓸 수 있었으면 저딴 건방진 놈 따위는······!”
만약 이것이 다른 임무였다면 이쯤에서 철퇴를 감행했을 것이다.
상대는 소드 마스터가 아니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강했다.
그렇지만 아돌프 또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져 본 적 없는 남자였다.
“짐은 대륙의 패왕이 될 남자다! 여기서 당할 수는――!”
아돌프는 양손으로 검을 쥐고 케인첼의 목을 노렸다. 부상을 각오하고 회심의 일격을 날릴 생각이었다.
그만큼 눈앞에 있는 상대가 강적이라는 뜻이었다.
“이걸 기다렸다!”
케인첼이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공격을 막으며 틈틈이 바닥에 뿌려 두었던 젤리가 아돌프의 다리에 들러붙었다.
“뭐, 뭐야?! 이게 왜 갑자기 튀어 나와!?”
당황한 아돌프가 비명을 질렀다.
어느새 그의 몸에 달라붙어 있던 젤리가 사라져 있었다.
그렇다는 것은 조금만 침착하게 상대했으면 오러 블레이드를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케인첼과 비숍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난 꼴이었다.
“끝까지 짐을 농락하다니!”
빠득!
꽉 다문 이빨 사이로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죽인다······! 지금 당장 죽여주마!”
케인첼은 대답하는 대신 숨겨 두었던 마지막 무기를 꺼내 들었다.
“양파 검술!”
그러자 케인첼이 쥐고 있는 검이 일곱 개로 분리되며 아돌프의 몸을 향해 쏘아졌다.
일부러 아돌프와 싸우며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기술이었다.
서걱―!
더블 부스터로 강화된 양파 검술은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속도로 아돌프의 양쪽 팔을 잘라 냈다.
“끄아아아아악!”
아돌프는 당황한 표정으로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고 있는 자신의 팔을 바라보았다.
어찌나 빠른 속도로 휘두른 것인지 그제야 붉은 핏물이 뿜어져 나왔다.
“어때, 정말 이제 젤리라면 꼴도 보기 싫지?”
“······!”
이것으로 끝낼 생각은 없었다.
케인첼은 이번에는 아돌프의 목을 노리고 양파 검술을 발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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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팔을 잃은 발터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엘리자베스에게 제압되었다.
발터의 포박에 사용한 것은 멜리오트의 힘마저 무력화시켰던 드라우프니르였다.
“꼬맹이에게 선물로 준 건데, 결국 내가 다시 쓰게 되네.”
“크윽······.”
그것을 채우자 발터는 오러를 사용하지 못하는 몸이 되었다.
엘리자베스는 하인리히와 싸우고 있는 로엔그린의 상태를 확인했다.
하인리히와 동일한 힘을 가진 6명의 분신. 그렇지만 광익이 휩쓸고 지나가자 그 수가 반으로 줄어들었다.
“저쪽도 곧 끝나겠네. 영감의 오러 블레이드는 언제 봐도 화끈하다니까.”
엘리자베스는 땅을 박차고 그대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타르타로스와 싸우고 있는 그랜드 크로스에 합류했다.
“기특하게도 꼬맹이가 제법 잘 싸우고 있는 것 같으니, 우선 이쪽을 도와주도록 할게.”
“에, 엘리자베스 님! 조심하십시오! 상대는 아무리 큰 상처를 입어도 재생합니다!”
“알아. 그런데 재생 능력을 가진 적을 상대하는 법 정도는 알아 두라고.”
어느새 엘리자베스의 등에 한 쌍의 날개가 돋아나 있었다.
피피피피피핏―――!
그녀가 검을 휘두르자 빛의 날개에서 수십 개의 깃털이 뿜어져 나왔다.
그것에 맞은 타르타로스의 몸이 그대로 폭발하듯 터졌다.
지면을 강타하는 열기에 설원을 덮고 있던 눈은 녹을 틈도 없이 증발해서 사라졌다.
육전형 키메라 타르타로스는 엄청난 괴력과 재생력을 이용해 절반에 가까운 기사들의 몸을 찢어발겼다.
그렇지만 엘리자베스의 일격을 버티지 못하고 3마리가 소멸되었다.
