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82)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82화(18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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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본 프히들리가 깜짝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
“저, 저 병은?!”
엘리자베스는 칼을 뽑아든 것이 쑥스러운 것인지 은근슬쩍 그것을 칼집에 집어넣었다.
“뭐야, 왕자님은 저게 뭔지 알고 있는 거야?”
“그렇긴 합니다만,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 사이에 치사하게 그러기야? 한 배를 탄 사이잖아. 조용히 말할 때 불어.”
“······.”
프히들리는 어쩔 수 없이, 케인첼이 자신이 흘린 눈물을 받아갔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엘리자베스가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아하하! 뭐야, 그럼 왕자님은 케인첼의 이야기를 듣고 울었단 거잖아? 감수성이 풍부한 것도 정도가 있지!”
“이런 반응일 것 같아서 말하기 싫었던 겁니다!”
“알았어, 미안. 그만 웃을게. 풉, 푸하하하!”
“너무 하십니다, 엘리자베스 공!”
프히들리의 말을 들은 블라드 대공은 의아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눈물이라고?”
“그렇습니다, 블라드 대공. 선짓국에는 레아 공주의 후손인 프히들리 왕자의 눈물이 아주 조금 들어가 있을 뿐입니다.”
“······분명 그대가 만든 요리에서는 인간의 피 맛이 났소. 그것은 어떻게 된 것이오?”
케인첼은 비숍에게 들은 지식을 떠올렸다.
그의 도움이 있었기에 천 년 전에 일어난 비극의 전말을 알아 낼 수 있었다.
“피는 인간의 몸속을 흐르는 체액입니다. 슬플 때 흘리는 눈물, 체온을 식히기 위해 흘리는 땀도 체액의 일종이지요. 그것들은 전부 피에서 만들어집니다.”
그것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내용이었다.
블라드 대공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우리 뱀파이어는 눈물을 흘리지 않소. 설마 그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이오?”
“뱀파이어에게 있어 피는 존재를 이루는 근원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것을 한 방울도 헛되게 쓰지 않기 위해 눈물을 흘리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눈물과 피를 착각하지는 않소. 숙련된 셰프가 설탕과 소금을 구분하지 못할 것 같소?”
블라드 대공은 많은 훈족을 죽이고 그들의 피를 빨았다.
그의 혀는 눈을 감고도 피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예민하다.
“물론 눈물만 마신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때 드신 것은 소 피로 끓인 피죽입니다. 냄새만으로 와인의 종류를 맞추는 소믈리에도 코코뱅에 들어간 와인의 원산지를 알아내기는 힘든 법이죠.”
‘물론 미식 스킬을 이용하면 간단하지만 말이야.’
블라드 대공은 마치 확인이라도 하는 것처럼 선짓국을 조금 떠서 맛을 보았다.
“소 피 사이에 느껴지는 인간의 피 맛······. 그런데 이게 눈물의 맛이라고?”
“블라드 대공의 정체를 알게 된 레아 공주는 울음을 터트렸다고 들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피죽을 끓이며 조금 들어간 것이 아닐까요?”
“그럼 나는 도대체 무슨 짓을······.”
블라드 대공은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가리기 위해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때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었다면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레아 공주의 입에서 거절의 말이 나오는 것을 듣고 싶지 않았을 뿐이네. 내 정체를 알게 된 레아 공주의 얼굴은 공포로 물들었소.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치 심장에 말뚝이 박히는 것 같았네. 그래서 나는······.”
최악의 선택을 하고야 말았다.
그렇지만 당연하다는 것처럼 그의 눈에서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뱀파이어는 눈물을 흘릴 수 없는 존재니까.
한동안 고통에 몸을 떨던 블라드 대공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인간은 눈물을 흘릴 때보다, 눈물을 흘리지 못할 때 더욱 고통스럽다고 하지. 처음으로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했네. 이러다 국이 다 식겠군. 마저 먹도록 하겠네. 미안허이.”
그 순간, 케인첼의 뇌리에 번개가 쳤다.
아니다. 이 이야기의 결말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모든 것은 블라드 대공의 오해에서 시작한 일이지만, 아직 레아 공주의 마음이 남아 있다.
케인첼은 마지막으로 확인하듯 물었다.
“블라드 대공이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들은 레아 공주가 울음을 터트렸다고 하셨죠.”
“맞네. 레아 공주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마치 닭똥 같은 눈물을 쏟아냈지.”
“그때 뱀파이어라는 말만을 하신 겁니까?”
“그건 아니네. 내 진심을 전부 전했지. 레아 공주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과, 만약 나를 거부한다면 그녀의 곁을 떠난다는 말까지 했소.”
“······레아 공주는 말입니다.”
