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203)
요리하는 소드마스터-203화(20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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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 있는 사람들 사이로 묘한 긴장감이 내려앉았다.
바게트 빵을 자르고 있는 케인첼은 물론, 심드렁한 표정으로 요리를 기다리고 있는 모르가나 역시 소드 마스터다.
케인첼은 일국의 소드 마스터가 무단으로 국경을 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아돌프가 잘 보여주지 않았던가.
비스트가 무어라 말을 하기 꺼내기 전에 케인첼이 먼저 선수를 쳤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미흡하나마 근면의 칭호를 받은 케인첼이라고 합니다. 비스트 공의 명성은 저 멀리 브리타니아에까지 퍼져 있습니다. 설마 본고장의 요리를 먹으러 왔다가 귀공을 만나게 되다니, 천운이 따라주었나 보군요.”
“크흠. 분명 브리타니아에 검술보다 요리로 더 유명한 소드 마스터가 있다고 하던데, 그게 귀공인가 보구려. 그런데 바로 며칠 전에 칭호를 받았다고 들었소만.”
“역시 요리하면 갈리아 아니겠습니까. 프로방스 지방의 요리는 올리브와 각종 허브로 맛을 내서 특히 건강에 좋다고 하더군요. 말린 대구와 각종 야채들을 따로따로 삶아 아이올리 소스에 찍어 먹는 그랑 아이올리는 꼭 한번 먹어보고 싶었습니다.”
“허허, 그런 극찬을 들으니 내가 다 몸 둘 바를 모르겠소이다.”
케인첼이 요리의 지식을 늘어놓자 비스트 후작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대부분이 일반 가정집에서 흔히 먹는 음식. 갈리아 요리하면 캐비아나 푸아그라 같은 고급 요리밖에 모르는 타국의 귀족들이랑은 확실히 달랐다.
비스트 후작은 한결 너그러워진 표정으로 말했다.
“미리 언질을 주셨으면 귀빈 대접을 해 드렸을 텐데. 조금 아쉽소이다.”
“그랬으면 이렇게 한가하게 강가에서 부야베스를 만들고 있지 못했겠지요.”
“허허허! 맞는 말이외다. 하여간 냄새가 정말 환상적이오. 게다가 생선 스톡도 쓰지 않고 제대로 육수를 우려내고 있구려. 설마하니 타국의 셰프가 이런 훌륭한 부야베스를 끓이다니. 또한 번 놀라는구려.”
“일단은 기사입니다만.”
“어이쿠! 너무 요리를 잘해서 그만······. 허허허! 아참, 포토페를 끝내주게 내놓는 식당을 알고 있소이다. 귀공만 괜찮으면 알려 드리리다.”
포토페는 쇠고기, 당근, 양배추 등을 레드 와인에 몇 시간 동안 고아서 비네그레트 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였다.
그 외에도 비스트는 도브 프로방살 같은 프로방스의 특산 요리에 대해 언질을 해 주었다.
모르가나는 요리 이야기로 순식간에 친해진 케인첼과 비스트를 보며 중얼거렸다.
“저 친화력은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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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설마 여기서 비스트 후작을 만날 줄은 몰랐는데. 게다가 무슨 다른 목적을 가지고 접근한 게 아니라 정말 부야베스에 이끌렸을 뿐이었어.’
그렇다면 최고의 부야베스를 대접해주고 싶었다. 케인첼은 만들다 만 크루통을 오븐에 집어넣었다.
얇게 자른 바게트 빵에 미리 다진 마늘, 파슬리, 소금을 섞은 올리브유를 발라 두었다.
이제 오븐에서 갈색이 나도록 잘 구워주면 완성이다.
이것을 부야베스와 함께 곁들여 먹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산더미 같이 쌓인 해산물을 손질할 차례였다.
‘랍스타와 꽃게는 팔팔 끓고 있는 육수에 삶은 뒤 살만 발라내고, 생선과 새우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한 입 크기로······.’
거기에 키조개 관자까지 추가하자 먹음직스럽다 못해 화려해 보일 정도였다.
