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214)
요리하는 소드마스터-214화(31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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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는 약속한 시간이 되자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나타났다. 자다 막 깬 것인지 머리가 부스스했다.
벌써 해가 중천을 넘어 서쪽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심하게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어제 켈리파라는 아가씨를 만났는데, 너무 격렬해서 한숨도 못 잤지 뭐야.”
깜짝 놀란 모르가나가 칼리오페의 귀를 막으며 소리를 질렀다.
“괴테 선생! 여기에는 어린아이가 있다고요! 작부랑 놀아난 이야기를 하려면 술집에나 가세요!”
“무슨 소리야. 켈리파는 갈리아에서 만난 작가라고. 희극과 비극 중에서 어느 쪽이 우월한지 토론을 했을 뿐인데, 도대체 무슨 오해를 한 거야.”
“아, 예. 토론 말이죠. 그래서 목덜미에 있는 키스마크는 리어왕에게라도 물리셨나 봐요?”
“크, 크흠! 하여간 케인첼 공이 얼마나 준비를 잘 해 왔나 궁금한걸.”
괴테는 다른 장소를 쳐다보며 휘파람을 불어 댔다.
아무래도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려면 탐문 수사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때 케인첼이 어디선가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상자를 가지고 왔다.
그것을 열어 보니 안에는 커다란 조개 같은 것이 잔뜩 들어 있었다.
괴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건 전복이잖아? 너무 질기고 맛없어서 버리는 조개 아니야?”
역시 괴테는 미식가답게 식재료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다. 분명 먹어 본 적 또한 있으리라.
케인첼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확실히 흔히 먹는 굴이나 홍합, 키조개 같은 것과 비교하면 살이 딱딱하긴 하죠. 그렇지만 때로는 단점이 장점으로 변하기도 하는 법입니다.”
상자 안에는 전복 외에 바다에서 채취할 수 있는 해초도 들어 있었다.
바다 냄새는 거기서 나는 것이었다.
“해초에 전복……. 도대체 무슨 요리를 하려는 거지.”
“둘 다 브리타니아는 물론 갈리아에서도 거의 먹지 않는 식재료죠. 그렇지만 명(明)과 활발하게 무역을 하고 있는 투스카나 연합국을 중심으로 해초를 이용한 요리가 생겨나고 있어요.”
케인첼이 시장에서 사 온 해초는 다시마라 불리는 식재료였다.
감칠맛을 내는 성분을 지니고 있어, 직접 먹는 것보다 요리에 맛을 더하는 데 사용한다.
‘언젠가 비숍이 말했던 MSG가 분명 다시마에서 추출한 조미료라고 했지? 기회가 된다면 한번 만들어 봐야겠군.’
전쟁이 끝나고 다른 대륙과의 무역이 활발히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먹지 않았던 식재료를 이용한 요리가 하루가 다르게 생겨나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요리가 지닌 가능성은 무한하게 진화하고 있었다.
케인첼은 공터에 커다란 철판을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전복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먼저 스푼을 이용해 전복의 내용물을 부드럽게 꺼내 준다.
“전복은 신기하게 이빨을 가지고 있죠. 전복 내장은 맛이 굉장히 진해요. 따로 수프나 죽을 끓여 먹어도 맛있습니다.”
질긴 전복을 부드럽게 먹기 위해서는 관자 쪽에 가늘게 칼집을 내어 준 후, 오랫동안 가열해 주어야 한다.
전복 껍질은 버리지 않고 끓는 물에 한 번 데쳐서 그릇으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케인첼이 나무 병에 담긴 술을 꺼내자 괴테의 눈이 빛났다.
“명나라 특산품인 청주구나. 확실히 술을 이용해 식재료의 맛을 내는 것은 어느 나라나 흔히 사용하는 요리법이지.”
냄비에 물과 청주를 1:1로 섞어 부어 준 후, 다시마를 올린 찜기를 설치한다.
그리고 그 위에 전복을 올려 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얇게 썬 무로 전복을 감싼 후 뭉근한 불로 세 시간가량 쪄 주면 전복 술찜 무시아와비(蒸し鮑)가 완성된다.
“너무 오래 걸리는 거 아니야?”
“질긴 전복을 부드럽게 먹으려면 그 정도는 기다리셔야죠.”
게다가 술이 끓고 다시마가 익어 가며 풍기는 은은한 냄새가 상당히 기분 좋게 느껴졌다.
괴테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뒤통수를 벅벅 긁었다. 케인첼의 속셈을 깨달은 것이다.
“일부러 오래 걸리는 요리를 준비해서 내게 악마에 대한 정보를 잔뜩 얻어 갈 생각이군.”
