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9)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9화(19/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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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한 일입니다만. 어릿광대는 이만 무대 뒤로 사라져야 할 시간입니다.”
줄어드는 재료를 보며 초조한 표정을 짓고 있던 손님이 결국 탄식을 터트렸다.
“으아니! 한 시간이나 기다렸단 말이야! 어떻게 내 앞에서 딱 재료가 떨어질 수가 있어! 나도 행복해지고 싶은데!”
그러자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구입하는 것에 성공한 사람이 말했다.
“심히 안타깝구려. 이렇게 맛있는 샌드위치를 먹지 못하다니. 마음 같아서는 한입 드리고 싶지만 너무 맛있어서 순식간에 다 먹어 버렸지 뭐요. 포장지에 묻은 머스타드라도 좀 드실 라우?”
“됐거든요!”
결국 흥분한 손님들을 달래기 위해 케인첼이 나서야 했다.
“축제는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저 후울이 보여드릴 공연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겁니다. 내일 같은 시간에 이곳에 또 무대를 열겠습니다.”
“그거 듣던 중 다행이구려. 음, 하루에 파는 샌드위치가 몇 개요?”
“관람권은 200분에게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이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같은 신세인 사람만 수십 명이었다.
“끌끌. 적어도 한 시간은 일찍 나와서 기다려야겠구려. 알겠소, 광대양반. 그럼 내일 봅시다.”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구입하는 것에 성공한 사람은 먹은 감상을 떠들었고.
먹지 못한 사람은 눈을 빛내며 내일은 기필코 라는 각오를 다졌다.
뒷정리를 하는 케인첼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이 정도면 샌드위치가 팔리지 않아서 곤란할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어디 보자 오늘 수입이······.”
커다란 돈주머니 안에 동전이 가득 차 있었다.
“은화가 두개에 동화가 730개구나. 다 해서 9실버 30쿠퍼! 좋아, 아주 좋아. 거기에 각종 저항력도 잔뜩 올랐고.”
중간에 받은 팁 덕에 수익은 예상보다 조금 더 되었다.
내일 쓸 재료비로 6실버를 따로 챙겨두어야 했다.
그러고도 3실버가 남았다.
“······부자가 된 기분이네.”
그렇지만 이 정도로 만족하려면 시작하지도 않았다.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케인첼은 200쿠퍼를 챙겼다. 요리는 실컷 했으니 이제 미식 스킬이 활약을 해줄 차례였다.
지금부터 다른 노점상을 돌며 거기서 파는 음식을 잔뜩 사먹을 예정이었다.
이정도면 배가 터질 때까지 먹고도 남을 금액이었다.
“역시 레벨을 올리는 데는 죽어라 노가다 하는 게 최고라니까.”
다른 사람들은 몬스터를 때려잡고 검을 휘두르는 것으로 스테이터스를 올리고 경험치를 얻는다.
케인첼에게는 그것이 요리를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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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빵 안에 소시지를 넣은 후 칠리소스를 얹은 핫도그.
투스카나 연합국의 명물인 각종 해산물과 쌀을 매콤한 향신료와 함께 볶은 빠에야.
밀가루 반죽에 고기와 채소로 만든 속을 채워 파이 형태로 만든 후 튀겨낸 패스티.
레몬과 핫소스를 곁들인 오징어 튀김.
코코넛 가루에 튀긴 메추리알 꼬치.
케인첼은 양손에 그것들을 동시에 들고 신나게 먹고 있었다.
‘셰프들이 만든 요리들보단 못하지만 그래도 먹을 만하네.’
대충 등급을 매기자면 2성 정도 될까.
고든이 만든 요리에 비하면 획득 할 수 있는 경험치는 쥐꼬리 수준이었다.
그렇지만 그만큼 엄청난 양을 먹어 치워서인지 레벨이 쑥쑥 오른다.
‘이거로 레벨 19달성!’
들어간 재료와 어떤 식으로 요리하면 더 맛있어질지에 대해 생각하며 길을 걷고 있자 조마경이 울기 시작했다.
[수많은 요리를 먹어 보다 넓은 안목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미식 레벨이 올랐습니다.]“좋았어! 드디어 미식 레벨이 올랐다!”
2성이 된 미식 레벨의 능력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또 무언가를 먹어야 했다.
