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93)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93화(19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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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장 해적의 보물
“나, 그러고 보니 소드 마스터잖아?”
마인(魔人)이 된 아돌프와 생명의 연금술사 멀린이 만들어낸 키메라.
연이은 강적들과의 싸움 때문에 잠시 잊고 있었지만, 케인첼은 완전한 소드 마스터가 되었다.
브리타니아에 7명만이 존재하는 미덕의 칭호를 받을 자격을 획득한 것이다.
케인첼의 중얼거림을 들은 엘리자베스가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설마 지금까지 깜빡 하고 있었던 거야? 하여간 요리밖에 모르는 남자라니까. 어차피 프히들리가 게이트를 준비해 준 덕분에 이동 시간이 확 줄었잖아. 보고할 것도 있고, 겸사겸사 브리튼에 들렸다 가자.”
“미덕이라······. 무슨 칭호를 받게 될까요?”
멀리서 바라보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던 태산이 어느새 케인첼의 발아래에 있었다.
“아마도 멜리오트의 자리를 물려받게 될 거야. 그렇지만 이 기회에 칭호를 바꾸자는 말도 있더라. 정확한 것은 브리튼에 가 봐야 알겠지. 애초에 모르가나 그 마녀가 순결을 칭호를 받은 것부터가 엉망이라니까.”
엘리자베스는 씨익 웃으며 미덕에게 주어지는 권한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기본적으로 소드 마스터는 존재하는 것만으로 전쟁의 억제제 역할을 해. 꼬맹이가 산적이라면 소드 마스터가 지키는 마을을 습격하지는 않을 거잖아.”
“그거야 당연하죠.”
“그래서 반역이라도 저지르지 않으면 대부분 면책권을 받아. 뭐, 그걸 이용하는 것은 그년밖에 없지만 말이야.”
모르가나의 이름을 입에 담는 순간, 엘리자베스의 눈동자에 경멸에 가까운 감정이 떠올랐다.
아무래도 두 사람의 사이가 정말 나쁜 것 같았다.
“하여간 일인군단이라 불릴 정도의 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종의 특무부대로서 움직이는 것도 가능해.”
“그 부분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예를 들면 미덕이 정당한 목적을 위해 요청하면 고위 귀족이라 해도 병력을 지원해 줘야 해. 자세한 숫자는 따로 자료를 찾아 봐야겠지만.”
“그 정도 설명이면 충분합니다.”
그 외에도 미덕에게 주어지는 권한은 수없이 많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매달 활동비 명목으로 500골드를 받을 수 있으며, 왕족을 제자로 삼는 것도 가능하다.
세습만 불가능하다 뿐이지, 일국의 대공에 가까운 위치였다.
화이트 드래곤 칼리오페가 막고 있었다는 <문>.
그리고 인간의 몸에 봉인되어 있다는 칠죄종의 아바타까지. 분명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덕의 힘이 필요하게 되리라.
“그럼 우선 브리튼으로 가는 것으로 결정이네. 아참, 그리고 이 게이트를 나가는 순간부터 너를 둘러싼 상황이 변했다는 것을 느낄 거야.”
그 순간, 게이트에 담겨 있는 마력이 해방되며 공간 이동 마법이 발동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순식간에 항구 도시 에든버러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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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를 나가자 엘리자베스가 한 말을 이해 할 수 있었다.
마치 기다렸다는 것처럼 수많은 인파가 케인첼을 둘러쌌다.
“만나서 영광입니다, 케인첼 공. 저는 케임브릿지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 학회장 토마슨이라고 합니다. 아무쪼록 시간이 허락한다면, 오셔서 한 말씀만······.”
“옥스퍼드 영지의 월커 백작입니다. 케인첼 공을 오늘 저녁 식사에 초대를 하고 싶습니다.”
“저는 결혼식에······.”
“······그게 무슨 소리인가! 자네 아들은 올해 7살 아닌가!”
“하하. 요즘 아이들이 워낙 조숙해서 말입니다.”
갑자기 몰려든 귀족들의 행렬에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전부 새롭게 탄생한 소드 마스터 케인첼과의 연줄을 만들기 위해 찾아온 이들이었다.
뒤늦게 게이트를 빠져나온 엘리자베스가 눈을 부라렸다.
“홉킨스 시장. 내가 분명 바로 브리튼으로 가야 한다고 했지? 그런데 이 사람들은 다 뭐야?”
“그, 그게 말입니다······. 저는 안 된다고 했는데, 막무가내로······.”
