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97)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97화(197/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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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장 문
브리튼으로 떠나기 전, 케인첼은 아스톨포의 공방에 들렸다. 미하일령의 전투에서 완전히 박살난 아수라를 고치기 위해서였다.
아수라의 상태를 본 아스톨포의 입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으억! 무슨 탱고 추는 거인들에게 집단으로 밟히기라도 했습니까?”
아스톨포가 놀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아수라의 겉모습은 구체관절인형에 가깝다. 그렇지만 그 내부는 초합금으로 만들어져 있다.
게다가 커다란 성문을 일격에 박살내는 힘은 가사용으로 사용하기엔 어울리지 않는 성능이었다.
“에레보스라는 괴물과 싸우다 그렇게 되었어요. 고칠 수 있습니까?”
인형의 잔해를 본 아스톨포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쏟아졌다.
“으아아, 아수라······! 어찌하여 이렇게 다쳤느냐! 케인첼 공! 최초의 인형 아수라는 제 자식이나 마찬가지올시다! 당신을 믿고 소중한 아이를 맡겼거늘 어째서 이런 모습으로 돌아온 겁니까!”
“물론 수리비는 드리겠습니다.”
케인첼은 허리에 차고 있던 금화 주머니를 내밀었다.
그것을 열어본 아스톨포는 언제 통곡했냐는 것처럼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낄낄낄! 기억 저장장치만 무사하다면 기어와 톱니바퀴로 만든 몸은 얼마든지 수리 가능 합지요.”
인형 제작에는 엄청난 액수의 돈이 소모된다. 게다가 국가 반역죄로 수배되고 있는 아스톨포는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었다.
게다가 주머니 안에 들어있는 것은, 거부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액수였다.
“그나마 박살난 파츠를 전부 모아 오셔서 금방 고칠 수 있을 겁니다. 반나절만 기다리시면 아주 반짝거리게 만들어 놓겠습니다.”
케인첼은 에레보스와 싸우던 아수라의 모습을 떠올렸다. 녀석은 팔을 칼날로 바꾼 후 막무가내로 적에게 돌진을 했다.
어린아이나 보여줄 것 같은 어설픈 몸놀림이었다.
분명 제대로 된 전투 기술을 사용 할 수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으리라.
아스톨포는 수리실로 들어가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아수라는 현재 백지나 마찬가지입니다. 거기에 무엇을 그려 넣을지는 케인첼 공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신도, 악마도 될 수 있는 자동인형. 그것이 아수랍니다. 앞으로도 좋은 가르침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케인첼은 인형이 가져다준 차를 마시며 아수라의 수리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때, 예상하지 못한 방문자가 찾아왔다.
“아벨······? 게다가, 칼리오페까지? 여기는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거야?”
“오랜만이다, 케인첼. 스승님에게 있는 곳을 물어보니 여기를 알려주더군.”
아벨이 스승이라 부를 사람은 한 명 뿐이었다.
박애의 소드 마스터 엘리자베스 메타트론은 이상하게 아벨을 마음에 들어 했다.
그래서 제자로 삼아 이것저것 전투 기술을 알려주고 있었다.
케인첼이 주먹을 들어 올리자 아벨이 팔짱을 끼며 코웃음을 쳤다.
“자네는 소드 마스터가 되어도 한결 같군. 뭐, 그래서 더 마음에 든다만.”
그리고 마지못해 한다는 듯이 손을 뻗어 케인첼이 내밀고 있는 주먹에 부딪쳤다.
아벨은 케인첼이 떠나 있는 동안 콜라의 판매를 맡아 주었다.
전국에서 밀려오는 주문에 대응하느라 눈 밑이 거무스름해져 있었다.
“그 사이에 콜라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아니겠고, 도대체 무슨 일이야?”
“정확히는 내가 아니라 칼리오페 아가씨가 할 말이 있다고 하는군. 스승님에게는 미리 말해 놨다.”
칼리오페는 여전히 멍해 보이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달라진 것은 아벨의 한쪽 손을 꼭 쥐고 있는 것뿐이다.
“많이 친해졌나 보네.”
“자네가 자리를 비운 동안 밥을 챙겨줬더니 이런다. 마치 커다란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는 기분이다.”
화이트 드래곤을 개 취급하는 하프 엘프는 아벨뿐일 것이다. 케인첼은 그렇게 확신했다.
칼리오페에게 제대로 된 대답을 듣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어쩔 수 없이 아벨이 대신해서 설명해 주었다.