“설마 아직 무언가 남은 것이 있단 말이오?”
“블라드 대공의 고백을 받아들인 겁니다.”
“뭐, 뭐라고?!”
“그녀는 공포에 질려서 운 것이 아닙니다. 블라드 대공······. 인간은 말입니다. 슬프거나 무서울 때만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은······.”
케인첼은 잠시 말을 멈추고 블라드 대공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빛바랜 회색 머리와는 달리 주름 한 점 보이지 않는 얼굴.
다른 종족의 피를 빠는 것으로 영생을 누리는 뱀파이어다운 모습이었다.
지금까지 천년을 살아왔고 앞으로 얼마나 오래 살아갈지 모른다.
그에게 이것을 말해주는 것이 옳을까?
레아 공주의 마음을 전해 주는 것이 정답일까?
거기까지 생각한 케인첼은 입술을 깨물었다.
셰프는 손님에게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 대접할 뿐이다. 그것을 어떻게 할지는 손님의 몫.
결심을 굳힌 케인첼은 레아 공주의 마음을 전했다.
“······기쁠 때도 눈물을 흘립니다.”
그는 레아 공주가 흘린 눈물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 자신이 눈물을 흘리지 못하는 뱀파이어였기 때문이다.
“레아 공주는 앞으로 블라드 대공과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다는 기쁨에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피죽을 끊이는 도중에도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겠죠. 그것이 피죽에 들어간 겁니다.”
블라드 대공의 입에서 한탄 섞인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 그것이 정말이오? 아, 아아, 아아아아!”
“그녀는 블라드 대공······. 아니, 뱀파이어 드라큘라가 언젠가 자신의 곁으로 돌아올 거라 믿으며 평생 혼자 살았다고 합니다. 그녀 또한 당신을 사랑했던 겁니다.”
한발 늦게 조마경이 요리의 완성을 알려주었다.
[7성급 요리 ‘눈물의 선짓국’이 완성 되었습니다.] [천년동안 아무도 풀어내지 못한 비극의 전모를 밝혀냈습니다.] [오러 블레이드의 숙련도가 대폭 상승합니다.]그렇지만 어째서인지 기쁘지만은 않았다.
마치 제대로 익히지 않은 선지를 마신 것처럼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은 무언가가 남아 있었다.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던 블라드 대공의 입이 열렸다.
“······레아 공주가 평생 나를 기다렸다는 것이 정말이오?”
“예. 그녀는 병에 걸려 서른일곱이라는 젊은 나이에 죽었습니다. 그리고 눈을 감는 순간까지 누군가를 기다렸다고 합니다. 아마도 블라드 대공 당신이겠죠.”
“이 바보 같은 사람······. 아니, 그녀는 그런 사람이었지······.”
케인첼과 블라드 대공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프히들리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레아 공주는 마지막 순간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
― 죽어서라도 당신을 기다리겠어요.
“크흑, 레, 레아······. 미안하구려, 레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소······.”
레아 공주는 바이마르에 있는 왕묘에서 지금도 블라드 대공이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블라드 대공은 케인첼의 손을 부여잡았다.
마치 얼음을 만진 것처럼 서늘하다. 그렇지만 거기에는 레아 공주를 향한 뜨거운 마음이 담겨 있었다.
“선짓국이 다 식었군요. 다시 데워 오도록 하겠습니다.”
“알겠네. 약속은 지켜야지······.”
레아 공주는 평생 동안 블라드 대공을 기다렸다.
이제는 블라드 대공이 그녀를 기다릴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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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드 대공은 케인첼이 다시 데워온 선짓국을 순식간에 전부 먹어 치웠다.
“맙소사······. 이게 정말 소 피만으로 끓인 음식이란 말이오? 얼큰하고 구수하면서 피의 맛과 향이 생생하게 살아 있소. 도대체 어떻게 이런 요리를······.”
“마음에 드신 것 같아 다행이군요.”
선짓국을 먹는 모습을 보며 엘리자베스가 군침을 흘렸다.
뱀파이어를 위해 만든 요리. 그런데 어째서 이토록 맛있어 보이는 것일까?
“엘리자베스 님에게는 다음에 끓여 드릴게요. 피 비린내만 없애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겁니다.”
“와아! 그거 기대 되는데? 그런데 이 정도면 테스트는 통과인 건가.”
“이미 그건 문제가 안 될 것 같아요.”
연인의 후손이기 때문일까?
프히들리를 바라보는 블라드 대공의 시선에 진한 애정이 담겨 있었다.
“대공, 이것을 봐 주십시오.”
“초상화구려. ······레, 레아!?”
거기에는 케인첼이 수은 중독을 치료해 주었던 카트린느 왕녀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제 여동생인 카트린느입니다. 어릴 때부터 레아 공주와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지요.”