비스트 후작이 감탄했다.
“키조개 관자는 익히면 굉장히 쫄깃해지면서 풍미가 강해지지만, 너무 오래 익히면 질겨서 삼키기조차 힘들어지는 부위요. 설마 저걸 부야베스에 넣을 줄은 몰랐소. 만약 제대로만 만든다면 엄청난 요리가 탄생하겠구려.”
어차피 재료의 익은 정도는 폴른 스타를 이용해 완벽하게 파악이 가능하다.
케인첼은 뜨겁게 달군 냄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과 다진 양파를 넣고 볶다가 오렌지 즙을 뿌렸다.
산미가 해산물의 비린내를 없애 줄 것이다.
그리고 다진 토마토와 얇게 채 썬 리크를 넣고 계속해서 볶아 주었다.
‘역시 프로방스 요리에는 허브와 올리브유가 듬뿍 들어가야 제 맛이지. 그럼 여기에 알감자랑 월계수잎, 샤프란을 추가해 볼까.’
생선 육수를 가득 붓고 알감자가 포슬포슬 익을 때까지 끓인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미리 손질해 놓은 해산물을 넣는 것이다.
‘보통 해물탕하면 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끓인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이렇게 따로 따로 넣어주어야 제대로 맛을 낼 수 있거든.’
해산물마다 익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케인첼은 먼저 생선을 넣고 살짝 끓여준 후.
그 살이 어느 정도 익는다 싶으면 관자와 새우를 투입했다.
그리고 새우의 살이 연한 분홍빛으로 변하면 미리 익혀둔 랍스터와 꽃게가 등장할 차례다.
해산물이 워낙 많이 들어가기에 소금 간을 할 필요는 없다. 그저 향을 내기 위해 후추와 파슬리를 약간 뿌려주면 완성이다.
케인첼이 요리를 하는 사이. 지크는 대화를 빙자한 정보 수집을 맡아 주었다.
비스트 후작은 정치, 외교에는 전혀 재능이 없는 순수한 무인(武人)이다.
게다가 허례허식이 없고, 소탈한 성격이라 이런 식으로 거리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고 한다.
무서워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상당한 호인이라 인기도 많은 것 같았다.
‘이런 사람이 어째서 바토리 같은 악녀의 후견인을 맡고 있는 거지?’
만약 그녀와 대립하게 된다면 이 사람과 싸워야 한다.
그렇지만 케인첼은 미식을 즐기고 호쾌한 성격의 비스트 후작이 마음에 들었다.
‘가능하면 검을 사용하지 않고 협력하게 만들고 싶어. 어쩌면 그 해답이 이 만남에 있을지도 몰라.’
케인첼은 커다란 접시에 해산물을 가득 담고 그것이 반쯤 잠길 정도로 국물을 부었다.
마지막으로 파슬리로 장식을 한 후, 크루통을 올려주면 된다.
“프로방스 식 부야베스입니다. 식기 전에 드시길.”
“허허! 이 정도면 지금 당장 노점에서 팔아도 되겠소이다. 어디, 그럼 국물부터······.”
늑대의 몸에는 볼살이 없다.
그래서 보통 웨어 울프는 국물 요리를 먹지 않는다. 그런데 비스트 후작은 혓바닥을 이용해서 능숙하게 국물을 마시고 있었다.
‘······혀를 오러로 감쌌잖아!? 음식을 먹기 위해 오러를 쓰고 있어!’
놀란 것은 케인첼만이 아니었다.
목을 타고 부야베스 국물이 넘어가는 것과 동시에 비스트 후작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브, 브라보······! 오, 맙소사······. 한 그릇의 요리 안에 수많은 해산물들의 정수가 녹아 있소이다!”
그리고 그대로 접시에 담긴 해산물을 퍼먹기 시작했다.
생선살은 가시를 발라낼 필요도 없이 깔끔하게 손질이 되어 있었고, 가리비 관자는 씹을수록 쫄깃하면서 감칠맛이 났다.
보통 물을 넣고 탕을 끓이면 해산물의 맛이 물에 녹아나 맛이 떨어진다.