“아가씨에게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내 귀를 의심했다. 설마 백색 산맥에 마계의 문이 있고, 드래곤이 몸으로 그것을 막고 있을 줄 누가 알았겠나.”
케인첼은 한숨을 내쉬었다.
알고 있었으면 진작 말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마계의 문이 열리는 순간, 기껏 봉인한 칠죄종의 아바타가 부활한다.
최악의 경우에는 칠죄종의 본체 그 자체가 전이 될 수도 있다.
“그랬다간 세계 그 자체가 놈들에게 먹혀버리겠지.”
결국 앞으로 3개월 안에 문에 자물쇠를 걸어 잠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칼리오페 아가씨는 본신으로 돌아갈 수도 없을 정도로 쇠약해져 있다. 봉인석의 역할을 수행할 정도로 회복하려면 앞으로 오십년은 걸릴 거라고 하더군.”
“······그럼 그것 때문에 나한테 요리를 만들어 달라고 했던 거야?”
어느새 케인첼을 향해 몽롱한 시선을 던지고 있던 칼리오페가 고개를 끄덕였다.
“케인첼 먹으면 마나 회복 돼. 그럼, 봉인석 할 수 있어.”
“내가 아니라, 내 요리겠지.”
“응, 맞아. 요리.”
이런 사정을 알았다면 조금 더 식사에 신경을 썼을 텐데. 그나마 지금에라도 말해준 것이 고마웠다.
‘시간이 부족한 만큼 최고의 요리를 매끼 준비해야겠어. 어차피 대가는 나중에 몸으로 받기로 했으니까.’
칼리오페가 본체로 돌아갈 정도로 힘을 회복하면, 꼬리와 이빨, 그리고 피를 나누어 받기로 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앞으로는 데리고 다니면서 요리를 해 주면 되는 것이다.
‘스승님에게 제면을 배워두길 다행이군. 국수라면 최소 6성급. 게다가 마음을 담을 수만 있으면 7성급까지도 기대 할 수 있어.’
결국 오늘 저녁은 다함께 천하제일면으로 만든 국수를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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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를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이 전부 한 가닥으로 이루어진 면이다.
게다가 그 맛 또한 일품이었다.
보고를 마치고 돌아온 엘리자베스는 거의 4m에 달하는 국수를 한입에 먹어 치웠다.
“엘리자베스 님. 그거 원래 잘라서 먹는 겁니다만······.”
“아하하! 그럼 한 그릇 더 먹어 보실까. 도미 육수로 맛을 낸 국수도 맛있었는데, 이건 또 색다른 맛인데? 특히 매콤한 소스에 찍어 먹으니까 정말 끝없이 들어간다.”
“그러게 말입니다. 게다가 버터도, 계란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이 정도 찰기라니. 이거라면 엘프도 문제없이 먹을 수 있을 겁니다.”
칼리오페 역시 행복한 얼굴로 호로록거리며 국수를 먹고 있었다.
“대단해. 여기에는 마치 대지모신의 정수가 담겨 있는 것 같아. 밀과 콩과 향초가 어우러져 말도 안 될 정도의 마나를 공급해 주고 있어.”
결국 케인첼의 칭호 수여식은 앞으로 보름 뒤로 확정되었다.
생각보다 늦은 진행이었는데, 그 이유는 엘 아카드에서의 활약 덕분이었다.
새로운 미덕의 탄생만 해도 브리타니아 전역이 들썩일 행사였다.
그런데 당사자가 칭호를 받기 전부터 수많은 파란을 몰고 다닌 남자라면 어떨까.
결국 엘 아카드는 물론 주변국들에서 앞 다투어 참가를 신청했다고 한다.
그들을 위해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하게 된 것이다.
국수를 다섯 그릇이나 먹어치운 엘리자베스는 배를 두들기며 말했다.
“보통은 한 달 정도 전에 알리는데, 이 정도면 최대한 일정을 서두른 거야. 지금쯤 국경 쪽에 있는 게이트는 입국 심사 때문에 정신이 없을걸?”
“그렇군요. 그럼 배불리 드셨으면 식후 운동을 해 볼까요.”
“운동?”
“대련을 부탁하고 싶습니다. 남은 보름동안 최대한 실전 경험을 쌓아두고 싶어서요.”
“흐응, 역시 그것 때문인가.”
미덕들 사이에 공식적인 서열은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에 가지고 있는 오러 블레이드의 특성이 다르다. 서로의 강약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렇지만 인간은 다수의 강자가 존재하면 그 순위를 알고 싶어지는 법이다.
케인첼 또한 양성소에서 여러 번의 랭킹 전에 승리하며 실력을 인정받지 않았던가.