손바닥만 한 크레이프를 한입에 집어넣고 꿀꺽 삼켰다. 아주 얇게 구워낸 팬케이크 위에 생크림과 다양한 과일을 곁들인 디저트였다.
‘시럽에 절인 딸기와 우유로 만든 생크림. 이 고소한 맛은 호두인가? 마치 눈앞에 맛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것 같아. 이게 미식 레벨 2성······.’
케인첼은 요리를 먹는 것으로 들어간 재료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되었다.
“대~단해! 저 사람 그 많은 음식을 다 먹었어!”
“너무 맛있게 먹어서 그런지 나까지 배가 고파졌다. 피시 앤드 칩스나 먹으러 갈까?”
“난 새우튀김!”
케인첼은 손가락에 묻은 생크림까지 남기지 않고 핥아 먹었다.
이게 전부 경험치다.
조금이라도 버리면 아깝지 않은가.
‘후······. 더는 못 먹겠다.’
어차피 남은 돈도 쿠퍼 몇 개가 다였다.
케인첼은 터질 것 같은 배를 움켜쥐고 축제분위기로 물든 거리를 걸었다.
칠죄종Seven Deadly Sins과의 전쟁이 끝나고 브리타니아 곳곳에서 승리를 축하하는 축제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때 돈맛을 본 시티즌의 시장이 아예 매년 축제를 열기 시작했고, 10년이 지나 이제는 도시를 대표하는 명물이 된 것이다.
‘덕분에 이렇게 쉽게 레벨을 올릴 수 있으니 시장님에겐 고마워해야겠네.’
“그럼 내일도 잔뜩 만들고 잔뜩 팔아서 경험치를 벌어 볼까!”
스타니스 기사 양성소로 돌아간 케인첼은 새벽에 일어나 그날 사용할 재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바게트 빵, 피클, 모조 포크, 허니 버터.
200개의 샌드위치를 만들 분량이 완성되자 그것을 싣고 시티즌으로 향했다. 말도 안 되는 강행군이었지만 쑥쑥 오르는 경험치를 보면 조금도 힘들지 않았다.
그런데 완벽한줄 알았던 케인첼의 계획에 예상하지 못한 이변이 일어났다.
어릿광대 복장으로 갈아입고 도착한 뒷골목은.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사러온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왔다!”
“기다리다 죽는 줄 알았다고!”
“후울 씨 당장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세요! 저 아침도 굶고 왔어요!”
케인첼은 마른침을 삼켰다.
어쩌면 자신이 만들고 있는 샌드위치는 생각했던 것보다 대단한 음식이 아닐까.
결국 숨을 고를 시간도 없이 바로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만들어야 했다.
“허니버터 샌드위치 나왔습니다!”
“죽여준다! 역시 기다린 보람이 있었어!”
“밀지 마! 젠장 내가 먼저 왔잖아!”
“줄 서! 줄 서라고!”
그리고 케인첼이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팔기 시작한지 3일이 지났다.
케인첼은 너무 많이 모인 사람 때문에 뒷골목으로 들어 갈 수도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장사를 하는 장소를 매일 바꿔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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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를 바꾸면 손님이 줄어들 줄 알았는데······.”
어떻게 알고 온 것인지 케인첼이 노점상을 여는 장소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오늘만 해도 거의 500명은 되어 보였다.
하루에 팔 수 있는 허니버터 샌드위치는 200개.
그런데 그것을 원하는 사람의 수는 수백······.
아니, 이곳에 없는 사람들까지 생각하면 수천 명은 되는 것 같았다.
“역시 내 예감이 맞았다니까! 오늘 꿈에 오를레앙 대제가 나와서 이 골목으로 가면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을 거라고 가르쳐 줬거든!”
“이거 하나 먹자고 며칠 되지도 않는 휴가를 통째로 가져다 바쳤다니까!”
“그래도 먹어본 사람의 말로는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다던데.”
케인첼은 마치 굶주린 야수처럼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갈구하는 손님들을 바라보았다.
이제 겨우 장사를 시작한지 일주일 째.
‘인기가 장난이 아니잖아!’
간단한 이유였다.
우선 케인첼이 만든 샌드위치가 엄청나게 맛있었기 때문이다.
항상 고든이 만든 요리를 먹던 케인첼은 5성 요리가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고 있었다.
보통의 노점상 음식이 2성.
제법 이름이 난 현지의 음식이 3성.
