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99)
요리하는 소드마스터-199화(199/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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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처럼 돌진하는 모르가나를 막은 것은 한 가닥의 면이었다.
같은 재료로 만든 면(?)이라 해도 그 굵기에 따라 용도가 달라진다.
쫄면은 굵고 탄성이 있어 이빨로도 잘 끊어지지 않는다. 반면에 너무 가늘어 물에 넣는 순간 녹아 사라질 정도의 극세면도 존재한다.
그리고 시그니처를 이용하면 그 두 종류 면의 특징을 오러에 담을 수 있다.
모르가나는 갑자기 허공에 나타난 극세면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뭐, 뭔가요, 이건······!”
게다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발목 부근에 위치하고 있다.
만약 극세면의 존재를 알아채고 돌진을 멈추지 않았다면 큰 부상을 입었으리라.
모르가나는 검을 휘둘러 자신의 뒤를 노리는 케인첼의 움직임을 차단했다.
그리고 바닥에 생겨난 것이 무엇인지 확인했다.
“······오러로 만든 실이네요. 게다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느다라면서 엄청 질겨요.”
케인첼은 회심의 일격이 막혔음에도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예상대로였다.
오러 블레이드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대인전(對人戰)에 특화되어 있는 타입이 있는가 하면.
일대 다수와의 전투에서 말도 못하게 강한 화력을 보여 주는 것도 있다.
‘모르가나의 오러 블레이드는 신체 능력의 극대화야. 일대일 전투에 있어서는 미덕 중에서 가장 강하다고 하지. 그렇지만 정보전이 충돌하면 어떨까?’
케인첼은 엘리자베스를 통해 모르가나의 오러 블레이드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모르가나는 오러를 이용해 신체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그녀의 전부는 아니었다.
‘사실은 강화시킬 수 있는 범주에 불수의근은 물론 오감까지 포함되어 있었던 거지.’
정체가 들통나면 효용성이 급격히 감소하는 타입.
보통 이런 경우에는 맹약을 통해 동료 간의 전력 노출을 금지시킨다.
‘그렇지만, 누님에게 보석 아이스크림을 먹여 주었더니 알고 있는 것을 전부 들을 수 있었지.’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엘리자베스가 불수의근이라는 말을 한 것도 가스파초를 먹은 직후였다.
모르가나는 케인첼의 능력을 모른다.
그렇지만 케인첼은 모르가나의 능력을 알고 있다.
이 차이가 신체 능력의 차이를 어디까지 메울 수 있을까.
‘그런데 초감각이 진짜 대단하긴 하구나. 설마 이렇게 빨리 극세면의 정체를 간파할 줄은 몰랐는데. 그러면 플랜B로 간다.’
케인첼은 오러의 덩어리를 1,024가닥으로 나누어 근처에 설치했다.
“흐응······. 설마 제가 똑같은 수에 두 번이나 속을 줄 알았나요. 수가 많다고 해도 오러로 걷어 내면 그만이랍니다!”
모르가나의 양쪽 눈이 금빛으로 번뜩였다. 오러를 이용해 시각을 강화한 것이다.
그녀는 순식간에 1,024가닥의 극세면을 전부 찾아냈다.
초감각을 사용하면 허공에 뿌린 한 줌 밀알도 땅에 떨어지기 전에 그 숫자를 셀 수 있다.
그뿐인가.
정신을 집중하면 땅 속 깊은 곳에 있는 개미의 심장 소리까지도 들린다고 한다.
“하앗! 이따위 잔재주쯤은 일격으로······!”
모르가나는 기다란 검에 오러를 담아 극세사를 잘라 냈다. 그리고 그것이 전부 함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뭐야, 왜 이렇게 약해?!”
얼마나 당황한 것인지 말투까지 바뀌었다.
그녀의 주위에 설치되어 있는 극세면은 전부 머리카락조차 끊을 수 없을 정도로 약했다.
그렇지만 그중에 단 하나의 진짜가 숨겨져 있었다.
케인첼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이번에는 오러를 늘리는 횟수를 4번 추가했다.
면은 늘릴 때마다 가늘어지며 그 수가 두 배로 증가한다.
14번 늘린 극세면의 수는······.
“이, 이번엔 16,383가닥이라고요!?”
“당황하셨군요. 한 가닥 놓치셨습니다.”
“큿!”
‘당연히 이 많은 극세면을 전부 쫄면으로 만들 수는 없지. 진짜는 단 하나! 그렇지만 직접 만져 보기 전까지는 눈으로 구분할 수 없을걸.’
“으기이이잇!”
그저 무시하면 그만이었다.
진짜에 걸릴 확률은 한없이 제로에 가깝다. 그렇지만 초감각을 가진 모르가나는 그럴 수 없었다.
