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79)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79화(179/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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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장 아카드 제국의 비밀
엘리자베스가 반수 이상을 처리했고, 기사들이 분전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남아 있는 타르타로스를 전부 처리하기 전까지는 전투가 끝난 것이 아니다.
블러드 드레인을 이용해 보스를 쓰러트린 케인첼은 그대로 몸을 날렸다.
그러자 박쥐 한 마리가 그의 어깨에 내려앉았다.
전황을 살펴보라고 보낸 르망이었다.
하늘을 날아다니며 초음파까지 사용할 수 있는 박쥐는 최고의 정찰병이나 마찬가지였다.
“현재까지 아군의 피해는 얼마나 되지.”
“경미한 부상을 입은 자들이 제법 있습니다만, 다행히 목숨이 위험할 정도는 아님다!”
아무리 적의 섬멸이 아닌, 생존자의 구출과 견제를 맡겼다고는 해도 엄청난 일이었다.
치명상을 한 번 막아주는 머랭은 말 그대로 목숨이 두개로 늘어난 거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양파 검술을 사용해서 머랭의 양을 늘리면, 소모되는 오러의 양도 크게 부담되지 않는 정도야. 앞으로도 자주 써먹어야겠다.’
요리 스킬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는 오러 블레이드 시그니처.
처음에는 이게 뭐야? 싶었지만, 쓸수록 매력이 느껴지는 기술이었다.
르망은 계속해서 전황의 보고를 이어갔다.
“남아 있는 타르타로스의 수는 8마리, 그 위치는······.”
예상했던 것보다 적은 숫자였다.
포츠담의 기사들이 생각 이상으로 분전해준 모양이다.
케인첼은 여기서 새롭게 얻은 요리 스킬을 시험해 보기로 했다.
손바닥에 플람베의 불꽃을 만들어낸 후, 그것을 오러로 감쌌다.
그러면 어느 정도의 충격을 받기 전까지는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이국의 요리 중에 날 생선이나 고기를 겉만 살짝 그을리는 것이 있다.
케인첼은 거기서 따온 기술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타다끼たたき!”
그러자 이글거리는 불을 담고 있는 구가 잔뜩 만들어졌다.
이것만으로는 놈들을 쓰러트릴 수 없다.
그렇지만 몸에 불이 붙으면 움직임이 제한되고, 공격의 신호탄 역할까지 해 준다.
“슬슬 바다 파이의 효과가 사라질 시간이야. 그 전에 모든 것을 끝내야 해.”
타다끼의 설치를 끝나자 포츠담의 이곳저곳에서 동시에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뭐야?! 설마 또 누군가가 영지에 불을 지른 건가?”
“아닙니다! 불이 붙은 것은 괴물 놈들뿐입니다!”
“오호라, 그럼 이것으로 기습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 건가. 그럼 지금부터 총공격이다! 1조부터 3조까지 아직 몸에 거품이 남아 있는 자들 위주로 가세해라!”
전의를 불태우는 것은 기사들뿐만이 아니었다.
중앙 광장에서 지루한 표정으로 하품을 하고 있던 엘리자베스가 눈을 빛냈다.
“아하하! 어디 숨어 있나 했더니 저기 있었구나. 어차피 이 근처에 남아있는 타르타로스가 없으니, 잠시 자리를 비워도 되겠지?”
엘리자베스의 몸에서 검은 안개가 뿜어져 나왔다.
발터에게서 훔친 오러 블레이드였다.
파괴력은 광익에 비하면 한참 밑.
그렇지만 원하는 대상만을 공격 할 수 있어 암살이나 영지 내의 싸움에서 써먹기 좋았다.
“그럼 오늘밤은 마구 날뛰어 보도록 할까! 그럼 꼬맹이가 만든 요리가 더 맛있어 지겠지?”
그오오오-!
검은 안개가 타르타로스를 덮쳤다. 그 안에서는 아무리 강한 힘을 가진 괴물이라 해도 움직임이 제약된다.
그리고 엘리자베스의 허리춤에서 한 줄기 섬광이 튀어나왔다.
새하얀 오러가 일렁이는 칼날은 순식간에 타르타로스의 몸을 무자비하게 난도질했다.
검은 안개가 걷힌 자리에는 한줌의 핏물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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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검술!”
케인첼은 마지막 남은 타르타로스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타다끼에의해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몸이 먹기 좋은 크기로 조각났다.
물론 먹고 싶은 마음은 티끌만큼도 들지 않았지만 말이다.
결국 마지막까지 발견된 보스는 케인첼이 쓰러트린 2마리뿐이었다.
‘아무래도 아돌프와 함께 다른 영지를 점령하러 떠났나보네.’