“실패할 때도 대비해 두어야지 않겠어요.”
“많이 영악해졌네. 아니, 원래부터 그랬던가……. 이렇게 된 이상 궁금한 게 있으면 전부 물어봐라. 어젯밤에 켈리파가 무슨 속옷을 입고 있었는지까지 대답해 주도록 하지.”
“그건 괜찮아요. 우선 72악마의 계통에 대해서 듣고 싶은데요.”
“쳇. 농담이 안 통하는구먼. 알았어. 그럼 지금부터 괴테 님의 악마학개론 수업을 시작해 보도록 할까.”
그렇게 케인첼과 모르가나는 어쩌면 싸워야 할지도 모를 악마들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아주 유익한 3시간이었다.
* * *
완성된 무시아와비를 본 괴테는 입술이 씰룩거리는 것을 억지로 참아야 했다.
전복은 놀라울 정도로 쫀득하게 변해 있었다. 청주의 풍미가 배어든 살에서는 은은한 단내가 풍겼다.
케인첼은 무시아와비를 아주 얇게 썰어 껍질 위에 올렸다. 그러자 전복 살이 마치 잔물결이 치는 것처럼 변했다.
“이게 그 맛없는 전복이라고?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는데.”
“술을 넣고 오래오래 삶아서 그래요. 입안에 넣는 순간, 촉촉하면서 쫀득한 식감과 함께 사르르 녹을 겁니다.”
“흐음. 어디…….”
무가 딱딱한 전복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고, 다시마가 부족한 감칠맛을 보충해 준다.
게다가 청주의 향이 배어든 전복 살은 아주 신기한 식감을 선사해 주었다.
“……에스카르고와 비슷하면서 훨씬 탄력이 있어. 씹을수록 깊은 맛이 나는 것은 아주 천천히 삶으면서 술의 맛이 배어든 결과인가.”
괴테의 분석은 정확했다.
그렇지만 아직 무언가 부족하다는 표정으로 철판을 가리켰다.
“확실히 흔히 먹지 않는 식재료로 이렇게 훌륭한 요리를 만든 것은 놀라워. 역시 양념 치킨을 만들어 낸 셰프다운 솜씨야. 그렇지만 딱 거기까지야. 이래서야 몬스터 요리와 다를 바 없잖아.”
고든의 딸 오라클과 요리 대결을 할 때의 일을 말하는 것 같았다.
“……후울이 제가 변장한 모습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군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바로 괴테 님이라고! 목소리도 어투도 행동거지까지 전부 바꿔도 내 눈을 속이지는 못하지.”
과연 대문호다운 안목이었다. 케인첼은 피식 웃으며 이번엔 다른 상자를 꺼냈다.
“그러면 제 요리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도 알고 계시겠군요.”
“역시 그럴 줄 알았어. 애초에 전복찜만 내놓을 거였으면 저 커다란 철판을 준비할 필요가 없지.”
“맞아요. 무시아와비는 오르되브르일 뿐입니다. 메인은 바로 이 소고기.”
상자를 열자 한계까지 숙성된 고기의 육향이 뿜어져 나왔다.
전체가 하얗게 보일 정도로 촘촘하게 마블링이 박혀 있었다.
마치 고기 위에 꽃이 피어난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마, 말도 안 돼! 이게 소고기라고!?”
대륙 전체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요리를 먹어 온 괴테로서도 처음 보는 고기였다.
“오르되브르는 메인 요리 전에 식욕을 돋우기 위해 먹죠. 무시아와비를 먹은 이상, 괴테 선생은 진화하는 스테이크의 포로가 될 겁니다.”
“이렇게 맛있어 보이는 소고기는 도대체 어디서 구한 거야. 젠장, 전복 술찜을 먹었더니 배가 더 고파졌어…….”
케인첼은 뜨겁게 달군 철판 위에 올리브유를 뿌렸다. 그리고 얇게 썬 마늘을 먼저 굽기 시작했다.
이러면 알싸한 마늘 향이 고기에 배어들어 더욱 맛이 좋아진다.
바삭바삭하게 구워진 마늘 칩을 고기와 곁들여 먹는 것 또한 궁합이 잘 맞는다.
뜨거운 철판 위에서 자유자재로 고기를 익히기 위해서는 넓적한 뒤집개가 필요하다.
케인첼에게는 원하는 형태의 도구를 자유자재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아주 편리한 능력이 있었다.
“젤리-!”
― 기다리고 있었다, 파트너!
뒤집개를 이용해 철판 위에 고기를 올리자 치이익- 하는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익기 시작했다.
