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66)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66화(166/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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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장 미풍인 줄 알았더니 태풍
어디선가 날아온 검은 안개가 아돌프의 몸을 감쌌다.
거기에는 주군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내다 버린 발터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종이 한 장 차이로 목숨을 구한 아돌프.
그러나 기뻐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왜 이렇게 늦은 것이냐? 보아라, 네놈이 무능한 덕분에 짐의 몸이······. 바, 발터? 듣고 있느냐, 발터!”
검은 안개는 발터의 오러로 만든 것이었다. 그렇지만 어디에서도 발터 카이텔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케인첼은 아돌프를 놓칠 수 없다는 것처럼 그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렇지만 듀렌달은 그저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현상에 비숍이 설명을 했다.
― 그는 아스트랄 차원으로 도망쳤다.
“아스트랄 차원이라고?”
― 영체만이 접근 할 수 있는 물질계의 이면에 존재하는 공간이지. 자신의 목숨을 대가로 기적을 연성해 냈군. 비록 적국의 기사지만 존경스러울 정도의 충성심이다.
케인첼은 미간을 좁혔다.
아돌프는 부하의 숭고한 희생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거친 욕설을 내뱉고 있었다.
“이 쓸모없는 자식! 감히, 감히!”
결국 아돌프는 검은 안개 속으로 완전히 녹아들듯 사라졌다. 한 발 늦게 도착한 엘리자베스가 케인첼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리고 그녀답지 않게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케인첼의 안위를 물었다.
“꼬맹아! 몸은 괜찮아?”
“네, 덕분에요.”
엘리자베스는 미안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떨어트렸다.
“······내 실책 때문에 다 잡은 아돌프를 놓쳤네.”
그리고 케인첼의 머리를 마구 헝클어트렸다.
“그래도 우리 꼬맹이 덕분에 엄청난 대승을 거뒀잖아. 적당히 체면치례는 했다고 치자. 괜찮지?”
“그럼 이것으로 빚을 하나 만든 건가요?”
“우리 사이에 쪼잔 하게 그러기야? 뭐, 원한다면 볼에 뽀뽀라도 해 줄까?”
“······괜찮습니다.”
그렇게 5명의 소드 마스터가 참가한 혈투는 브리타니아의 대승으로 끝났다.
승리의 주역이 북부의 젊은 영주라는 사실은 즉시 브리튼에 전해지리라.
“이것으로 도이칠랜드의 차기 왕은 프히들리로 확정이군요.”
케인첼의 활약으로 아돌프는 양 팔을 잃었다.
게다가 그것보다 훨씬 중요한 소드 마스터를 빼앗겼다.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고 있던 국가 정세가 엄청난 속도로 변하기 시작하리라.
케인첼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있던 엘리자베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거의 그렇다고 봐야지. 게다가 무려 소드 마스터를 포로로 잡은 거잖아. 그를 되찾기 위해서는 아주 굴욕적인 조건을 걸어도 받아 들여야겠지.”
이것으로 브리타니아는 외교적 위치에서 아주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되는 것이다.
엘리자베스는 흐뭇한 표정으로 케인첼의 어깨에 몸을 밀착해 왔다.
“부스터라는 기술을 가르쳐준 사람이 스승이라고 했지? 이 소식을 들으면 아주 자랑스러워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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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엔그린은 내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큰 부상을 입었다.
케인첼은 그 치료를 돕기 위해 스테미너에 좋은 티본스테이크를 만들었다.
티본은 T자 모양의 뼈 옆으로 안심과 채끝 등심이 동시에 붙어 있는 부위다.
등심과 안심의 육질이 미묘하게 달라 굽기 정도를 조절하기 굉장히 까다롭다.
그래서 종종 셰프의 기량을 평가하기 위한 재료로 사용되곤 한다.
케인첼은 그런 티본을 이용해 너무나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미디움 레어를 구워냈다.
“티본스테이크입니다. 식전 빵과 샐러드와 함께 드시면 상처 회복에 도움이 될 겁니다.”
고기에서 풍기는 먹음직스러운 냄새에 로엔그린의 표정이 밝아졌다.
“보기만 해도 맛있어 보이는구려. 이걸 먹기 위해서라도 종종 부상을 입어야겠소.”
‘그건 좀 아니지! 이러니 엘리자베스에게 영감 소리를 듣는 겁니다!’
뜨겁게 달구어진 철판 위에 올려둔 고기에서 육즙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것이 철판 위에서 타들어가며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맛있는 냄새를 풍긴다.
로엔그린은 군침을 삼키며 포크를 들었다.
그릴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표면에 나이프를 가져다 대자 꺼끌꺼끌한 감촉이 느껴졌다.
