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87)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87화(187/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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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장 진정한 마스터
“죽, 였다. 내가, 소드 마스터를 죽였다!”
반나절 전까지만 해도 미하일 백작이었던 에레보스가 희열에 몸을 떨었다.
키메라가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미하일 백작의 앞에는 커다란 크레이터가 만들어져 있었다.
아돌프에게 엄청난 굴욕을 안겨 주었다는 브리타니아의 소드 마스터.
그자의 몸이 뼛조각 하나 남기지 못하고 먼지가 된 것이다.
수많은 몬스터의 장점만을 취해 만들어진 키메라 에레보스의 파워는 놀라울 뿐이었다.
게다가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엘프처럼 나무에서 생명력을 빨아들일 수 있어, 엄청난 재생력을 가지게 된다.
“오오! 소신이 아돌프 폐하의 하늘과도 같이 넓으신 아량을 몰라 뵈었습니다!”
결코 넘을 수 없었던 소드 마스터의 벽.
그것을 단숨에 박살내버릴 힘을 손에 넣었다. 전신이 짜릿해질 정도의 쾌감이 미하일 백작의 전신을 훑고 지나갔다.
콰득-!
무언가가 미하일 백작의 목을 물어뜯었다. 그리고 피를 빨기 시작했다.
“뭐야!? 서, 설마······!”
그곳에는 검은색으로 일렁거리는 안개가 있었다.
안개가 일렁거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젊은 기사의 모습으로 변했다.
케인첼은 입에 머금은 미하일 백작의 피를 뱉어내며 중얼거렸다.
“퉤! 지독한 맛이잖아. 무슨 생선 썩은 국물에 벌레를 찍어 먹는 기분인데.”
“크윽! 어떻게 그 공격에서 살아남은 거지!”
요행은 한 번으로 충분하다. 미하일 백작은 전신의 힘을 양 팔에 모아 케인첼을 향해 휘둘렀다.
쿠구구구궁-!
거기에는 충격파만으로 근처에 있는 건물이 박살날 정도의 파워가 담겨 있다.
이 정도 공격은 태산을 부수고, 강을 가른다는 멜리오트 이후 처음이었다.
강철로 만들어진 아수라의 몸이 일격을 버티지 못하고 박살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터질듯이 부풀어 오른 양팔이 허공을 가를 때마다 공간 전체가 요동치면서 충격파의 벽을 만든다.
그렇지만 미하일 백작의 공격은 그저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
“뭐야, 왜 맞지 않지! 나는, 나는······! 분명 무적의 힘을 손에 넣었을 텐데!”
케인첼은 조마경에 떠올라 있는 능력치를 확인해 보았다. 뱀파이어로 변하며 체력과 마력, 근력과 민첩성이 대폭 상승해 있었다.
0으로 변한 신성력은 페널티로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
― 파트너! 이제 2분 20초 밖에 남지 않았다!
“그 정도면 충분해! 젤리!”
그러자 검붉은 색으로 변한 젤리가 미하일 후작의 양쪽 발에 들러붙었다.
“이 끈적거리는 건 뭐야! 떨어져! 떨어지라고!”
오러는 충분하다. 케인첼은 젤리에서 벗어나려는 미하일 백작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
소드 나이트로 만들어진 키메라의 몸을 베기 위해서는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강한 공격이 필요하다.
“글레이즈!”
세 종류의 각기 다른 오러로 코팅된 듀렌달의 날이 번들거렸다.
케인첼은 전신의 근육에 오러를 밀어 넣었다.
뱀파이어의 피와 오러는 상극이라고 할 수 있다.
절대로 하나로 합쳐 질 수 없는 힘이 부딪치자 몸 안에서 작은 폭발이 일어났다.
그렇지만 불사에 가까운 뱀파이어의 육체는 그것을 가까스로 버텨냈다.
서걱-!
번개 같은 속도로 쏘아진 검이 미하일 백작의 한쪽 팔을 잘라냈다.
“아.”
미하일 백작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제대로 된 반응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공격이었다.
동시에 그의 시야가 붉게 물들었다.
그것이 자신의 피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약간 시간이 지난 후였다.
“아직, 아직이다! 나는 아직 지지 않았다!”
그러자 마치 시간을 뒤로 돌리기라도 한 것처럼 미하일 백작의 몸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강하군······. 이것이 젊음인가······. 허나, 나에게는 이 최강의 육체가 있다!”
그렇지만 케인첼의 눈은 다른 에레보스를 쫓고 있었다. 마치 더 이상 미하일 백작에게 볼일이 없다는 것처럼 보였다.
“네 상대는 나다! 브리타니아의 소드 마스터!”
“아니, 넌 이미 끝났어.”
“무, 무슨······! 크, 크허허허헉!”
재생을 마친 미하엘 백작의 몸이 손가락 끝부터 부서지기 시작했다.