레아 공주는 평생을 홀로 살았다.
그렇지만 그녀의 형제자매의 피가 지금도 도이칠랜드 왕가에 흐르고 있다.
그렇게 생각해도 이상할 정도로 닮은 외모였다.
“······마치 다시 태어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요. 그런데 카트린느 공주는 독신이오?”
프히들리는 카트린느가 소드 마스터이자 그의 오른팔인 에리히와 결혼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블라드 대공이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레아 공주와는 다른 운명을 타고 난 것 같아 다행이구려.”
“그렇지만 아돌프가 아버지를 죽이고 왕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카트린느도 인질로 잡혀 있지요.”
“허허······.”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대공의 힘이 필요합니다. 도와주십시오.”
블라드 대공은 안타깝다는 얼굴로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런 말을 해서 미안하구려. 허나 아돌프 또한 레아의 후손이오. 비록 잘못된 선택을 하긴 했으나, 내가 그것을 나무랄 위치가 아니지 않소. 그렇지만 약속대로 몬스터는 원하는 만큼 제공해 주도록 하겠소.”
“······감사합니다.”
“허나 약속한 것만 주기에는 아쉽구려. 케인첼 공. 그대가 만들어준 선짓국 덕분에 레아의 진심을 알 수 있었소. 게다가 마치 레아의 환생처럼 보이는 카트린느 왕녀의 목숨까지 구해주었다고 들었소.”
블라드 대공은 비어 있는 콜라병을 들고 눈을 감았다.
그러자 그의 손끝에서 검은색의 피가 쪼르륵하고 흘러 나왔다.
“받아 주시오. 뱀파이어의 피는 곧 존재 그 자체요. 이것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내 힘을 쓸 수 있을 거요. 다만 한 모금 이상 섭취할 경우 완전히 뱀파이어가 되어버리니 주의하시오.”
같은 뱀파이어인 르망이 비명을 질렀다.
“미, 미쳤슴까, 영감! 그건 영감의 생명력 그 자체 아님까! 죽고 싶은 검까!”
“리차드. 이것 또한 내 속죄의 일부라 생각해 주게.”
케인첼은 콜라병을 가득 채우고 있는 블라드 대공의 피를 보고 마른침을 삼켰다.
르망의 반응으로 보아 이것이 단순한 피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미식 스킬을 이용해서 분석을 해 봐야겠군.’
손가락 끝에 블라드 대공의 피를 살짝 묻혀 혀로 가져갔다. 그것을 핥자 미식 스킬이 발동했다.
[뱀파이어 드라큘라의 피]* 한 모금 마시는 것으로 3분간 신체를 뱀파이어로 변화 시킨다.
* 원 소유자의 의지에 따라 ‘권속화’의 권능이 제거되었다.
‘뱀파이어로 변하는 스킬?’
블라드 대공의 피를 약간 먹었기 때문인지 거기에 대한 설명이 추가되었다.
[뱀파이어 화化]* 지속 시간 동안 피에 대한 절대적인 지배력을 행사 할 수 있게 된다.
* 신체를 안개로 변화시키며 모든 물리적 공격에 상처를 입지 않는다.
* 블러드 드레인의 레벨 제한이 해제 된다.
* 체력, 마력, 근력, 민첩성이 대폭 상승한다.
‘이건 대박이다!’
지속시간이 다소 짧은 것이 아쉬웠다.
그렇지만 그 정도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스킬이었다.
게다가 지력, 손재주, 신성력을 제외한 모든 능력치가 오르는 점이 컸다.
안 그래도 높은 케인첼의 스테이터스에 날개를 달아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
대량의 피를 뽑아낸 블라드 대공은 아직 할 말이 남았다는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났다.
“케인첼 공. 몬스터 고기가 필요한 것은 그것을 요리하기 위해서라고 들었소.”
“예.”
“그렇다면 내 소개해 주고 싶은 자가 있소. 귀공은 맨드레이크의 손질법을 아시오? 코카트리스는?”
“······.”
순간, 케인첼은 아차 싶었다.
퍼시발에게 동물을 도축해 고기와 가죽을 얻는 법을 배웠다. 그렇지만 몬스터의 경우는 다르다.
손톱 끝에 석화독을 묻히고 다니는 코카트리스.
뽑을 때 나는 소리를 들으면 엄청난 저주에 걸린다는 맨드레이크.
전부 다른 동물과는 다른 손질법이 필요하리라.
“왠지 그럴 것 같았소. 내 귀공에게 몬스터 요리의 전문가를 소개해 드리리다.”
“몬스터 요리의 전문가라고요!?”
케인첼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설마 몬스터를 요리하는 셰프가 또 있단 말인가!
양념 치킨의 위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