“봤지? 이런 식으로 재생할 틈을 주지 않고 없애 버리면 된다니까.”
“그럴 수 있었으면 진작 그렇게 했을 겁니다.”
“아, 너희들은 아직 오러 블레이드를 못 쓰던가?”
“······.”
그리고 하인리히와 싸우고 있던 로엔그린이 합류했다.
“이쪽도 끝이오. 대처가 미흡하여 용맹한 기사들이 많이 죽었구려.”
이기긴 했지만 로엔그린도 무사하지는 못했다.
오른쪽 어깨에서 왼쪽 허리까지 길게 상처가 나 있었다.
엘리자베스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물었다.
“영감이 부상을 입다니, 상대가 제법 강했나 봐.”
“그렇소. 그와 싸운 것이 엘리자베스 당신이었으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오.”
노기사 하인리히는 본체와 동일한 힘을 가진 분신을 만들어 낸다.
그것은 여섯 명의 소드 마스터를 동시에 상대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뭐야, 같은 편이 아닌 적을 더 높게 쳐주는 거야?”
“그저 사실을 말했을 뿐이오. 하인리히 공을 상대로 이기려면 동시에 여러 분신을 제압할 수 있어야 하오.”
“······확실히 내가 뽑아낼 수 있는 광익은 3장뿐이니까.”
로엔그린까지 가세하자 타르타로스는 채 1분도 버티지 못하고 전멸했다.
비록 많은 수의 그랜드 크로스의 기사가 죽긴 했지만 결과만 놓고 보자면 대승이었다.
도이칠랜드의 소드 마스터 두 명을 생포했으며 이제 남은 것은 아돌프 한 명뿐이다.
“영감은 쉬고 있어. 왕자님은 나랑 꼬맹이 둘이서 마무리 지을게.”
“흐음.”
엘리자베스는 팔을 빙글빙글 돌리며 케인첼과 아돌프가 싸우고 있는 장소를 향해 달려가려 했다.
그리고 그녀의 움직임이 정지했다.
“뭐, 뭐야······. 꼬맹이가 이기고 있잖아!?”
엘리자베스는 케인첼이 버티기만 해도 칭찬을 해 주려고 했다.
그런데 상황은 아무리 봐도 케인첼의 우위로 보인다.
“······얼마 전에 대련을 했을 때보다 더 강해졌잖아? 도대체 정체가 뭐야?”
그리고 케인첼이 아돌프의 양팔을 잘라 내는 모습이 그녀의 눈동자에 비쳤다.
그 모습을 멍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것은 엘리자베스뿐만이 아니었다.
“주, 주군······!”
포박되어 있던 발터 카이텔의 눈에서 피눈물이 흘러내렸다.
구하러 가야 한다. 그렇지만 자신의 팔목에는 오러를 봉인하는 팔찌가 붙어 있다.
카이텔은 대를 이어 도이칠랜드 왕실을 모셔 온 가신이었다. 독을 다루는 것 또한 왕의 눈에 거슬리는 이들을 죽이기 위해서였다.
“빛이 없이는 그림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돌프는 발터에게 있어서 빛과도 같은 존재였다.
결심을 굳힌 발터는 몸을 날렸다. 노리는 것은 타르타로스가 들고 휘두르던 도끼.
그것을 이용해 남은 한쪽 팔을 잘라 냈다.
“끄, 끄으으윽!”
입에서는 고통에 찬 신음이 흘러나왔지만 상관없었다.
임무를 수행하기 전, 맹세하지 않았던가.
“주, 군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설령 목숨이라도······!”
그의 각오에 반응하기라도 한 것일까. 발터의 전신에서 검은 오러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사로잡은 포로가 도망치려는 모습을 발견한 엘리자베스가 깜짝 놀라 외쳤다.
“뭐야, 저런 엄청난 힘을 숨겨 놓고 있었으면서 어째서······.”
엘리자베스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이것은 목숨을 걸었기에 낼 수 있는 힘이었다.
휘이이잉-!
발터의 몸은 결국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그렇지만 그가 남긴 오러는 케인첼과 싸우고 있는 아돌프를 향해 날아갔다.
미풍인 줄 알았더니 태풍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