그와 비슷한 일이 미덕 사이에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아무렇게나 막 싸우지는 않아. 광익 같은 것을 마구 쏴댔다가는 남아날 곳이 없으니까.”
가벼운 대련이라면 몰라도, 제대로 검을 겨룰 수 있는 것은 새로운 미덕이 탄생할 때뿐이다.
칭호를 수여받은 자는 원하는 상대에게 대결을 신청할 수 있는 것이다.
소드 마스터 사이에도 격차는 존재한다.
이제 막 오러 블레이드를 다루기 시작한 신참이 이기는 경우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만에 하나라는 가능성을 뚫고 승리한 신참에게는 포상이 주어진다.
‘꺽은 상대에게 한 가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이라······. 그런 건 용병들도 하지 않는 짓인데.’
그렇지만 이용 할 수 있는 것은 이용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로엔그린 영감한테 신청했지. 그때는 영감이 아니었지만 말이야. 천족의 핏줄이라고 거들먹거리는 것 같아서 재수가 없었거든. 그런데 같이 지내보니까 낯짝이 원래 그랬을 뿐이더라고.”
참고로 두 사람의 결투는 1분 만에 로엔그린의 승리로 끝났다고 한다.
다만 그것을 통해 로엔그린의 오러 블레이드인 광익을 습득했으니 엘리자베스로서도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마계의 문을 닫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하나 더 있었다.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미덕 중 한명을 꺾어야 한다.
식사를 마친 케인첼은 엘리자베스와 함께 공방 지하에 있는 공터로 내려갔다.
인형들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었다.
아벨은 두 사람의 뒤를 따라가며 중얼거렸다.
“소드 마스터들의 대련이라면 봐둘 가치가 있겠군.”
그의 등에는 새로운 무기인 세계수의 가지로 만든 활이 걸려 있었다.
더 이상 자신의 검술로는 케인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전투에는 검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장거리 공격이 가능한 활이 더 유용한 경우가 많다.
최근 들어서는 화살에 오러를 담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하프 엘프만이 가능한 기예였다.
“그럼, 잘 부탁하겠습니다.”
“선수는 양보할게. 먼저 공격해 봐.”
케인첼은 연이은 강적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그렇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의 한계를 깨달았다.
‘만약 드래곤 고기로 요리를 만들어보지 않았다면, 아돌프에게 죽었을 거야. 게다가 다수와의 싸움이었지만 에레보스에게도 밀려서 드라큘라의 피를 사용해야 했어.’
요리를 하는 것으로 강해진다. 그런 만큼 실전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시그니처와 제면 스킬을 얻은 후 제대로 써본 경험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것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면 앞으로 뼈를 깎는 훈련이 필요하리라.
‘제면과 젤리를 이용하면 상대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공격이 가능해. 그렇지만 그런 만큼 전투의 센스를 갈고 닦아야겠지.’
“먼저 가겠습니다! 젤리······!”
“아, 그 끈적끈적한 것은 반칙 아니니?”
엘리자베스는 투덜거리면서도 가볍게 발을 놀려 젤리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났다. 만약 발을 붙잡힌다 해도 오러를 폭발시켜서 태워버리면 끝이었다.
그녀는 여러 번 케인첼과 싸워본 경험이 있었기에 어떤 식으로 상대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를 겁니다!”
케인첼은 순식간에 타다끼를 만들어 엘리자베스의 다리를 향해 쏘았다.
“이건 터지는 거품 아니야? 내가 타르타로스도 아니고, 이런 단순한 공격에······. 꺄악!”
타다끼는 마치 실이라도 달린 것처럼 옆으로 몸을 피하는 엘리자베스의 움직임을 따라갔다.
눈을 크게 뜨고 보자 가느다란 면이 한 가닥 붙어 있었다.
신축성이 있는 면을 이용해 타다끼를 연속으로 휘두르는 것이다.
“치사하게 반칙 쓰고 있어! 대련이라면 검을 써!”
“이기면 그만이죠!”
앞으로 2주 동안 지쳐 쓰러질 때까지 엘리자베스와 대련을 할 생각이었다.
케인첼의 요리 스킬은 그녀와의 대련을 통해 한 단계 발전할 것이다.
만약 체력이 떨어지면 몬스터로 만든 요리를 나누어 먹으면 된다. 그것으로 순식간에 기력을 회복할 수 있다.
요리, 대련, 요리, 대련······.
구경하고 있던 아벨이 질려 나가떨어질 정도로 엄청난 일정이었다.
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