그런데 케인첼의 부야베스는 미리 끓여둔 생선 육수가 배어들어 더욱 맛있어져 있었다.
모르가나는 비스트 후작이 왜 저렇게 난리를 피나 궁금했다. 그래서 먼저 가리비 관자부터 먹어보기로 했다.
“관자 속에서 은은한 향이 느껴지네요. 이건 백포도주인가요? 거기에 살짝 담갔다가 끓였군요.”
역시나 초감각의 소유자답게 숨김 맛으로 살짝 넣은 것까지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맛은 직접 먹기 전까지는 결코 예상하지 못하리라.
“이 쫄깃쫄깃한 탄력······! 도대체 조개를 어떻게 삶으면 이렇게 탱글탱글거리는 거죠?! 게다가 생선살은 입에 넣는 순간 부드럽게 부서지면서 특유의 감칠맛을 뿜어내고 있어요. 도저히 생선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맛이에요. 아아, 이건 랍스타잖아요! 제대로 요리한 랍스타가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어요!”
그렇게 먹다보니 어느새 접시에 가득 담긴 해산물이 바닥을 드러냈다.
옆에서 먹고 있던 비스트 백작이 깜짝 놀라 쳐다볼 정도의 속도였다.
모르가나는 반짝거리는 표정으로 남은 국물을 바라보았다.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그녀는 지금까지 해산물을 중심으로 먹었다.
그렇지만 부야베스는 조금도 맵지 않았다. 색깔이 붉은 것은 토마토와 샤프란 때문이었다. 아직도 코끝을 맴돌고 있는 그윽한 향신료와 해산물의 풍미가 어지러울 정도였다.
“영애. 국물에 곁들이는 것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담갔다 먹어 보시오. 그래도 조금도 눅눅하지 않고 바삭함이 살아 있다오.”
이곳에서 나고 자란 비스트 후작이 크루통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모르가나는 생긋 웃어 보인 후 비스트 후작이 가르쳐준 대로 크루통을 먹었다.
토마토소스가 듬뿍 배어든 크루통은 바삭함과 함께 수많은 해산물의 풍미를 전해 주었다.
“너무 맛있어요.”
“허허! 내가 다 기쁘구려.”
부야베스를 먹고 있는 모르가나 주위로 어느새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있었다.
“생선 국물 냄새가 정말 끝내주는구먼! 주인장! 이거 파는 거요?”
“설마 이런 외진 곳에 이렇게 부야베스를 잘 끓이는 노점이 있었을 줄이야!”
“허, 허억! 비스트 후작님 아니십니까! 설마 후작님도 부야베스를 먹으러 오신 겁니까?”
“후작님이 검증해 주셨다! 이건 믿고 사 먹어도 되는 음식이야!”
그렇지만 몰려든 사람들은 파는 음식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 돌아가야 했다.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비스트 후작이 신음을 흘렸다.
“으윽······. 너무 맛있어서 그 아이 걸 남겨두는 것을 깜빡 했구려. 웨어 울프의 몸은 다 좋은데, 너무 식욕에 약한 것이 문제요.”
“그 아이라니요?”
그러자 비스트 후작은 조금 곤란한 표정으로 말끝을 흐렸다.
“외지인에게 할 말은 아니네만······. 이상하게 귀공은 남 같지가 않구려. 이게 부야베스가 가진 마력 아니겠소.”
한 그릇의 요리를 나누어 먹는 것으로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연다.
케인첼은 지금까지 몇 번이나 그 기적을 체험해보았다.
“내게는 어릴 때부터 돌봐온 먼 친척 아이가 있소. 정말 순수하고 착한 아이인데, 이상할 정도로 심한 오해를 받고 있어서 말이오. 요즘엔 바깥출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소이다.”
케인첼은 바토리라는 이름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아야 했다.
비스트 후작의 후견인이라면 그녀뿐이다.
웨어 울프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일까. 겉모습만으로는 나이를 짐작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비스트 후작의 목소리에서는 연륜이 느껴졌다.
분명 쉰은 족히 넘었으리라.