머지않아 압도적인 힘을 가진 아돌프 앞에 모든 영주들이 무릎을 꿇을 것이다
그렇지만 프히들리의 역습은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가볍게 타르타로스를 쓰러트린 케인첼을 보고 병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우와아아아!”
“이겼다!”
“캡틴 케인첼 만세!
“프히들리 전하 만세!”
어느새 케인첼 옆으로 다가온 엘리자베스가 불만 가득한 한숨을 토해냈다.
“쳇, 아무것도 안 한 프히들리의 이름은 왜 부르는 거야? 이래서야 칠죄종 전쟁이랑······.”
“뿔뿔이 흩어져 있는 사람들이 모이기 위해서는 구심점이 필요한 법이니까요. 그런데 칠죄종 전쟁에 무슨 비화라도 있어요?”
그러자 엘리자베스가 그녀답지 않게 케인첼의 시선을 피했다.
“······그건 조만간 말해 줄게. 꼬맹이는 들을 자격이 있으니까.”
승전보를 전해들은 니콜라스 후작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케인첼의 손을 부여잡았다
“이 승리는 모두 케인첼 공의 활약 덕분이오. 도대체 무엇으로 보답을 해야 할지······.”
“내전이 끝나면 불타버린 대지에서 다시 밀과 보리가 자라나겠죠. 포츠담에서 나는 밀로 빵을 구우면 아주 향이 구수하면서 맛있다고 들었습니다. 그걸 조금 나누어 받고 싶습니다.”
니콜라스는 후작은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허허허! 설마 포츠담의 밀이 브리타니아에까지 소문이 나 있을 줄 몰랐소. 하여간 밀이라······. 그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한 것 같구려. 하여간 니콜라스 가의 명예를 걸고 내 이 은혜 반드시 갚도록 하겠소.”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비록 많은 피해를 입긴 했지만, 포츠담은 원래의 주인에게 돌아갔다.
탈환전을 승리로 끝낸 일행은 반쯤 무너진 포츠담 성 대신 니콜라스 가의 저택에 모였다.
먼저 입을 연 것은 프히들리였다.
“은인과 엘리자베스 공의 활약으로 얻은 소중한 승리입니다. 그렇지만 그만큼 큰 의미를 지니고 있지요.”
“맞아. 사람은 미지의 존재에 공포를 느끼지만,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 저항을 하거든.”
“역시 칠죄종 전쟁의 영웅답게 정확한 분석입니다. 압도적일 정도로 아돌프를 향해 기울었던 무게추가 두 분의 참전으로 균형이 맞춰지기 시작했습니다. 머지않아 아돌프의 폭거에 거부감을 느낀 귀족들이 제 밑으로 들어올 겁니다.”
프히들리는 그런 말을 하며 부끄럽다는 듯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런데 은인께서 만들어주신 바다 파이 말입니다만. 앞으로도 계속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케인첼의 요리는 오러를 다루지 못하는 병사까지 엄청난 괴력을 내게 해준다.
앞으로의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그것이 필요하다.
“만들어 드릴 수는 있는데, 재료가 얼마 남지 않았어요.”
“고기라면 얼마든지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소, 돼지, 닭, 오리, 말씀만 하십시오!”
케인첼은 프히들리의 귀에 ‘바다 파이’에 들어간 고기의 정체를 속삭였다.
“그거 사실 샌드 웜 고깁니다.”
“예? 잘 못 들었습니다?”
“정확히는 자이언트 샌드 웜 고기에요. 다른 샌드 웜으로는 그런 엄청난 효과가 나지 않겠죠.”
일반 샌드 웜의 10배에 달하는 크기를 가진 자이언트 샌드 웜.
그것은 샌드 웜 고기를 즐겨 먹는 오스만 제국에서조차 자연 재해 취급을 받는 몬스터였다.
“······설마 몬스터의 기운이 담긴 요리라는 겁니까?”
“그런 셈입니다.”
“세상에······. 그럼 드래곤 고기도······.”
맹독을 물처럼 마시는 것으로 경악시키더니, 이제는 몬스터의 기운이 담긴 요리를 만든다는 것이다.
도저히 한계를 짐작 할 수 없는 남자였다.
그렇지만 아무리 높은 요리 레벨을 가지고 있는 케인첼이라도 부족한 식재료를 늘릴 수는 없었다.
‘설마 그 커다란 자이언트 샌드 웜을 두 달 만에 거의 전부 먹어 치울지 누가 알았겠어.’
지스타드 영지에 거주하는 드워프들의 식성은 엄청났다. 평생 다 먹지 못할 줄 알았던 샌드 웜 고기가 어느새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덕분에 맹독 저항력을 잔뜩 올릴 수 있었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분명 그리폰도 몬스터였죠? 비병을 보유하고 있는 영주에게 부탁해서 그 고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자 프히들리의 입에서 낮은 신음이 흘러 나왔다.