스억, 스억-!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소리와 함께 불그스름한 기운이 감도는 속살이 모습을 드러냈다.
입에 넣고 씹자 양질의 고기와 기름 맛이 입 안 가득 퍼져 나간다.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맛있는 스테이크였다.
“등심 쪽은 탄력 있는 육질이 그대로 느껴지고, 안심은 혀 위에서 그대로 녹아내리는 것 같이 부드럽구려. 정말 맛있는 스테이크였소.”
로엔그린은 순식간에 티본스테이크를 전부 먹어치운 후 아쉬운 표정으로 접시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케인첼 공. 무도회는 어떻게 되었소? 엘리자베스가 같이 가고 싶어서 난리라오.”
북부에서 벌어진 전투의 결과가 전해지자, 브리튼의 귀족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다.
적국의 소드 마스터를 상대로 당당하게 승리를 거머쥔 것이다.
무도회는 물론 각종 사교 모임에 참석해 달라는 초대장이 하루에만 수십 장씩 날아왔다.
그리고 엘리자베스는 케인첼의 파트너로 무도회에 참석하고 싶어 했다.
‘지금은 무도회 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오러 블레이드를 얻는 것이 먼저야.’
양팔이 잘린 채 도망친 아돌프는 둘째 치더라도, 멀린의 행방이 신경 쓰인다.
그가 만든 육전형 키메라 타르타로스는 무식할 정도로 강했다.
소드 나이트조차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을 정도였다.
결국 엘리자베스와 로엔그린이 가세하고서야 겨우 처리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것조차 실패작이라고 했어.’
어쩌면 진정한 타르타로스는 베가의 말대로 드래곤과도 싸울 수 있는 괴물일지도 모른다.
아돌프를 상대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변칙적인 공격이 가능한 젤리 덕분이었다.
‘역시 오러 블레이드가 필요해.’
케인첼은 8번째 슬롯을 얻었을 때를 떠올렸다.
배고파하는 엘리자베스에게 요리를 해 주었더니 갑자기 조마경에 반응이 왔다.
그때 이후 엘리자베스가 묘하게 친근하게 굴었는데, 무언가 관계가 있는 것일까?
‘그런데 그 후로는 아무리 요리를 많이 만들어도 아무 반응이 없었지.’
아무래도 슬롯이 차오를수록 무언가 조건이 추가되는 것 같았다.
오늘 로엔그린에게 티본스테이크를 만들어 준 것도 단서를 찾을 수 있을까 싶어서였다.
케인첼의 고민을 읽은 비숍이 말을 걸었다.
― 파트너. 어쩌면 어떤 요리를 하느냐가 아니라, 먹는 사람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맞아. 저주에 걸려서 이주해 온 사람에게 매일 커리를 만들어줬지만 슬롯은 변하지 않았어. 어쩌면 내게 특별한 사람······. 아니, 나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사람? 아, 도대체 조건이 뭐냐고!’
그렇지만 케인첼의 고민은 그렇게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식당 문이 열리고 당황한 얼굴의 아벨이 들어왔다.
“케인첼. 미풍인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태풍이었던 모양이다.”
“무슨 소리야?”
“콜라 말이다. 지금 그것을 사고 싶다며 상단주 대행들이 몰려왔다.”
아벨은 콜라의 유통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슬슬 콜라의 2차 물량이 풀릴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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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상단주 대행이 직접 오다니······.”
지금까지 콜라를 사고 싶다며 찾아온 이들은 대부분 행수였다.
그렇지만 상단주 대행이라면 격이 다르다.
그들은 대부분 상단주의 칙명을 받고 움직인다.
케인첼은 테이블 반대편에 마주앉아 있는 로렌초에게 손수 끓인 홍차를 내밀었다.
그는 메디치 자작가의 삼남으로 우연히 무도회장에서 만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
로렌초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향이 정말 좋군요.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그런데 케인첼 공. 북부에 침입한 소드 마스터의 팔을 자르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제는 정말 북부의 영웅이 되셨군요.”
“무도회장에서는 감사했습니다.”
“크, 크흠! 저는 그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아참, 그리고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은 전부 상단주의 말이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이번에는 상단주 대행으로 온 것이니까요.”
“······단순히 인사차 온 것은 아닌 것 같고, 역시 콜라 때문이죠?”
로렌초는 무안한 것인지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네, 그렇습니다.”
괴테의 평론 때문에 콜라는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매일 그것을 사기 위해 행상인들이 줄을 설 정도였다.
그렇지만 상단주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부끄럽게도 콜라를 한때의 유행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괴테 선생님이 극찬을 한 음료수니, 호기심에 맛을 본 것으로 끝일수도 있지 않습니까.”