그렇다고는 해도 30대 후반인 바토리를 아이라고 부르다니. 도저히 단순한 후견인 사이로는 보이지 않았다.
케인첼은 옆에 앉아 있는 지크와 눈빛을 교환했다.
지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선혈의 마녀 바토리와 웨어 울프 비스트. 말하자면 마녀와 야수인가······. 분명 두 사람 사이에 무언가 있어. 이건 조사해 볼 필요가 있겠어.’
“그 아이가 부야베스를 정말 좋아해서 말이오. 괜찮다면 한 그릇 더 만들어 줄 수 없겠소?”
케인첼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재료라면 아직 남아 있었다.
그것으로 냄비 가득 부야베스를 끓여주자 비스트 후작은 뛸 듯이 기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아이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화려한 고급 요리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런 가정식을 정말 좋아해서 종종 이렇게 비스트 후작이 사러 나온다는 것이다.
비스트 후작은 떠나기 전에 한 가지 조언을 해 주었다.
“케인첼 공. 오를레앙 남쪽으로는 절대 내려가지 마시오.”
“오를레앙이라면 분명 마르세이유 밑에 있는 도시죠?”
“그렇소. 최근 그곳에 고위 언데드가 출몰해서 골치라오.”
‘······언데드라면 칠죄종의 권속이잖아?’
대부분의 마녀는 하위 악마와 계약한다.
그렇지만 간혹 상위 악마와의 계약에 성공해 네크로맨서가 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수많은 언데드를 수하로 부리며 걸어 다니는 재앙으로 불린다.
‘설마 바토리가?!’
네크로맨서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소드 마스터의 힘이 필요하다.
특히나 케인첼이 얼마 전에 손에 넣은 국자. 아니, 프라가라흐는 언데드를 상대로 최강의 무기라고 할 수 있었다.
“혹시라도 그곳에 갈 일이 있으면 언질을 주시구려. 내 이렇게 맛있는 부야베스도 얻어먹었는데 거기까지 호위해 드리리다.”
‘당신이 귀여워하는 아이가 그 언데드들의 주인일지도 모른다고요.’
단순한 마녀 찾기로 시작한 일이, 예상을 뒤집고 몇 배나 부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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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첼의 설명을 들은 모르가나는 알았다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녀가 네크로맨서라면 모든 수수께끼가 풀리네요. 그들은 시체를 부활시켜서 수하로 삼아요. 분명 노예를 구입해서 창고에서 잔인하게 살해한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니었을까요?”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바토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비스트 후작은 마치 친자식을 대하는 것 같았어요. 과연 후작이 수십 년이나 함께 지낸 후견인의 정체를 모르고 있을까요?”
바토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비스트 후작의 눈동자는 웰라이드 백작의 것과 닮아 있었다.
하나 뿐인 딸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느껴졌다.
“······그거야 바토리에게 홀린 거겠죠. 바토리는 소문 그대로의 악녀에요. 이것으로 더욱 확실해졌어요. 적당히 팔다리라도 하나 자른 후에 문으로 데리고 가도록 해요.”
물론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모르가나의 의견대로 하는 것이 맞다.
그렇지만 셰프의 감이 외치고 있었다.
이곳에 또 다른 7성급 요리의 재료가 숨겨져 있다고.
“악마와 계약했다고 해서 악이 아니라는 것은 모르가나 님이 가장 잘 알고 계시잖아요.”
“······그렇지만 네크로맨서는 정말 위험해요. 지금은 고작해야 영지 한두 개를 위협하는 수준이지만 언젠가는 국가급 재난으로 성장할 거예요. 그 전에 막아야 해요.”
“그럼 이렇게 하도록 하죠. 지크에게 바토리에 대해 조사를 시키고 우리는 언데드가 출몰한다는 지역으로 가 보는 겁니다. 그러면 상황을 확실히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바토리가 구입한 것은 여자 노예.
만약 그곳에 출몰하는 언데드가 여성체라면 범인이 누구인지 확실해 진다.
그렇지만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모르가나는 물론, 케인첼 조차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