그리폰을 타고 나니는 비병은 도이칠랜드의 상징이였다.
오죽하면 왕가의 문장이 그리폰이겠는가.
비병에게 있어 그리폰이란 타고 다니는 말 정도가 아니다. 평생을 함께 하는 파트너나 마찬가지.
그리폰 고기라는 것을 밝히면 웃으며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렇지만, 그것은 샌드 웜 고기도 마찬가지군요. 알겠습니다. 제가 한 번 수소문을 해 보겠습니다.”
케인첼의 눈동자에 이채가 떠올랐다.
과연 그리폰 고기에서는 무슨 맛이 날까? 지금 당장이라도 요리를 하고 싶어 몸이 근질거리고 있었다.
푸드득-!
케인첼의 어깨에 앉아 있던 리차드 본 프레르망이 날개를 퍼덕거렸다.
마치 무슨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는 것처럼 보였다.
“주군! 혹시 몬스터 고기가 필요하심까?”
“당연히 필요하지.”
“그럼 짚이는 데가 있슴다.”
“야생 그리폰을 말하는 거라면, 미안하지만 잡으러 다닐 시간 없어.”
도이칠랜드의 평원에는 많은 야생 그리폰이 서식하고 있다. 케인첼 또한 녀석들과 싸운 적이 있었다.
“아님다. 그리고 사냥할 필요도 없슴다. 말 그대로 몬스터 농장임다!”
“농장······?”
설마 케인첼 말고도 몬스터를 요리해 먹는 사람이 있기라도 한 것일까?
르망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자리에 앉아 있던 니콜라스 후작을 일어서게 만들었다.
“동족 중에 아주 독특한 입맛을 가진 녀석이 있슴다. 그는 인간이 아니라 몬스터의 피만 빱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멀지 않은 장소에 자신만의 농장을 만들었슴다!”
뱀파이어가 먹는 것은 피 뿐이다. 결국 고기라는 불순물이 남게 된다.
그것을 얻을 수만 있으면 케인첼의 몬스터 요리가 한 단계 발전하게 되리라.
‘······설마 이런 곳에서 요리 스킬을 올릴 실마리를 찾게 되다니.’
게다가 몬스터 농장은 포츠담에서 가깝다고 한다.
니콜라스 후작이 충격을 받은 얼굴로 중얼거렸다.
“포, 포츠담 근처에 몬스터 농장이 있단 말이오? 도대체 어디에······.”
“블라드 대공령임다.”
그러자 이번에는 프히들리까지 비명을 질렀다.
“거기에 뱀파이어가 살고 있단 말이오?! 아니, 애초에 그곳은 영지조차 아니지 않소!”
케인첼은 양손으로 르망의 날개를 잡고 쭉 잡아당기며 물었다.
“맞아. 나도 블라드 대공령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고 있어. 거긴 블라드 대공이 묻힌 묘잖아.”
“맞슴다! 바로 거기임다!”
“······.”
블라드 대공은 아카드의 초대 황제를 도와 제국을 건국한 영웅이었다.
황제는 그를 기리기 위해 블라드 대공이 묻힌 장소를 대공령으로 부르게 했다.
그것이 천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묘지 치고는 규모가 상당하지. 대저택 정도 크기니까. 그렇지만 대형 몬스터를 키우려면 못해도 영지 크기는 되어야 해.’
아무도 믿어주지 않자 르망은 억울한 듯 방 안을 날아다녔다.
“프히들리 왕자! 혹시 블라드 대공의 풀 네임을 알고 계심까?”
“······아카드alucard 제국의 국명이 영웅 블라드 백작을 따서 지었다는 정도밖에 모르오.”
“드라큘라dracula임다!”
아카드 제국의 철자를 뒤집은 이름이었다. 프히들리의 눈동자가 뜨겁게 타올랐다.
“설마 블라드 대공이 뱀파이어란 말인가? 만약 그 말에 한줌이라도 거짓이 섞여 있었다간 은인의 부하라 해도 용서하지 않겠다!”
“억울함다! 정말임다!”
결국 보다 못한 케인첼이 나섰다.
“왕자님, 르망의 말도 일리가 있어요. 그는 브리타니아의 어둠 속에서 수백 년 간 지하 경매장을 운영해 왔습니다. 어쩌면 같은 일이 이곳에서도 일어났던 것이 아닐까요.”
“······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블라드 대공령으로 가 보도록 하지요. 그렇지만 정말 블라드 대공이 천년 동안 숨어 살아왔다면 원하는 것을 쉽게 넘겨주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자 르망이 묘하게 쾌활해진 목소리로 외쳤다.
“괜찮습니다! 주군이 만든 피 요리는 정말 최고임다! 드라큘라 영감도 한 입만 먹으면 포로가 될 검다!”
아카드 제국의 비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