새하얀 마블링이 녹아 살 안으로 흡수되자 소고기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농후한 향이 뿜어져 나왔다.
일부러 멀리 떨어진 장소에 숨어 있던 모르가나가 헥헥대며 소리를 질렀다.
“더 이상 못 기다리겠어요! 어떻게 농장에서 먹었을 때보다 훨씬 맛있는 냄새가 날 수 있죠?!”
“곧 완성입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아아아!”
안 그래도 모르가나의 감각은 예민하다. 만약 완성한 요리를 먹지 말라고 하면 그대로 쓰러질 기세였다.
철판 위에서 연한 갈색으로 변한 소고기에 후추와 소금으로 살짝 간을 해 준다.
건물 전체에 농후한 고기 향이 퍼지며 그것만으로 엄청난 공복감을 불러오고 있었다.
케인첼은 뜨거운 철판으로 고기의 양쪽을 익혀 준 후, 그 위에 뚜껑을 덮었다.
이래야 육즙이 고기 안에 갇혀 더욱 진한 맛을 내게 된다.
‘폴른 스타!’
그러자 뚜껑 안의 상황이 마치 눈으로 본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졌다.
뜨거운 철판을 사용하면 고기가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구워진다.
게다가 고기와 마늘의 향이 듬뿍 배어든 기름에 버섯과 야채를 볶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요리를 하는 셰프의 열기가 바로 앞에 있는 손님에게 직접적으로 전해진다.
뚜껑을 열자 이상적인 형태로 구워진 소고기 스테이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철판의 열기를 받은 소고기에서 기름이 지글지글 끓고 있었다.
괴테는 마치 악마에라도 홀린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이토록 먹음직스런 스테이크는 처음이었다.
스억, 스억-!
식칼을 이용해 고기를 썰기 시작하자 선홍색의 속살이 모습을 드러냈다.
거기에서 흘러나온 육즙이 같이 굽고 있는 버섯에 배어들며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고소한 냄새가 났다.
“이 정도 소고기는 따로 소스를 뿌리지 않고, 소금만을 쳐서 먹는 것이 최고죠.”
케인첼은 아껴 두었던 보석 소금을 가늘게 빻아 작은 접시에 담았다.
연한 분홍색의 가루는 먹기 아까울 정도로 신비한 광채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렇지만 먹어야 한다.
아니, 먹지 않고 버틸 수가 없다.
“어떻게 버터도 생크림도 뿌리지 않았는데, 이런 냄새가…….”
이미 내기의 결과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눈앞에 있는 고기가 먹고 싶다.
그저 그 생각만으로 포크를 움켜쥐었다.
괴테는 케인첼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놓은 스테이크를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우물우물 씹었다.
“……헉?!”
그 순간 괴테의 입속에서 폭풍이 몰아쳤다.
고기는 녹아 사라진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부드러웠다.
씹을 때마다 푸짐한 육즙이 줄줄 흘러나와 입안 가득 퍼져 나간다.
괴테는 무언가 홀린 것처럼 마늘 칩을 포크로 찍어 입으로 가져갔다. 바삭하게 구워 낸 마늘이 입안을 가득 채운 고기 맛을 상큼하게 날려 보내 주었다.
숨이 죽지 않을 정도로 아삭하게 볶은 숙주나물과 알싸한 양파 볶음의 맛 또한 상당했다.
철판에서 소고기와 함께 조리했기에 가능한 맛이었다.
“도, 도저히 먹는 것을 멈출 수가……!”
마치 먹으면 먹을수록 배가 더 고파지는 것 같았다.
결국 철판 위에 있는 요리를 전부 먹어 치우고서야 기분 좋은 한숨을 토해 낼 수 있었다.
“……이건 소고기지만 소고기가 아니야. 젠장, 도대체 정체가 뭐지!?”
“우선 제가 어째서 두 가지 요리를 준비했는지부터 말씀드리죠. 파우스트는 전복 술찜입니다.”
괴테는 아무래도 조금 과식을 한 것인지, 괴로운 표정으로 배를 두들기며 대답했다.
“케인첼 공의 말이 맞아. 베르테스나 괴츠 폰 베를리힝엔과는 달리 익숙하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재료를 사용했지.”
“소고기 맛의 비결을 물어보셨죠.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소를 키우는 데 그만큼 정성을 들였기 때문이에요.”
농장의 모습을 간단하게 설명해 주자, 괴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설마 가축에게 그런 대접을 해 주는 곳이 있다니…….”
“누구라도 생각할 수 있지만, 쉽게 할 수는 없는 일이죠?”