미하엘 후작은 무한에 가까운 재생력을 지닌 키메라 에레보스.
그런데 단 한 방의 공격에 재생 능력이 사라졌다.
뱀파이어가 된 케인첼의 공격에는 10성으로 오른 블러드 드레인 효과가 붙어 있다.
게다가 6성이 된 미식 스킬이 더해졌다.
미식 스킬은 음식을 많이 먹을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지금 케인첼에게 있어 음식은 피 뿐이다.
‘우웁, 많이 먹어도 익숙해지지 않네.’
한 모금 마신 것으로 헛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역겨웠던 에레보스의 피.
그것을 배가 터질 때까지 먹은 거나 똑같다. 게다가 아직 에레보스는 세 마리나 남아 있었다.
“이런 식으로 과식을 하고 싶지는 않은데, 어쩔 수 없군.”
다른 에레보스들은 미하일 백작의 몸이 부서지는 것을 보고도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전의를 불태웠다.
“그럼, 시간도 없으니 한꺼번에 덤비라고! 양파 검술!”
그러자 듀렌달의 칼날이 일곱 개로 갈라지며 에레보스의 몸을 난도질했다.
아무리 강한 재생능력을 가지고 있다 해도 그 근원은 어디까지나 피.
뱀파이어의 능력을 이용하면 그것을 무無로 바꿀 수 있다.
드라큘라의 피는 불사 능력을 가진 적을 상대하기 위한 최강의 무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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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오오오-!
단숨에 세 마리의 에레보스를 쓰러트린 케인첼은 마지막으로 남은 녀석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지금까지와는 무언가 달랐다. 괴물이라기보다는, 인간에 가까운 눈을 하고 있었다.
“롬멜, 후, 작이오······. 고, 공격하지, 않겠소, 사, 살려 주시오.”
첫 등장부터 한 번도 공격을 하지 않은 놈이었다.
케인첼의 눈이 가늘어졌다. 롬멜 후작이라면 왕위 쟁탈전에서 어느 쪽의 편도 들지 않은 중립파 귀족이었다.
‘······그렇다는 소리는, 머지않아 소드 마스터가 될 거라는 남자까지 키메라로 만들었다는 거잖아?’
케인첼의 뇌리에 키메라가 된 아인켈의 모습이 떠올랐다.
비숍이 몸을 원래대로 되돌릴 방법을 찾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공격할 의사가 없다면 베지 않겠습니다. 이 팔찌를 한쪽 손에 차 주십시오.”
“그, 것은······.”
“오러를 봉인하는 드라우프니르입니다.”
“······알았소.”
롬멜 후작은 커다란 머리를 끄덕이며 케인첼의 말에 따라 움직였다.
젤리를 이용해 그의 몸을 완전히 묶고서야 안심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피쉬이이익-!
3분이 지나자 케인첼의 몸에서 넘실거리던 안개가 사라졌다. 그리고 길게 돋아나 있던 송곳니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앞으로 네 모금 정도 남았나.’
멀린을 쓰러트리기 전까지는 최대한 아껴 마셔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미하일 영지에서 벌어진 회전은 채 반나절도 되지 않아 막을 내렸다.
전투의 결과는 프히들리 군의 압도적인 승리.
영지로 난입한 호라이즌과 엘븐 나이트들은 순식간에 미하일 군을 쓸어 버렸다.
맨드레이크 구이를 먹은 엘프의 능력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대가 정말 롬멜 후작이란 말인가?”
키메라로 변한 롬멜 후작을 본 프히들리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그렇, 습니다······, 전하.”
롬멜은 모여 있는 이들에게 자신이 에레보스라는 이름의 키메라로 개조되었다는 것을 설명했다.
소드 나이트조차 키메라의 재료로 사용한다는 말에 프히들리가 이를 갈았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겠습니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전부 은인 덕분입니다. 제발 조금만 더 힘을 빌려 주십시오.”
“그럴 생각으로 온 겁니다. 게다가 엘드라드가 없어지면 저도 조금 곤란하거든요.”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롬멜을 바라보고 있던 엘리자베스가 중얼거렸다.
“그런데 저 덩치는 어쩌지? 설마 키메라를 포로로 잡을 줄은 몰랐는데.”
“비숍이 키메라를 인간으로 되돌리는 연구를 하고 있어요. 샘플은 많을수록 좋다고 하더라고요.”
“흐음, 아무리 비숍이라 해도 저렇게 바뀌어버린 몸을 원래대로 돌릴 수 있을까 싶은데.”
“정 안되면 마도구를 사용해서 외형만이라도 인간으로 보이게는 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다행이고.”
미하일 영지까지 손에 넣은 이상 바이마르는 바로 코앞이었다.
게다가 반나절 전까지만 해도 그곳에 있었던 롬멜 후작이 함께였다.
롬멜 후작에게 아돌프가 가진 전력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아돌프는 아직 움직이지 않고 왕좌에 앉아 있다는 거지?”