그 음식을 먹기 위해 멀리에서 찾아올 정도의 음식이 4성.
그런데 케인첼이 팔고 있는 허니버터 샌드위치의 등급은 무려 5성이다. 입에 댄 순간 음식의 매력에 흠뻑 빠지는 것이 당연하다.
거기에 하루에 200개라는 정해진 수량만을 파는 것도 폭발적인 인기를 끈 이유 중 하나였다.
샌드위치를 산 사람은 자신의 행운에 감사해 한다.
먹지 못한 사람은 언젠간 먹고 말겠노라고 다짐한다.
그렇게 허니버터 샌드위치에 대한 소문은 수많은 사람들의 입을 타고 도시 전체에 퍼졌다.
그런 기연이 몇 개 겹쳐 허니버터 샌드위치는 축제에 참가한 모든 사람이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이 되었다.
“너, 너무 맛있잖아······. 이게 정말 샌드위치야······? 도대체 어떻게 만들면 이런 환상적인 맛이 나오는 거야!”
“빵은 바삭하고 안에 들어 있는 고기는 너무 부드러워서 씹을 필요도 없는 것 같아. 게다가 이 깊고 진한 풍미를 가진 단맛의 정체는 뭐지? 아······. 가능하면 평생 이것만 먹고 싶어.”
“젠장! 또 못 샀어! 누, 누구 나한테 샌드위치를 팔아줘! 1실버! 아니, 10실버라도 낼게!”
“미안하구만 친구. 이걸 먹지 않고 되팔 수 있을 정도로 인내심이 강한 것은 아슬란 황제 정도일 거요. 그분은 굶주린 백성들을 불쌍히 여겨 자신이 먹을 음식을 주고 스스로 맛없는 오트밀죽만 잡수신 분이니까. 아, 정 그렇게 먹고 싶으면 포장지에 남아 있는 냄새라도 맡아볼 텐가?”
“꺼져!”
마치 태풍이라도 지나간 것처럼 200개의 샌드위치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케인첼은 그제야 자신이 팔고 있는 샌드위치가 아마겟돈 수준의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대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케인첼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광장으로 향했다.
도대체 허니 버터 샌드위치가 얼마나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인지 확인해보기 위해서였다.
귀를 기울이자 그것에 대한 이야기들이 들려왔다.
“······드셔 보셨습니까?”
“아, 허니버터 샌드위치 말씀하시는 거구나. 당연히 못 먹어봤죠. 하지만 꼭 먹어보고 싶습니다.”
“저는 포기했어요. 이 넓은 도시에서 하루에 고작 200개만 파는걸요. 그걸 어떻게 사나요.”
긴 수염을 기른 노신사 두 명이 분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당연히 허니버터 샌드위치에 관한 내용이었다.
도시를 누비고 다닐 기력도 없고.
평생 온갖 맛있는 것을 먹고 살아온 신사들이었기에 허니버터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는 것 같았다.
그때 광장으로 다른 노신사가 달려왔다.
마치 보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들고 있었다.
“으아아아아! 샀다!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샀다고!”
“뭐시여?!”
“이게 그렇게 맛있는지 지금부터 먹어 볼게! 다들 냄새라도 맡고 싶으면 이쪽으로 오라고!”
“허허. 이게 그 유명한······.”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산 노신사는 누가 빼앗아 먹기라도 할까봐 순식간에 전부 먹어 치웠다.
“도, 도대체 얼마나 맛있기에 그럽니까?”
샌드위치를 먹은 노신사는 자신이 먹은 음식의 맛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들은 노신사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입고 있던 외투를 벗었다.
그리고 다른 노신사들에게 말했다.
“나는 에덴베른 쪽으로 가보마. 다른 사람들도 하나씩 구역을 맡아 후울이라는 어릿광대를 수색하도록. 오랜만에 수색섬멸 작전을 시행한다.”
그렇게 20년 전 칠죄종과의 전쟁에 참전했던 전직 병사들이 샌드위치를 사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케인첼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게 뭐야!’
축제의 열기.
생전 처음 보는 신기한 음식이 주는 마력.
그것에 취한 사람들이 어릿광대 후울을 찾기 위해 매일같이 뒷골목을 뒤지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허니버터 샌드위치에 대한 소문이 처음으로 귀족들의 귀에 들어가게 되었다.
노점상을 연지 정확히 10일째 되는 날이었다.
도대체 후울이 누구야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