그녀의 눈에는 주위에 펼쳐진 수많은 극세면이 전부 보였다.
그리고 무엇이 진짜인지 모르는 이상 전부 진짜로 느껴졌다.
모르가나를 대인전의 최강자로 만들어 준 초감각이 사지를 묶는 족쇄가 된 것이다.
“······신체 가속 풀 버스터!”
결국 모르가나는 전력을 다한 움직임으로 극세면을 전부 제거하기로 마음먹었다.
1만 가닥이 넘는 극세면은 단 11격 만에 완전히 사라졌다.
“문제가 너무 쉬웠나요. 그럼 조금 더 어렵게 가겠습니다. ······이기어검!”
그와 동시에 케인첼이 차고 있던 프라가라흐가 모르가나를 향해 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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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지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젠장! 여기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고.”
“······분명 케인첼 공을 공격하기 위해 모르가나 님이 돌진한 것까지는 보였어. 그런데 왜 갑자기 허공을 베고 있는 거야?”
“더 이상 못 참겠소이다. 조금만 더 가까이 가서 봐야겠소.”
“너무 가까이서 구경하다가는 오러의 폭발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게 관람용 마도구를 챙겨 오지 그러셨습니까.”
놀란 것은 귀족들만이 아니었다.
신참의 분투를 기대하며 우묵한 시선을 보내고 있던 미덕 사이에서도 난리가 났다.
“누님! 지금까지 아가씨가 저렇게 당황한 모습을 보인 적은 없수다! 설마 신참의 정체가 폴리모프한 드래곤이라도 되는 거요?”
“글쎄.”
이변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케인첼이 뽑아 든 검이 마치 의지라도 지닌 것처럼 움직이기 시작하자 가웨인이 탄성을 터트렸다.
“저건 이기어검이군. 동방에서도 초절정 고수만이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진 고급 검술입니다. 우와, 거기다 검이 일곱 개로 갈라졌잖아? 어떻게 카터스 가의 비전 검술을 사용하는 거지?”
칠죄종 전쟁이 끝난 후.
자신의 약함을 깨달은 가웨인은 강자와 싸우기 위해 전 대륙을 떠돌아 다녔다.
그러다 우연히 동대륙 상인과 만나 그곳의 여러 검술에 대해 듣게 되었다고 한다.
가웨인은 마치 사랑에 빠진 귀족 영애 같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하아······. 설마 여기서 동대륙의 검술을 쓰는 남자와 만나게 될 줄이야······. 이 두근거리는 마음은 분명 사랑?!”
옆자리에 앉아 있던 엘리자베스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넌 그 입만 닥치고 있으면 참 멋진 놈인데 말이야.”
“그렇지만 모르가나를 꺾는 것은 쉽지 않을 거다, 후배. 열심히 분발해서 내가 있는 장소까지 올라와 보라고.”
가웨인의 말대로 모르가나는 강했다.
결국 비장의 무기라고 할 수 있는 이기어검까지 꺼내 들었지만 그녀를 쓰러트릴 수는 없었다.
풀 버스트를 발동시키자 그녀는 일곱 자루의 프라가라흐를 상대하며 동시에 극세면까지 없애 나갔다.
‘저걸 전부 막았다고? 저 속도는 도대체 뭐야?!’
더블 부스터를 사용해도 모르가나의 움직임을 따라갈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드라큘라의 피를 마시고 뱀파이어로 변하는 것뿐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한낮. 뱀파이어의 힘이 가장 약할 시간이다.
만약 모르가나가 극세면을 무시하고 공격에 전념했다면 이미 승패는 결정되었으리라.
잠시간의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모르가나가 물었다.
“허억, 헉, 흐윽······. 생각보다 격렬하네요. 도대체 이렇게까지 해서 이겨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고작해야 여흥 아닌가요?”
“그건 말이죠. 당신이 마녀이기 때문입니다.”
“······!”
모르가나는 유도 심문에 넘어가지 않겠다는 것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리는 것은 숨기지 못했다.
불수의근을 조종하는 그녀에게 있어 그 정도는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
쉬운 일이었지만 모르가나 또한 한계에 도달했다는 뜻이었다.
케인첼은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아슬란 폐하께 문을 닫으라는 명령을 받은 사실은 알고 계시죠. 그것을 위해서는 마녀가 가지고 있는 마계와의 연결 고리가 필요합니다. 시치미 떼셔도 소용없어요. 그럼 가볍게 옛날이야기를 해 보도록 할까요. 옛날 옛적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아주 작고 가녀린 소녀가 살았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모건 르 페이······.”
그러자 모르가나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떠올리는 것조차 끔찍한 과거의 기억을 남의 입에서 듣고 싶지 않았다.