“에든버러 근처에 있는 귀족은 뭐, 인사차 들렸다고 치자. 그런데 거기 헤센다름슈타트 후작은 브리튼에서 여기까지 뭐 하러 온 거야?”
“허허, 마침 제 여식이 결혼적령기라서 말이오. 어미를 닮아서 제가 봐도 참으로 뛰어난 미색의 소유자라오. 케인첼 공과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차나 한 잔 할까 하고 데리고 왔소이다.”
대귀족의 등장에 모여 있던 사람들 사이로 길이 생겨났다.
그러자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헤센다름슈타트 영애가 다가와 우아하게 인사를 했다.
“처음 뵙겠어요, 케인첼 공. 로제타라고 해요. 도이칠랜드에서 엄청난 활약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괜찮으시다면 그 이야기를 들려주시지 않으시겠어요?”
그녀는 무도회에 등장하는 것만으로 수많은 청년들의 가슴에 불을 지른다는 사교계의 여왕이었다.
엉덩이 무거운 대귀족까지 이렇게 직접 찾아올 정도로 케인첼의 존재는 특별했다.
7대 미덕은 대부분 나이가 많거나, 여성이거나, 이미 식을 올렸다.
그런데 젊은 남자. 그것도 아직 미혼인 소드 마스터가 탄생한 것이다.
게다가 겨우 1년 만에 영웅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성과를 쌓아 올렸다.
딸을 가진 귀족이라면 누구라도 케인첼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싶어 하리라.
그것을 알고 있기에, 엘리자베스가 이렇게 살기를 뿜어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참지 못한 엘리자베스가 폭발했다.
“꺼져.”
“예? 아······. 안녕하시어요, 엘리자베스 님. 인사가 늦었습니다. 저는 로제타 L······.”
“귀가 막혀서 잘 안 들리나 봐. 꺼지라고. 아니면 지금부터 나랑 갈등을 빚어 볼까?”
보통 사람이라면 거품을 물고 기절했을 정도의 위압감이었다.
“죄, 죄, 죄,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로제타는 자리를 떠나는 마지막까지 침착하게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사교계의 여왕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대처였다.
“······케인첼 공. 다음에 다시 연락드리리다.”
결국 헤센다름슈타트 후작까지 식은땀을 흘리며 물러나야 했다.
지금까지 브리타니아에 소드 마스터에 가까운 강자는 많았다.
그렇지만 그들은 대부분 오러 블레이드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런데 케인첼은 고작 스물 둘의 나이로 당당하게 마스터의 자리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엘리자베스는 먹이를 노리는 뱀 같은 눈으로 케인첼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러는 것도 이해 가. 얼굴도 이만하면 그럭저럭 잘 생겼고, 요리까지 잘하잖아. 게다가 미혼이지. 물론 내 앞에서 꼬리치는 년들은 전부 엉덩이를 걷어차 줄 생각이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은 문제가 케인첼을 덮친 것이다.
그렇지만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했다.
‘반려라······.’
그러자 어째서인지 니뮤에와 아벨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렇게 오랫동안 영지를 떠나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영주 대행인 니뮤에와 대행수 아벨의 활약 덕분이었다.
케인첼은 니뮤에가 자신에게 동료 이상의 호감을 품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일족을 책임지고 있는 여왕.
그 자리가 갖는 무게만도 엄청나다. 그 이상의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아벨은······.
‘······아무래도 이건 천천히 생각해 봐야겠다. 아직 해야 할 일이 잔뜩 남아 있잖아.’
케인첼은 무언가 잊은 것 없냐는 표정을 짓고 있는 엘리자베스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럼 우선 브리튼으로 가도록 하죠. 그러고 나서 저는 지스타드 영지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엘리자베스 님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아. 나도 같이 갈래. 제자에게 전속 셰프를 빼앗길 수는 없지.”
엘리자베스가 도와준다면 든든하다.
케인첼은 홉킨스 시장에게 브리튼으로 이어진 게이트의 사용을 부탁했다.
“세 시간만 있으면 발동 준비가 끝날 겁니다. 그 동안 수행원을 붙여 드릴 테니 두 분이서 오붓하게 산책이라도 즐기시겠습니까?”
“간만에 마음에 드는 소리를 하네. 꼬맹아, 내가 해산물 요리를 기가 막히게 잘하는 음식점을 알고 있는데······.”
쿠쿠쿠쿵-!
그때, 해안가에서 무언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었는데 느껴질 정도니 제법 큰 폭발이 있었던 것이리라.
홉킨스 시장의 등이 축축해졌다.