“……하하하. 괴테 님께서 한 방 먹으셨군. 이건 인정할 수밖에 없겠어. 이건 백 점……. 아니, 222점 정도는 주어야 할 요리야. 그렇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요리의 점수가 아니잖아? 이 소고기 스테이크로 나를 어떻게 설득할 셈이야?”
케인첼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지금부터는 아크에게 들은 정보가 활약할 시간이었다.
“방금 전에 재료를 이야기하셨죠? 파우스트는 다른 소설들과는 달리, 실제의 경험을 참고하지 않았다고 들었어요.”
“누가 그런……. 켁. 아크 씨?! 설마 여기에 아크 씨가 있는 거야!?”
아무래도 아크의 존재가 공포를 넘어 경이마저 불러일으키는 것 같았다.
“감동의 재회는 잠시 뒤에 하도록 하시죠. 하여간 한 가지 묻고 싶어요. 만약 실제로 악마와 계약한 이들이 겪은 좌절과 절망을 들을 기회가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그거야 당연히……, 그렇지만 그런 사람이 없잖아? 내가 그동안 얼마나 찾아다녔는지 알아!?”
“분명 문을 닫기 위해서는 마계와의 연결 고리를 지닌 마녀가 세 명 있어야 한다고 했죠. 그게 무슨 의미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겠어요?”
괴테는 경악한 표정으로 입을 벌렸다. 아무래도 지금까지 아주 커다란 오해를 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잠깐만……. 그럼 나처럼 악마학을 연구하는 학자나 그런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악마와 계약한 사람이 여기 있다고?! 그런 바보 같은……. 도대체 마녀가 누구야!?”
그러자 정신없이 스테이크를 먹고 있던 모르가나와 바토리가 고개를 들었다.
“후흐헜허혀?”
“……말했잖아요, 바토리. 음식을 먹으면서 입을 열지 마세요. 추해요.”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깨달은 괴테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으아아아악! 내가 설마 파랑새의 주인공이 될 줄이야!”
그것은 행복을 준다는 파랑새를 찾아다니는 주인공에 대한 동화였다.
결국 집에서 기르던 새가 파랑새라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으로 끝난다.
한동안 땅바닥을 굴러다니던 괴테는 침을 질질 흘리며 말했다.
“도대체 왜 숨겼어?! 설마 내가 그렇게까지 입이 가벼운 남자라고 생각했던 거야?”
“예.”
“죄송합니다.”
어째서인지 바토리와 모르가나가 동시에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괴테는 땅이 무너져라 큰 한숨을 내쉬고는 묘하게 상쾌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이건 인정할 수밖에 없겠네. 케인첼 공. 내가 졌어. 역시 요리든 소설이든 사람의 마음이 담겨야 명작이라 불릴 수 있는 거야.”
만약 처음부터 눈앞에 악마의 계약자가 있다는 것을 밝혔으면 이런 식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리라.
소고기의 한계를 넘은 진화하는 스테이크를 먹고서야, 몇 주 동안 고민했던 일을 할 결심이 섰다.
괴테는 소중하게 품고 있던 파우스트의 원고를 꺼냈다.
“아크 씨에게 들었겠지만. 나는 이 원고가 절대 대작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그렇지만 무서웠지. 독자들은 끊임없이 내게 신작을 써 달라고 요구했거든. 그리고 그 기대치는 점점 커져 가고 있어. 삼 년…….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런 아무것도 담지 못한 원고를 완성품이랍시고 내놓은 줄 알아?”
“……알고 계셨군요.”
“나는 모든 원고가 완벽할 수 없다고 타협한 거야. 그렇지만 네 요리를 먹고 마음이 바뀌었어. 이건 완전한 실패작…….”
그리고 양피지를 양손으로 쥐고 비틀었다.
그렇지만 두꺼운 양피지가 그 정도로 찢어질 리 없었다.
괴테는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힘을 주었지만 원고는 그대로였다.
“으아니! 차! 종이가 너무 세잖아! 괴테 님도 조금쯤 멋진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고!”
그렇게 세 번째 마녀가 합류하게 되었다.
괴테는 케인첼의 어깨에 손을 두르며 능글맞은 미소를 지었다.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묻고 싶은데. 저번에 만났던 엘프에다가 엘리자베스 공에 모르가나 공까지. 도대체 그중에서 누구야? 아, 바토리 여백작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던데?”
무엇을 묻는 것인지 깨달은 케인첼은 허리에 차고 있는 식칼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대답했다.
“가릴 것 없이 전부 소중한 손님인데요.”
“아, 그러셔.”
괴테는 웃기지도 않은 농담을 들은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