“······그, 그만하세요! 제가 싸움에서 진다고 순순히 당신의 말에 따를 것 같아요?”
물론 케인첼이 꺼낸 이야기는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그저 모르가나를 도발하기 위해 적당히 지어냈을 뿐.
그렇지만 후울로 활동하며 익힌 연기가 케인첼의 표정을 진실되게 만들어 주었다.
결국 모르가나는 어릿광대의 공연에 감쪽같이 속아 넘어간 것이다.
“허세는 거기까지만 부리시죠. 이 대련의 승자에게 주어지는 권한은 맹약으로 묶여 있어요. 그것을 거절할 수는 없을 텐데요.”
“어떻게 거기까지?! 설마 엘자 그년이······!”
“그건 저를 쓰러트리면 들려드리도록 하지요.”
모르가나의 몸에서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적의가 뿜어져 나왔다.
사랑스럽기만 했던 얼굴이 일그러지고 악귀와도 같은 표정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간단하네요. 어차피 알고 계시겠지만, 소녀는 떠돌이 집시 출신이랍니다. 길러 준 사람을 배신하고 다른 주인을 찾아 떠나는 것 정도는 익숙해요. 그러니까, 지금 이 자리에서······.”
모르가나는 들고 있던 칼로 자신의 어깨를 찔렀다. 그러자 무시무시한 양의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녀는 대량의 피를 뽑기 위해 스스로 심장을 쥐어짜냈다.
“······여기서 죽어 주셔야겠어요, 귀여운 후배님.”
그리고 그녀의 몸에서 나온 피가 하나로 뭉쳐지더니 거대한 검이 만들어졌다.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그것을 보고 있던 가웨인이 비명을 질렀다.
“이런, 모르가나 아가씨! 혈검이라니! 설마 동료를 죽일 생각이야!?”
모르가나는 대인전의 달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군을 상대하는 기술을 숨겨 두고 있었다.
피로 만든 검을 이용한, 혈검폭발(血劍暴發).
소드 마스터의 몸에는 대량의 오러가 흐르고 있다. 그것을 피를 매개로 일순간에 전소시켜 말도 안 되는 파괴력을 뿜어내는 것이다.
모르가나는 칠죄종 전쟁 당시 딱 단 한 번 그 기술을 사용했다. 그리고 천이 넘는 언데드를 일소시켰다.
그렇지만 한 번 발동에 치사량에 가까운 피가 소모된다. 결코 남발할 수는 없는 최후 최강의 일격이었다.
그것을 한낱 대련에서 사용하다니!
가웨인은 당장이라도 검을 뽑아 들고 대련장으로 달려가려 했다.
그런데 오히려 케인첼과 사이가 좋은 엘리자베스가 그를 말렸다.
“기다려, 가웨인. 아직 꼬맹이는 지지 않았잖아.”
“무슨 소립니까, 누님! 혈검폭발이라고요?! 그게 무엇인지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러는 거야. 아니, 애초에 꼬맹이는 모르가나가 혈검을 사용하기를 기다렸어. 자신이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니까.”
“그, 그게 무슨······!”
엘리자베스의 말대로였다.
극세면을 사용해 모르가나를 살살 약 올린 것도. 자신의 목적을 말해 도발한 것도 전부 상대가 혈검을 사용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끄윽, 꺽······. 아파······. 정말, 아파······. 다시는 쓰기 싫은 기술이지만, 어쩔 수 없지. 네가 나빴어. 이렇게까지 내 화를 돋운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야. 그러니까, 아프지 않게 일격에 죽여줄게.”
모르가나는 완성된 혈검에 손을 뻗었다. 이것을 휘두르는 것으로 그녀가 가진 최강의 일격이 발동한다.
“······이걸 기다리고 있었지!”
케인첼은 어느새 꺼내 든 콜라병을 들고 그 안에 들어 있는 드라큘라의 피를 마셨다.
꿀꺽-
[뱀파이어 화化가 발동했습니다.]새빨간 액체가 목구멍을 타고 넘어간 순간, 전신의 피부가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내리쬐는 햇빛 때문이었다.
에레보스를 상대했을 때처럼 검은 안개를 뿜어낼 수 없었다. 그만큼 태양 아래에서 뱀파이어의 힘은 약해진다.
그렇지만 지금도 쓸 수 있는 기술이 단 하나 남아 있었다.
그것은 뱀파이어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피에 대한 지배력!
“배, 뱀파이어라고?! 마, 말도 안 돼!”
“돼!”
케인첼은 온몸이 타들어 가는 고통을 참아 내며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모르가나가 만들어 낸 혈검이 거기에 쏙 하고 들어왔다.
“피를 무기로 사용하는 마녀 모르가나에게 고한다. 지금 여기에 당신의 천적이 있다.”
문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