“무슨 소리죠?”
“아, 하, 하······. 케인첼 공이 신경 쓰실 필요 없는 아주 사소한 문제입니다. 요즘 명나라 출신 해적이 저렇게 대포를 쏴대면서 약탈을 하고 다닙니다. 곧 해군이 출동 할 테니, 금방 조용해질 겁니다.”
“해적? 사소한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러게. 해적이 날뛰고 있는데, 왕립함대는 뭐 하고 있는 거야?”
타이밍 좋게도 또다시 폭발음이 들려왔다.
“그게 말입니다······. 로엔그린 제독님이 안 계셔서······.”
“아, 맞다. 그랜드 크로스가 왕립함대도 겸하고 있었지. 그런데 제독이 없다고 완전 빠진 거 아니야? 안 되겠네 이놈들. 다음번에 내가 친히 뒤엎으러 갈 거라고 전해 놔.”
“······알겠습니다.”
“뭐, 출동이 조금 늦은 것 같긴 한데. 왕립함대도 있고, 우린 바로 브리튼으로 가도록 하자.”
“잠깐만요. 분명 명나라 출신 해적이라고 하셨죠?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시겠어요?”
항해기술의 발달로 대륙 간 무역이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명나라 상인이 브리타니아를 직접 방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 명나라와 가까운 투스카나 연합국을 통해 이중 무역을 했기 때문이다.
케인첼은 브릴리언트 로드를 이용해 명나라의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몇 개 알아 두었다.
그렇지만 완전한 명나라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레시피 외에도 필요한 것이 있었다.
‘분명 브리타니아에서 명나라까지는 배를 타고 몇 달은 걸리는 거리였어. 그렇다면 분명 제대로 된 요리사를 태우고 있을 거야.’
케인첼의 요리는 언제부터인가 큰 벽에 막혀 있었다.
양념 치킨, 복어회, 선짓국 등등.
브릴리언트 로드의 도움으로 시공간을 뛰어넘은 요리를 만들었다.
그렇지만 그것을 먹는 것은 어디까지나 브리타니아 인이다.
과연 자신이 만든 요리가 명나라 사람의 입에도 맞을까?
문화가 달라지면 같은 재료로도 전혀 다른 요리를 만든다. 당연히 거기서 느끼는 맛 또한 다르다.
고든은 말했다.
궁극의 요리는 시공간을 넘어 모든 이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고.
그것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명나라 셰프가 가진 요리 기술을 배우고 싶기도 했다.
분명 지금 가지고 있는 것과 전혀 다른 새로운 요리 스킬이 탄생하지 않을까?
‘그래, 내가 더 강해지기 위해서는 명나라 출신 셰프의 도움이 필요해.’
그리고 높은 확률로 그런 사람이 타고 있을 해적선이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다.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새롭게 얻은 이기어검의 능력을 확인해 보고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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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님, 잠시 몸 좀 풀고 오겠습니다.”
“뭐야, 싸움이야? 나도 같이 가자!”
“······그럴까요. 대신 해적선을 전부 침몰시키지만 마세요. 볼일이 있습니다.”
“당연하지. 무슨 사람을 피아 구분 없이 날뛰는 황소인줄 아니.”
케인첼은 더블 부스터를 이용해 양쪽 다리와 허리를 강화했다. 그리고 땅을 박차자 엄청난 속도로 몸이 앞으로 쏘아졌다.
얼마나 달렸을까?
다섯 척이 넘는 해적선이 약탈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저게 작은 문제라고? 어디서 약을 팔아!”
케인첼은 다른 요리도구와 함께 이차원 주머니 안에 넣어 두었던 프라가라흐를 꺼냈다.
깜빡하고 앞에 붙여 두었던 국자를 떼어내지 않은 상태였다.
그것을 본 해군이 소리를 질렀다.
“이곳은 위험하다! 접근하지 마라!”
“지휘관이 누구죠. 소탕을 도와드리러 왔습니다.”
“푸하하! 한쪽 손에 국자를 들고 말인가? 농담은 다른 곳에 가서 해!”
케인첼은 게이트를 이용하기 위해 무장을 전부 풀어둔 상태였다. 그렇지만 오러 블레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소드 마스터의 육체는 그 자체로 무기나 마찬가지였다.
쿠우우웅-!
그 순간, 병사가 서 있던 장소를 향해 포탄이 날아왔다.
케인첼은 국자를 떼어낸 프라가라흐를 집어 던지며 외쳤다.
“이기어검······!”
해적의 보물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