“그, 렇소.”
“결국 아돌프와 바이마르에 있는 타르타로스 칠십 마리, 그리고 에레보스 두 마리를 동시에 상대해야 한다는 거잖아. 참 많이도 만들었네.”
“대부분, 아돌프의 힘이 무서워서 따르고, 있을 뿐······. 그자만 쓰러트릴 수 있으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오. 더 궁금한 것이 있으면······.”
모닥불을 사이에 놓고 롬멜의 말을 듣고 있던 프히들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만하면 충분하다, 롬멜 후작. 선왕 폐하는 죽었고, 도이칠랜드에는 새로운 왕이 필요하다. 짐은 정식으로 왕위 계승권을 얻지 못한 부족한 몸. 그렇기에 그대와 같은 신하가 필요하다. 몸을 원래대로 돌리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으마.”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하루라도 빨리 아돌프를 쓰러트려야 한다. 이곳에 모여 있는 전원의 시선이 케인첼에게 집중되었다.
소드 마스터와 드래곤의 힘을 동시에 지닌 마인 아돌프.
그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케인첼의 힘이, 그리고 요리가 필요하다.
“드라큘라의 피를 다시 사용하려면 적어도 반나절 정도는 쉬어야 합니다. 게다가 그 힘을 가장 잘 사용 할 수 있는 것은 달이 떠있을 때뿐이죠.”
“그럼 결행은 내일 밤이군요.”
기본적인 작전은 오늘과 동일하다.
몬스터 요리를 먹은 이들이 아돌프 군을 상대하는 사이, 케인첼과 엘리자베스가 적장의 목을 친다.
“은인! 이제 정말 끝입니다. 미하일 영지를 빼앗긴 이상 아돌프는 독 안에 든 쥐나 마찬가지입니다.”
그 순간, 어마어마한 적의가 케인첼의 눈앞에 갑자기 나타났다.
“――누가 독 안에 든 쥐라고?”
공간이 갈라지며 드래곤의 뿔과 날개를 달고 있는 아돌프의 몸이 튀어 나왔다.
아돌프는 붉게 변한 눈으로 프히들리를 노려보았다.
가볍게 목을 움켜쥔 후, 힘을 주면 그대로 죽어버릴 나약한 몸이었다.
그 옆에 있는 것은 브리타니아에서 엄청난 굴욕을 안겨 주었던 소드 마스터 케인첼이었다.
마치 무엇을 먼저 먹을지 고민하는 미식가 같은 모습.
“크하하! 드디어 만났구나! 이번엔 그때처럼 호락호락 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아돌프가 쥐고 있던 검에 엄청난 오러가 맺혔다.
그리고 그것을 엘리자베스를 향해 휘둘렀다.
제대로 된 대처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푸욱-!
아돌프의 검이 엘리자베스의 왼쪽 가슴을 뚫고 반대편으로 튀어 나왔다.
아무리 소드 마스터라 해도 심장이 파괴되면 죽는다. 아니, 그건 드래곤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그녀라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공격이었다. 그렇지만 엘리자베스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케인첼은 그 이유를 깨달았다.
그녀가 만약 아돌프의 공격을 받아내지 않았으면 그 뒤에 있는 프히들리와 에이레네가 목숨을 잃었으리라.
박아 넣었던 검을 뽑아내자 엘리자베스의 가슴에서 분수처럼 피가 뿜어져 나왔다.
당황한 프히들리가 외쳤다.
“에, 엘리자베스 님 어째서?!”
“지켜주기로 했잖아, 바보 왕자······. 나는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니까······.”
지나가듯 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평소 언행을 생각하면 농담으로 여겨도 이상하지 않을 내용이었으니까.
“아, 아무 말 하지 마십시오! 에리히! 포션! 회복 포션을 가져와!”
쓰러지려는 엘리자베스의 몸을 프히들리가 안아들었다.
엘리자베스는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케인첼을 바라보고 있었다.
“호오, 이렇게 쉽게 소드 마스터를 한 명 처리 할 줄은 몰랐는데. 그럼 이제······.”
“······나, 아직 안 죽었어. 꼬맹아, 미안······. 뒤는 맡길게······.”
도대체 어떻게 심장에 구멍이 뚫리고도 숨이 붙어 있는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지금도 그녀의 몸에서 생명력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공간을 찢고 나타난 마인 아돌프.
뱀파이어 드라큘라의 피는 더 이상 마실 수 없다. 그리고 엘리자베스는 전투에 참가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렇지만 어째서인지 질 것 같지 않았다.
“왕자님! 엘리자베스 님을 부탁드릴게요!”
“으, 은인······.”
“우선 저놈부터 처리하고 마저 이야기하도록 하죠.”
케인첼은 양파 검술을 발동 시켰다.
오러 블레이드 시그니쳐의 진정한 위력을 보여줄 시간이었다.
진정한 마스터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