한 마디로 인기가 얼마나 유지 될 것인지 확신이 없었다는 말이다.
로렌초는 품속에서 텅 빈 콜라병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렸다.
“게다가 콜라는 이렇게 투명하고 아름다운 유리병에 담겨 있습니다. 장식품으로서의 가치도 있죠. 그래서 콜라를 한 사람이 두병을 사지 않을 거라 판단한 겁니다. 그러면 비싼 돈을 주고 산 콜라가 전부 악성 재고로 변하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매일 같이 먹고 입어야 할 생필품과 기호품의 차이였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군요.”
“예. 오히려 먹어본 사람들이 더 열광적으로 찾더군요. 혹시나 싶어서 저도 이렇게 마셔 보았습니다만······.”
로렌초는 갑자기 케인첼의 팔을 덥석 움켜쥐었다.
“이건 정말 최고의 음료수입니다! 입에서 톡 쏘는 맛과 함께 달콤 쌉쌀한 맛이 퍼지는데······. 정말 악마가 만든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아, 케인첼 공이 악마라는 것이 아니라······.”
콜라의 무서운 점은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기는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엄청난 중독성을 가진 음료수였다.
그것이 슬슬 반응이 오기 시작한 것이다.
쾅쾅쾅-!
케인첼이 머물고 있는 지스타드 저택에 노크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로렌초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윽, 저 문장은 바로크 상단······. 게다가 에델바이스 상단까지······.”
아무래도 3대 상회가 전부 상단주 대행을 보낸 것 같았다.
마음이 급해진 로렌초는 양피지를 꺼내 케인첼에게 내밀었다.
“콜라의 전매권을 큰사슴 상회에 주신다면 기존 공급 가격의 5할······. 아니, 2배까지 드리겠습니다.”
무려 한 병에 2실버. 사실 콜라의 인기를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였다.
“2배······.”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콜라는 브리타니아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충분히 통할 음료수입니다. 생산량을 5배······. 아니, 10배로 늘리셔도 전부 큰사슴 상회에서 사도록 하겠습니다.”
이제는 감자로는 세는 것이 불가능한 단위가 되었다.
“들었지, 비숍. 어떻게 생산량을 조금만 더 늘릴 수 없을까?”
그러자 로렌초가 있는 위치에서는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입술이 튀어 나왔다.
“배 째라, 파트너. 오늘도 야근이다.”
“······.”
아무래도 2차, 3차 생산량 또한 1만 병이 한계인 것 같았다.
조용히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아벨이 끼어들었다.
“겨우 두 배라니 너무 날로 먹는 것 아닌가. 내가 듣기로는 한 병에 5실버씩 팔고 있다고 하더군.”
무려 5배에 가까운 폭리를 취한 것이다.
로렌초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
“윽. 그, 그건 너무 물량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확실히 공급이 안정화 되면 2실버 정도면 적당가라고 할 수 있지. 허나, 공급이 안정된다면 말이다.”
“······.”
브리튼에 머물고 있는 귀족의 수만 해도 천명 가까이 된다. 브리타니아 전체로 치면 그 몇 배가 넘는다.
결국 1만병은 귀족이라 해도 한 달에 두어 병밖에 마실 수 없는 양이다.
한동안 생각에 잠겨 있던 케인첼이 아벨에게 물었다.
“안 그래도 원자재가 부족한데 돈 대신 현물을 받는 것은 어떨까?”
“물론 시세는 현지 기준이겠지?”
“당연하지. 운송료를 아낄 수 있는 것이니 이쪽 입장에서도 나쁜 거래는 아니야. 게다가 저쪽도 적당히 이익이 나야 계속 거래를 하지 않을까?”
그것을 들은 로렌초는 엄청나게 반발했다.
추운 기운 덕분에 밀이 거의 자라지 않는 북부에서는 밀가루의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다.
그런 식으로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이 상인의 소양이었다.
콜라를 파는 대신 그것을 포기하라는 것이다.
“게다가 전매권도 아니고 매달 이천 병으로는 도저히······.”
“그럼 다른 상단에 부탁해 보도록 하죠. 정 안되면 직접 팔아도 됩니다.”
로렌초의 눈동자가 격렬하게 흔들렸다. 사실 그가 직접 콜라를 사기 위해 찾아온 이유는 따로 있었다.
오랫동안 거래를 계속해 온 대귀족들이 콜라에 맛을 들인 것이다.
그들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콜라가 필요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그렇지만 언제라도 더 많은 양을 팔고자 하신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케인첼은 만족스런 표정으로 로렌초와 악수를 했다.
그런데 폭풍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콜라의 또 다른 효능이 발견된 것이다.
미풍인 줄 알았더니 태풍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